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 Global

코로나19로 보는 슬로바키아 소비자의 소비성향

- 10년간의 성장으로 인한 소득증가로 상승된 구매력에도 보수적인 소비성향 -

- 신선식품 및 위생용품의 판매 여전히 강세, 음식배달 및 온라인 쇼핑의 확산은 더딘 편 -

 



가계소득 및 구매력 증가


BNP Paribas 그룹의 L’Observatoire Cetelem 경제연구기관은 유럽 다양한 국가의 소비자 성향을 분석하여 제공하고 있다. 이 기관의 2019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슬로바키아에서는 전반적인 상품 구매의사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2009년 이래 10년간 꾸준히 성장해 온 슬로바키아의 가계소득이 높아진 것이 구매력 증가로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2019년 유럽 주요국가 소비자의 상품 구매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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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L’Observatoire Cetelem 설문조사

 

또한 동 기간 중 슬로바키아 소비자의 구매력은 6%에서 35%로 증가한 반면, 유럽연합 평균은 24%에서 23%로 1%p 하락하였다. 슬로바키아 소비자가 구매 시 가장 중요시하는 요인은 가격과 품질로, 이들 요인은 음식, 가구, 의류, 가전제품 등 모든 거래에서 나타났다.


식료품 비축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의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식료품점과 약국을 제외한 많은 오프라인 상점들이 감염병 확산 예방을 위해 영업제한에 놓여있어 소비자의 구매 패턴도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연구기관인 Nielsen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변화한 소비패턴은 총 6가지 핵심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첫번째 단계에서는 감염병의 확산이 모든 소비자의 관심사로 대부분의 소비가 의약품 및 방역용품에 집중되는 단계이고, 마지막 6번째 단계는 모든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감염병 확산 이전으로 돌아간 단계를 말한다. 슬로바키아는 현재 4단계의 소비패턴을 보이는데, 이는 대부분의 소비자가 충분한 의약품 및 방역용품을 구비했고 대부분의 상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기 시작한 단계이다.

 

다른 지역과 유사하게 감염병 확산에 대한 뉴스를 접한 슬로바키아 소비자들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여 평소보다 많은 상품을 구매했다. 이로 인해 2월 마지막 주(9주)부터 소비는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으며, 해당 주는 전년 같은 주 대비 20%나 증가된 소비가 발생했다. 슬로바키아의 첫 코로나19 확진자는 3월 6일에 발생했으나, 주변국의 뉴스를 접한 소비자들이 일찍 사재기를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2월 마지막 주에는 일시적으로 살균제, 세제, 비누, 쌀, 밀가루, 파스타 등은 대부분의 상점에서 품절현상을 보였다.

 

3월 첫 주(10주)부터는 사태가 안정화되어 필수품 품귀현상은 완화되었으나, 여전히 구매량은 예년의 평균을 웃돌았다. 10주에도 식료품점들의 매출은 지난해 대비 12% 증가하였다. 하지만 이도 잠시 11주(3월9일~15일)에 들어서며 슬로바키아 내 확진자 발생 뉴스를 접한 소비자들은 다시 사재기를 시작했고 11주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나 증가했다. 소매점은 최대 성수기인 크리스마스 연휴 전주와 유사한 수준의 매출을 누렸다. 이는 슬로바키아에서 두 번째 큰 명절인 부활절연휴 전주의 최근 2년의 매출을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슬로바키아의 식료품점들은 28%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고 약국들은 전년대비 57%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다.

 

2019년 대비 2020년의 식료품점 및 약국 매출 증가율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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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Neilsen Company (슬로바키아 5대 식료품점 및 4대 약국 체인 매출 데이터 분석)

 

9주부터 11주(2월 24일~3월 15일) 기간 중 주요 생필품 판매 증가율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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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Neilsen Company (슬로바키아 5대 식료품점 및 4대 약국 체인 매출 데이터 분석)

 

알코올 음료 판매


이 3주 동안 무알콜 음료는 전년 대비 16%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알코올 음료의 경우 5%만 증가하여 인접국 체코공화국의 14%보다도 낮은 판매증가율을 보였고 11주의 알코올 음료 판매량은 전년 대비 4.3%만이 증가했다. 국가마다 확산 기간은 상이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알코올 음료 판매량이 폭증하고 남아공, 인도, 태국 등의 국가가 금주령을 선포한 상황과는 다른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는 각 술의 종류별 판매량을 통해 소비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

 

11주의 알코올 음료 종류별 소비증가율을 보면, 리큐르류는 12%, 브랜디류는 6% 그리고 위스키류는 2% 각각 감소하였으나, 진(Gin)류, 슬리보비챠(Slivovica, 자두증류주) 및 현지식 전통 과일증류주들은 그 판매량이 대폭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슬로바키아 주류별 판매 증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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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Neilsen Company (슬로바키아 5대 식료품점 및 4대 약국 체인 매출 데이터 분석)

 

이를 통해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초기부터는 칵테일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리큐르류나 숙성된 유색증류주 소비는 감소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향미가 약한 투명 증류주의 소비는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전년 동기 대비 신선식품의 판매는 20%, 소스류는 10%, 그리고 반려동물용 식품은 17% 판매증가를 보였다.

 

온라인 쇼핑


대부분의 슬로바키아 소비자는 여전히 오프라인 상점에서 물건을 확인하고 구매하기를 선호하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상점의 영업이 제한되고, 자가격리가 늘어남에 따라 온라인 구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1백만개가 넘는 온라인상품의 가격정보를 제공하는 가격정보사이트 Pricemania에 따르면, 코로나19전에는 연간 30%수준의 방문자수 증가율을 보였으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3월 말 기준으로 전년보다 방문객수가 두 배로 증가했다고 한다.


Eurostat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의 비율이 2009년 28%에서 2019년 60%로 증가하여 27개 유럽회원국 중 13위를 기록했다. 슬로바키아의 3대은행 CSOB은 온라인 상품 구매에 대한 결제 건수가 3월에만 전월 대비 25% 증가했기 때문에 2020년에는 이 비율이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비성향 분석 기관 2muse 

자료 : 2muse 홈페이지(www.2muse.sk)

 

소비자 데이터 분석 에이전시인 2muse는 2020년 4월 중 슬로바키아의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의 75%는 코로나19 확산 중 자신의 소비방식을 바꾸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확산 전에는 10명 중 8명이 일주일에 2회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상점을 방문한 반면, 확산 이후에는 주 1회로 방문 횟수를 줄이고 1회 구매량을 두 배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주일에 1회 미만으로 상점을 방문하는 소비자의 수도 급격히 증가했는데,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주 1회 미만으로 상점을 방문한다고 답변했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3월 12일 국가위기상황을 선포하고 5월까지 약국, 식료품점, 우체국 등 주요 상점의 평일 오전 영업시간을 65세 이상 고령인구만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85%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감염 시 치사율이 높은 고령자를 위해 식료품 및 생필품 구매를 대신 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식당이 영업제한을 받음에 따라 활발하게 마케팅 활동을 전개한 Wolt, Uber Eats, Bolt Food 등의 배달앱 확산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2% 만이 음식 배달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의 2의 응답자들은 집에서 음식을 조리하여 식사한다고 대답했고 나머지는 식료품점의 반조리 식품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사점

 

코로나19 감염병확산은 각 국가별로 다양한 대처방향과 그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슬로바키아는 유럽연합 회원국 내에서도 인구 대비 감염자수 및 사망자수가 매우 낮은 국가로 꼽히는데, 현지 언론 The Slovak Spectator는 성공적인 방역요인으로 조기에 국경을 강력히 통제한 점, 조기 마스크 의무착용 및 지도자 및 유명인들이 솔선수범하여 언론 및 매체 앞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점, 관광 유동인구가 적은 슬로바키아의 특성을 꼽았다.

 

접촉을 피할 수 있는 음식배달과 온라인쇼핑이 일상화 되어있는 한국과는 달리 전통적인 가정식과 장보기가 일반적인 슬로바키아에서도 식료품 품귀현상이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 휴교령에 의해 직장인들이 가정에서 아이들과 노부모를 돌보고 대부분의 소비자가 혼동에 빠져 사재기를 하지 않은 결과로 볼 수 있다. 슬로바키아 슈퍼마켓 3대 체인인 BILLA의 대변인 Beata Bacikova는 4월 초부터 이미 판매량 급증세는 완화되고 보존기간이 긴 식품보다는 과일, 채소, 육류 등의 신선식품의 판매량이 다시 증가하였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나타난 슬로바키아의 소비활동은 식품보다 개인의 위생이나 건강보조식품 소비의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고, 정부 방침에 의해 모든 상점이 입구에 손소독제와 일회용 장갑을 비치했음에도 절반이상의 소비자가 개인이 휴대한 장갑을 사용하고 제공된 제품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로 볼 때, 새로운 제품을 쉽게 신뢰하지 않고, 개인 및 가족의 안전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보수적 소비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자료 : 현지언론(The Slovak Spectator, SITA), 2muse, Neilsen Company, L’Observatoire Cetelem, BILLA, KOTRA 브라티슬라바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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