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추수감사절 쇼핑 시즌, 미국 소매업계 전망은?
- 올해 추수감사절 쇼핑 시즌 앞두고 소매점 찾는 소비자 발길 증가 중 -
- 오프라인 쇼핑객뿐 아니라 전반적인 추수감사절 연휴 쇼핑 규모 전년보다 늘어날 전망 -
지금 미국은 홀리데이 쇼핑 시즌의 핵심인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를 포함한 추수감사절 연휴(Thanksgiving weekend)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있다. 지난 1년 반,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한 기간 동안 소비자들의 쇼핑 방식은 큰 변화를 겪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그동안 누적된 소비 심리가 폭발하며 보복 소비가 두드러졌던 것처럼, 미국 소비자들의 늘어난 쇼핑 니즈는 이번 홀리데이 쇼핑 시즌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다면 연말 홀리데이 쇼핑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이번 추수감사절 연휴의 미국 소매업계 풍경은 어떨까? 최근까지의 동향을 되짚어보며, 소매업계가 올해 추수감사절 쇼핑 시즌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을지 점쳐본다.
작년엔 어땠나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장악했던 작년, 미국 소매업계의 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연말 홀리데이 쇼핑 시즌의 풍경은 과거와 사뭇 달랐다. 상반기 최악의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각종 봉쇄령과 규제가 시행되었고, 소비자들도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불안감으로 외부 활동을 자제하며 전반적인 소매업계는 그야말로 위기를 겪어야만 했다. 어느 정도 경제 재개가 이루어진 하반기에도 이미 실내 생활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소매점에서의 쇼핑보다는 온라인 쇼핑을 선호했다. 게다가 11월부터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다시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11월 말 추수감사절 시즌 당시 소매업계를 대표하는 주요 선두 기업들조차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전미소매협회(National Retail Federation)가 17일 발표한 보도 자료에 따르면, 작년 추수감사절 연휴에 쇼핑한 소비자의 규모는 약 1억 5660만 명으로 기록됐다. 이는 약 1억 6530만 명이었던 2019년에 대비해 약 1000만 명 감소한 수준이다. AI 및 빅데이터 분석 전문기관 Placer.ai 역시, 미국 내 대표적인 소매점 체인들의 작년 블랙프라이데이 당시 방문자 수가 2019년 동기 대비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작년 추수감사절 쇼핑 시즌에 대형마트 Walmart와 Target을 찾은 방문자 수는 2019년 대비 각각 약 22%와 27% 감소했으며, 뷰티 및 퍼스널 케어 전문점 Ulta Beauty와 주택 수리 및 가정용품 전문 소매점 Home Depot 역시 각각 약 25% 및 13%의 방문자 수 하락을 겪었다. 특히, 전자제품 전문 소매점 Best Buy 방문자 수는 2019년 대비 무려 43%나 줄었다.
2019년 대비 2020년 블랙프라이데이 당시 미국 주요 소매점 체인의 방문자 규모 증감률
자료: Placer.ai(https://www.placer.ai/blog/black-friday-2021-prep/)
소매업계의 올해 추수감사절 쇼핑 시즌 전망은?
이렇듯 어려움을 겪었던 작년과는 달리, 올해에는 상당히 긍정적인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작년 추수감사절 연휴 시즌을 앞두고 소매점 방문자 규모는 뚜렷한 하락세를 나타냈던 반면, 올해 같은 연휴 시즌을 앞둔 최근 몇 주 사이 소매점 방문자 수는 확실한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올해 1월부터 11월 첫째 주까지의 미국 내 소매점 방문자 규모를 살펴보면, 특히 지난 10월 첫째 주부터의 방문자 트래픽은 2019년 같은 시기보다도 더 증가했음을 목격할 수 있다.
2019년 동기 대비 2021년 주별(Weekly) 소매점 방문자 규모 증감률
자료: Placer.ai(https://www.placer.ai/blog/black-friday-2021-prep/)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 사례가 꾸준히 감소하는 가운데, 홀리데이 쇼핑 시즌을 향한 소비자 수요가 성장하며 이와 같은 결과를 낳고 있는 것으로 Placer.ai는 분석했다. 최근 심화·지속되는 미국 항만 물류 대란과 이에 대한 우려로 인해 연말 쇼핑을 평소보다 훨씬 일찍 시작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고, 이에 따라 일찌감치 오프라인 쇼핑몰이나 소매점에서 원하는 제품을 둘러보거나 선물을 구매하는 등의 발 빠른 움직임이 나타나며 최근 오프라인 리테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이다.
전미소매협회에서도 올해 추수감사절 연휴 동안 쇼핑하는 소비자 규모가 전년 대비 부쩍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예상되는 추수감사절 연휴 쇼핑 소비자 규모는 약 1억 5830만 명으로 팬데믹 이전인 재작년 당시 규모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작년보다는 약 200만 명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보통 추수감사절 당일부터 그 다음 날인 블랙프라이데이, 연이은 주말, 그리고 마지막 사이버 먼데이(Cyber Monday)까지를 추수감사절 연휴 쇼핑 시즌이라 일컫는데, 올해는 그중에서도 블랙프라이데이(약 1억 800만 명)와 사이버 먼데이(약 6280만 명)에 쇼핑하는 소비자가 가장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전미소매협회의 Matthew Shay 대표는 “올해는 또 한 번의 기록적인 홀리데이 쇼핑 시즌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이번 추수감사절 연휴가 매우 큰 역할을 할 것”이라 언급했다.
2019~2021년 추수감사절 연휴에 쇼핑하는 소비자 규모 변화 추이와 올해 세부 날짜별 잠재 소비자 규모 전망
(단위: 백만 명)
주: 2021년 수치는 전망치
자료: 전미소매협회
올해 추수감사절 쇼핑 시즌에 가장 큰 인기를 얻을 쇼핑 아이템으로는 단연 ‘의류(Clothing)’가 꼽혔고, 기프트카드(Gift cards)와 완구(Toys)가 뒤를 이었다. 그 외에 서적·음반·영화·비디오 게임과 식품·캔디류도 인기가 예상된다. 특히 기프트카드는 선물을 구매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성별이나 세대를 막론한 추수감사절 쇼핑의 스테디셀러 아이템으로, 소비자들은 레스토랑 카드, 백화점 카드, 은행 발행 기프트카드, 커피숍 카드 등을 가장 많이 구매할 것으로 추측된다. 추수감사절 연휴와 크리스마스를 포함한 홀리데이 시즌에 빠질 수 없는 아이들 선물인 완구 분야에서는 LEGO, Barbie, Hot Wheels, LOL Dolls, American Girl, Disney Princess 등의 브랜드 장난감류를 비롯해 Playstation, Xbox, Nintendo Switch 등의 비디오 게임 품목이 가장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시사점
코로나19 팬데믹의 등장과 함께, 작년 우리는 이례적인 홀리데이 쇼핑 시즌을 겪은 바 있다. 추수감사절 연휴 쇼핑 시즌, 특히 블랙프라이데이에는 원하는 세일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해 일찍부터 매장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풍경이 익숙했던 과거와는 달리 작년에는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쇼핑이 주를 이루었다. 팬데믹 이전부터 급속도로 성장 중이던 이커머스 수요는 팬데믹 기간 더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홀리데이 쇼핑 시즌까지도 그 영향력이 이어진 것이다. 덕분에 소매업계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판매시장뿐만 아니라 온라인 분야까지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됐다.
그러나 올해는 조금 다른 양상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홀리데이 쇼핑 시즌의 신호탄인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둔 최근 몇 주 동안 소매점을 방문하는 소비자 규모가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도 더 늘어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지 이커머스 업계에 종사하는 K 대표는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쌓여가는 이커머스 패키지, 과도한 포장, 배송 지연, 직접적인 제품 경험 부족 등의 이유로 최근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계속되는 온라인 쇼핑에 다소 지쳐가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전미소매협회에서 지난 10월 실시한 홀리데이 소비자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온라인’에서 쇼핑하겠다고 응답한 소비자 비율은 전년 대비 올해 다소 감소한 반면 ‘백화점·할인매장·소규모 지역 상점·아웃렛’ 등에서 쇼핑하겠다고 응답한 소비자 비율은 전년보다 증가했다. 물론 온라인 소비 수요 역시 여전히 강력하며, 이는 올해 홀리데이 쇼핑 시즌 매출을 이끌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따라서 우리 진출기업들을 포함한 다양한 온·오프라인 소매업계에서는 위에서 살펴본 소비자 행동과 쇼핑 트렌드의 크고 작은 변화에 매우 민감해야 할 때다. 또한, 연일 이어지는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재고 확보에도 비상이 걸린 소매업계는 특히 그 어느 때보다 더 유연하고 민첩한 판매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전미소매협회(National Retail Federation), Placer.ai, Retail Dive, Marketing Dive, Pixabay, 그 외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