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 Global

스페인 디지털 배달 산업에서 주목 받는 한식

-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배달 수요 급증 -

- 한식, 스페인 소비자들에게 배달음식으로 각광  -

 

 

 

디지털 배달(Digital Delivery) 산업은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크게 성장했으며, 이러한 분위기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한 식단을 중요하게 여기는 스페인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식이 배달음식으로 주목을 받고 있어, 향후 스페인 요식업에서 한식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전후로 디지털 배달 서비스 급성장

 

요식업은 스페인에서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경제적 타격을 입은 산업 중 하나이다. 스페인 정부가 바이러스 확산 억제를 위해 2020년 3월부터 두 차례 국가경계령을 발동해 시민들의 외출과 지역간 이동, 그리고 요식업 업소들의 운영을 장기간 제한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외국인 관광객 유입도 2019년 8,350만 명에서 2020년 1,900만 명으로 77.3%나 감소해 요식업계의 고통이 더욱 가중되었다. NPD 컨설팅 기업에 따르면 스페인 요식업 매출 규모는 2020년 218.6억 유로로 전년 대비 42% 감소했다. 이로 인해 2020년에만 8만 5천여 개의 요식업 업소가 폐업한 것으로 집계된다. 국가경계령은 2021년 5월 해제되었으나, 각 자치주들은 여전히 자율적으로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유지 중에 있다. 마드리드 주의 경우 식당 실내 및 실외 수용인원이 각각 50%, 75%로 제한되며, 새벽 한 시 이후 영업이 금지되어 있다.

 

이러한 강도 높은 코로나19 방역 정책은 자연스레 음식 배달 서비스업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이어졌다. 외향적인 성향으로 인해 외식 문화를 즐기는 스페인 국민들이지만, 팬데믹 상황 중에는 감염 위험이 높은 식당에 방문하는 것보다, 디지털 배달(Digital Delivery) 방식으로 음식을 주문해 집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이와 같은 추세에 따라, NPD 컨설팅 기업의 조사에 따르면, 스페인 내 디지털 배달 시장 규모는 2019년에서 2020년 사이 33%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건강하고 맛있게’, 한식에 주목하는 스페인 소비자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최근 스페인 소비자들에게 한식이 배달 음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배달앱인 저스트-잇(Just-Eat)의 조사에 따르면, 한식당으로 분류된 식당으로의 온라인 주문 건이 2018년부터 2019년 사이 257%나 증가했다. 또한, 포케(Poke, 날생선 샐러드) 등을 판매하는 하와이 음식 전문점에 대한 주문 건도 221% 증가해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한식과 하와이식의 공통점은 현지 소비자들에게 건강한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한식은 발효된 음식이 많고 재료의 상당 부분이 채소로 이뤄져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여기에 음악이나 영화, 드라마 등 각종 한류 컨텐츠 매니아들이 한식 문화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해, 영상매체를 통해 접한 한식을 실제로 맛보고 즐기는 것으로 파악된다.

 

스페인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한식의 종류는 다양하다. 마드리드에 소재한 한식당 M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를 전후로 온라인 배달 요청이 두 배 이상 늘어났으며, 비빔밥이나 김밥, 라면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 또한, 제육볶음이나 떡볶이와 같이 스페인 소비자들의 입맛에 다소 매운 요리도 판매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한편, 일부 고급 한식당에서도 배달용 메뉴를 별도로 출시했다. 마드리드 소재 퓨전 한식당인 Luke의 경우, 배달용 메뉴로 짬뽕라면, 한국식 치킨, 잡채, 쌈밥 등을 판매 중에 있다.

 

’18/’19년 요리 종류별 배달 건수 증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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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Just-Eat

 

다만, 스페인 소비자들이 디지털배달앱을 통해 가장 많이 주문한 음식은 이태리 피자나 중국식 볶음밥, 터키식 케밥, 햄버거, 일식 마끼 등으로, 아직은 이들에게 가장 익숙한 음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스페인 소비자들이 디지털배달앱을 통해 가장 많이 주문한 음식(’19)

순위

음식

주요 배달 음식

1

이태리식

피자

2

중식

볶음밥

3

터키식

케밥

4

미국식

햄버거

5

일식

연어 마끼

6

스페인식

토르티야(스페인식 달걀감자 오믈렛)

7

닭요리

닭구이

8

인도식

티카 마살라

9

태국식

팟타이

10

멕시칸식

나초

자료: Just-Eat

 

전망 및 시사점

 

스페인 정부의 국가경계령이 해제된 뒤 많은 소비자들이 다시 식당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그러나 현지 업계는 디지털 배달 산업이 팬데믹 사태에만 반짝 성장한 것에 그치지 않고, 오히려 앞으로 더욱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스페인 요식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57%는 디지털 배달 서비스가 2020년보다 2021년에 이들에게 더욱 중요한 사업이 될 것으로 답했으며, 81%는 음식 배달 서비스 확대를 위해 투자를 늘릴 것임을 밝혔다. 스페인 요식업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더욱 디지털화, 언택트화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디지털 배달 산업의 성장과 함께 한식에 대한 관심도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스페인 소비자들은 건강한 음식을 소비하는 것에 대해 타 유럽국가보다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결제 플랫폼 기업인 에덴레드(Edenred) 사의 2020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국 식당에 더욱 건강한 메뉴를 요구하는 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라고 응답하는 스페인 소비자들의 비율은 89%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그리스(87%), 프랑스(79%), 오스트리아(78%) 순으로 이어졌다. 또한,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각종 한류 컨텐츠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어, 이는 한식이 스페인 요식업계의 주류로 자리매김 하는 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식에 대한 관심은 김, 장류와 같은 한국 식자재나 즉석식품에 대한 수출 기회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인근 유럽 국가를 통해 한국 식품을 구매하던 스페인 바이어들이 최근 한국에서부터 직접 수입하는 방안을 고려 중에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식품 수입상인 J사의 영업부장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동 기업은 현재 영국이나 네덜란드에 소재한 대형 도매상으로부터 한국 식품을 구매 중이나, 최근 5년 사이 한국 식품 판매 매출이 60% 가량 증가했으며 색다른 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꾸준히 늘고 있어, 한국에서 스페인에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직수출해 줄 수 있는 기업과 거래 상담 중에 있음을 밝혔다. 또한, 현지 소비자들은 한국의 소스류, 스낵, 음료, 인스턴트 식품 등 다양한 제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향후 한국 제품 취급 비중을 늘려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자료원: Just-Eat, NPD, Edenred, 한식당 M 및 수입상 A사 인터뷰, 현지 언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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