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2020년 위기 속 성공기업 사례
- 디지털, 지속가능성, 건강과 안전 관련한 혁신 기업들의 성장세 뚜렷 -
- 코로나19와 함께해야 하는 새로운 환경에서 발생할 수요 예측 필요 -
2020년 프랑스는 GDP 성장률 -11%(프랑스 경제부 발표)라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경험했다. 두 차례의 록다운으로 대부분의 상점들은 3달 이상 폐점을 해야 했고 주요 소비자층인 관광객의 발길도 완전히 끊겼다. 하지만, 바이러스 확산과 경제적 위기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잘 살아남은 것을 넘어 평소보다 큰 수익을 낸 기업들이 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속되는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2020년 성공적인 결과를 낸 기업들의 사례로 2021년의 트렌드를 예측해보자.
1. 언택트 시대, 디지털 솔루션
2020년은 디지털 산업의 해로, 디지털 서비스 제공 기업들의 성장이 독보적으로 나타났다. 유통부분에서 대부분의 상점이 록다운으로 오프라인 영업을 정지해야 했으나 온라인 상점들이 크게 성장해 프랑스 전체 유통 점유율의 13%(코로나19 이전 10%)를 차지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성공 사례1) 디지털 B2B 거래 서비스 스타트업, Esker
Esker는 코로나19로 변화된 시장에서 가장 크게 성장한 스타트업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1985년 창립, 기업들의 문서처리 과정을 디지털화 시키는 프로그램을 제작해왔고 코로나19 확산 이후 오프라인 매장을 열 수 없게 된 기업들이 급박하게 디지털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필요한 영수증 발급, 결제 처리, 회계 과정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Esker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부분은 중소규모의 기업들로, 코로나19로 인한 록다운 기간 동안 거래사에 발급할 청구서, 송장 등을 직접 발급해 전달할 수 없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Esker는 2020년 3월 이후 주가가 두 배 이상 상승했고 전년대비 매출이 20% 성장(2019년 1억400만 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 Esker 홈페이지
(성공 사례 2) 마켓플레이스 제작 유니콘 기업 Mirakl, 전년대비 매출 3배 성장
Mirakl은 2012년 창립된 프랑스의 대표적인 유니콘 스타트업으로, 외부 판매자(Thjrd Party seller)들이 제품을 제안 및 판매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마켓 플레이스를 기업들에 제작해주고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Amazon의 경우 외부판매자 마켓 플레이스의 비율이 60%에 달할 만큼 현재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마켓플레이스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추세다. 코로나19로 전자상거래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Amazon, Alibaba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에 대응할 솔루션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기업들이 많았다. 2020년에만 Mirakl은 54개의 새로운 마켓 플레이스를 제작했고 매출이 전년대비 약 3배가 성장해 1억 유로를 기록했다. 현재 프랑스의 대표적인 전자제품 유통기업인 Fnac이나 식품 유통기업인 Carrefour를 비롯한 Leroy Merlin, Decathlon 등이 Mirakl의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다.
프랑스 10대 유니콘 기업(2020년 9월 기준, 기업가치 단위: 10억 달러)
자료: Journal du net
2. 지속가능한 소비
2020년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에서 찾을 수 있는 두 번째 키워드는 가성비와 친환경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록다운이 시행되고 경제활동의 중단으로 불황이 예상되자 소비자들의 불안감 또한 커졌다. 이에 소비에 있어서도 가성비와 친환경을 고려하는 ‘지속가능성’이 중요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공 사례1) 중고 의류 유통기업 Patatam
Patatam의 성공에는 트렌드를 역행하는 요소가 있다. 올해의 가장 큰 트렌드였던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는 점과 최근 몇 해 동안 계속적으로 불황이라는 텍스타일 분야라는 점에서 그렇다. ‘중고’ 상품 판매로 성공을 거둔 기업으로는 이미 Vinted, Leboncoin 등이 있지만 애플리케이션 스타트업인 이들과 달리 Patatam은 오프라인에서 성장했다.
Patatam은 프랑스 남부 바이욘(Bayonne)지방에서 2013년 창립된 스타트업 으로 중고의류를 싼 값(개당 0.80유로)에 구매해 분류, 세탁 등의 과정 후 재판매해왔다. 가장 큰 변화를 맞이 한 것은 2019년 프랑스 제1의 유통기업인 Auchan이 매장 내 중고의류 판매 섹션을 만들어 Patatam에 자리를 내주면서다. 이에 전국 83개의 오프라인 Auchan 마트에서 중고 의류를 판매하게 됐다. 판매방식은 간단하다. 고객들이 헌 옷을 가져오면, 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준다. 그렇게 수거한 헌 옷들을 정리, 분류해 매장에서 새 옷과 같이 판매한다.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새 옷들과 가장 큰 다른 점은 가격이다. 티셔츠 한 장에 3유로, 니트류는 5유로, 원피스는 8유로 정도다. 이러한 방식이 크게 인기를 얻어 2020년 전년 동기 대비 다섯 배가 넘는 매출(1500만 유로)을 기록했다.
일간지 르몽드의 분석에 따르면, 프랑스 내 중고상품의 인기는 탄소배출 감소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최근 몇 년 사이 증폭되고 있다. 여기에는 경제위기의 위협 속에서 최대한 합리적인 소비를 하려는 불안감도 반영돼 있다. Kantar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의류구매에 지출의 큰 부분을 계획하고 있는 프랑스인은 30%로, 전년대비 3%가 감소했다.
자료: Nouvel obs
3. 건강과 안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사람들은 보다 안전한 방법으로 일상을 유지해야 했고 이에 따라 생활방식이 크게 변화했다. 함께보다는 개인적으로 해야하는 일들이 많아졌고 또한 방역, 소독도 일상화됐다. 소비자들의 변화된 일상에 맞춰 새롭게 부상한 기업들이 있다.
(성공 사례1) 전기 자전거의 눈부신 비상, Moustache Bike
프랑스의 2020년은 전기자전거의 해였다. 2020년 5월, 코로나19 1차 확산에 따른 전국봉쇄가 풀린 직후부터였다. 출퇴근 대중교통 이용에 부담을 느낀 시민들이 대거 자전거를 구매해 판매점마다 매진현상이 일어났다. 2020년 프랑스에서 판매된 전기 자전거는 약 40만 대로 전년대비 약 5~10%가 상승했으며, 이러한 흐름은 2021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전기자전거 생산기업 중 프랑스의 무스타쉬 바이크(Moustache Bike)는 2020년 특히 주목을 받았다. 급작스런 수요 증가에 아시아 수입 부품 부족으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던 많은 대형 유통기업들의 공백을 무스타쉬 바이크 등 국내생산 기업들이 채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10년 창립된 전기자전거 생산 중소기업 무스타쉬 바이크는 독일산 제품이 대부분인 유럽의 전기자전거 시장에서 인정을 받으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의 비결로는 이름처럼 콧수염을 연상시키는 핸들의 독특한 디자인과 뛰어난 기술력이 꼽힌다. 프리미엄급의 다소 비싼 가격에도 2020년 한 해 5만 대가 판매됐고(2019년 3만 대), 2019년 매출액 6200만 유로에서 2020년 크게 성장해 매출액 1억 유로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 Moustache bikes
(성공 사례2) 발상의 전환이 낳은 히트상품, Citynox의 무접촉 손세정제
프랑스 남부의 Citynox는 본래 이녹스 등 철제 가공작업을 전문으로 하는 중소기업이었다. 2020년 봄, 이들은 매우 간단하지만 혁신적인 제품을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수요가 커진 손 세정제 배포기로, 바닥에 페달을 부착해 발로 누르면 손을 대지 않고도 세정제가 배포되도록 한 것이다. 우선 15만 대를 제작, 판매하기 시작했고 출시와 동시에 지역상인들을 중심으로 엄청난 주문이 밀려들었다고 한다. 본래 40명이었던 공장 인력을 60명까지 추가 고용해 4~6월 쉼 없이 공장을 가동했고 2020년 1000만 유로의 매출을 달성했다.
자료: Citynox
전문가 의견 및 시사점
프랑스 대부분의 기업들이 2020년 장기간의 영업정지 등으로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 안에서도 놀라운 성장을 거둔 기업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직접·간접적으로 코로나19 위기에서 돌파구를 찾았다는 것이다. 디지털화, 지속가능한 소비, 친환경과 건강, 안전을 위한 소비 트렌드는 2021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프랑스 경제연구소 Coface의 Marc 씨는 KOTRA 파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2021년의 키워드로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와 디지털 마켓의 성장으로 꼽으며, "전자상거래 시장의 부상이 지속될 것이다. 올해 그간 전자상거래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았던 제약, 자동차 분야에서 올해 시스템을 도입한 것처럼 이러한 현상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진출을 원하는 기업들은 현재 프랑스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현지기업들의 성공사례를 참고해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자료: 일간지 Le monde, Le Figaro, Les echos, Journal du net, Nouvel obs, Esker, Mirakl, Moustache bikes, Citynox 홈페이지, Kotra 파리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