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 Global

최근 주목받고 있는 美 캘리포니아주의 ‘친환경’ 법안 주요내용

- 환경 규제 까다롭기로 유명한 캘리포니아, 최근 6개의 ‘친환경(Green)’ 법안 법제화 -

- 플라스틱 쓰레기 감축과 재활용 노력 제고를 위한 의미 있는 행보 -

 

 

 

미국 내에서도 환경 규제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캘리포니아주가 최근 또 한 번 의미 있는 행보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 5일과 6, Gavin Newsom 주지사의 최종 서명을 통해 무려 6개의 친환경 법안들이 완전히 법제화되었다. 일명 ‘그린 법률 패키지’로 불리는 이 법안들의 추진 배경과 내용을 짚어본다.

 


추진 배경 및 반응

 

지난 10 31일부터 11 12일까지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Glasgow)에서 열렸다. COP26은 전 세계적인 환경 위기에 대한 대응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각국이 모인 뜻깊은 자리로 평가되며화석연료·지구 온도 상승·탄소배출 등을 궁극적으로 줄이기 위한 ‘글래스고 기후조약(Glasgow Climate Pact)’이 채택됐다. 이처럼 기후 변화와 환경 이슈는 전 세계적인 화두다코로나19와 같이 유례없는 전염병뿐 아니라 지진, 산불, 태풍 등 자연재해도 인류가 지금까지 지구와 환경을 무분별하게 이용한 결과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런만큼 이제 환경에 대한 인식과 실천이 반드시 필요한 시대가 다가왔다. 캘리포니아주의 이번 ‘그린 법률 패키지’의 추진 배경 역시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로스앤젤레스 기반 비영리 환경단체 ‘Environment California’의 Laura Deehan 디렉터는 오렌지카운티 지역 언론사 The Orange County Register를 통해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중 상당량이 자연에 버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D.C. 기반의 글로벌 환경 단체인 ‘Oceana’의 올해 연구는 쓰레기 관련 문제로 해양 동물들이 생명을 잃은 약 1,800건의 사례를 다루고 있다. 이 사례들은 대부분 해양 쓰레기에 의한 목 졸림·익사·플라스틱 섭취로 인한 소화 문제 등으로, 일부 종(Species)의 기아까지도 야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쓰레기로 가득한 해안 풍경과 해양 동물의 입에 걸린 플라스틱 비닐 조각을 빼 주는 모습

 

자료: Oceana 웹사이트(https://usa.oceana.org/oceana-psas/)

 

환경과 동물을 위협하는 쓰레기 문제는 궁극적으로 ‘재활용(Recycling)’ 문제로 이어진다. The Orange County Register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는 과거부터 이미 쓰레기 및 재활용 문제를 인식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해 온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는 1989년 ‘통합 쓰레기 관리법(Integrated Waste Management Act)’의 제정을 통해 2020년까지 고형폐기물(Solid waste)을 50% 감축·재활용한다는 목표를 정했고, 추후 2011년에는 해당 목표를 75%로 높인 바 있다. 그러나 2019년 기준 감축량은 약 37%에 불과해, 계획이 쉽사리 실천되지 못한 양상이다.

 

캘리포니아에서 배출되는 재활용품의 주요 수출처이자 최종 도착지였던 중국은 지난 4년간 재활용품 쓰레기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했다. 가장 큰 이유는 수입한 ‘재활용품 쓰레기’ 중 대부분이 사실상 재활용할 수 없는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에 다른 쓰레기 수입국들도 뜻을 같이했고쓰레기를 자체적으로 처리할 기반과 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캘리포니아는 상당한 골치를 앓고 있다.

 

이와 같이 재활용된다고 생각했던 많은 물건들이 실상은 재활용되지 못하는 이슈 또한 많은 고민이 필요한 문제다. 미국의 비영리 환경 변호 단체 ‘Ocean Conservancy’의 새로운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단체가 주관하는 세계적인 해안 대청소 행사 ‘International Coastal Cleanup(ICC)’에서 지난 35년간 수집된 아이템들 중 69%가 결국 재활용할 수 없는 것들이라고 밝혔다. 이 중 절반 가까이가 식품 및 음료 관련 쓰레기였고, 절반은 플라스틱이었다.

 

위에서 짚어본 상황들을 고려하면, 매립 쓰레기뿐만 아니라 결국 바다로 버려지는 일회용 플라스틱 용품의 ‘감축’과 실제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인지에 대한 소비자 인식의 ‘명확화’를 목표로 삼는 이번 캘리포니아주의 그린 법률 패키지는 각종 환경단체로부터 큰 환영을 받고 있으며, 매우 의미 있는 행보로 평가되고 있다. 일회용 제품 최소화 및 재활용 최대화를 지지하는 비영리 기관 ‘Californians Against Waste’의 Nick Lapis 디렉터는 “입법기관의 환경 인식 수준이 상당히 향상되었다는 관점에서, 또한 통과된 법안의 숫자 및 범위의 관점에서도 올해는 분명히 역사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 언급하며 이번 그린 법률 패키지에 반색을 표했다.

 

6가지 ‘그린 법률 패키지’ 내용

 

그렇다면 이 6개의 그린 법률 패키지는 어떤 방식으로 캘리포니아의 환경 이슈에 대응하며 결과를 이루어나갈지, 또한 소비자 및 업계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각각의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본다.

 

· SB 343: 재활용 가능(Recyclables) 라벨링의 엄격화

(State) 상원(Senate)에서 제안된 SB 343은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에 대한 라벨링을 보다 엄격하게 규정하는 법으로, 공식 타이틀은 ‘Environmental advertising: recycling symbol: recyclability: products and packaging’이다. 이에 따르면, 특정 제품이나 패키징의 라벨에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문구 혹은 재활용 마크(삼각형의 반복되는 화살표 모양, Chasing arrows symbol)를 표기하려면 사전에 법에서 정한 특정 조건들을 반드시 충족해야 한다. 플라스틱 컵, 요구르트 용기의 뚜껑, 스프레이 캔, 스티로폼 박스 등에 버젓이 재활용 마크가 기재된 경우를 종종 찾아볼 수 있는데, 사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품목들은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본 법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되는 다양한 제품이나 패키징의 재활용 가능 여부가 더 정확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재활용 의식 또한 더 명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 상세한 내용은 다음 링크의 법률 본문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https://leginfo.legislature.ca.gov/faces/billNavClient.xhtml?bill_id=202120220SB343)

 

· AB 1201: 퇴비화 가능(Compostable) 라벨링의 엄격화

주 하원(Assembly)에서 제안된 AB 1201(공식 타이틀 ‘Solid waste: products: labeling: compostability and biodegradability) 법은 땅에 묻으면 분해돼 퇴비화가 가능한(Compostable) 제품에 대한 라벨링을 더욱 엄격하게 규정한다. SB 343과 비슷하게, 특정 제품이나 패키징의 라벨에 퇴비화가 가능하다는 표기를 하려면 사전에 법에서 정한 특정 조건들을 반드시 충족해야만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중에는 이미 재활용이나 퇴비화가 불가능한 일회용 컵이나 뚜껑 등의 식기들을 생분해성(Biodegradable) 혹은 퇴비화 가능한 제품으로 대체하는 커피숍이나 레스토랑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Blue Bottle Coffee는 아이스 음료 제공 시에도 플라스틱 컵과 빨대가 아닌 퇴비화 가능한 뚜껑과 종이컵을 사용 중이다. 해당 법안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다음 링크의 법률 본문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https://leginfo.legislature.ca.gov/faces/billNavClient.xhtml?bill_id=202120220AB1201)

 

퇴비화 가능한 컵과 뚜껑을 사용 중인 커피 체인점 ‘Blue Bottle Coffee

 

자료: Blue Bottle Coffee Lab 블로그(https://blog.bluebottlecoffee.com/news)

 

· AB 1276: 일회용 식품 용기 및 소스 패키지 제공 규제

AB 1276(Single-use foodware accessories and standard condiments)은 얼마 전 시행되기 시작한 로스앤젤레스시의 일회용 식기 제공 금지 규제와 마찬가지로, 레스토랑 내에서 식사하는 고객의 별도 요청이 없는 한 일회용 식품 용기, 플라스틱 스푼·포크·빨대, 일회용 소스 패키지(Condiment packs) 등의 우선 제공을 금지했다. , 차에서 음식을 주문·픽업하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고객에게는 이 같은 아이템이 필요한지 여부를 레스토랑 측에 물어볼 수 있다. 더 상세한 내용은 다음 링크의 법률 본문에서 확인이 가능하며, LA시의 유사 규제에 관해서는 하단의 ‘관련 뉴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https://leginfo.legislature.ca.gov/faces/billNavClient.xhtml?bill_id=202120220AB1276)

 

· AB 818: 일회용 물티슈 라벨링의 엄격화

AB 818(Solid waste: premoistened nonwoven disposable wipes)은 변기에 버릴 수 없는 일반적인 일회용 물티슈(Disposable wipes) 제품의 라벨에 ‘변기에 버리지 말라(Do not flush)’는 내용을 반드시 표기하도록 규정한다. 이러한 물티슈를 변기에 버리게 되면 초극세사(Microfiber)가 배출되는데, 이는 하수 처리 시 완벽하게 걸러지지 않고 결국 바다까지 흘러가게 된다. 또한, 하수 처리 과정에서도 물에 녹지 않는 기름 덩어리인 일명 ‘팻버그(Fatbergs)’를 형성해 하수관을 막히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더 상세한 내용은 다음 링크의 법률 본문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https://leginfo.legislature.ca.gov/faces/billNavClient.xhtml?bill_id=202120220AB818)

 

· AB 881: 플라스틱 쓰레기 수출 감축

AB 881(Recycling: plastic waste: export)은 궁극적으로 재활용이 불가능한 합성 플라스틱류의 수출을 감소시키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이 법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러한 품목을 수출해 왔던 관련 수출자들은 해당 품목이 재활용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않는 한, 더 이상 합성 플라스틱 수출에 대한 전환 크레딧(Diversion credit)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더 상세한 내용은 다음 링크의 법률 본문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https://leginfo.legislature.ca.gov/faces/billNavClient.xhtml?bill_id=202120220AB881)

 

· AB 962: 유리병 재활용에 관한 혜택 확대

AB 962(California Beverage Container Recycling and Litter Reduction Act: reusable beverage containers)에 의해 유리(Glass) 제품 재활용과 관련한 혜택의 범위가 일부 확장됐다. 지금까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유리병 등의 유리 제품을 깨뜨려(Crushing) 새로운 유리로 녹일 수 있도록 재활용하는 사람들에게만 1병당 일정 금액의 재활용 보상금(Per-bottle recycling payment)을 제공했다. 그러나 본 법에서는 ‘유리병을 세척해 재사용하는 사람들’에게까지 해당 보상금을 제공하도록 그 범위를 확대했다. 더 상세한 내용은 다음 링크의 법률 본문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https://leginfo.legislature.ca.gov/faces/billNavClient.xhtml?bill_id=202120220AB962)

 


시사점

 

위에서 살펴본 그린 법률 패키지가 통과되기 이전까지 캘리포니아주는 이미 2016년 식료품점의 일회용 플라스틱 비닐봉지 무상 제공을 금지했고, 2018년 레스토랑에서 고객 요청이 없는 한 플라스틱 빨대를 우선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제한 바 있다. 이번 6가지 친환경 법률들은 이러한 기존 규제들을 한 단계 더 넘어서는 도전적인 행보로 분석되며,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처럼 강력한 환경 규제를 도입하는 지역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양상이다. 법률 전문 매체 Lexology에 따르면, 뉴욕주에서도 재활용 가능 여부를 잘못 표기하는 제품을 규제하는 법안이 진행 중이며, 메인(Maine) 및 오리건(Oregon)주에서도 패키징 재활용 비용을 기업이 부담하도록 규제하는 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동시에, 최근 들어 재활용 가능 여부의 잘못된 표기에 관한 각종 환경단체의 소송 역시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진출 기업들을 포함한 관련 업계에서는 제품의 친환경 마케팅을 진행할 때 상기 법률의 위반 가능성에 대해 더 면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겠으며 장기적인 사업 전략에도 이를 적절히 반영해 세계적인 친환경 노력에 발맞출 필요가 있다.

 

 

자료: Office of Governor Gavin Newsom, The Orange County Register, Oceana, The New York Times, Lexology, Sheppard Mullin Richter & Hampton LLP, Pixabay, 그 외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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