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모조품 판매 이커머스 기업에도 책임 묻는 법안 추진
- 미국 하원, Amazon과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에도 모조품 판매 책임 물을 수 있는 법안 발의 -
-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우리 기업들도 법안 진행 과정 주시할 필요 -
미국 소매업계의 큰 화두였던 ‘온라인 쇼핑’, ‘이커머스(e-Commerce)’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더욱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전역의 각종 자택 대기령 및 바이러스 전염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더 많은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면서, 이커머스는 우리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는 양상이다. Amazon, eBay, Walmart와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편리함’이라는 큰 장점이 있으나, 한편으로 모조품(Counterfeits)의 판매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존재한다. 모조품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온라인 쇼핑 플랫폼들의 모조품 판매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려는 의회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법안 규제 내용
지난 3월 2일 미국 하원 의회에서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 제3자가 판매하는 ‘모조품’에 대해 해당 이커머스 기업도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하는 일명 ‘SHOP SAFE Act of 2020’ 법안(H. R. 6058)이 발의됐다. 양당으로 구성된 4명의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발의한 이 법안은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제3자 판매자(Third party sellers)의 모조품 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이커머스 기업들이 취해야 하는 일련의 절차들을 포함하고 있다.
법안의 내용을 분석한 미국 지식재산권 전문 미디어 IPWatchdog.com에 따르면, 모조품의 판매·유통·광고와 연관된 이커머스 플랫폼은 아래에 나열된 일련의 과정·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모조품의 실제 판매자와 공동으로 해당 위반사항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되어 있다. 즉, 모조품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및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취해야 할 지침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 제3자 판매자의 신원과 연락처 등의 정보를 정확히 검증
⦁ 판매자로 하여금 관련 제품이 모조품이 아님을 증명하도록 요구
⦁ 해당 플랫폼 이용 시 모조·위조 관련 행위(Counterfeiting)를 할 수 없으며, 미국 내에서 법적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판매자의 동의 획득
⦁ 판매자의 신원, 연락처, 제품의 원산지(Geographic origin)를 표기
⦁ 판매자가 직접 소유하거나 사용 허가를 보유한 정확한 판매(제품) 이미지만을 사용하도록 판매자에게 요구
⦁ 판매자의 제품을 플랫폼에 선보이기 이전, 모조품 여부를 검증하기 위한 기술(Technology)을 사용
⦁ 모조품을 판매 상품 목록에서 적시 제거
⦁ 해당 플랫폼에서 모조품 판매와 3번 이상 연루된 판매자 퇴출
⦁ 이미 퇴출당한 판매자가 다른 이름으로 재가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철저한 판매자 검증
⦁ 요청에 따라 판매자 관련 정보를 사법 당국 및 모조된 상표의 실제 소유자에게 공유
SHOP SAFE Act of 2020 법안이 하원·상원 의회 통과를 거쳐 대통령으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을 경우, 기존 상표법(Trademark Act of 1946)의 ‘상거래 시 상표권 등록 및 보호’와 관련된 제32조에 해당 법안 내용이 추가될 예정이며 SHOP SAFE Act of 2020 법안의 원문은 다음의 링크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https://www.congress.gov/bill/116th-congress/house-bill/6058/)
법안 추진 배경
이 법안이 발의된 가장 큰 배경으로 ‘이커머스의 호황’을 꼽을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통한 쇼핑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제는 온라인에서 찾아보기 힘든 제품이 없을 정도로 온라인 판매 업계는 거의 모든 소매 분야로 그 영역을 넓혔다. 이처럼 편리한 온라인 쇼핑이지만, 소비자들은 제품을 실제로 확인하지 못하고 궁극적인 판매자가 정확히 누구인지 모른 채 구매하기 때문에 모조품을 구매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Statista에서 2019년 12월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Amazon을 비롯한 다양한 이커머스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가 상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인지도 1위의 플랫폼은 단연 Amazon으로 약 81%의 인지도를 기록했고, eBay, Walmart.com, Macys.com, Kohls.com, Etsy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생각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이러한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모조품을 구매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73%의 소비자들이 eBay를 모조품 구매 위험성이 가장 높은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꼽았으며, 최근에는 미국 소비자들의 이용 또한 증가하고 있는 중국의 이커머스 플랫폼인 Ali Express와 Alibaba도 모조품 구매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커머스 플랫폼별 인지도 및 모조품 구매 위험성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이커머스 플랫폼별 소비자 인지도 |
모조품 구매 위험성이 있는 플랫폼 |
||
플랫폼 |
인지도(%) |
플랫폼 |
응답률(%) |
Amazon |
81 |
eBay |
73 |
eBay |
74 |
Ali Express |
69 |
Walmart.com |
70 |
Alibaba |
64 |
Macys.com |
65 |
Amazon |
50 |
Kohls.com |
62 |
Yatego |
42 |
Etsy |
56 |
Rakuten |
30 |
Rakuten |
34 |
Etsy |
27 |
Ali Express |
31 |
Walmart.com |
14 |
자료: Statista Consumer Survey(Luxury & Counterfeiting in the U.S. 2019, 2019년 12월 발간)
인지도 1위의 온라인 쇼핑몰인 Amazon에서 실제로 수많은 중국산 모조품이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월 미국의 뉴스 미디어 CNBC에서는 중국산 모조품으로 인한 미국 소상공인들의 피해에 대해 보도한 바 있는데, 실제로 피해를 겪은 미국 소상공인은 “중국산 모조품 하나를 끌어내리고 나면 또 다른 모조품이 바로 모습을 바로 드러낸다.”며 너무나도 빨리 퍼지는 모조품들을 모두 제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전했다.
TV 마케팅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미국 기업 Telebrands사의 실제 제품(왼쪽)과 모조품(오른쪽)의 모습
자료: CNBC
피해를 겪는 소상공인들은 미국의 판매시장을 위협하는 이러한 모조품들을 막기 위한 국가적 조치를 더 늘려야 한다고 트럼프 정부에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 역시 중국발 모조품의 온라인 판매를 저지하기 위한 새로운 계획을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대응 중이다. 미국 국토안보부(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 국경에서 압수되는 모조품 건수는 지난 20년간 10배 증가했다. 2018년 한 해 동안 압수된 모조품 중 약 90%가 중국 본토 혹은 홍콩발 제품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토안보부는 이러한 모조품과 맞서 싸우기 위해 다국적 이커머스 기업들의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커머스 모조품 판매, 지금은 어떻게 해결되고 있나?
그렇다면 이러한 모조품의 온라인 판매가 적발될 경우, 지금은 어떻게 해결되고 있을까? 이커머스 상의 피해에 대한 소비자나 합법적인 상표권 소유자에게 주어지는 구제 방법은 안타깝게도 매우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보편적으로 온라인 상 모조품 판매자의 실제 신원이 드러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가해자를 밝혀 미국 법정에서 소송을 제기하기란 매우 어렵다. 또한, 다수의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모조품 적발 시 즉시 웹사이트에서 삭제하고 있지만, 모조품 판매자들은 또 다른 이름으로 나타나 판매하기 때문에 이 역시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제3자 판매자에 의한 모조품 판매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판례에 따르면, 궁극적으로 고객에게 해당 모조품을 판매한 당사자는 제3자 판매자이며, 판매자에게 기반서비스만을 제공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에게 ‘직접적인 위반자’로서의 법적인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처럼 모조품 관련 피해자에게 다소 불리한 현재의 법 구조 또한 SHOP SAFE Act of 2020 법안의 추진 배경의 하나로 볼 수 있겠다.
시사점
상표권 분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법안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대한 이커머스 기업들의 책임 범위를 매우 강화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이커머스의 범람 속에서 이러한 성격의 법안이 이미 추진되었어야 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Amazon이나 eBay와 같은 이커머스 업계들 또한 판매자·정부기관·사법기관과 협력해 모조품 퇴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이커머스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거나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판매 중인 우리 기업들 또한 이 법안의 영향을 받을 수 있기에, 미국 의회의 움직임을 염두에 두고 관련 변화를 적극적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해당 법안이 가시화된다면 제3자에 의해 판매되는 모든 제품에 대한 이커머스 기업 검증이 강화될 수 있기에, 관련 기업들은 자사에서 판매하는 제품들 중 상표권 등 각종 지식재산권 침해 요소가 없는지 정확히 파악하여 사전에 관련 조치를 철저히 취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자료: Statista, CNBC, National Retail Foundation(NRF), IPWatchdog.com, Congress.gov, Pixabay, 그 외 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