프리다 칼로 & 디에고 리베라
르 클레지오 저자(글) · 신성림 번역
다빈치 · 2001년 06월 10일
번역이 깔끔하지 못하지만 내용이 모든 걸 다 상쇄시키는 책이다. 멕시코가 나은 거장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그 어느 자서전이나 평전보다 울림이 크다. 원작자가 잘 썼기에 그렇기도 하겠지만 시기 적절한 곳에 두 사람 작품들을 잘 배치하여 더 그런게 아닐까 싶다.
매번 왜곡된 서부 영화의 "멕시코"만 보다가 판초 비야와 에밀리아노 사파타의 혁명 멕시코를 보니 그간 얼마나 멕시코 이미지가 잘못되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멕시코는 아직도 가능성이 많고 크고 또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중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그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화풍을 가진 두 사람 작품은 가히 "멕시코를 대표하는 화가"로 뽑아도 무방할 것 같다.
두 사람은 격동하던 20세기 초반과 중반을 살았다. 프롤레탈리아 혁명 이념을 충실히 수행했던 트로츠키의 망명지가 멕시코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게 이 두 사람과 연결이 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어쩌면 "혁명적" 이상을 가졌던 두 사람이 냉전 시대에 오히려 힘을 못 쓴게 아닐까 싶다.
책을 읽다보면 두 사람이 남김 업적이 무척이나 방대하다는 사실에 놀라고 또 이 두 사람이 남긴 작품 수에 놀라게 된다. 그리고 작품을 보면 "아 이 사람들 작품이구나" 할 정도로 강렬하다는 점에 더 놀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