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계의 테슬라? 美, '대체 커피'가 뜬다
- Atomo 분자 커피, 전통적 커피시장에 도전장 -
- 원두가격 인상, 탄소 배출 요인 등으로 수요 증가 -
커피빈이 없는 커피(Coffee free Coffee). 즉, 커피의 향과 맛은 같지만 씨앗이나 허브 등으로 만든 ‘대체 커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채식주의자들이 늘며 버거킹의 ‘임파서블 버거(대체육 버거) 등 식물성 재료로 만든 대체육이나 대체해산물, 대체우유 시장이 꾸준히 성장해온 것처럼 ‘대체 커피’ 시장이 커지고 있다. 스타벅스의 본고장인 시애틀에 창업한 대체 커피 스타트업 기업 애토모 커피(Atomo Coffee)는 2019년에 브랜드 런칭 후 올해 9월 온라인으로 콜드브루 대체 커피를 제한적 판매했으며, 2022년 소매 판매 정식 런칭을 준비중이다. 애토모 커피는 대체 커피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과 기존 커피 시장 장벽을 넘기 위한 실험으로 워싱턴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스타벅스 커피와 대체 커피인 애토모 커피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 70%라는 압승을 거두며 본격적으로 전통적인 커피 업계에 도전장을 냈다. 블라인드 테스트 참가 학생들은 “아토모 커피가 일반 커피보다 부드럽고 신선하며 탄 맛이 덜한 것 같다”는 의견을 내 대체 커피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Atomo커피가 워싱턴대학교 캠퍼스에서 실시한 블라인드 테스트 영상
자료: Atomo coffee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왜 ‘대체 커피’인가?
(원두 가격 인상) 기후변화에 따른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은 커피 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국제적으로 커피 원두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상업거래소(ICE)에서는 국제원두가격 기준인 커피C 선물 가격이 파운드당 2.33달러로 1년 전 대비 약 2배 올랐다. 가장 큰 원인은 세계 최대 커피 산지로 전세계 물량의 40%를 생산하는 브라질에 한파와 가뭄이 잇따르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라니냐 현상으로 우기도 예년보다 늦게 시작되며 생산량 회복 가능성은 낮게 예측되고 있다. 스타벅스 등이 커피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하며, 이미 예고되었던 커피 가격 폭등은 현실화되고 있다. 브라질 커피산업협회는 8월 18일 보고서를 통해 9월 말까지 커피 제품 가격이 35~40% 인상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 농무부가 2019년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커피 소비량은 2026년까지 완만히 증가할것으로 예측되었으나 국제커피기구(ICO)는 "전 세계적으로 커피 원두 수요가 공급을 넘어선 상황이라 커피 원두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친환경) 환경 파괴를 덜하고 지속 가능한 먹거리를 찾는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커피 나무는 열매를 수확할 수 있는 성숙기까지 2년이 넘는 시간이 걸려, 공급 부족 발생시 빠른 대처가 쉽지 않다. 또한, 커피 열매가 상하지 않게 재배하려면 농약은 필수적이라 환경운동가들의 지적을 받아왔다. 대체 커피는 이러한 단점들을 보완했다. 원두를 사용하지 않고 씨앗이나 허브를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환경을 덜 파괴하며 지속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애토모 커피사에 따르면, 대체 커피 콜드브루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물은 전통적 콜드브루를 커피를 만들때 들어가는 물의 양보다 94%나 적었고 탄소 배출은 93% 감소됐다.
(건강) 앞서 밝힌, 커피 원두 잔류 농약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어왔다. 유기농 원두를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는 이유다. 또한, 커피는 이뇨 작용을 촉진시켜 체내 수분 불균형을 초래하거나 체내 무기질 균형을 깨뜨려 눈 떨림 등의 증상을 유발하거나 근육탈수 등을 유발할 수 있지만, 대체 커피 업체들은 이러한 건강상의 단점들을 보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맛)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 전이지만, 블라인드테스팅에서 전통적 커피와 비교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애토모커피는 커피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소위 빅5라고 불리우는 커피의 바디, 색, 향, 맛은 물론 생체 활성 영양소까지 구현했다고 밝혔다. 추후 애토모를 이은 경쟁업체들이 더욱 맛과 풍미를 개선시켜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체 커피 시장이 주목되는 이유
시장조사전문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가 10월 1일 국제 커피의 날을 기념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물보다도 커피를 많이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위를 살펴보면 1위가 커피(59%), 2위 병물(58%), 3위 소다 등 음료수(53%), 4위 차(47%), 5위 맥주(31%), 6위 와인(28%), 등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미커피협회(National Coffee Association)가 올해 4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미국인들의 가정 내 커피 소비는 기록적으로 증가했는데, 커피를 마시는 인구 중 85%가 집에서 하루 한 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수치다. 응답자의 하루 평균 소비량은 약 2컵으로 조사됐으며, 약 60% 이상의 미국인들이 아침에 물 대신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커피 소비량이 많은 미국에서 대체 커피가 대중화될 경우, 어떤 업체가 업계의 스타벅스 혹은 테슬라 역할을 하게될지 관련 전문가들은 귀추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미국인들이 주로 마시는 음료
자료: Statista(’21.10.1.)
주요 대체커피 업체
주요 대체커피 업체 개요
브랜드명 및 사진 |
개요 |
Atomo |
대추씨, 치커리 뿌리, 포도 껍질, 해바라기씨 겉껍질, 수박씨 등을 주재료로 한 대체 커피. 커피 원두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커피 원료의 분자 단위까지 분석한 화학 공정을 통해 커피의 맛과 향을 그대로 재현한 ‘분자 커피’다. 카페인도 함유되어 있다.공동 창업자인 앤디 클라이치(Andy Kleitsch)와 재럿 스톱포스(Jarret Stopforth)는 식 품 과학자와 화학자들로 구성된 팀을 이끌며 ’커피계의 테슬라’가 되겠다는 기치로 창업했다. 2년 이상 동안 1,000여 가지가 넘는 화합물을 조사해 커피 풍미에 영향을 미치는 40여 가지 화합물을 찾아냈으며, 연구개발 이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킥스 타터(kickstarter)를 통해 투자금을 마련했다. 2019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2만 5,000달러와 1,150만 달러를 모금했으며, 올해 9월 온라인을 통해 콜드브루 방식의 '커피 없는 커피'를 캔커피로 5.99달러에 한정 판매했다. 웹사이트(www.atomocoffee.com) |
Teeccino |
차(Tea) 디자이너 캐롤라인 맥두걸이 시작한 Teeccino는 치커리, 캐럽(carob.초콜릿 맛이 나는 암갈색 열매가 달리는 유럽산 나무), 민들레, 라몬 씨(ramon seed.뽕나뭇과 식물의 씨앗) 등의 허브를 주재료로 한 커피맛 음료이다. 커피와 같은 방식으로 브루잉이 가능하며 인공 감미료나 보존제, 카페인 등 없다. 심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홍보하고 있다. 대체커피 외에도 35가지 유기농 차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의 제품은 헤이즐넛 향 대체커피로 웹사이트(https://teeccino.com/collections/herbal-coffee)에서 14.99달러에 판매중. |
P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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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는 100% 카페인 미포함 음료로, 보리, 맥아 보리, 치커리, 호밀 등을 주재료로 한 대체커피다. 인스턴트 커피처럼 차가운 물에도 잘 녹고 카푸치노의 경우 우유에 타면 카페라떼같은 느낌이 난다는 평을 받았다. 1954년 서독에서 시작되어 소개됐으나 현재는 네슬레사가 제조했다. |
자료: 각 회사 웹사이트
시사점
‘대체 커피’ 시장은 커피 원두 생산국이 아닌 한국이 도전할 수 있는 분야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장기화로 커피 소비량과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이 이를 충족하지 못하며 원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한,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도 커피 산지 존립에 불확실성 제기하는 상황에서 ‘대체 커피’ 시장은 블루 오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도 이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커피의 장점도 많지만 커피를 마심으로 인한 칼슘 손실, 카페인 과잉 반응, 잔류 농약이 남은 원두를 장기간 섭취할 경우 나타나는 문제들 등 여러 단점들도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다수의 커피전문점을 운영 중인 커피 연구가 K씨는 26일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과거에 비해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현장에서 느낀다”며 “매출 지표를 보면 디카페인 커피와 마차(matcha) 등의 음료와 비건(vegan) 디저트를 찾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대체 커피를 메뉴에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자동차 업계가 내연 기관 차에서 전기, 친환경차로 빠르게 생태계 전환을 시도하는 것처럼 식품 업계에서도 미래 산업 전반을 아우루는 키워드를 ‘대체(alternative)’ ‘지속가능한(sustainable) 으로 지목하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골목마다 크고 작은 커피숍이 있을 정도로 ‘커피 강국’인 한국인의 유별난 커피 사랑이 대체 커피 업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자료: Global Trade Atlas, Global Trade Magazine, Statista, WSJ, CNN, 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