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 Global

일본 상장기업의 중간결산 결과 요약 (1) 제조업

- 2020년 4~9월 일본 상장기업 결산, 당기순이익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 -

- 도요타 등 자동차 메이커의 감산 결정으로 철강, 자동차부품, 화학 등 제조업 관련분야에도 실적부진 여파 -

- 인스턴트 라면 등 식품제조,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등 집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기기는 코로나19에도 실적 상승 -
 



일본은 회계연도가 4월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한국과는 중간결산 시점이 다르다. 도쿄증권거래소의 상장기업들은 대략 10월 초부터 ‘2021년 3월기(2020년) 제 2/4분기 결산 설명회’를 가진다. 이 때 4월부터 9월까지 반 년에 걸친 실적을 발표하는 한편, 연말 예상실적에 대한 예측치를 공개하게 된다. 일본 상장기업의 중간결산 발표 요약 기사는 2부로 구성되며, 1부에서는 제조업 부문의 주요 동향을 소개한다.

 

일본 상장기업의 중간결산 발표 개요

 

2020년 4~6월 결산에서는 코로나19 감염 확대로 인한 ‘긴급사태 선언’의 영향으로 항공/여행업을 비롯해 제조업, 서비스업 등 주요 기업들이 전례 없는 실적부진을 겪었다. 이번 중간결산에서는 ‘긴급사태 선언’ 해제 이후인 2020년 7~9월 기업들이 어느 정도 실적을 회복했는지, 코로나19로 오히려 실적이 개선되는 기업 및 업종이 있는지 등이 주요 관전포인트로 거론됐다.

 

일본경제신문이 11월13일까지 집계된 상장기업 1,673개사의 2020년 4~9월기 실적을 집계한 바에 따르면, 당기순이익 합계액은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10조 808억 엔을 기록했다. 전체의 27%에 해당하는 460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철도 및 항공운수 기업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한편, 코로나로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소니가 최종실적 예상치를 기존의 1.5배로 상향조정 하는 등 코로나19에도 업종에 따라서는 희비가 엇갈리는 양상이 나타났다.

 

[제조업 전반] 당기순이익 53.9% 하락, 철강 조선 운송장비 등 3개분야는 적자

 

2020년 4~9월기 제조업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3.9% 감소했다. 철강, 조선, 운송장비 등 3개 업종이 적자를 기록했다.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94.1%)의 부진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석유(△91.7%) 정밀기기(△81.6%) 기계(△72.9%) 등이 뒤를 이었다.


상장기업의 주요 업종별 2020년 4~9월 연결실적 동향 (제조업)

(단위: 억 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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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괄호안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자료: 닛케이신문


[자동차] 글로벌 수요급감으로 전반적인 실적부진

 

자동차 주요 3사는 코로나19 감염 확대에 따른 수요급감 등의 영향으로 실적부진을 겪고 있다. 2020년 4~9월기 중간결산 결과 도요타는 영업이익 5,200억 엔으로 전년동기 대비 63%, 혼다는 1,693억 엔으로 64% 감소했다. 닛산은 1,588억 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도요타는 11월6일 2020년 4~9월 기간에 대한 연결결산 중간실적을 발표하고, 이어서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었다. 도요타는 전년동기 대비 순이익이 63% 감소해 5,199억을 기록했다. 기자회견장에는 이례적으로 도요타 아키오 사장이 직접 참석해 2021년 3월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8월 시점에 발표했던 5,000억 엔에서 1조3,000억 엔으로 상향조정하고, 향후 실적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최근 SUV 모델을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에서의 판매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한편으로 원가절감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점을 반영했다.

 

자동차 주요 3사의 연결실적 요약 (단위: 억 엔, %)

기업명

매출액

영업이익

204~9

21년 연간예상

204~9

21년연간예상

도요타

113,752(△26)

260,000(△13)

5,200(△63)

13,000(△46)

혼다

57,751(△25)

130,500(△13)

1,693(△64)

4,200(△34)

닛산

30,927(△38)

79,400(△20)

△1,588 (-)

△3,400 (-)

*: 괄호안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도요타는 엔달러 환율을 106엔 기준으로, 닛산은 106.9엔 기준으로 발표함.

자료: 미쓰이스미토모DS 어셋 매니지먼트


자동차산업의 전반적인 실적부진은 철강, 자동차부품 등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요타의 경우, 2008년 리먼쇼크로 신차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감산 결정을 미뤄 발생한 잉여재고 등의 영향으로 2009년 3월기(2008년4월~2009년3월) 4,610억 엔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감산결정이 늦어진 것을 반성하면서, 2020년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수요감소에는 즉각적인 감산으로 대응해 수급불일치를 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자동차 기업들의 2021년 3월기(2020년4월~2021년3월) 생산계획

기업명

계획대수(만 대)

전년대비(%)

비고(분석)

도요타

800

-8.5

일본: 280 (-15.3%)

해외: 520 (-4.4%)

닛산

380

-20.1

일본: 55 (-27.4%)

북미: 100 (-25.4%)

유럽: 36 (-29.1%)

기타: 189 (-12.1%)

자료: MARKLINES


[화학] 자동차, 주택 등을 중심으로 수요 회복되고 있으나 향후 동향 주시 필요

 

화학산업의 경우, 미쓰비시케미컬, 스미토모화학, 아사히카세이 등 주요 대기업으로 대상을 한정해서 보면 2020년 7~9월기 연결결산 실적이 4~6월기에 비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쓰이화학은 중국, 북미, 유럽 등에서 빠른 속도로 실적이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2020년 7~9월 순이익은 119억 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늘었다. 2020년 4~6월은 23억 엔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화학산업의 실적 개선은 자동차, 주택, 가전, 철강 등 화학제품을 사용하는 산업의 동향과도 관련이 있다. 자동차의 내장재, 범퍼, 엔진회전 등에 부품에 사용되는 수지/섬유 제품의 경우, ‘회복 조짐이 보인다’는 평가다. 주택 건설 시 배관이나 건축자재로 사용되는 염화비닐 수지도 북미를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되는 추세다.


염화비닐수지 활용 이미지 (건축자재)

자료: 미쓰비시케미컬

 

한편, 상대적으로 둔한 회복세를 보이는 분야도 있어 향후 화학산업의 실적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철강 생산 시 고철을 녹이는 공정에 사용되는 흑연전극을 생산하는 쇼와덴코의 경우, “감산을 강화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 화학 각사가 바라보는 각 업종 수요 전망

분류

관련제품

수요 전망

자동차

PP수지

(범퍼, 내장재 등)

소폭 회복 전망(스미토모화학 집행임원)

중국 및 북미의 회복속도에 주목(미쓰이화학 CEO)

주택

염화비닐 (건자재, 배관재 등)

6월부터 북미 수요 착실히 회복(신에츠화학공업 사장)

가전

우레탄(단열재)

가격 급등 추세(토소 경영관리실장)

철강

염소

판매가격 하락으로 채산성 회복에 어려움(미쓰비시케미컬HD CFO)

자료: 닛케이신문

 

[식품] 조미료, 라면 등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 위주 실적 호조

 

식품산업은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른 수요 증가로 실적호조를 보였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해 소폭 하락했으나,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15.0% 증가했다. 조미료, 냉동식품 등을 제조하는 아지노모토는 2020년 4~9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5,113억 엔,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배에 해당하는 366억 엔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북미 등에서 가정용 조미료 및 냉동만두, 스프링롤 등 냉동식품 판매가 급증해 채산성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인스턴트 라면을 제조하는 닛신식품홀딩스는 2020년 4~9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2,411억 엔,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219억 엔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인스턴트 라면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닛신식품홀딩스의 대표상품 컵누들 이미지

자료: 닛신식품홀딩스 홈페이지


[전기기기] 게임, 전자부품 수요 증가로 실적 양호

 

전자기기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른 수요 증가로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5% 감소했으나,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13.0% 증가했다.

 

소니는 2021년 3월기(2020년4월~2021년3월)의 연결 순이익 예상치를 8,000억 엔으로 발표해, 기존 예상(5,100억 엔) 대비 상향조정했다. 코로나19로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플레이스테이션을 필두로 한 게임산업의 매출이 늘어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2020년9월 플레이스테이션4(PS4) 유저의 게임시간은 전년동월 대비 30% 증가했다. 11월에는 신형 모델인 플레이스테이션5(PS5)이 발매될 예정이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PS5) 제품 이미지

자료: 소니 홈페이지

 

다만, 소니는 반도체 사업부문에 대해서는 향후 실적하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마찰의 영향으로 중국 통신장비 기업인 화웨이에 소니 반도체 사업의 대표제품인 이미지 센서를 납품할 수 없게 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소니의 반도체 사업 매출 약 1조 엔 중 20% 정도가 화웨이 납품에서 발생했다. 소니는 2023년 3월기 이후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 회복을 목표로 범용품을 늘려 점유율을 가지고 가는 전략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차(EV)용 모터, 전자/광학부품 등을 제조하는 일본전산 역시 2020년4~9월기 연결결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2% 증가한 691억 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을 위한 클라우드 도입 확대의 영향으로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HDD용 모터의 매출이 늘어 수익이 증가했다. 2021년 3월기 영업이익 예상치도 전분기 대비 29% 증가한 1,400억 엔으로 발표해, 기존 예상치인 150억 엔에서 상향조정했다.


시사점

 

2020년4~9월 일본 상장기업의 중간결산 결과를 보면, 제조업 대부분 분야에 걸쳐 전반적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특히 자동차 주요 3사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에 대응해 생산량 축소에 나서면서 자동차부품, 철강, 화학 등 각 분야에도 여파가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식품, 전기전자 등 코로나19로 수요가 증가한 업종을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된 경우도 포착됐다.

 

코로나19 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향후 주요 상장기업들이 2021년기(2020년 4월 ~ 2021년 3월) 적자 결산을 막기 위해 대대적인 원가절감 노력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일본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들 역시 관련 분야 일본 기업들의 동향을 꾸준히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 미쓰이스미토모 DS 어셋 매니지먼트, MARKLINES, 닛케이신문, 각사 홈페이지 등을 참조하여 KOTRA 도쿄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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