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제는 대체육 ‘치킨’이 뜬다
- 식물 기반(Plant-based) 대체육 시장 지속적인 성장 이어가 -
- 기존 소고기·돼지고기 대체육과 더불어 이제는 닭고기 대체육 시장도 새롭게 떠오를 것 -
‘식물 기반(Plant-based) 식품’ 분야는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식품업계에서 가장 핫한 트렌드 중 하나로 꼽혀 왔다. 유제품에서부터 각종 음료와 육류에까지 이르는 식물 기반 대체식품 시장은 높아지는 소비자 인식과 더불어 브레이크 없는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식물성 대체육 분야는 맥도날드(McDonald’s), KFC, 버거킹(Burger King) 등 요식업계의 러브콜을 받으며 빠른 성장을 기록해왔는데, 최근 이 시장에서 새로운 변화가 목격돼 흥미롭다. 바로 ‘식물 기반 치킨’의 재등장이다. 식물 성분으로 만든 소고기(Beef)나 돼지고기(Pork) 대체육 제품은 기존에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지만, 닭고기 대체육 제품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이에 새롭게 떠오르는 식물 기반 치킨에 대해 재발견해보고, 나아가 식물성 대체육 시장의 성장 전망에 대해서도 간략히 짚어보고자 한다.
대체육 치킨이 뜬다! 비욘드 미트, 신제품 ‘비욘드 치킨’ 선보여
치킨은 모름지기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육류 중 하나다. 미국의 비즈니스 매거진 Fast Company에 따르면, 미국인의 인당 연간 치킨 소비량은 54.6파운드(약 25kg)에 달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식물성 대체육에 초점을 맞추던 기업들은 대부분 햄버거 패티나 소시지 등 소고기·돼지고기 관련 제품 개발에 집중해 온 경향이 있다. 이는 치킨이 일반적으로 소고기나 돼지고기와 같은 적색육(Red meat)보다는 건강한 옵션이며 환경적인 영향도 비교적 적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으로, 치킨은 특별히 ‘식물성 버전’으로의 변신이 필요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1~2년 사이, 업계에서는 위와 같은 미국 소비자의 거대한 치킨 니즈에도 비로소 부응하기 시작한 듯하다.
미국 내 가장 대표적인 식물 기반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 미트(Beyond Meat)’에서는 얼마 전인 7월 8일, 대체육 치킨 신제품인 ‘비욘드 치킨 텐더(Beyond Chicken Tender)’를 공개했다. 7월을 시작으로 Sarpino’s Pizza, Bad Mutha Clucka, Dog Haus 등 다양한 레스토랑 브랜드의 전국 약 400개 매장을 통해 선보일 이 비욘드 치킨 텐더의 데뷔는, 대체육 치킨 시장의 성장에 새로운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비욘드 미트에서 선보인 대체육 치킨 신제품 ‘비욘드 치킨 텐더’
자료: 비욘드 미트 웹사이트(https://www.beyondmeat.com/whats-new/beyond-chicken-tenders-available-for-the-first-time-at-restaurants-nationwide/)
사진을 보면 알다시피 해당 제품은 일반 치킨 텐더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1회 제공량당 약 14g의 단백질을 함유한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며, 일반 치킨 텐더와 비교해 포화지방 함량이 약 40% 적어 더 건강한 선택지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유전자 조작 농산물(GMO), 항생물질(Antibiotics), 호르몬제 성분도 전혀 들어 있지 않으며 콜레스테롤도 전무하다. 이에 일반 치킨 텐더와 똑같은 맛과 식감을 즐기는 동시에 건강에도 더 좋은 제품이라고 비욘드 미트는 설명하고 있다.
비욘드 미트에서 대체육 치킨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사실 비욘드 미트 브랜드의 가장 첫 제품이 바로 식물 기반 치킨이었다. 그릴에 구운 닭가슴살 스테이크를 흉내 낸 식물성 치킨 스트립이었는데, 당시에는 매우 획기적인 제품으로서 주목받기도 했으나 치킨과는 다소 다른 맛과 고무 같은 질감으로 인해 큰 관심이 지속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 소비자 니즈가 식물성 소고기와 돼지고기 분야에 좀 더 치우치며 해당 분야를 중심으로 성장을 이루었지만, 채식주의 트렌드의 지속과 더불어 신규시장 개척을 위해 시간을 거슬러 다시 대체육 치킨을 시장에 등장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식물성 대체육 치킨 제품은 이미 시중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지만, 이번 비욘드 치킨의 재등장으로 인해 관련 시장 역시 재조명받는 듯하다.
위에서 살펴본 비욘드 치킨의 출시 이전부터 사실 식물 기반 대체육 치킨에 이미 익숙한 소비자들도 많다. 비건(Vegan) 및 식물 기반(Plant-based) 시장 전문 매체 LIVEKINDLY에서는 작년부터 대체육 치킨 시장의 성장을 예견한 바 있었다. 대표적인 종합 식품기업 Kellogg’s 소유의 ‘MorningStar Farms’를 비롯해 ‘Gardein’, ‘Vivera’, ‘Quorn’, ‘Sweet Earth’ 등 식물성 치킨 제품을 판매하는 다양한 브랜드가 존재한다. 또한 최근에는 ‘SIMULATE NUGGS’, ‘Lightlife’, ‘Incogmeato’ 등 새로운 대체육 치킨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시장의 활성화가 더욱 기대된다.
새롭게 등장하는 대체육 치킨 브랜드 ‘SIMULATE NUGGS’와 ‘Incogmeato’ 제품 이미지
자료: SIMULATE 웹사이트(https://simulate.com/) 및 Incogmeato 웹사이트https://www.incogmeato.com/en_US/home.html)
코로나19 강타한 작년에도 식물 기반 대체육 매출은 승승장구
치킨을 포함한 식물 기반 대체육 시장은 현재 폭풍 성장 중이다. 미국 식물기반식품협회(Plant Based Foods Association, 이하 PBFA)에서 올해 4월 발표한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약 70억 달러 규모에 달한 미국 식물 기반 식품의 매출은 전년 대비 27%라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약 15% 성장한 미국 전체 식품 시장보다 두 배 더 높은 수치로써 더 큰 이목을 끌고 있다. 전체 식물 기반 식품 시장에서 식물 기반 육류 분야(대체육)는 식물 기반 우유 분야 다음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2020년 규모는 전년 대비 45% 성장한 약 14억 달러로 집계됐다. 그중에서도 냉장 대체육(Refrigerated plant-based meat) 분야의 매출 성장이 눈에 띄는데, 전년 대비 무려 75% 성장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 및 통계 전문기관 Statista의 미국 대체육 시장 보고서(Meat Substitutes Market in the U.S., 2020년 12월 발간)에 따르면 특히 식물 기반 대체육 수요는 코로나19의 확산 초기인 작년 3~4월에 집중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개개인의 건강, 지속가능성, 식품 안전성 및 동물 복지에 대해 더욱 높아진 소비자 인식이 대체육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가 강타한 작년 3~4월, 미국 식물 기반 식품의 매출 성장 추이
자료: Statista(Meat Substitutes Market in the U.S., 2020년 12월 발간)
시사점
식물 기반 식품에 대해 평소에 관심이 많았지만 대체육 ‘치킨’은 아직 접해보지 못했던 필자인데, 이번 기회에 근처 마트에 방문해 냉동 대체육 치킨 너겟 제품을 구매해 맛보게 되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기존의 냉동 치킨 너겟과 맛이나 질감 면에서 차이점을 찾을 수 없었고, 바삭한 식감까지도 놀라울 정도로 똑같아 신선한 충격이었다.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처음에는 마트의 냉동 육류식품 코너를 헤매던 필자는, ‘식물 기반 대체육(Plant-based meat)’ 냉동고 코너가 다른 쪽 복도에 따로 마련되어 있음을 알게 된 뒤 식물 기반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인기가 실제로도 상당히 높아졌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Fast Company에 따르면, 특히 위에서 살펴본 대체육 치킨 시장은 2027년까지 약 10억 달러 규모로의 성장이 예측되며 관련 업계에서는 새로운 기업들의 투자와 진출 역시 활발한 듯하다. 아직 대체육 치킨 제품은 선보이지 않았던 미국의 대표적인 대체육 브랜드 ‘임파서블 푸즈(Impossible Foods)’에서도 R&D 분야 규모를 두 배로 늘리며 치킨을 포함한 모든 동물성 식품 분야의 대체 식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체육 치킨을 포함한 전반적인 식물성 대체육 시장의 전망은 앞으로도 매우 밝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우리 식품업계 기업들 역시 미국 식품시장의 이러한 트렌드와 소비자 니즈를 시기적절하게 파악하여 제품 개발과 진출 전략에 적극적으로 참고할 필요가 있겠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 식품 유통기업인 J사의 관계자는 “식품을 단순히 배를 채우는 대상이 아닌 건강과 웰빙을 위한 삶의 일부로 여기는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식품업계에서도 대체육이나 대체 유제품과 같은 다양한 식물 기반 식품을 꾸준히 제공하며 이러한 소비자 니즈에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체육 식품은 특히 맛이나 식감이 본래의 식품에 크게 못 미칠 경우 소비자가 실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맛과 식감의 유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며 그와 동시에 건강한 성분으로 만들었음을 강조하는 것이 마케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품 개발 및 판매 시 위에서 언급한 PBFA(미국 식물기반식품협회) 및 PETA(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 등의 채식 제품 인증을 참고할 수 있겠으며, 그 밖에도 미국 식품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미국 농무부(USDA)의 유기농 인증, Non-GMO 인증, Gluten Free 인증 등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하다. 또한, 지금까지 가장 많이 알려진 대표적인 식물 기반 식품 원료인 콩 단백질 이외에도 버섯이나 귀리 등 새로운 원료를 기반으로 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도 미국 현지 소비자의 다양한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자료: Fast Company, FOX Business, Beyond Meat, MorningStar Farms, Impossible Foods, SIMULATE, Incogmeato, LIVEKINDLY, Statista, Plant Based Foods Association, FOODnavigator-usa.com, KOTRA 달라스 무역관, 그 외 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