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백신 맞은 시니어 중심으로 보복소비 시작되나
- 백신 접종률 높은 일본 65세 이상 소비자, 6월 한달동안 보복소비성 지출 크게 증가 -
- 관광업계는 백신 마케팅에 집중... 접종률 10% 증가할 때 마다 소비 0.46% 증가 전망도 -
- 델타 바이러스 확산, 올림픽, 백신 부족 등 소비 회복 둔화 변수도 존재해 -
6월 한달 간 일본의 65세 이상 시니어 세대의 소비가 크게 증가
일본 닛케이신문은 일본 가계부 앱 Zaim과의 협업을 통해 동 가계부 앱을 이용하는 사용자 20만 명의 가계부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앱을 사용하는 사용자를 연령 65세를 기준으로 나누어 사용자의 6월 첫째 주(5.30~6.5)의 지출액을 각각 100으로 두었을 때, 6월 마지막 주까지 각각의 변화를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6월 말 기준 65세 이상 시니어 세대의 지출액은 6월 초 대비 교제비 지출은 90%, 미용 및 의복 지출은 40% 증가하는 등 시니어 세대의 코로나 보복소비가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니어 세대가 여행에 지출한 금액은 5월말 대비 4배 넘게 증가하였으며,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주변인과의 만남을 위한 저녁 술자리도 최대 6.5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니어 세대의 분야별 6월 지출액 변화
(파란선이 65세 이상, 회색선이 65세 미만)
교제비 |
교통 |
미용, 의복 |
식비 |
취미생활 |
일용잡화 |
세부 지출액 변화
(붉은선이 65세 이상, 회색선이 65세 미만)
식료품 |
점심식사 |
회식 |
여행 |
가전제품 |
고속도로 요금 |
자료: 닛케이신문
시니어 보복소비의 배경은 높은 고령자 백신접종률 지목돼, 日 65세 이상 고령자의 75%가 1차 접종, 44%가 2차 접종 완료
일본 내 시니어 세대의 소비가 증가한 배경으로, 6월 20일부로 도쿄, 오사카, 아이치, 후쿠오카 등 코로나 감염자가 많았던 지자체의 긴급사태선언이 해제된 점도 있지만, 동 기간 고령자 백신접종률이 크게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본정부가 운영하는 국가 백신접종기록 시스템(VRS: Vaccination Record System)에 따르면, 7월 9일 시점에서 1차 접종을 마친 65세 이상의 인구는 2,650만 974명으로 전체 고령자의 75.1%에 달하였다. 2차 접종완료율도 44.6%에 달한다. 앞서 닛케이신문의 소비증가 동향 그래프와 아래 그래프에서 백신접종이 크게 증가한 시기가 대체로 겹치는 것을 알 수 있다. 백신을 우선적으로 접종한 시니어 세대부터 그동안 억눌려있던 소비욕구를 해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 국민의 백신 접종률 현황
(비율: %)
(파란선이 1차 접종, 주황색이 2차 접종)
일본 국민 전체의 접종률 |
일본 65세 이상의 접종률 |
자료: 일본 국가 백신접종기록 시스템(VRS: Vaccination Record System)
日 민간 싱크탱크, 접종률 10% 증가할 때마다 민간소비 0.46% 증가 전망 제시
골프, 여행, 외식, 스포츠클럽, 의복, 미용 등 시니어 세대의 소비성향에 따라 경기회복 개시 예측
한편, 6월 16일 일본의 한 민간 경제 싱크탱크에서 일본 국민의 백신 접종률이 10% 올라갈 때마다 민간소비가 0.46%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제시되었다. 일본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 쿠마노 히데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복소비 :접종진보로 늘어나는 품목’이란 거시경제분석 리포트에서 ‘향후 2차 백신접종을 마친 소비자의 소비성향이 8월 이후에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온다고 가정할 경우, 내년 1월 이후의 실질민간최종소비는 6월 대비 약 4.6%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일본 백신접종률과 소비증가에 대한 전망
(단위: %)
자료: 다이이치경제연구소(https://www.dlri.co.jp/files/macro/155980.pdf)
또한 보고서는 일본 총무성의 2019년 가계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백신접종률이 올라갈수록 외식, 여행, 관광분야를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그 중에서도 골프, 국내 패키지여행, 스포츠클럽을 지목하며 이들이 시니어 세대의 소비성향에 맞는 만큼, 이들 업종부터 우선적으로 백신 특수를 누릴 것으로 전망하였다.
마지막으로, 본 보고서는 65세 이상 시니어 세대의 소비금액 비율이 전 세대 중 38%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생각해보면, 시니어 세대의 소비증가가 경기회복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였다.
코로나19 이전 전세대 대비 65세 이상 인구의 소비지출비율(항목별)
(단위: %)
자료: 다이이치경제연구소(https://www.dlri.co.jp/files/macro/155980.pdf)
백신 접종자를 잡아라... 관광업계선 '백신 마케팅' 인기
시니어 세대를 중심으로 백신접종을 완료한 사람이 늘어나자, 그동안 어려운 시기를 지내왔던 운수, 숙박, 여행업계가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일본 Abema TV에 따르면, 일본 내 항공, 여행업계의 올해 여름 예약상황은 전년대비 1.15~3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JAL 은 7월 전년 동기대비 1.15배, ANA는 7월 22일~25일의 4일 연휴가 작년의 2배, 오봉(8월 일본의 명절)은 2~3배, JTB는 작년의 1.45배 증가하였다. 앞에서 65세 이상 백신접종자의 6월 중 여행 지출이 월초대비 최대 400%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관광업계 예약 증가는 시니어의 영향력이 컸음을 추측할 수 있다.
일본 운수, 숙박, 여행업계, 올해 여름 예약이 증가
자료: Abema TV
일본의 중장년층 전문 여행사 ‘클럽 투어리즘’은 2021년 8월 1일~12월 20일 사이 출발하는 당사 여행상품 구매한 65세 이상 여행자 중 추첨을 통해 5만 엔 상당 여행상품, 일본 47개 도도부현 지자체의 특산품을 증정하는 캠페인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클럽 투어리즘은 닛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1개월 여행 예약자 중 65세 이상의 비율이 2019년도 동기대비 10% 증가하였으며, 이에 따라 백신접종을 완료한 시니어 세대끼리의 단체여행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후쿠오카 현 내 여행업계 관련업자는 후쿠오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백신접종을 끝낸 고령층을 중심으로 그동안 쌓였던 심리적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단체 관광 예약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백신 보급 전 힘들었던 상황을 생각하면 세상이 조금씩 바뀌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고 답변하였다.
65세 이상 시니어 한정 여행 캠페인을 선보인 日여행 대기업 ‘클럽 투어리즘’
자료: 클럽 투어리즘
한편, 최근 65세 이하 접종자도 함께 증가함에 따라 백신접종 캠페인을 전 연령대상으로 확대하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아나크라운플라자 호텔 오사카는 호텔이 인근 대규모 백신 접종회장과 가깝다는 점에 착안, 택시 배차 앱 DiDi와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자 대상 숙박 플랜 판매를 8월 31일까지 실시하고 있다. 동 호텔 관계자는 우메다 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호텔이 도심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접종장, 대형병원과 가까워서 고객으로부터의 호응이 예상보다 좋다.’고 답변하였다.
4차 긴급사태선언, 올림픽, 변이 바이러스, 백신 부족 등 소비회복 둔화 변수도 상존해
한편으로는 4차 긴급사태선언, 올림픽, 백신부족,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소비 회복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존재한다. 7월 9일, 일본 정부는 도쿄도를 대상으로 올림픽 개최기간을 포함해 7월 12일부터 8월 22일까지 4번째 긴급사태선언을 발령하기로 결정하였다. 감염상황이 심각한 오키나와현도 5월 23일부터 계속되어온 긴급사태선언을 8월 22일까지 연장하기로 하였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나가하마 토시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닛케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8월 22일까지 도쿄 내 긴급사태선언발령과 오키나와현의 선언 연장이 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시산한 결과, 개인소비는 1.2조 원 감소, 3개월 후의 실업자 수는 5만 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일본 내 확산되기 시작한 점도 소비회복 둔화의 변수다. 델타 바이러스는 알파 바이러스보다 1.4배 감염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7월 초 현재 일본 관동지역의 일일 신규 감염자 중 30%가 델타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본 의료계에서는 델타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백신 2차접종 완료이 필수 불가결하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일본 정부의 백신 공급량이 지자체의 백신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 상황을 감안하면, 앞으로 백신접종률 증가와 소비회복이 당초보다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백신부족현상을 공급량과 지자체 접종률의 그래프로 설명하는 고노 다로 백신담당상
(주황선이 백신 공급량, 파란선이 지자체 실제 일일 접종 회수, 빨간선이 일본 정부가 예상했던 일일접종 회수)
자료: ANN News 유튜브 채널
시사점
일본에서는 4월부터 백신접종을 시작한 시니어 세대를 중심으로 소비 심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앞서 언급한 4차 긴급사태선언, 올림픽, 백신부족,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소비회복 둔화 변수는 있지만, 이는 코로나19 속 보복소비 본격화의 시기가 언제로 미루어지는지의 문제이지, 종국적으로는 보복소비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백신접종률이 더욱 올라가면, 전 세대에 걸쳐 코로나가 시작된 이래 줄곧 억눌렸던 외부활동 수요로 인해 관광, 의류업계를 중심으로 보복 소비의 혜택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보복소비주체의 첫 타자인 시니어 세대의 코로나 이전 소비특성을 고려하면, 단체 패키지여행, 골프, 스포츠 클럽, 의류, 미용 등의 분야가 먼저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코로나19 속 건강식품, 항균대책 제품, KF94 마스크 등 위생용품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여, 고령자에게 효익을 가져다 주는 기능성, 아이디어성 제품을 가진 우리 기업이라면 적극적으로 일본 시장 진출 시도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사료된다.
자료 : 일본 내각부,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닛케이신문, 우메다 경제신문, ANN News, Abema TV, 클럽 투어리즘, 후쿠오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