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 Global

2020년 독일의 탄소중립 성적표는?

- 독일, 2020년 탄소 감축 목표 초과 달성 -

- 녹색성장과 녹색산업, 독일 수출을 위한 성공의 열쇠 될 수 있어 -

 


 

코로나 19 팬데믹이 없었다면, 2020년에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화두는 아마 탄소중립이었을 것이다. 탄소중립이란 배출하는 탄소량과 흡수·제거하는 탄소량을 같게 함으로써 실질적인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으로,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는 흡수(산림 등), 제거(CCUS*)해서 실질적인 배출량이 0(Zero)가 되도록 한다는 것을 뜻한다.

*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이산화탄소 포집, 저장, 활용 기술

 

EU 그린 뉴딜정책

 

2015년 파리 기후협약에 따라 세계 각국은 탄소배출량을 감축하여 지구의 기온 상승을 막자는데 합의했고, 협약 이후 각종 규제와 정책을 통해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EU는 탄소중립을 위한 기후 정책에 있어 가장 앞장서는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지난 201912월 폴란드를 제외한 EU 국가들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유럽 그린 딜(European Green Deal)에 합의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석탄,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데 10년간 최소 1조 유로 규모의 재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또한, 2050 탄소중립을 위해 유럽기후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유럽 그린 딜(European Green Deal) 주요 요소external_image

자료: European Commission

 

독일의 탄소중립 정책

 

EU 회원국 중에서도 독일은 가장 주도적으로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있는 국가이다. 독일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강력한 탄소 감축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독일 연정은 지난 201992030년까지 1990년 대비 탄소배출량 55% 감축을 목표로 하는 ‘기후 보호 프로그램 2030(Klimaschutzprogramm 2030)’에 합의한 바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독일 연방상원은 201911‘기후 보호법(Klimaschutzgesetz)’을 법제화했고, 해당 법안은 20191217일 연방법에 공표됐다. 

 
[기후 보호 프로그램 2030 주요 내용]

 

ㅇ 난방과 수송부문에 탄소 가격제(CO2-Bepreisung) 도입

 - EU의 탄소 배출권거래제(EU ETS)에 포함되지 않은 난방과 수송 부분의 탄소 가격제를 도입

 - 탄소 가격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높일 예정

 - 2026년 탄소 배출권은 톤당 최소 35유로 최대 60유로 사이에서 경매 할당하고, 2027년부터의 배출권 가격 범위는 2025년에 결정할 예정

 

독일 난방 & 소송부문 연도별 탄소 배출권 가격

연도

2021

2022

2023

2024

2025

탄소 가격(/ton)

10

20

25

30

35

                                                                       자료: 독일연방 환경부                 

 

ㅇ 탄소세 도입에 따른 소비자 부담 완화 정책

 - 전기요금 신재생에너지 분담금 인하: 탄소 가격으로 인한 난방 및 수송 부분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함에 따라, 재생에너지 분담금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등 전기요금을 인하할 예정. 재생에너지 분담금은 2021 kWh 0.25센트, 2022 0.5센트, 2023 0.625센트 인하할 예정

 - 2021년부터 2026년까지 교외 지역 자가용 출퇴근자에 대한 공제 폭 확대. 2021년부터 2026년까지 21번째 km부터(ab dem 21sten km) 공제액 상향*

근무지까지 거리

2020

2021~2023

2024~2026

2027년~

0~20 Km까지()

0.30

0.30

0.30

0.30

21번째 Km부터()

0.30

0.35

0.38

0.30

 *공제액 산정방식: 근무지까지 거리가 30km이고 근무일이 200일인 경우 {(20km x 0.30)+(10Km x 0.35)} x 200(근무일) = 1900 

 - 난방비용 상승에 따른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거보조비(Wohngled) 10% 인상하고, 제한적 탄소세를 할당하는 임대차법 방안을 검토

 

o 2030년 부문별 탄소 배출목표 및 주요 방안

 

주요 방안

에너지

- 배출목표는 17500~18300만 톤(1990년 대비 61~62% 감축)

- 석탄화력발전을 통한 생산 전력량을 2030년까지 17GW로 낮추고, 2038년에는 석탄화력발전을 완전히 폐기함.

-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65%까지 확대

- 열병합발전(Die Kraft-Wärme-Kopplung)시스템을 확대하여 전기 및 난방을 위한 에너지 공급

- 열 제어 및 저장 기술을 통해 탄소 배출 없이 난방 및 냉방 공급

- 에너지 전환 신기술 개발 및 시험을 위한 연구소 확대 설치 및 운영

건물

- 배출목표는 7200만 톤(1990년 대비 66~67% 감축)

- 에너지 효율성이 높게 건물을 개보수 할 경우 비용 지원. 2020년부터 에너지 효율성을 위해 건물을 개조할 경우 교체 비용의 20% 세금 인센티브 부여. 2020년 이전의 건물 개조 프로그램을 계속 이용하는 경우에는 개별조치별 지원을 10% 확대

- 기후 친화적 난방시스템 교체 유도. 에너지 효율 난방시스템으로 교체 시 비용 40% 지원

- 도시 에너지 효율성 개선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 에너지 도시재생 (Energische Stadtanierung) 시행 

운송

- 배출목표는 9500~9800만 톤(1990년 대비 40~42% 감축)

- 전기차 700~1000만대 보급, 4만 유로 이하 전기차 구매 시 세금 0.5~0.25% 인하, 기업 차량 전기 차량으로 교체

- 전기기반 연료를 위해 Power to X 기술 개발 및 생산 인프라 확대

* Power-to-X는 재생 또는 잉여 전력을 합성가스나 수소, 열 등 다양한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뜻함.

-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충전 시설 인프라 확충

- 대중교통 디젤 버스를 전기차 혹은 수소 차량으로 교체

- 2030년까지 화물 운송 차량의 1/3을 전기 연료 차량으로 교체

- 2023년 화물차 탄소배출량에 따른 탄소 배출 추가 요금(CO2-Aufschlag) 도입

- 자전거 도로 확대 및 개선

산업

- 배출목표는 14000만 톤~14300만 톤(1990년 대비 49~51% 감축)

- 기존에 시행 중인 에너지 효율성 조치 지원 프로그램 5*를 하나로 묶고 추가 개발하여 에너지 효율성 조치를 위한 투자를 장려

* 에너지 효율성을 위한 기존 5개 지원 프로그램: 고효율 범용기술(hocheffiziente Querschnittstechnologien), 기후 친화적 생산 공정(klimaschonende Produktionsprozesse), 폐열 방지 및 재활용(Abwärmevermeidung und -nutzung), 에너지관리시스템(Energiemanagementsysteme), 재생 가능 공정열(erneuerbarer Prozesswärme)

- 에너지경영시스템(EMS) 장려

- NER300 프로그램*을 더욱 발전시켜 저탄소 공정 개발 지원을 위한 혁신펀드로 운영

* NER 300 프로그램이란 EU 배출권 거래제에 신규 진입하는 기업을 위해 예비 할당된 3억 톤의 탄소 배출권을 판매해 얻은 이익으로 회원국의 저탄소 및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재정 지원하는 프로그램

- 기간산업에 이산화탄소 저감 및 활용 기술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 지원

농업

- 배출목표는 5800~6100만 톤(1990년 대비 31~34% 감축)

- 질소 과잉으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오염 방지

- 친환경 농경 확대

- 메탄가스 감축을 위해 동물 사료 개선

- 바이오가스를 에너지화하여 신재생에너지로 활용

폐기물 및 기타

- 배출목표는 500만 톤(1990년 대비 87% 감축)

- 독일은 폐기물 부분에서 이미 많은 탄소 감축 성과를 거둠. 1990년 폐기물 부분 탄소배출량은 3,840만 톤이었으나, 2018년은 960만 톤으로 배출량이 많이 감소함. 이는 독일 전체 탄소배출량의 1%에 불과함.

- 매립장 환기와 매립 가스 포집 최적화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 시행

 

2030 기후 보호 프로그램과 기후 행동계획 2050 목표 달성을 위해 연간감축 목표 법제화 추진

 -연방정부 기후 내각*을 공식화하고, 부문별 연간감축 목표를 법제화하여 구속력을 부여

 * 연방정부 기후 내각은 총리, 기후 관련 부처 장관, 연방 총리실장, 정 부대변인 등 9인으로 구성

 

ㅇ 기후 보호 프로그램 2030주요 내용은 하기의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

https://www.bundesregierung.de/resource/blob/975226/1679914/e01d6bd855f09bf05cf7498e06d0a3ff/2019-10-09-klima-massnahmen-data.pdf?download=1


2020년 추진 정책

 

2020년에도 독일은 탄소 감축을 위한 다양한 기후 정책을 마련하고 입법화했다. 대표적으로 독일 연방정부는 2020610일 독일 수소경제 추진 전략을 내놓은 바 있다. 해당 추진 전략의 목표는 탄소 배출량 감축과 수소 기술 개발을 통한 수소 경쟁력 확보를 통해 미래 녹색 수소시장을 선점하고, 수소를 매개로 한 국가 간 무역관계 성립 등을 대비하여 국제협력 체계를 구축하는데 있다.

* 독일 수소 경제 추진 관련 자세한 내용은 코트라에서 발간한 심층 보고서 <독일 수소경제 현황 및 우리기업 진출전략, 2020.07.16> 에서 확인 가능하며, 해당 보고서는 하기의 사이트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음. https://news.kotra.or.kr/user/reports/kotranews/20/usrReportsView.do?reportsIdx=11665

 

그리고 석탄 화력 발전을 2038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쇄한다는 내용을 담은 입법안 <탈석탄법(Kohleausstiegsgesetz)>이 독일 연방 의회에서 2020713일 통과돼 2020814일부터 발효됐다. 이 법안이 발효됨에 따라 독일은 석탄 화력 발전 완전 폐기를 위한 법적 초석을 마련했다, 그리고 화력 발전 폐쇄에 영향을 받는 지역에 대한 지원책을 또한 입법화하여 석탄 화력 발전소 완전 폐쇄에 차질이 없도록 했다. 화력 발전소 폐쇄로 인해 경제적 피해를 받는 지역에 2038년까지 최대 400억 유로를 투입하여 지원하는 지원 법안이 마련됐고 해당 법안은 20211 13일 연방 의원에서 최종 통과됐다.

 

독일 석탄 화력발전 감축 계획

단위: 메가와트(MW)

external_image

: 매년 12월 31일 기준

자료: Klimareporter

 

이 외에도 EU 이사회 의장국인 독일은 기존 EU의 탄소감축 목표였던 1990년 대비 40% 감축 목표를 55%로 상향 조정하는데 앞장섰으며, 그 결과 지난 1211일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EU 회원국 정상들이 상향된 감축 목표에 최종 합의하는데 기여했다.

 

2020년 탄소 감축 성과

 

그렇다면 독일은 2020년 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했을까? 독일의 2020년 목표는 1990년 대비 40%를 감축하는 것이었다. 베를린의 씽크탱크인 Agora Energiewende(이하 Agora)가 올해 초 발간한 2020년 에너지변환 분석 보고서 에 따르면, 2020년 독일의 탄소 총배출량은 전년 대비 8200만 톤 감소한 72200만 톤이었다. 이는 1990년 대비 42%를 감축한 것으로 목표보다 2%를 초과 달성한 것이다. 독일이 감축 목표를 추가 달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19의 영향 때문이었다.

 

Agora의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에너지 소비, 산업 생산 및 운송 수요가 감소했고, 이 영향으로 2020년 전체 감축량의 2/3에 해당하는 5500만 톤의 탄소 배출을 더 감축할 수 있었다. Agora는 코로나 19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독일의 2020년 탄소배출량은 77900만 톤으로 1990년 대비 38% 감축에 불과해 목표 달성에 실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머지 1/3에 해당하는 2500만 톤의 감축량은 EU의 탄소 배출권거래제의 영향과 온화한 겨울 날씨로 인해 난방 부문의 탄소 배출 감소 때문으로 Agora는 분석했다.

 

코로나 19 영향에 따른 2020년 탄소배출량 분석external_image

자료: Agora Energiewende

 

탄소 감축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것에 대해 연방정부는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독일 에너지수자원협회(BDEW, Bundesverband der Energie- und Wasserwirtschaft e. V.)의 협회장인 Kerstin Andreae기후 보호 측면에서 더 많은 조처를 해야 한다.. 코로나 효과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현 상황을 더욱더 객관적으로 볼 것을 촉구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역대 최고치

 

2020년 독일의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또 다른 성과는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발전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2020년 독일의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251.7TWh 전년 대비 4.2% 증가했고, 이는 전체 발전량의 44.6%에 달한다. 또한, 독일 에너지수자원경제협회(BLEW)와 태양에너지 수소연구소(ZSW)에 따르면, 202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 전력은 독일 국내 총 전력 소비량의 46%로 거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2020년 독일은 코로나19로 인해 전력 소비량이 전년 대비 감소한 부분이 있으므로 이를 고려하여 2019년 전력 소비 기준으로 추산하면, 전체 전력 소비량 중 재생에너지 비중은 2%가 줄어든 약 44%가 된다. 하지만 이 역시 역대 사상 최고치임에는 변함이 없다.

 

총발전량 대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추이(2018~2020)

(단위:TWh, %)

external_image

 

2018

2019

2020*

증감률

점유율

TWh

%

총 발전량

634.6

603.5

564.5

-6.5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총 발전량

223.3

241.6

251.7

4.2

44.6

수력

17.9

20.2

18.5

-8.5

3.3

육상 풍력

90.9

101.1

105.3

4.2

18.7

해상 풍력

19.5

24.7

27.5

11.2

4.9

태양광

44.0

45.1

50.4

11.8

8.9

바이오매스

44.6

44.5

44.1

-1

7.8

폐기물(재활용률 50%)

6.2

5.8

5.7

-1.2

1.0

지열(地熱)

0.2

0.2

0.2

- 5.9

0.03

재생에너지 비중/전체 발전량

35.1%

40.0%

44.6%

전력수출입 계(Stromaustauschsaldo)**

-51.2

-34.9

-20.9

국내 전력 소비량

584.4

568.6

543.6

-4.4%

재생에너지 비중/국내 전력 소비량

38.2%

42.5%

46.3%

: *2020년은 12 11일까지 기준으로, 2020년 수치는 추정치

**전력수출입 계: 2020-20.9TWh20.9TWh 전력을 수출했다는 것을 의미

자료: 연방 통계청, BDEW, ZSW AG Energiebilanzen

 

시사점

 

살펴본 바와 같이 독일은 2050년 탄소 중립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책이나, 기술적으로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실제 2020년에 일정 부분 성과를 달성했다. 물론 2020년은 코로나 19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탄소 배출이 감소한 부분이 있지만, 독일 정부와 지자체, 기업 그리고 국민이 탄소 감축을 위한 노력이 없었다면, 이러한 성과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독일은 올해 탄소세를 도입하는 등 앞으로도 탄소 감축을 위한 고삐를 더욱더 당길 예정이다. 이런 강력한 탄소 감축 드라이브는 독일 국내의 산업 및 경제 뿐만 아니라, 대외 무역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제품의 수입 조건으로서 단순히 제품의 상태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 생산단계에서 얼마나 기후 친화적으로 생산됐는가, 그리고 수출 기업의 기후 윤리적 의식은 어느 정도인가 하는 부분까지 제품 선택의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다르게 말하면, 친환경 제품이나 기후 친화적으로 생산된 제품은 그만큼 독일로 수출할 기회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기후 친화적인 생산은 기업이 독자적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인프라 제공이 뒷받침돼야만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현재 한국이 추진하는 녹색성장과 녹색산업으로의 전환은, 향후 독일 수출을 위한 국가 경쟁력과 제품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EU 집행위원회, 독일 연방정부, 독일연방 통계청, 독일연방 환경부, 주 독일대사관 본분관, Agora Energiewende, 독일 에너지수자원경제협회(BDEW), 태양에너지수소연구소(ZSW), AG Energiebilanzen, Klimareporter, baulinks, German Zero, 에너지경제연구원, KOTRA 함부르크 자료 종합

썸네일 출처: Wuppertalinstit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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