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 Global

지갑 얇아진 미국 소비자, 스토어브랜드 찾는다

- 올 1분기 스토어브랜드 매출 14.6% 껑충 -

- 고용 불안하고, 미래 불확실성 불안감에 가성비 높은 제품 선택 -

 



소매유통업체가 독자적으로 개발·유통하는 스토어브랜드 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프라이빗 레이블(Private Label) 혹은 자체상표로 불리는 스토어브랜드 제품은 최근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시장에서 세를 더욱 넓혀나가고 있다.

 

코로나19 셧다운으로 고용이 불안정해지고, 향후 경제전망에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더욱 짙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고 이름이 알려진 브랜드보다 좀 더 저렴한 스토어브랜드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제위기로 당분간 스토어브랜드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가 가속화시킨 스토어브랜드의 성장

 

2020년 1분기 스토어브랜드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시장조사기관 Nielsen Private Label Manufacturers Association(PLMA)이 지난 4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1분기 소매점에서 판매된 스토어브랜드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4.6% 늘어난 384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판매량 역시 12.8% 증가한 132억 개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제조업자 상표인 내셔널브랜드의 매출과 판매량은 각각 11.5% 9.2%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슈퍼마켓·할인점·창고형매장 등을 중심으로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면서 가격이 더 저렴한 스토어브랜드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PLMA의 브라이언 샌로프 회장은 “소비자가 느끼는 공포심리가 소비자행동으로 나타난 것이라며 “코로나19 위기로 소비자의 스토어브랜드 수용도도 더욱 높아졌다는 것을 통계를 통해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화장지, OTC 의약품, 손소독제 등 수요 급증상품을 중심으로 스토어브랜드 제조업체들이 비상체제로 공장을 가동 중이다.

 

소매 유통채널 별로 스토어브랜드 매출이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곳은 대형마트로 전년 동기대비 1분기 매출과 판매량은 각각 16.6% 16.5%씩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슈퍼마켓의 스토어브랜드 매출과 판매량 증가율은 각각 18% 22.3%였으며, 드럭스토어는 각각 13% 12.4%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스토어브랜드 제품 판매는 매년 꾸준한 속도로 증가하며, 전체 시장 점유율을 서서히 키워왔다. 2017 1248억 달러였던 스토어브랜드 매출은 2019 1365억 달러로 성장했으며, 시장 점유율은 2018 18.8%에서 2019 19.2% 0.4%포인트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로 내셔널브랜드의 차선책으로 구입할 수 있는 스토어브랜드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구입하게 됐다며, 이를 기회로 스토어브랜드를 사용해보고 만족감을 느끼면 가성비가 좋은 스토어브랜드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7~2019년 스토어브랜드 매출 현황

(단위: 10억 달러)

                                          

자료 : PLMA/Nielsen, PLMA 2020 Private Label Yearbook

 

코로나19발 경제위기, 스토어브랜드에 기회 될 수도

 

코로나19로 대량해고 사태가 벌어지고, 향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소비를 최대한 줄이고, 혹시 모를 미래를 대비해 저축을 늘리면서 소비를 결정하는 데 있어 가성비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미국 경제분석국이 지난 5 29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4월 미국인의 저축률(가처분 소득대비 저축 비율) 3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그레고리 데이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불확실성과 바이러스 공포가 소비자들의 정상적 지출 의지를 억누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인 개인 저축률 변화 추이

 

주: 1960 1~2020 4월까지 변동을 나타낸 그래프, 회색 세로선은 경기침체 시기

자료: U.S. Bureau of Economic Analysis,(이미지 ST. Louis Fed)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던 시기에는 브랜드에 상관없이 구입 가능한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아 넣으며 스토어브랜드 판매가 증가했다면, 경제 재개가 시작된 시점에서 소비자들은 씀씀이를 줄이고, 가성비가 높은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스토어브랜드를 선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RI는 소비자들이 이미 편의점에서 스낵이나 음료 구입을 줄이고, 달러스토어에서 장을 보거나 스토어브랜드에 지출을 늘리는 등 경기침체 시기의 구매 패턴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패턴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코로나19 이전부터 내셔널브랜드를 위협해 오던 스토어브랜드 제품 판매는 코로나19로 인한 향후 경제 불안감과 소비위축의 영향으로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전망 및 시사점

 

최근 몇 년간 유통업계에는 스토어브랜드 론칭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식품, 건전지, 청소용품 같은 생필품은 물론이고, 패션과 뷰티 업계도 소매업체가 자사 브랜드를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2019년 하반기 유통업계 스토어브랜드 론칭 현황

소매업체

브랜드명

세부 사항

 

ShopRite

 

Bowl & Basket, Paperbird

- 2019년 11월 론칭

- (Bowl & Basket) 식품브랜드, (Paperbird) 화장지·키친타월 브랜드

- 브랜드 론칭과 함께 총 100여 개 제품을 선보였으며, 2021년까지 두 브랜드의 제품 개수를 3,500개까지 늘려나갈 계획

 

Dick’s Sporting Goods

 

 

DSG

- 2019년 8월 론칭

- 여성·남성·어린이 스포츠의류. DSG 브랜드 매출 20억 달러 목표 설정

- 여성복은 레깅스·탱크톱·스포츠브라, 남성복은 기능성 티셔츠·스웻셔츠, 어린이용은 그래픽티셔츠·런치박스·축구공 등이 주요 품목

 

 

Target

 

 

Good & Gather

- 2019년 9월 론칭

- 타겟은 2020년까지 총 2000개의 제품을 판매하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식품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발표

- 기존 스토어 식품브랜드 제품을 서서히 줄여나가며, Good & Gather를 타겟의 플래그십 브랜드로 키워나갈 계획

 

Bed Bath & Beyond

 

One King Lane Open House

- 2016년 홈데코 비즈니스인 One King Lane을 인수하고, 20199월 론칭한 홈데코 및 가구 브랜드 론칭

- 가정용 장식품부터 소파·테이블·램프·거울 등 홈퍼니싱 제품을 취급하며, 가격대는 품목에 따라 34.99~1199.99달러

 

7-Eleven

 

24/7 LIFE by 7-Eleven

- 2019년 9월 론칭

- 해당 브랜드로 배터리·OTC 의약품·청소용품·사무용품·와인액세서리·여행용 세면도구·휴대폰 충전케이블 등 200여 개 제품을 판매

 

 Kroger  

 

Simple Truth Plant Based

- 2019년 9월 론칭

- 2013년 선보인 Kroger의 스토어브랜드 Simple Truth가 성공을 거두면서 식물성 원료를 선호하는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

- 주요 제품으로는 사워크림·파스타소스·식물성 버거패티와 소시지 등이 있음.

 

식품, 생필품, 의류, 홈퍼니싱에 이르기까지 소비재 모든 품목에서 유통업체들이 스토어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 같은 현상은 코로나19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백화점 Kohl’s는 여성복과 운동복 라인 판매 강화를 위해 추가로 스토어브랜드 론칭을 계획하고 있으며, JCPenny 의류 부문의 스토어브랜드로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유통업체들의 스토어브랜드 확장 열풍은 품질경쟁력을 갖췄으나 미국 내 브랜드인지도가 낮은 한국 수출기업에 큰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스토어브랜드 점유율이 높은 식품업계는 K-Food 트렌드를 발판으로 스토어브랜드 시장에 진출하는 전략도 구사해볼 수 있다. 아시안 식품을 유통하는 바이어 A씨는 한국에서 잘 알려진 내셔널 브랜드 외에 좀 더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는 스토어브랜드 제품 품목이 더욱 다양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국기업 낫소가 제조하고 Costco가 스토어브랜드로 판매해 큰 성공을 거둔 Kirkland 골프공

                           

자료: thegolfnewsnet.com

 

Trader Joe’s에서 스토어브랜드로 판매돼 화제를 모은 한국산 냉동 파전

                     

자료: mantoujoe.blogspot.com

 

 

자료: Nielsen, Private Label Manufacturers Association, IRI, CNBC, Forbes, Supermarketnews, KOTRA 뉴욕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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