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 Global

에티오피아 내전 및 향후 전망

- 티그라이 내전 1주년을 맞아 내전 확산세로 국가 비상사태 선포 ('21.11.2) 등 정정 불안 확대

- 내전, 코로나, 서구의 경제 제재 예상 등 2022년 경제 전망 어두움  




티그라이 내전의 배경


에티오피아는 다종족, 다언어 국가로 느슨한 연방 체제를 유지해 와, 인종간, 지역간 갈등의 불씨는 상존해 왔다. 1991년 Derg 공산정권 축출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이후, 티그라이 기반 TPLF(Tigray People’s Liberation Front,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 세력은 30년 가까이 권위 정권과 결탁하여 개발 혜택을 일부만 독점적으로 향유해 왔다.


그러나 2018년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 발생으로 사임한 전 하일레마리암 총리에 이어, ‘18.4월 취임한 오로모족 출신 아비 총리는 TPLF에 대해 과거 압제에 대해 책임을 묻고 티그라이 출신 인사를 연방 주요 보직에서 해임하는 등 중앙 정치 무대에서 배제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티그라이는 ’20.9월 자체 총선 실시 등 독자 노선을 걷기 시작하였고, 이에 맞서 연방정부는 해당 선거에 대해 위헌 선언, 티그라이주 예산 삭감 등 갈등이 심화되기 시작하였다.


참고로 티그라이 지역의 인구는 약 5.7백만 명으로 에티오피아 총 인구의 약 5.5%에 불과한 소수 민족으로, 주도는 아디스아바바 북쪽으로 780km 떨어진 Mekelle이다. 자체 언어인 Tigrinya (티그린냐)를 쓰고, 종교는 Orthodox Christian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에티오피아내 전체 경제 비중은 약 8% 정도로 추정된다.


티그라이 내전 관련 현황


공식적으로는 ‘20.11.4 새벽 TPLF 세력이 연방군 기지를 습격, 연방군이 이에 응대함으로써 내전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후 연방정부군은 대대적 반격을 통해 티그라이 주도인 메켈레를 ‘20.11.28 장악하였다. 그러나, TPLF는 TDF(Tigray Defense Forces, 티그라이방위군)을 조직, 산악전 등 게릴라전으로 전환, 인접 암하라주, 아파르주 및 에리트리아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교전이 지속되었다. 한 편, ’21.5월 연방정부는 OLA(Oromo Liberation Army, 오로미아 해방군)와 함께 TPLF를 테러리스트 그룹으로 지정하였다.


TDF는 ‘21.6.28 Mekelle를 탈환하는데 성공하였고, 이와 동시에 아비 총리는 일방적인 종전을 선언했으나, TPLF는 이를 조롱하며 교전을 지속하였다. 아비 총리의 일방적인 종전 선언은 메켈레를 뺏긴데 대한 체면 유지가 목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21년 10월 들어 연방군은 TDF 장악 지역에 대해 공군기를 통해 대대적으로 공습을 개시하였으나, '21년 11월 들어 TDF는 OLA와 동맹을 맺고 오히려 남침을 개시, 아디스아바바 진격을 선언하는 등, 정부군에 전황이 불리하게 전개되었다. 반정부 연맹에는 TDF, OLA 등 총 9개 세력이 참가하여 아비 총리 정권 타도를 목표로 선언하였다. 이에 정부는 11월 2일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였고, 아디스아바바 시내 티그라이 족을 다수 체포, 구금하고 불법 무기와 외화를  압수 수색 하고 있다.


주요 이슈


(인권침해) 티그라이 내전으로 티그라이 지역을 중심으로 수천명이 사망, 수백만 실향민 발생, 수십만 인구가 기아로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그 외에도 다수가 인종 청소 등 학살, 성폭행 등에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나, 국제 기구의 인도적 지원도 제한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되어 '21.11월 발표된 UN 및 에티오피아인권청 합동 실태 조사 결과는, 에티오피아정부군, TPLF 등 전쟁의 모든 당사자에 책임 있는 것으로 확인한 바 있다. 특히 반인도적 전쟁 범죄 행위의 존재도 확인되어, 추후에라도 이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국제분쟁) 티그라이의 오랜 숙원인 에리트리아군은 비공식적으로 티그라이주 침공에 참여하여 전쟁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에티오피아와 GERD(Grand Ethiopian Renaissance Dam, 그랜드르네상스댐)를 둘러싸고 분쟁을 겪고 있는 이집트, 수단은 비밀리에 TDF를 지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에티오피아는 이집트가 테러리스트로 지정한 무슬림형제단을 두둔하는 터키로부터 최근 드론공격기를 구입하고, 러시아는 에티오피아에 대한 제재에 반대하는 등 시리아 내전에서와 같이 복잡한 대리 국제 분쟁 전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제 제재)  ‘21.9.17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에티오피아 북부 인권위기와 관련된 기관 및 개인을 제재할 수 있는 행정 명령에 서명하였고, 구체적 대상, 내용, 시기 등은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에 대한 무관세 수출 혜택을 주는 AGOA는 '2022년 1월 1일 까지 상황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중단하겠다고 최후 통첩을 한 상태로 2022년에는 AGOA의 중단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보여진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에티오피아는 2020년 기준 미국으로 525백만 달러를 수출하였고, 이 중 AGOA 혜택을 받아 수출된 비중은 238백만 달러로 전체의 절반 가까운 45% 수준이다. 섹터 별로 혜택의 비중이 다른 바, 의복 섬유 부문은 대미 수출액 227백만 달러 중 222백만 달러가 AGOA 혜택을 받아 수출되어 그 비중은 98%에 이른다. 신발의 경우에도 대미 수출 12백만 달러 중 92%인 11백만 달러가 AGOA 하에서 수출된 바 있다. 농산품의 대미 수출액 153백만 달러 중 AGOA 혜택 하에서 수출된 금액은 2백만 달러에 불과하다. AGOA 혜택이 중단되는 경우, 에티오피아가 전략적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경공업 분야내 섬유, 의복, 신발 등의 산업이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한, EU 역시 티그라이의 인도적 위기에 대해 EBA (Everything But Arms) 중단을 포함한 다양한 제재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BA는 EU가 최빈개발도상국의 EU 수출품에 대해 무기를 제외한 7200개 품목에 대해 무관세, 무쿼터 혜택을 주는 것이다. EU에 따르면 2019년 에티오피아의 대EU 수출액은 770백만 유로로, 이 중 약 35%에 해당되는 273백만 유로가 EBA의 혜택을 누릴 자격이 되었고, 실제 EBA의 혜택을 누려서 수입된 금액은 263백만 유로로, EBA 혜택 비율은 96%로 매우 높았다. 따라서, 만약 AGOA에 이어 EBA 혜택 마저 중단된다면, 에티오피아로서는 크나 큰 타격이 될 것이다.


2020년 기준 에티오피아의 상품 수출액은 2,760백만 달러로, EBA와 AGOA 혜택을 받아 수출된 비중은 약 20% 가까이로 추정되는데, 전문가 인터뷰에 따르면 AGOA와 EBA의 혜택 중단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상태로, 혜택 중단시 새로운 대체 시장을 개발해야 하나, 에티오피아로서는 여전히 미국과 유럽이라는 양대 시장을 잃게 되어 매우 큰 타격이 예상된다.


한 편, 미국이나 유럽의 제재 실현시 IMF, WB 및 서구 위주의 채권자 대상 대외 채무 조정 협상에 어려움이 예상되며, 대외 자금 조달 능력 저하, FDI 감소 등에 의해 외화 부족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향후 전망


(시나리오1)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현재와 같이 정부군과 반군간에 팽팽하게 균형을 이루어, 1진 1퇴가 되풀이되며, 현재와 같은 내전 상태가 상당 기간 지속되는 것이다. 반군이 수도를 점령하지 못하더라도, 내륙 국가인 에티오피아의 지부티-아디스아바바의 수출입 수송로, 보급로를 차단할 수 있는 가능성은 높고, 호시탐탐 수도 점령을 노릴 것이기에 이 경우 아디스아바바 시내의 혼란이나 교역에 대한 부정적 영향도 일정 불가피하다고 판단된다. 실제로 반군은 북동부에 위치한 전략적 물류 요충지인 밀레를 노리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또한 에티오피아로서는 가뜩이나 재정이 부족한 상황에서, 내전으로 무기 구입 등 군비에 소중한 외화를 낭비하게 되고, FDI 감소 등에 따라 향후 주재국의 외화 부족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분쟁 지역 인근 지방에서 진행 중인 각종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 등도 중단이나 지연이 불가피하다.  물론 불안정한 힘의 균형은 얼마나 지속될 지 알 수 없으며, 어떤 특정 이벤트를 계기로 균형이 무너지고, 시나리오 2나 시나리오 3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시나리오2) 정부군이 반군을 격파하여, 대다수 지역에서 반군을 몰아내고, 주요 도시 및 지역을 수복하는 시나리오이나, 현재의 정부군이 반군 대비 압도적 군사력을 갖추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되기에,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만약 티그라이 반군을 주요 지역에서 몰아내는데 성공하더라도, 반군은 다시 주특기인 산악에 숨어, 게릴라전, 테러 등을 지속하고, 재기를 호시탐탐 노릴 것이기에, 특히 티그라이 지역을 중심으로 불안정 상태가 지속될 수 밖에는 없다. 

 

(시나리오3) 시나리오 2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반군이 아디스아바바에 까지 진입에 성공, 현 정권을 축출하고 임시 정권 수립 등 정권 교체에 성공하는 것이다. 이 경우 어떤 형태로 정권 교체가 이루어질 지는 불명확하나, 정권 교체에 가장 큰 공을 세운 TPLF가 중심이 되어 TPLF 입맛에 맞는 임시과도정부가 수립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아비 총리 집권 이전의 티그라이족이 집권하던 시기로 돌아가는 것은, 오랜 기간 동안 티그라이족의 박해 혹은 홀대를 받아 온 오로모족이나 암하라족, 소말리아 족 등에게 받들여질 가능성은 낮고, 결국 다시 종족 기반 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된다.

 
(시나리오4) 미국이나 서방, UN, AU 등의 중재 등에 힘입어 정부군과 반군간에 평화적 협상 타결을 볼 가능성이나, 반군은 아비 총리 정권 축출을 통한 정권 교체를 공언하고 있고, 정부는 반군을 테러리스트 단체로 지정하고 있는 등, 상호 상대방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바깥에서의 시각과는 달리 이를 내전으로 보지 않고, 법집행을 위한 테러리스트와의 전쟁으로 보고 있다. 어느 정부도 테러리스트 그룹과 공개적으로 협상을 하는 전례는 없으므로, 에티오피아 정부로서는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낮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TPLF에게 협상의 선결 조건으로서 에티오피아 정부의 합법성을 인정할 것을 요구 중이나, TPLF로서는 해당 정부가 자신 들을 테러리스트 그룹으로 지정하였기에, 에티오피아 정부의 합법성을 인정하는 순간, 자기를 부정하는 모순에 빠지게 되어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 협상이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아비 총리는 민주 선거에 의해 선출되었음을 이유로 정권을 양보할 이유가 없으며, 내정 간섭을 이유로 UN 외교관을 추방한 전례 등 대내외 강경 기조를 바꿀 가능성은 낮다. 결국 서로 상대방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기는 어렵고, 내전이 평화적으로 종식된다면 티그라이는 에리트레아와 같이 에티오피아에서 분리 독립 수순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는 독립 혹은 자치를 요구하고 있는 다른 종족이나 지역을 자극하여 연방 체제가 무너지게 되어 또 다른 혼란을 초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현재는 시나리오 1에 가까운 양 세력간 불안정한 균형 상태를 이루고 있는 상태로, 어느 시나리오를 따르든 단기적으로는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물론 밝은 미래로 가는 길은 에티오피아 정부와 TPLF 양당사자가 빠른 시일내에 어느 정도 서로 타협하여, 전쟁을 평화적으로 종식시키는 것이나, 이는 양측간 미묘한 세력 균형이 이루어져 있는 기간 동안만 가능하여, 기회의 창은 금방 닫힐 것으로 보이고, 만약 세력 균형이 무너질 경우 우세한 세력은 평화적 타결 보다는 무력에 호소할 가능성이 높아서, 평화적 해결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보여진다.


기업 입장에서는 당분간 내전이 안정화되기 까지는 아디스아바바를 벗어난 지방 출장은 삼가야 하며, 아디스아바바 시내에서도 전황에 따라 생필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거나, 통금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현지인을 만날 때에는 주재국의 내전이나 티그라이의 인도적 위기 등, 주재국에서 외교적 정치적 인종적으로 민감해 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이나 의견 피력을 삼가하는 것이 좋다. 주재국은 이미 UN 외교관 7명을 내정 간섭으로 추방한 바 있으며, 미국의 AGOA 혜택 중단 논의 등에 대해 역시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있어 유의해야한다. 에티오피아가 내전을 극복하고, 평화적으로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어 다시 이전과 같은 빠른 경제 성장을 통해 안정화와 번영의 길을 걷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자료 : 무역관 보유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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