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 Global

농업박람회를 통해본 뉴질랜드 어그테크 트렌드

- 남반구 최대의 농업박람회, 뉴질랜드 해밀턴에서 개최 -

- 농기자재기업 1000여 개사 참가, 최신 트랜드와 신기술 총망라 -

 

 

 

농업박람회 개요

 

매년 농업 도시인 해밀턴에서 개최되는 필데이즈(Fieldays) 농업박람회는 낙농업이 발달한 뉴질랜드에서 개최되는 가장 큰 박람회다. 현지 기업은 물론이고 한국을 포함해 일본, 미국 등 외국기업들도 참가하는 국제적인 행사이다. 작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개최되었고 올해는 다시 해밀턴에서 현장 행사로 개최되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2021년 필데이즈 박람회는 아쉽게도 아직 해외로부터의 입국이 어려운 상황으로, 외국기업들이 행사에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많은 기업은 현지 에이전트를 적극 활용해 농업 관련 기술을 홍보하였고 새로운 수요처를 찾기 위한 기업들의 마케팅 열기로 박람회 현장은 뜨겁기만 했다. 행사 첫날인 616일 아침의 Mystery Creek Road는 전시장을 찾는 차량들의 긴 행렬로 극심한 정체를 보이며, 필데이즈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이 얼마나 큰 지를 짐작하게 했다.

 

필데이즈 농업박람회 행사규모(2019) 및 행사장 입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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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필데이즈 홈페이지(), KOTRA 오클랜드 무역관 현장자료(아래)


뉴질랜드 원예 및 농축산업 경쟁력

 

필데이즈 농업박람회는 이름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농부들을 위한 박람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현장 전시부스를 돌아보면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질문은 'Are you a farmer?'이다. 그만큼 박람회 참여 기업에 있어 농부(특히 가축 농장주)들은 그야말로 핵심 고객인 셈이다. 뉴질랜드는 원예 산업과 낙농/축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특히 많다. 우리가 흔히 뉴질랜드하면 떠올리는 과일이 키위인데, 제스프리(Zespri) 브랜드로 잘 알려진 이 키위는 세계시장 점유율 1위로 11ha의 재배 면적에 유럽, 일본을 포함 전 세계 40여 개국에 수출되는 뉴질랜드 대표 과일이다. 비단 이 키위뿐만 아니라 사과의 경우도 전 세계 생산량의 1% 규모로 유럽, 아시아, 북미 시장에 많이 수출되고 있다. 또한 양파, 파프리카, 단호박 등의 채소류도 일본과 호주 시장에 널리 수출되고 있다.

 

또 하나의 수출 효자 종목을 꼽으라면 낙농제품과 소고기, 양고기 등의 축산 제품을 들 수 있다. 특히 이들 낙농업 관련 축산 농장은 ICT와 관련된 혁신 기술이 사용되는 어그테크(Agritech)의 주요 수요처이기도 하다. 필데이즈 농업박람회 현장에서도 착유 시스템 (Milking System)을 비롯해 가장 많은 어그테크 신기술들이 선보이는 분야도 낙농/축산업이다. 뉴질랜드 낙농/축산업은 시장의 높은 수준의 품질 요구에 대한 대응과 유럽, 호주 등 전통적인 낙농강국과의 경쟁이 치열한 분야로 업계는 이러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원가절감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개발에 관심이 많다.

 

원예업(Horticulture) 및 낙농업(Dairy) 수출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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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Figure NZ, 뉴질랜드 1차산업부

 

착유 시스템(Milking System) 트렌드를 한 눈에

 

필데이즈 박람회 전시장 입구를 따라가다 보면 실내 대형 전시장 옆으로 스웨덴에 본사를 둔 착유 시스템 전문기업 드라발(Delaval)의 전시장이 눈에 띈다. 농장에 수평으로 설치되는 전통적인 착유 시스템과 로터리(회전식)방식의 착유 시스템을 공급하는 드라발은 오랜 기간 이 분야에 축적된 기술로 유럽뿐만 아니라 호주, 뉴질랜드에서도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착유 시스템(Miling System) 공급사 드라발(Dela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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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회전식밀킹시스템()-Delaval홈페이지, 필데이즈 전시관(아래)-KOTRA오클랜드 무역관 촬영

 

뉴질랜드 기업인 밀크테크NZ(Milktech NZ)는 토종 착유 시스템 제조사로 이번 박람회에 참여해 농장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와아파이 기반으로 작동하는 솔루션을 탑재해 착유 시스템을 원격으로 컨트롤하거나 가축들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IoT기반의 스마트파밍 기술력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모델명 TS-1으로 불리는 자동 세척 시스템은 착유 과정 후 살균을 위해 자동으로 분무가 가능한 시스템으로, 스마트 장치를 통해 분사타이밍과 양을 자동으로 설정할 수 있는 제품으로 100% 로컬에서 설계하고 제조된 장비임을 홍보하였다.

 

뉴질랜드 토종기업 밀크테크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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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KOTRA 오클랜드 무역관 촬영 및 밀크테크NZ 홈페이지

 

개체(동물)식별 기술은 관련 분야 다양한 가능성 열어

 

스마트파밍과 관련된 기술 중에서도 EID(Electronic Identification)기술은 가축 정보를 수집하는데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기술로 여겨진다. 이번 2021 필데이즈 박람회에서는 헤밀턴에 기반을 둔 어그테크 기업인 갤러허의 EID 솔루션이 주목을 받았다특히 가축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관련 시스템은 클라우드(Cloud) 기반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농장주들은 이들 데이터 수집을 위한 EID 인터페이스 장비 외에 별도의 서버를 운영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돋보였다.

 

갤러허(Gallagher)EID기반 가축 식별장치와 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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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KOTRA 오클랜드 무역관 촬영 및 갤러허 홈페이지

 

박람회에서는 전자식별 기술을 활용한 EID(Electronic Identification)기술을 선보인 또 하나의 기업이 있었다. 스마트팜 분야 스타트업인 헐터(Halter)는 무선주파수 신호로 가축을 식별할 뿐만 아니라 위치추적까지 가능한 솔루션을 홍보했다특히 태양에너지를 활용해 가축의 위치를 식별할 수 있는 장치인 콜라(Collar)는 원격으로 가축들의 이동 동선을 제어할 수 있으며, 가상 울타리(Virtual Fencing) 기술을 적용해 초지 방목을 위한 농장 관리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한다. 해당 식별 장치는 가축들의 열을 감지해

가축들의 건강상태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게도 해준다.

 

실제로 이 제품을 사용한 농장주에 따르면, 가상 울타리 기술을 사용해 초지를 보다 정밀하게 관리할 수 있었으며, 실제 농장 인력이 현장에 없어도 원격으로 가축들의 이동을 컨트롤할 수 있어 작업량이 많이 줄어든다고 전했다.


헐터(Halter) 개체식별장치 기반 동선 제어 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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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헐터(Halter) 홈페이지(https://halterhq.com/)

 

초지 방목이 주류지만 사료 공급도 중요

 

현장에는 꼭 첨단제품이 아니더라도 기존 제품에 아이디어와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제품들도 많이 전시되어 눈길을 끌었다. 현지 자동사료공급기 유통사 관계자에 따르면 초지 방목이 일반 적인 뉴질랜드지만 100% 모든 가축들이 풀만 먹는 건 아니라고 전했다. 또한 균형 잡힌 영양소가 들어있는 사료를 공급해 고기나 우유의 품질과 생산량을 높여주는 것도 농장주들의 주요한 관심사라 전했다. 뉴질랜드 기업인 제디(Zeddy)는 소, , 염소, 사슴 등을 키우는 축산 농가들의 공통된 고민인 생산성 향상을 위한 솔루션을 연구하고 관련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사료를 공급하는 기존 컨테이너에 솔라 패널을 장착하고 그 동력으로 자동으로 사료가 공급될 수 있는 신제품들을 선보였다. 특히 Zeddy 1250 제품은 농장관리자의 스마트폰과 연동이 되는 사료 공급기로 원격에서 컨트롤이 가능하며, 개체 식별 태그와 통합도 가능해 가축의 종류에 따른 선택적이 기능 제공이 가능한 제품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제디(Zeddy) 자동사료공급기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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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KOTRA 오클랜드 무역관 촬영(), Zeddy 홈페이지(아래)

 

와이카토(Waikato)에 본사를 두고 1960년대부터 사료 공급 시스템과 사일로(Silo) 설비를 제조하는 PPP사는 뉴질랜드뿐만 아니라 호주와 남미까지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으로 이번 박람회에도 별도의 전시부스를 개설하고 새로운 사료 공급 솔루션을 선보였다.

 

PPP사 사료 공급 시스템 전시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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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KOTRA 오클랜드 무역관 촬영

 

어그테크 분야 스타트업 전시관

 

이미 오랜 기간 기술을 축적하고 많은 고객을 확보한 기존 업체들의 전시부스 틈에,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들만을 모아놓은 별도 전시관도 운영되고 있었다. 아직까지 알려진 제품이 아니거나 상용화를 위한 실험 단계의 제품들이 전시되고 있었지만, 이 분야 투자자나 어그테크 분야에 진출을 희망하는 젊은 학생들이 많이 찾은 혁신센터전시장의 열기는 다른 전시장 못지 않게 뜨거웠다.

 

필데이즈 이노베이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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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KOTRA 오클랜드 무역관 촬영


다양한 농기계와 전기차도 선보여

 

필데이즈 농업박람회 관람객들이 꼭 돌아봐야 할 전시장이 있다면 농기계 전시 부스일 것이다. 뉴질랜드는 낙농/축산업과 더불어 원예산업(과수, 채소, 화훼)이 발달해 키위와 사과 농장, 와인 생산을 위한 포도 농장 그리고 양파, 파프리카, 단호박 등 채소를 재배 농가들이 많으며 재배 면적이 크기 때문에 비료를 공급하는 스프레더 장비 등 대형 농기계 수요가 많다.

 

농기계 야외 전시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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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KOTRA 오클랜드 무역관 촬영

 

이번 박람회에 메인 스폰서로 참여한 현대자동차는 다양한 모델의 전기차들을 선보이며, 최근 뉴질랜드 정부가 발표한 전기차 지원금 제도를 홍보하며 신차 판매를 위한 대형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었다. 정부는 2019년 온실가스를 줄이는 정책(Climate Change Response (Zero Carbon) Amendment Act 2019)을 수립하고 2050년까지 탄소 발생을 제로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필데이즈 스폰서 현대자동차 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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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KOTRA 오클랜드 무역관 촬영


시사점

 

현지 축산농가에 착유 시스템을 공급하는 한 유통사 담당자에 따르면, 최근에 출시되는 제품들은 축산 농가에서 인력들의 편리성과 농가 생산성을 고려하는 것뿐만 아니라 젖소나 양과 같은 가축들의 건강(Animal Welfare)까지 고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미 설계시점부터 장비를 사용하는 작업자와 가축 모두를 만족하는 디자인인지가 고려되고 있다고 밝히며, 이는 자연환경과의 공생(Environmental Sustainability)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노력임을 강조했다.

 

뉴질랜드 농가들은 신제품과 트렌드에 비교적 덜 민감한 보수적인 소비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기존에 사용하는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새로운 제품들을 알리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필데이즈 농업박람회는 이런 농부(농장주)들에게 다양한 제품을 알리기에 적합한 장소일 것이다. 특히 이번 2021년 필데이즈에서는 기존의 농업기술과 장비들이 점차 ICT 기반의 혁신 기술과 융합되고 있음을 체감하고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박람회였다.

 

특히 이들 기술 트렌드는 하드웨어적인 부분 못지 않게 정보통신장비와의 결합을 통한 소프트웨어 부분에 대한 수요와 중요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농업분야 IT와의 융합에 있어 우수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라면, 필데이스 농업박람회는 세계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과 선도하는 제품의 트렌드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자료: 필데이즈 농업박람회 홈페이지(https://www.fieldays.co.nz/), 박람회 참여사 홈페이지, KOTRA 오클랜드 무역관 현장 수집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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