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Book

히로히토와 맥아더

히로히토와 맥아더 

 

히로히토와 맥아더

도요시타 나라히코 지음, 권혁태 옮김, 개마고원


일본인인 저자가 태평양 전쟁 이후 일왕과 점령군 사령관이었던 맥아더의 관계를 통해서 어찌하여 전후 일본이 입헌군주국을 유지할 수 있었는가 설명하고 있다. 

히로히토는 1989년 사망했다. 그런데 그는 태평양 전쟁에 대해서 그 책임을 수상이었던 도조 히데끼에게 전가하였다. 신의 위치에서 인간으로 내려왔지만 일본인들에게는 여전히 높은 존재인 히로히토. 저자는 태평양 전쟁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진주만 기습이 도죠 수상의 독단이었고 추후에 보고 받았다는 기존 통설을 부정하고 있다. 어쩌면 자신의 집안을 지키기 위해서 히로히토가 고도의 정치적인 수단을 이용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저자는 여기에 덧붙여 자기 과신을 좋아하고 정치적으로는 위기에 빠져 있던 맥아더가 히로히토와 결합하였기 때문에 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보았다. 태평양 전쟁 당시 맥아더는 상징적 위치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군사 운용 면에서 탁월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전 작전이 모두 그렇다는 것은 절대 아니며 대체적으로 맥아더의 작전이 일본군의 허를 찔렀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한국전쟁 당시에도 똑같이 나타나며 그래서 1950년 북진 당시에 갑작스럽게 중공군의 기습에 당한 원인이라고 본다.)  그러나 태평양 전쟁은 미국이 주도적이었지만 영국, 오스트렐리아, 뉴질랜드, 중국, 소련도 각자 발언권이 있는 전쟁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본인 스스로가 정복자 가이사르가 되고 싶었지만 연합군 수뇌들이 인정을 하지 않았다. 유독 인정한 곳이 일본이었고 또 히로히토였기 때문에 둘의 결합이 가능했다고 본 것이다. 

미국은 동구권이나 여타 나라를 점령하면서 가급적이면 왕정보다 민주정을 도입시키려 애를 썼다. 그런데 왜 일본만은 그러지 못했을까. 이 책이 그 의문에 약간은 답을 해 주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태평양 전쟁 뿐만 아니라 그 이전의 침략에 대해서도 언급을 해야 하는데, 거기까지는 말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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