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Book

미야모토 소위, 명성황후를 찌르다

미야모토 소위, 명성황후를 찌르다 

 

미야모토 소위, 명성황후를 찌르다 

 

이종각 지음, 메디치 

 

 

 

명성황후 살해에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많이 알 수 있는 책이다. 물론 이 책에서 저자가 의도한 바는 "일본군이 을미사변을 일으켰고 일본 군인이 조선의 왕후를 살해했다"고 말하는 것이었으나 저자 의도와 다르게 더 재미난 사실들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간과했지만 첫째로 조선은 1880년대 임오군란 이후 군대가 소멸되었다. 기껏 있는 군대는 국경을 막을 수 있는 정도도 아니고 겨우 궁궐을 지키는 1개 연대 수준이었다. 둘째로, 우리가 "혁명"이라고 부르는 1890년대 동학혁명은 청일전쟁을 유발하였으며 이후 조선 멸망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었다. 혁명을 통해서 조선인이 얻는 것은 "신분제 타파" 등이었지만 결국 군대도 없는 조선 정부가 택한 전략은 청과 일을 불러들이는 것이었고 그것이 청일 전쟁의 발단이 되었다. 일본은 총력을 다한 청일전쟁에서 청군이 조선반도에서 물러났으니 무주공산인 한반도에서 일본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이에 러시아를 불러들여 견제를 시도했다고는 하지만 이미 군대도 없는 조선은 누가 들어와도 지킬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 와중에 일본이 갑신정변도 유도하였지만 결국 을미사변까지 직접 일으키게 되었다. 

 

이 책에서 간과한 세번째는 가히 충격적이다. 아무리 정적이지만 자기 며느리인 명성황후를 죽이는 그 자리에 시아버지인 대원군이 명분을 위해서 동행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본군이 궁으로 난입할때 외곽을 지켰던 자들은 임오군란 이후에 새로이 조직했던 신식 군대 즉 훈련대였다. 훈련대는 약 1개 연대 규모였고 그 중 1개 대대가 일본군과 결탁하였다. 그 대대장은 우장춘 박사의 아버지 우범선이었다. 

 

뮤지컬이 일반인들 생각을 왜곡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일반인들도 너무 "감정"에 치우쳐 조선의 쇠퇴원인을 간과했다. 힘이 없어 나라가 망했다. 그 힘은 "군대"이다. 조선은 임진왜란 이후 군대가 계속 제자리였고 1800년대 홍경래의 난 이후에는 장부에 인원수만 존재했다. 읽으면서 여러모로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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