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 Global

술을 부르는 코로나19? 프랑스 주류 틈새시장을 찾아라!

- 코로나19 록다운 기간동안 프랑스인들의 음주 빈도수는 증가 과음은 감소 -

- 무알코올 위스키 또는 AR 라벨링 등 새로운 트렌드와 디지털 마케팅 공략 필요-



지난 5월13일부터 6월20일까지 한 달 여간, Global Drug Survey (이하 GDS)*는 세계 30여개국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및 록다운 기간동안 주류 및 약물 소비행태 조사’를 실시했다. 프랑스 1차 록다운(2020년3월 17일-5월11일) 해지 직후 해당 설문조사에 응답한 6000여명의 프랑스인 중 46%는 록다운 기간 동안 음주 빈도수가 증가했고, 응답자의 29%는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응답했다. 한편, 코로나19 이전보다 주간 음주 빈도수는 증가한 반면, 응답자의 35%가 음주량이 감소하였다고 답하여 전반적인 ‘과음’의 비율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되었다. 다시 말해, 전에 비해 조금씩 자주 술을 마시는 프랑스인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또한 프랑스 보건부(Sante Public France)가 5월 13일 발표한 ‘록다운이 프랑스인 주류 소비에 미치는 영향’ 조사에 따르면 음주량이 증가했다고 답한 응답자의 대다수는 도시(인구10만명 이상)에 거주하는 16세 미만의 자녀를 둔 50세 미만의 부모들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음주의 빈도수가 증가한 원인으로는 1인 가구의 경우 록다운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과 불안감 해소, 2인 이상 가구의 경우 파트너와 가볍게 음주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의 증가 등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각주) GDS: 2014년부터 매년 30여개국 13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 2020년은 특별히 코로나19의 영향을 중점으로 5월13일-6월20일 조사 실시.

이처럼 코로나19는 프랑스인들의 음주 습관(빈도수, 음주량, 주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시대 프랑스 주류시장의 현주소를 살피고 내일을 전망해보자.


애주가들의 나라 프랑스, 프랑스 내 인기 주류는?

자타공인 와인과 식도락의 나라인 프랑스의 연간 평균 주류 소비량은 얼마나 될까? 2018년 OECD의 ‘15세 이상 국민 1인당 연간 알코올 섭취량’ 통계에 따르면, 프랑스는 OECD 국가 37개국 중 네 번째로(1인당 1년 동안 평균 11.6리터 소비) 술을 가장 많이 마시는 나라다. 우리나라는 23위로 (1인당 1년 동안 8.5리터 소비) OECD 평균보다 다소 적은 편으로 나타났다.

 

15세 이상 국민 1인당 연간 알코올 섭취량 (단위 : 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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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OECD 홈페이지


이처럼 프랑스의 1인 연간 알코올 소비량은 OECD 국가 중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2016년도 2위, 2017년도에는 1위였던 것을 감안하면 프랑스 내 알코올 소비는 상대적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연간 총 알코올 소비량 뿐 아니라, 주중에 술을 마시는 빈도수, 한 번에 얼마나 많은 양을 섭취하는지를 나타내는 음주량도 프랑스인들의 알코올 소비 습관을 측정하는 필수 지표다. 지난 1월 14일 프랑스 보건부(Sante Public France)는 ‘프랑스 지역별 알코올 소비량과 국민건강 실태조사(2017년 실시)’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2000년-2017년 사이 프랑스 내 알코올 소비량은 최대 15.6% 감소했다. 2017년 프랑스 성인(만18세-75세)의 평균 10%가 매일 음주를 한다고 답했고, 그 중에서도 남부의 L’Occitane 지역이 가장 술을 많이 마시는 지역으로 나타났다(성인 12.6%가 매일 음주). 파리를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서는 평균보다 적은 7.1%가 매일 술을 마신다고 답했다.


프랑스 지역별 알코올 섭취량 분포

(18세-75세 프랑스인 중 매일 음주하는 인구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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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프랑스 보건부, 일간지 Le Parisien

 

프랑스 남부 Occitanie와 Nouvelle-Aquitane 지역을 비롯해 북부 Hauts-de-France 지역에서 매일 술을 마시는 인구의 비율이 프랑스 평균(10%)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편, 대표적인 와인 생산지역으로도 유명한 프랑스 북서부 Bretagne 지역에서는 매일 술을 마시는 인구 비율은 평균 수치이지만, 음주자의 20.5%가 한 번에 6잔 이상을 마시는 ‘과음’을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주류 품목의 경우 주종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프랑스인이 지역별로 선호하는 주종을 살펴보는 것 또한 프랑스 내 주류시장을 이해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먼저, 주요 주종을 크게 와인, 증류주(위스키, 보드카 등 이하 스피릿으로 통일), 기타(칵테일 등) 4가지로 분류할 때, 프랑스인은 평균적으로 와인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맥주와 도수가 높은 증류주(스피릿)를 비슷한 비율로 즐기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프랑스 지역별 선호 주종(2017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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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프랑스 보건부, 일간지 Le Parisien

 

와인의 경우 프랑스 남부와 수도권에서 가장 큰 선호도를 보였고, 맥주는 독일 국경 인접지역 알자스를 포함하는 북동부에서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브르타뉴 지방을 포함하는 프랑스 북서부는 도수가 높은 알코올 가장 선호할 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술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지역으로 조사 되었다.

 

무알코올 Gin부터  AR 와인라벨까지, 새로운 주류시장 트렌드

앞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락다운 이후 프랑스인이 주중에 술을 마시는 횟수는 늘어났지만, 한번에 섭취하는 음주량이 줄어들었다. 대다수의 프랑스인이 가장 선호하는 주종은 여전히 와인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저알코올’ 및 ‘무알코올’ 주류시장이 새롭게 주목 받기 시작했다. '무알코올 및 저알코올 음료'를 뜻하는 NOLO(No alcohol or Low alcohol drinks)시장은 2013년 알코올중독 방지를 위해 영국에서 시작된 Dry January (금주의 1월) 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다. 

세계 주류시장 서열 2위(2019년 기준)인 프랑스기업 Pernod Ricard은 2017년 프리미엄 무알코올 진 브랜드 Ceder’s 런칭했다. 이전까지는 NOLO시장의 본고장 영국에서 한정 유통하였던 것과 달리, 지난 1월 말 신제품 ‘Ceder’s Crisps’가 비로소 프랑스에도 상륙하였다.

 

Pernod Ricard는 프리미엄 무알코올 진 Ceder’s 시리즈 (500ml,  약 20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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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Ceder’s 홈페이지

 

이처럼 NOLO 시장 중에서도 프랑스인들이 주목하는 품목은 무알코올 스피릿(les spiritueux sans alcool)이다. 일간지 레제코(Les Echos)에 따르면, 2020년 Paris Cocktail Week (2020년 1월 24일-2월 1일 개최)에는 무알콜 스피릿 부스 Le OFF가 새롭게 추가되었다. 애주가의 나라 프랑스에 2017년 새롭게 등장한 이 틈새시장은 매년 3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다. 무알코올 증류주라는 새로운 품목과 더불어 '언택트' 시대에 적합한 디지털 마케팅 또한 새로운 주류시장 트렌드 중 하나다.

코로나19로 인해 바와 레스토랑이 문을 닫자 주류 회사들은 on-line bar 또는 home-drinking등을 컨셉으로한 ‘화상음주’ 디지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록다운으로 생활반경이 제한된 소비자들에게 소셜미디어(Facebook, Instagram, Twitter 등)를 활용하여 지루한 일상을 극복하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구축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무알코올 맥주로도 유명한 영국 수제맥주전문 브랜드 BrewDog은 프랑스 1차 록다운 당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화상 음주 모임 on-line bar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그 밖에도 AR(증강현실) app을 주류 라벨에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마케팅이 주류시장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폰에 App을 설치하고 휴대폰 카메라로 와인 라벨을 비추면 휴대폰 화면에 움직이는 AR 캐릭터가 등장하여 각 와인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AR 기술을 활용하여 제품 자체의 경험 뿐 아니라 게임을 하듯 스토리텔링을 생동감 있게 접하는 새로운 형태의 소비자 경험이 가능해진 것이다. Jonny Walker(영국 Diageo 사)는 유명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리즈와의 파트너쉽을 맺었고, 19 Crimes(호주 Treasury Wine Estates사)는 범죄자를 컨셉으로 독창적인 디지털 마케팅을 선보였다. 올해 초 프랑스 보드로의 와이너리 Château Laffitte Carcasset도 AR 스타트업 기업들(Snap Press, POSQA)과 합작하여  AR 라벨을 입힌 신제품 '더코르세어(The Corsair)'를 출시했다.


프랑스 와이너리 Château Laffitte Carcasset의 AR 라벨 (와인 The Cors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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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Château Laffite Carcasset 유투브 공식 채널


전통과 역사를 중요시하는 프랑스 와이너리에서 가장 새로운 기술를 접목한 신제품을 선보인 것은 상징적인 행보다. 이는 기존 소비자층을 넘어 보다 젊은 소비자층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비교적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상에 노출이 쉬운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한 세계 주류 기업들의 디지털 마케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뜻밖의 E-Commerce, 프랑스 주류시장 유통구조 변화

코로나19와 함께 전세계 E-commerce가 무서운 속도로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주류시장 또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와인의 전자상거래화는 예상치 못한 큰 변화 중 하나이다. 물론, 코로나19 이전에도 프랑스의 E-commerce는 주류 뿐 아니라 다양한 시장에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하지만 프랑스인들에게 와인은 지역 특산물에 가까운 개념으로, 다른 품목과는 달리 주로 집 부근의 와인전문매장(caviste)이나 동네 마트를 통해 구입하는 전통적인 오프라인유통 방식을 유지해 왔다.

2019년 5월 프랑스 경제매거진 Reussir가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프랑스의 온라인 와인 판매 점유율은 전체의 10%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또한 그 당시에는 온라인 유통의 점유율에 대해 2022년까지 매년 평균 6% 성장을 전망하였었다. 그 후 1년 뒤, 지난 5월 7일 Reussir는 1차 록다운 기간 동안 프랑스 내 온라인 와인 판매가 4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비교적 더디게 성장하고 있던 온라인 와인 시장이 무려 8배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그동안 꾸준히 전통적인 방식을 고집해 오던 와인 유통구조가 코로나19 이후 E-commerce 급성장 대열에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되었다.

프랑스 내에서는 현재 300여개가 넘는 온라인 주류 판매 플랫폼이 이용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은 플랫폼으로 다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프랑스 내 인기 온라인 주류 전문 사이트

사이트 주소

LAVINIA.FR

VENTEALAPROPRIETE.COM

SAVEUR-BIERE.COM

특징

2005년 설립되어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 와인 보유,

폭넓은 스팩트럼

와이너리 직구 중심의 온라인 플랫폼으로 합리적인 가격과 빠른 배송이 장점

100% 맥주 전문 온라인 플랫폼,

각종 세계 맥주 보유

취급 주종

와인, 스피릿 및 주류 액세서리

와인, 스피릿

맥주 및 관련 키트

자료: 와인전문 매거진 La RVF 홈페이지 및 파리무역관 자료 종합


또한 프랑스의 스피릿 전문 온라인 플랫폼 Whiskies du monde에서는 우리나라 프리미엄 소주 브랜드 Hwayo를 유통하고 있다. Hwayo의 프리미엄 라인 X.Premium(50cl, 41도)은 위스키로 분류되어 판매중이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아시아국가(일본, 대만)의 스피릿 제품도 구매할 수 있다.


Whisky du monde 홈페이지 메인 화면( 왼쪽에서 두 번째 우리나라 Hwayo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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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Whiskies du monde 홈페이지


프랑스 내 한국산 주류 시장 규모가 비교적 작은 것을 감안할 때, 아직까지 한국 주류는 아시아인 소비자를 기반으로 하는 아시아 식료품 전문점을 통해 유통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한국주류시장의 확대를 위해서는 1차적으로 프랑스 내 아시아인 소비자층을 견고히 한 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Whiskies du monde와 같은 프랑스 로컬기업을 통해 보다 폭넓은 현지 고객층을 확보하는 전략이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프랑스 주류 수입규모 및 수출시 관세

프랑스에 대량으로 생산하는 와인 품목을 제외한 맥주와 스피릿 제품의 수입 규모는 다음과 같다. GTA에 따르면 맥주 즉 HS Code 220300 품목의 경우 프랑스가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 1위는 벨기에, 2위는 네덜란드, 3위는 독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37번째로 2019년 대비 2020년(9월까지) -35% 수입 규모가 감소하였다.

한 편, 증류주 그 중에서도 소주를 포함하는 HS Code 220890 품목(변성하지 않은 에틸알코올, 증류주, 리큐르와 그 밖의 주정음료)의 경우 이탈리아, 멕시코, 벨기에에서 가장 많이 수입을 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순서대로 1-3위). 우리나라는 수입 국가 중 25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9년 대비 9.56% 수입 규모가 증가하였다. 다른 주류 품목에 비해 우리나라의 스피릿을 프랑스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수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EU FTA 협정에 따라 프랑스로 수출 시 맥주(HS Code 220300) 및 증류주(HS Code 220890) 모두 관세율이 0%이다(FTA 적용 전 기본세율 30%).


전문가 의견 및 시사점

국제위스키전문협회 IWSR 관계자 M씨는 코트라 파리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25세 미만인 Z세대들은 이전세대보다 음주량이 적고, 마시더라도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그는 Diageo사의 저도 위스키 또는 Pernod Ricard사의 무알코올 진이 이러한 새로운 니즈에 응답하는 움직임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록다운 기간동안 급부상한 프랑스 주류시장의 e-commerce 성장은, 앞으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데 있어 주목할만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 대표 술이자 저도 증류주인 소주의 새로운 변화를 통해 프랑스 및 유럽 주류시장의 틈새를 노려볼 수도 있을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시대, 우리 기업의 효과적인 프랑스 주류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기존 클래식 라인과는 차별화된 스피릿 및 맥주 제품의 개발, 그리고 웰빙과 NOLO 시장을 중점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IT 기술을 활용하여 젊은 소비자층과 소통할 수 있는 독창적인 디지털 마케팅을 펼친다면 우리 기업의 프랑스 진출이 더욱 유리할 것으로 전망한다.

 



자료 : Liberation, Le Parisien, Les Echos, Reussir, Sante Public France, lnsern, IWSR, La RVF, OECD, Château Laffite Carcasset ,Whiskies du monde 홈페이지, 썸네일사진 Francesco Carta. Getty Images, GTA, 통합무역정보서비스, KOTRA 파리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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