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 로고는 소비자 경험(CX) 여정의 출발 티켓
- 소비층 변화와 브랜드 경험 확장을 위한 기업들의 연이은 로고 변경 -
- 사회 트렌드에 맞게 변화할 수 있는 기업의 능동성이 중요 -
로고는 소비자들에게 기업의 이미지를 전달해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이 로고 변경을 시작으로 기업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고객과의 경험 확장을 진행하는 기업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① 리브랜딩(Rebranding), 기업의 인식 개선
로고는 기업의 새로운 지향점과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이다.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 모터스(GM)는 올해 1월 57년 만에 변경된 브랜드 로고를 발표했다. 제너럴 모터스의 최고마케팅책임자(CFO) 데보라 왈(Deborah Wahl)은 새 로고는 제너럴모터스의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로고의 m은 전기 플러그를 의미하며 m 아래의 선은 제너럴 모터스의 범용적으로 사용될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 얼티엄(Ultium)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제너럴 모터스는 새로운 마케팅 캠페인 ‘Everyday In’을 통하여 2025년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기술에 27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 바라(Mary Barra) GM 최고경영자(Chief Excutive Officer)는 내연기관차 제조 기업에서 혁신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여 소비자에게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올해 제너럴 모터스(GM)가 발표한 울티움(Ultium) 플랫폼과 새 로고
자료: SLASH GEAR
로고 변경을 통해 인식 개선 노력을 보여주는 것은 미국 정부 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의 정보 부처 중 하나인 중앙정보국(CIA)도 올해 새롭게 바뀐 로고를 공개했다. ABC 뉴스가 공개한 미국 국가정보국(Office of the 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CIA 구성원의 26.5%만이 소수 인종인 것으로 드러났다. CIA는 낮은 소수 인종 채용 비율로 평소 내•외부적으로 많은 요구를 받아왔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CIA는 이미지 개선을 위해 올해 공식 홈페이지에 현대적인 디자인의 새로운 로고를 공개했다. 새 로고는 조직의 다양성과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함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디자인으로 변경됐다. CIA의 소셜 미디어 팀 책임자인 캔디스 브라이언트(Candice Bryant)는 최근 몇 년 동안 CIA와 관련된 부정적인 여론과 음모론을 없애기 위해 2014년부터 소셜 미디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CIA는 인스타그램(Instagram) 게시물에 다양한 문화와 언어적 배경을 가진 요원 유지의 중요성을 포스팅한 사례도 있다.
새롭게 바뀐 CIA 로고와 웹사이트
자료: Central Intelligence Agency(CIA)
② 익스펜딩(Expanding), 기업의 사업 확장
미국 화이자(Pfizer)는 올해 1월 새롭게 변경된 로고를 공개했다. 1950년대부터 쓰이던 알약 모양의 형태에서 DNA 이중 나선 구조를 형상화한 새로운 로고로 변경했다. 홈페이지에는 ‘상업에서 과학’이라는 문장을 강조하며, 약을 판매하는 제약회사에서 질병을 연구하는 과학 회사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보여주었다. 화이자 최고경영자(CEO) 알버트 벌라(Albert Bourla)는 새로운 로고는 과학을 돌파하는 화이자의 정체성을 담은 것이라고 언급하며 기존의 제약회사 이미지를 넘어 혁신적인 과학을 품은 회사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도약을 할 것이라 밝혔다. 월스트리트 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은 화이자가 직원들에게 내부 메모를 보내 기존 다각화된 사업에서 과학에 초점을 맞춘 바이오파마(biopharma) 사업으로 전환할 것임을 공지했다고 보도했다. 새롭게 변경된 로고는 4,000명 이상의 환자와 약 2,000명의 의사가 참여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선정됐다.
DNA 이중 나선 구조를 형상화한 새 화이자 로고
자료: 화이자(Pfizer)
기업의 사업이 확장되면서 정체성을 분명히 하기 위해 로고뿐만 아니라 사명도 함께 바꾼 사례도 있다. “오늘부터 우리 회사의 이름은 메타(Meta)입니다.” 지난달 소셜미디어 기업 페이스북(Facebook)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AR/VR 연례행사 Connect 2021을 통해 새로운 사명을 발표하며 메타버스(Metaverse) 사업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페이스북은 2014년 가상 현실(VR) 기기 업체 오큘러스 VR(Oculus VR)을 23억 달러(2조5000억 원)에 인수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AR/VR 사업을 확장해왔다. 저커버그는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AR/VR 하드웨어 관련 투자를 향후 몇 년간 늘릴 것이라고 발표하며, 메타버스는 훨씬 더 큰 창조 경제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페이스북은 오큘러스와 AR/VR 기기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페이스북 리얼리티 랩(Facebook Reality Lab)에 올해 최소 100억 달러(11조70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테크 매체 더 버지(The Verge)를 통해 밝혔다.
메타(Meta) 로고
자료: 메타(Meta)
③ 타깃팅(Targeting), 기업의 타깃층 변화
기업의 타깃층이 전자상거래와 온라인 마케팅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 변화하면서 로고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통계 플랫폼 스태티스타(Statista)는 미국 전자상거래(e-commerce) 매출은 2020년 기준 4316억 달러(500조 원)에서 2025년까지 5634억 달러(664조 원)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이와 함께 디지털 매체가 익숙한 M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미국 경제 잡지 포브스(Forbes)는 기업은 MZ세대의 영향력을 인정해야 하며, 이들은 지난해 1430억 달러(165조 원)의 소비력을 갖고 전 세계 소비층의 40%를 차지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주요 소비층 변화로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은 디지털 매체가 익숙한 MZ세대를 향해 적극적인 온라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온라인 마케팅이 증가하면서 주목할 것은 많은 기업들이 기존의 3D 로고를 2D 로고로 변경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리콘밸리 G사의 UI/UX 디자이너는 기존의 로고들은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위해 화려하고 입체감을 드러내는 3D 디자인이 많았지만, 시인성과 직관성이 중요해진 온라인 상에서는 2D 디자인이 더 적합하며, 소비자들도 2D 디자인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3D 로고를 온라인 마케팅에 활용할 경우 픽셀(pixel)이 깨지는 오류가 생기거나 디자인이 조악해보이는 등의 문제가 있는바, 이 또한 기업들이 로고를 단순화하는 추세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이커머스 시장 매출 증가 추이
자료: Statista
2020-2021년 기존의 3D 로고를 2D로 변경한 미국의 대표 브랜드
자료: 각 브랜드 웹사이트,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재구성
시사점
사회 트렌드 변화와 주요 소비층 변화는 기업들이 로고를 변경하는 데 있어 충분한 근거가 됐다. 소비자들은 물건 구매까지 수많은 선택지와 기회가 있어 기업은 로고를 통해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성공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단순 로고 디자인만 변경하는 것이 아닌, 성공적인 고객 경험(CX: Customer Experience)을 시작하기 위한 연결고리로써 로고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고객의 최종 결정은 제품의 품질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관심으로 시작하여 구매, 사후조치(AS)까지 일어나는 모든 상호 과정, 즉 고객 경험이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컨설팅 업체 P사 애널리스트는 로고는 기업 이미지의 시작일뿐이며 소비자 경험(CX) 여부는 사회 트렌드에 맞게 능동적으로 변하는 기업의 자세가 중요할 것이라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자료: CNBC, GM, SLASHGEAR, AdAge, The Wall Street Journal, ABC NEWS, NEW YORK POST, THE VERGE, Forbes, PwC 등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