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성 언더웨어 시장에 새 바람 분다

- 편안함 앞세운 브랜드 성장세 뚜렷 -

- 노와이어, 노사이즈, 스포츠 전용 언더웨어가 인기 -

 

 

 

중국 여성 언더웨어 시장, 페미니즘이 대세

 

최근 중국에서 페미니즘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패션계에서도 이를 반영한 아이템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신체를 과하게 강조하는 화려하거나 불편한 디자인 보다 기능에 충실하면서 편안한 착용감을 주는 언더웨어가 각광받고 있는 추세다. 온라인쇼핑몰 티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브라탑’ 제품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5%나 늘었다. ‘노와이어 브라’ 제품 판매량도 두 자릿수 늘어 브래지어류 전체 매출에서 70% 이상을 차지했다.

 

이처럼 자연스럽고 편한 언더웨어 제품이 주목 받으며 매출을 견인해 나가는 주된 이유는 타인의 눈보다 나 자신의 생각과 자유를 추구하는 젊은 여성들이 늘어나면서다. 인위적인 볼륨감보다는 자기 몸에 잘 맞고 편안한 언더웨어를 선호하는 여성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전통 언더웨어 기업은 성장 둔화, 언더웨어 업계 판도 바뀐다

 

편안한 브래지어의 유행은 중국 여성 언더웨어 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와이어나 패드를 줄여 편안함과 실용성을 겸비한 신규 브랜드 제품들이 과거 여성적 라인을 강조했던 전통 강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최대 여성 언더웨어 브랜드 코스모 레이디(Cosmo Lady, 都市麗人)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20% 가량 감소한 40억 8200만 위안에 그쳤고 12억 9900만 위안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올해 상반기 코스모 레이디는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중국 내 5900여개 점포의 약 10%인 500여개 점포를 폐점시켰다. 홍콩 언더웨어 메이커 엠브리폼(Embryform, 安莉芳)도 중국 내 매출 부진 영향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주요 언더웨어 기업의 매출액 및 영업이익 동향

(단위: 억 위안)

자료: 每日经济新闻

 

전통 강자들이 고전하는 사이 온라인 판매 채널에선 편안함을 내세운 란제리 브랜드들이 약진을 하고 있다. 2012년 창립된 중고가 언더웨어 브랜드 네이와이(NEIWAI, 内外)는 ‘입지 않은 것처럼 편안한 착용감’을 앞세워 창립 5년만에 온라인 매출이 1억 5000만 위안을 기록했고 티몰 TOP 15 언더웨어 브랜드로 성장했다. 체험을 중시하는 소비자 성향과 온오프라인 매장의 시스템적 통합이 이루어지는 시대적 흐름에 맞추어 2016년부터는 오프라인 시장에도 진출했다. 2019년 기준 네이와이는 중국 내에서 60여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확보하였다. 또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5차례에 걸쳐 벤처캐피탈로부터 2억 위안 넘는 투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네이와이 벤처투자 현황

자료: 投资界, 36氪

 

2016년 설립된 온라인 란제리 브랜드 유브라스(Ubras)는 둘레나 컵 사이즈에 제한 없이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는 ‘노사이즈 브라’를 출시해 여성 소비자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해 유브라스의 연간 매출은 전년대비 300%나 급증했으며, 올해 ‘티몰 618쇼핑 페스티벌’ 기간 노사이즈 브라가 약 1억 위안치나 팔렸다. 최근에 유브라스는 스타트업 벤처캐피탈 기업 세콰이어(Sequoia, 红杉资本) 주도로 이뤄진 시리즈 B+ 라운드 펀딩을 통해 1억 위안 넘은 자금조달을 완료했다.

 

유브라스 벤처투자 현황

자료: 投资界, 36氪

 

편안한 언더웨어가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르자 패션 기업들도 언더웨어 사업에 뛰어들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유니클로는 일찍부터 중국에 노와이어 브래지어 제품을 선보여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외에도 레딘(LEDIN, 乐町), 톤라이온(TonLion, 唐狮), 베로 모다(Vero Moda), 온리(Only) 등 패션 브랜드들이 ‘편안함’을 강조하는 언더웨어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키워드로 보는 중국 언더웨어 소비 트렌드

 

① 노와이어

 

노와이어 언더웨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섹시함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인 와이어가 이제 불필요해졌다. 통기성이 좋은 원단을 사용해 쾌적하게 입을 수 있고 움직임이 많아도 안정감 있고 편하도록 설계된 제품이 여성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나치게 타이트하거나 콤플렛스 보장에만 초점을 둔 브래지어 사용은 가슴 건강과 몸 전체의 신지대사에 좋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진 것도 여성 소비자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에서 인기 있는 노와이어 브래지어 제품

자료: CBNDATA, TMALL

 

② 노사이즈

 

극강의 편안함을 자랑하는 노사이즈 브래지어 제품도 인기다. 프리사이즈로 출시 된 제품으로 둘레나 컵 사이즈에 제한 없이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고 구매 시 사이즈 선택을 고민할 필요가 없어 온라인 유통에 특히 적합하다. 장시간에 착용해도 압박 없이 편안하고 매일 입을 수 있는 데일리 브래지어로 반응이 좋다. 출장ㆍ여행 등으로 장거리 비행이 잦은 여성들의 ‘수면 속옷’으로도 사랑을 받고 있다.

 

중국에서 인기 있는 노사이즈 브래지어 제품

자료: CBNDATA, TMALL

 

③ 스포츠 전용 언더웨어

 

스포츠 활동이 늘어나면서 스포츠용 언데웨어도 부상하고 있다. 나이키(NIKE), 안타(ANTA, 安踏), 언더아머(Under Armour) 등 브랜드들은 격렬한 활동에도 안정적으로 몸을 잡아주고 기능성 소재로 쾌적함을 제공하는 스포츠 전용 언더웨어로 마니아층이 두껍다.

 

중국에서 인기 있는 노사이즈 브래지어 제품

자료: CBNDATA, TMALL

 

시사점

 

중국에서 화려한 디자인의 여성 언더웨어가 퇴조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고 편안한 착용감을 강조한 언더웨어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페미니즘의 확산으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억지로 몸매를 강조하는 언더웨어를 입기보다 자신의 신체에 가장 잘 맞고 편한 착용감을 주는 언더웨어를 입는 여성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선 이 같은 편안한 언더웨어 열풍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의류업계 전문가 궈루이(郭瑞)는 “보디 포지티브는 이미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자연스럽고 편안한 자신의 모습을 지향하는 사회적 흐름이 멈추지 않는 이상, 편안한 언더웨어의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국 언더웨어 시장을 겨냥한 우리 기업들은 이러한 트렌드를 주목하고 알맞은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편안한 착용감과 기능성에 더해 프리미엄과 고급스러운 컨셉까지 ‘나를 위한 제품’으로 중국 여성 소비자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

 

자료: 每日经济新闻, 投资界, 36氪, CBNDATA, 中国商报, KOTRA 선양무역관 자료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