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충전소 현황

- 전기차 충전소 확대에 75억 달러 투자 -

- 향후 충전소 50만 개 이상 설치 -

11월 15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1조 달러 규모의 초당적 인프라 법안에 서명했다. 대통령 당선 전 준비한 이번 법안은 노후화된 사회기반시설 투자 외에도 전기차 충전소 구축에 75억 달러를 투자한다. 2030년까지 50만 개 이상의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나아가 전기 자동차 충전소 투자는 운송 부문에서 탄소 배출을 억제하기 위한 미국의 기후 변화 대처 핵심 전략이기도 하다.

미국 전기차 충전소 현황

미국 에너지부(U.S. Department of Energy)에 따르면 미국(11월 18일 기준)에는 4만 9,000여 전기차 충전소와 12만여 개의 충전기가 설치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콜로라도, 유타, 미국 북동부 지역의 전기차 지원 정책으로 전기차 충전소가 다수 세워졌으나 여전히 일부 지역에 치중돼있다. 특히 캘리포니아에 설치된 충전소 수는 14,360개로 전체의 30%에 달한다. 이는 하위 39개 주의 충전소 수를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이다.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지난 5년간 20억 달러 이상이 전기차 충전 스타트업에 투자됐다. 전기차 투자에 비해 전기차 충전 관련 투자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토요타나 다임러와 같은 자동차 제조사부터 석유회사 Shell, Chevron과 테크기업 Qualcomm, eBay가 주요 투자자이다.

전기차 충전 서비스 기업은 전력 공급, 하드웨어 제조(부품, 설치, 유지 관리), 충전소 리테일 서비스 및 네트워크 관리용 소프트웨어, 고객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북미 지역에는 약 100개의 전기차 충전 회사가 있는데 대부분이 설립한 지 5년이 되지 않았다. 이 중 EVgo Network, ChargePoint Network 등은 상장되었다. Chargepoint가 27,833개, 테슬라 6,303개의 충전소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주요 전기차 충전 기업 충전소 현황

(단위: 개)

자료: U.S. Department of Energy

전기차 충전 레벨 표준

전기차 충전기는 충전 장비 수준, 차량 범위, 배터리 수용률,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량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레벨 1, 레벨 2, DC 고속 충전기 총 세 가지로 분류한다. 교류(AC) 완속 충전기가 현재 가장 일반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레벨 1과 2가 이에 해당한다. 급속충전은 직류(DC) 충전 방식을 이용한다.

전기차 충전 레벨별 정보

자료: KOTRA 시카고 무역관 정리

레벨1 충전기는 미국 가정에서 흔히 사용되는 120V 전압을 사용한다. 벽 콘센트만 있다면 어디서든 충전할 수 있다. 레벨1 충전은 차량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하룻밤 충전으로 약 30~40마일(50~65km)을 운전할 수 있는 정도의 양을 충전할 수 있다.

레벨2 충전은 의류 건조기나 에어컨 등에 쓰이는 240V 콘센트를 사용한다. 레벨1 충전보다 높은 전력 출력을 제공하며 쇼핑몰 및 주차장과 같은 주거 및 상업 시설에서 주로 사용된다.

마지막 단계인 레벨 3은 DC 고속, DC 급속 충전기 등으로 불린다. DC 고속 충전기는 480V 이상의 전압과 100암페어 이상의 전력망에서 전력을 직류로 공급받는다. 빠르게 충전이 가능하다. DC 고속 충전기는 차량에 따라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적 차이로 현재 지원이 되지 않는 차량도 있다.

미국 지역별 전기차 충전소 및 충전기 현황

(단위: 개)

자료: U.S. Department of Energy

충전기마다 가격 및 설치비용이 다르다. 레벨2 충전기 가격은 400~6,500달러 정도이며 설치비용은 600~12,700달러이다. DC 고속 충전기 가격은 20,000~150,000달러이며 설치비는 4,000~51,000달러이다. 사용 요금도 차이가 있다. 고속 충전기의 요금이 상대적으로 높다. 회계·컨설팅 기업 PwC 분석에 따르면 집에서 충전하는 비용은 킬로와트시 당 약 16센트이나 공공 레벨 2 충전기는 약 44센트, 급속 충전기는 kWh당 최대 59센트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 충전에 의존한다면 전기차 유지비용이 증가한다.

충전기 레벨에 따른 커넥터도 다르다. 현재 레벨1, 2 충전은 표준 커넥터를 사용하고 있으며 고속 충전에 대한 표준은 아직 없다. 그 결과 고속 충전은 자동차 제조사마다 서로 다른 충전 커넥터를 사용하게 됐다. 참고로 레벨1 및 2 충전기는 북미 표준 커넥터(SAE J1772)를 사용한다.

반면에 DC 고속충전기 커넥터는 CCS Combo, CHAdeMO, Tesla Supercharger 등 세 가지를 사용한다. CCS Combo는 일부 미국 및 유럽 플러그인 전기차에서 사용한다. CHAdeMO는 일본 및 한국 자동차 제조사에서 사용한다. 대부분의 미국 공용 DC 고속충전기 충전소에는 CCS와 CHAdeMO 커넥터 두 개가 모두 장착돼 있다. Tesla Supercharger는 테슬라 전기차와만 호환된다. 대신 테슬라 고객이 자사 충전소 네트워크가 아닌 곳에서도 충전할 수 있도록 충전 어댑터가 따로 제공된다. 올해 7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자사의 Supercharger 충전소를 올해 말 다른 전기차에도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충전소 확장 애로사항

Electric Power Research Institute는 2019년 연구에서 전기차의 약 80%가 가정에서, 15%가 직장에서, 5%가 공공 충전소에서 충전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대부분의 충전이 집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현재까지는 전력망 부하에 충전소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DC 고속 충전소, 중대형 차량 충전소, 상업용 EV 차량 충전소 설치를 지원하려면 지역 배전 인프라 확장이 불가피하다.

인구가 적은 농촌, 산간지역은 고속충전소의 전류를 공급하는 3상 전력이 부족해 인프라 투자에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전기차 충전소도 앱/스마트폰 기반 결제 시스템, 전력 소비 및 충전 상태 추적, 원격 유지 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낙후된 인터넷 인프라도 전기차 충전기 설치에 걸림돌이다.

전기차 충전 과정은 내연기관차의 쉽고 표준화된 연료 주입 프로세스와 비교된다. 현재 전기차 충전 과정은 차량 제조업체와 충전 네트워크 사업자 간의 기술 및 장비의 차이로 통일성이 부족하다. 일부 서부 주에서는 전기차 충전소 하드웨어, 지불 방법, 디스플레이 화면 요구 사항이나 기타 기술 및 디자인 요소를 다루는 데 있어 통일된 규정을 적용했다

충전소 하나를 건설하는데 투입되는 자본금이 50~100만 달러에 달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충전소가 미래에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아직 의문이다. 

시사점

미국 전기차 인프라 확장의 우려는 배터리 방전에 대한 소비자의 주행거리 불안도 하나의 요소이다. 이미 여러 소비자 연구에서 전기차 구매를 억제하는 주 요인으로 차량 비용 또는 주행 거리 불안이 언급됐다. 때문에 이번 법안에 포함된 공공 충전 인프라 확장은 전기차 충전량 확장 외에도 전기차 기술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과 구매 고려 사항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것으로 기대된다. 공공 충전소의 가용성이 높아지면 소비자들이 불안을 느끼는 충전 문제를 일부 해소해 자연스레 전기차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향후 우리 기업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충전 기술력뿐만 아니라 정부, 전력망 공급자, 충전 네트워크 운영자 간의 긴밀한 협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도시 지역이나 다가구 주택에서 충전 솔루션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방안이 필요하다. 한 미국 전기차 네트워크 관계자는 KOTRA 시카고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나 시간과 비용 때문에 레벨 2 충전기 설치가 주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자료: U.S. Department of Energy, Whitehouse, WSJ, Electrek, NYT, Fortune.com, Reuters, Deloitte, Rechargenews, Greencarreports, Blinkcharging.com, Energystar, PWC, Consumersenergy, WGA, 각 사 웹사이트, KOTRA 시카고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