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이야기를 창조하다
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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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3 16:44
신화 이야기를 창조하다
김용호 지음, 휴머니스트
고 이윤기 선생 이후로 신화에 대해서 색다른 재미를 주는 저자를 만났다. 이 책은 저자가 수업 중에 학생들과 함께 생각한 내용들을 담고 있는데 한반도, 그리스/로마, 성경, 그 외 지역의 신화를 두루 아우르고 있다.
지역이나 종교에 따라서 치우칠 수도 있는데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디에 휩쓸리지 않고 서술하고 있다. 아니 꼭 찝는다면 저자는
신화의 주인공들이 신화 상에서는 당연한 선택을 할때마다 안타깝게 시선을 보냈다. 신에 대해서 불경하여 무한 기아에 빠진
에릭시톤에 대해서는 끝내 자기 몸을 먹고 죽는 모습에서 어떤 인생이 나와 있는지 보여주었다. 그뿐이 아니다. 예수의 이야기,
석가의 이야기, 고승들의 이야기, 삼국시대 연개소문과 김유신에 얽힌 뒷 이야기 등도 다양하게 펼쳤다.
이 책은 단순히 이야기라는 범주 안에서만 설명한 것이 아니다. 신화 속에 있는 큰 이야기는 인간의 생활 원리에 대한 이야기이다.
냉정한 원리가 어긋나면 그 업보에 대해 벌을 받고 원리에 순응한 자는 언젠가 복을 받는다. 아닌듯 하면서도 인간사는 그 원리에
한치도 어긋남이 없이 돌아가고 있다. 저자는 지엽적이고 단편적인 그 모든 것을 벗어나서 가장 큰 범주에서 말하고 있다. 그래서
대단하다.
한 사람의 작업이라면 이렇게 의견을 많이 내지는 못하리라. 학생들과 같이 작업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또 그것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 책이 나왔다고 본다.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그것을 나누는 것이 신화라면 그 신화가 이렇게 이야기를 창조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