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리테일 시장의 미래 이커머스
- 2020년, 호주 온라인 쇼핑 역사상 최고 성장률 기록 -
- 옴니채널, 디지털 결제, AI, AR 테크놀로지, 소셜커머스 인기 -
호주 이커머스 시장은 과거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혁신을 이루며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5~10년에 걸쳐 이룰 것으로 전망했던 호주 이커머스(e-commerce) 시장의 성장이 코로나19로 인해 6개월만에 달성되었다고 평가한다.
JP Morgan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호주의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367억 달러로 전체 소매시장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호주 소매업계는 2020년 초까지 이어진 산불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불황을 겪으며 폐업하는 기업이 증가한 반면 이커머스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이다. 현지 택배업체 CouriersPlease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2021년 호주 소매업체 3개 중 2개 사에서 이커머스 예산을 20~40%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답변, 새로운 쇼핑 경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높아지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커머스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이동제한 등과 같은 강력한 봉쇄 조치는 호주 소비자들의 온라인 쇼핑 이용을 높이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기존 호주 소비자들은 구매 전 매장에 방문해 제품을 직접 확인하려는 성향이 강했으나 오프라인 매장 방문이 불가능해지면서 온라인 쇼핑을 처음 시작한 가정이 급속도로 증가했고 이러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현지 이커머스 시장도 빠른 혁신을 이루었다.
호주 온라인 판매율 연간 55% 이상 증가
Australia Post에 따르면, 2020년 11월까지 호주 온라인 판매율은 연간 55.6%가 상승했으며 전년 동기대비 20.8%의 증가율을 기록, 온라인 쇼핑 역사상 가장 큰 성장을 보였다. 특히 호주 최대 온라인 쇼핑 행사가 있는 11월 마지막 주 금요일 Black Friday부터 다음주 월요일인 Cyber Monday 기간과 다음 주(week)에 각각 전주대비 48%, 42%의 폭발적인 증가율을 나타냈다. 해당 기간 동안 680만개의 배송이 이루어졌으며 eBay, Amazon, Kogan과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와 패션 및 의류, 생활용품 및 정원관리용품 쇼핑이 전년대비 최대 50% 증가율을 보이며 강세를 보였다.
호주 TOP5 온라인 쇼핑 주(week)간 및 인기 카테고리
자료: Australia Post
호주 eBay에서 온라인 스토어를 15년 이상 운영해 온 파워셀러 Princess Trade Australia 사의 대표는 KOTRA 멜버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기존에 젊은 층 위주로 온라인 쇼핑에 참여했다면 작년부터 처음으로 온라인 구매를 시도한 소비자가 증가했고, 주요 연령대도 18~39세 위주에서 10살 이상 높아져 중장년층까지 확대되었다고 한다. eBay, Amazon의 경우, 저가형 생활용품을 찾는 소비자가 많고 MyDeal, Catch은 패션 브랜드, 주방용품, Temple and Webster(Wayfair)는 중고가의 가구, Kogan은 소형가전의 판매율이 높아 플랫폼 별로 잘 팔리는 카테고리가 다르다고 언급했다. 또한 호주가 세계적인 이커머스 성장 국가들과 비교해 소매시장 내 이커머스 점유율이 낮지만 그만큼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전망하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옴니채널, Click & Collect 서비스 인기
호주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가 뉴노말로 자리잡으면서 비대면 옵션인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매장에서 픽업하는Click & Collect 서비스 이용이 크게 늘었다. Click & Collect 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연결성 있는 쇼핑 경험을 제공, 온라인 쇼핑의 단점인 배송비, 배달 시간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어 현지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은 편이다. 이커머스 적용 속도가 느렸던 현지 대형 유통망Coles, Woolworths(슈퍼마켓), IKEA(가구), Bunnings(하드웨어&DIY용품), Harvey Norma(가전제품) 등에서도 Click & Collect 시스템에 투자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 전역에 800여개의 슈퍼마켓 매장을 운영하는 Coles Group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옴니채널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채널을 한가지만 이용하는 고객보다 구매율이 2.1배 이상 높다. 웹사이트와 앱을 통해 콘텐츠와 커머스를 연결, 고객들은 세일 및 제품정보를 확인하고 온라인으로 주문하거나 오프라인 쇼핑이 가능하다. Coles에서는 Click & Collect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온라인 주문 후 90분 안에 제품을 픽업할 수 있는 Click & Collect Rapi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영국의 Ocado Group과 독점 서비스 계약을 맺고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화 기술과 배달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제공하기 위해 멜버른과 시드니에 Customer Fulfilment Centre를 건설 중이다.
현지 대형 슈퍼마켓의 옴니채널 서비스
자료: Coles Group
디지털 지갑, 선구매후결제 등 다양한 디지털 결제 옵션 제공
Roy Morgan 에 따르면, 호주인의 72.4%가 한 개 이상의 디지털 결제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비접촉 문화가 확산되며 점차 현금 없는 사회로 변화하는 중이다. Global Data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0년 호주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이커머스 결제 방식은 신용카드와 직불카드로 49.3%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PayPal, Apple Pay, Google Pay등의 디지털 결제는 주문 후 결제가 편리해 선호도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호주에서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있는 선구매 후결제 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도 온라인 쇼핑을 촉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BNPL 업계 선두주자로 꼽히며 호주에 본사를 둔 Afterpay는 전체 호주 이커머스 결제의 5.6%를 차지하고 있으며 호주인 580만명이 Afterpay, Zip, Openpay 등과 같은 BNPL 계좌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선구매 후결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는 현금과 신용카드 없이 제품 구매가 가능하며 2주 단위로 4회에 걸쳐 무이자로 돈을 지불하면 된다. BNPL 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지속 증가하면서 Myer, David Jones 백화점, Target, BigW, Kmart 등의 대형 유통사의 온라인 사이트부터 eBay, Amazon전자상거래 업체까지 결제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호주 선구매후결제 서비스 기업
자료: JP Morgan
AI, AR 테크놀로지를 통한 쇼핑 경험 확대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제품을 직접 만지고 볼 수 없으며 세일즈 직원과의 상담도 어렵다. 이러한 한계점들은 온라인 소비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으며 고객 경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3D 기술을 적용하는 호주 이커머스 기업이 늘고 있다. AI 테크놀로지를 적용한 챗봇을 통해 고객과 효율적으로 소통하고 자주 묻는 질문(FAQ), 추천 제품 등에 대한 답변을 제공한다. 특히 가구, 인테리어 용품, 페인트 기업 등에서는 증강현실을 통해 제품의 3D 이미지를 제공, 고객 참여를 통해 기억에 남는 쇼핑 경험과 브랜드 이미지, 신뢰를 구축하고자 하는 기업이 많아지는 추세이다.
2020년 Kmart에서는 AI와 AR 테크놀로지를 적용한 Kbot 을 출시했다. Kmart는 호주 최대 유통 그룹 Wesfamers의 계열사로 가구, 생활용품, 인테리어용품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호주 전역에 200여 개의 저가형 마트를 운영 중이다. 멜버른 소재의 디지털 에이전시인 VALIS에서 개발한AR기술을 통해 고객들이 3D 로 제품을 보고 가구를 집에 미리 배치해 볼 수 있다. Oracle Digital Assistant 플랫폼을 이용해 소비자가 음성으로 질문을 하면 텍스트로 변환해 제품 사이즈, 기능 등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관련 제품을 추천해 준다.
Kbot 플랫폼 및 증강현실을 이용한 가구 배치 모습
자료: Kmart Australia
개인맞춤형 소셜커머스의 성장
소셜미디어와 이커머스의 결합인 소셜커머스는 리테일 산업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인의 71% 이상이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소셜미디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소셜미디어 이용자의 89%는 Facebook, 50%는 Instagram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호주 소셜미디어 분석 에이전시 Social Status, Power Retail 매거진 등 현지 전문가들은2021년 이커머스 트렌드로 개인맞춤형 소셜커머스의 성장을 꼽았다. 현지 소셜미디어와 이커머스 시장이 발달하면서 호주에서도 Facebook shop과 Instagram shop이 각각 2020년과 2021년 초에 출시되었다. 소셜커머스의 강점은 개인이 검색해 본 경험이 있는 제품과 알고리즘에 의해 선택된 브랜드가 쇼핑 피드(feed)에 노출되고 구매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호주에 진출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니스프리에서도 최근 Instagram shop을 오픈, 고객들은 제품 정보 확인 후 현지 온라인 유통사인 Adore Beauty웹사이트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또한 47만 명 이상의 Instagram 팔로워를 가진 호주 패션 브랜드 Sportsgirl은 고객과의 소통에 투명성(transparency)을 유지하며 강력한 신뢰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제품이 품절되었다는 게시물부터 ‘어머 이건 꼭 사야해(We get it – You all can’t Stop talking about this dress.’ 느낌의 원피스 홍보까지 친숙한 글로 소비자들을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호주 Instagram shop
자료: Innisfree Australia, Sportsgirl
최근 Instagram에서는 이용자들이 제품 게시물을 보고 결제할 수 있는 ‘checkout’ 기능을 앱 상에 추가하기 위해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Instagram에서 준비중인 온라인 결제 프로세스
자료: Clue
시사점
호주는 2020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오랜 기간의 록다운을 실행한 결과 이커머스 시장이 급속도로 발전했다. 현지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와 수요 증가로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이커머스에 대한 투자는 필수 조건이 되었다. 온라인 쇼핑이 증가하고 고객의 기대가 높아진 만큼 관련 기업에서는 공급 구조와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에 맞는 디지털 마케팅을 유기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국내기업에서도 잠재력이 높은 호주 이커머스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AI, AR, 핀테크, 소셜커머스 등 한국의 발달된 테크놀로지와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호주 전자상거래, 온라인 쇼핑몰 입점을 희망하는 한국 기업에서는 제품 카테고리와 타깃 소비자층에 따라 적합한 파워셀러 및 플랫폼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eBay, Amazon과 같은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는 모든 카테고리의 소비재를 취급하고 있으나 저가용품 위주의 판매가 활발하며 Kogan, Catch, MyDeal, Temple and Webster(Wayfair) 등의 현지 마켓플레이스의 경우 각 플랫폼 별로 인기 품목이 상이하여 진출에 앞서 강점 분야에 대한 파악이 필요할 것이다. 현지 바이어의 사입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하는 방식 이외에도 파워셀러, 3PL 서비스 업체와 협력한 위탁판매, 글로벌 사이트를 통한 한국-호주 크로스보더 수출 등을 시도해 볼 수 있다. 현지 이커머스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국내 또는 해외 온라인 플랫폼 판매 경험 및 세일즈 실적을 레퍼런스로 활용하고 SNS 등을 이용한 현지 시장에 맞는 디지털 마케팅 전략이 요구된다.
자료: Global Data, KPMG, Powel Retail, Inside Retail, KOTRA 멜버른 무역관 인터뷰 및 자료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