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 Global

코로나19 속에서 요동치는 헝가리 통화 포린트 환율

-지난 11월 23일, 헝가리 중앙은행 고시환율 기준 371.35huf/eur 기록하여 최고치 경신-

-높은 물가인상률과 자국 화폐의 지속적인 가치 하락 방지를 위해 헝가리 중앙은행의 여섯 차례 금리 인상 조치 이행-




요동치는 헝가리 포린트 환율


지난 11월 23일, 헝가리 포린트의 대유로 환율은 371.35를 기록했으며 이는 포린트 역사상 최고치이다. 포린트의 약세는 장기 시계열로 본다면 꾸준히 진행되고 있었지만 이와 같은 추세는 전세계적인 팬더믹 코로나19 확산 이후에 더욱 가속화되었다.  2019년까지는 330대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여 안정적인 상황을 보였으나 2020년에 들어서고 코로나19로 인해 경제 침체가 발생하고 나서는 각 확산기 정점 직전에 360대 수준을 기록하고 다시 340대 수준으로 안정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1~3차 확산때 모두 지켰던 심리적 안정선인 370대가 백신 접종에도 불구하고 4차 확산이 진행되는 상황 속에서 잠깐이지만 깨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동시에 포린트의 대달러 환율 역시 300대를 돌파하여 현재는 약 320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왜 이와 같이 헝가리의 포린트화 약세가 지속되는지 확인해보고자 한다. 


최근 5개년 포린트/유로(좌), 포린트/달러(우) 환율 차트

(단위: huf/eur, huf/u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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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헝가리 중앙은행(2021.11.29.기준)


헝가리 포린트 가치 하락의 이유


헝가리 포린트화 약세가 지속되는 대표적인 이유로는 크게 다음과 같다. EU회원국이지만 자체 통화를 사용중인 헝가리는 타 회원국인 독일, 프랑스 대비 경제 구조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동시에 미국, 중국 등과는 달리 신흥시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제가 불안전한 상황 속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인 달러와 유로에 대한 수요가 헝가리 포린트화에 비해 낮은 편이며 헝가리와 같은 신흥시장에 대한 리스크 회피 측면에서 자금 이탈이 발생하고 있는 것에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 


헝가리의 일별 코로나19 확진자 수

(단위: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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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JHU CSSE Covid-19


다음으로는 헝가리 정부의 코로나19에 대한 관대한 대응에 따른 시장 측 반응이다. 대부분의 EU 회원국이 백신 접종을 진행하면서 마스크 착용 등을 비롯한 의무화 조치를 철폐한 바 있으나 생각보다 느린 백신 접종 속도와 변이 바이러스의 지속 등장으로 인해 4차 확산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변국인 오스트리아만 놓고 보더라도 락다운 등 강력한 조치를 이행하고 있는 반면 헝가리 정부는 늘어나는 일일 확진자 속에서 뒤늦게 실내 마스크 착용 조치만 새로이 시행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일일 확진자 수는 7일 평균 약 9,500명~10,000명대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부의 추가 대응은 없으며 시장에서는 1~3차 확산 떄와 유사하게 미래 불안정성에 반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번째로 EU와의 법치주의를 비롯한 동성애, 난민 등에 관한 오르반 총리의 갈등 지속이 EU자금 지원 지연을 비롯해 미래 불안정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참고로 헝가리의 오르반 총리는 앞서 이야기한 사안과 관련하여 일부 회원국과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미국의 중국 제재에도 불구하고 일대일로 참여, 중국 대학 유치(유보), 중국산 백신 도입 등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같이 크게 세가지 요인이 포린트의 약세를 부추겼다고 분석되고 있지만 보다 원론적으로는 지난 수년간 헝가리의 환율 정책이 낳은 결과물로 분석되고 있다. 


포린트 환율의 결정적인 원인: 환율 정책의 U턴


오르반 총리가 처음 집권했을 당시인 지난 1998년과 2002년 사이, 정책 입안자들은 강력한 포린트를 추구하는 것이 여러 방면에서 옳은 선택으로 보였다. 포린트 강세가 유지되면 포린트를 급여로 받는 헝가리 국민에게 도움될 뿐만 아니라 당시 10%에 육박했던 물가상승률을 최소한 안정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었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헝가리 중앙은행은 맞춤형 정책을 펼쳤으며 장기 인플레이션 목표와 함께 포린트/유로 환율을 245대에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미래 유로 도입을 추진했다. 이후 등장한 정권은 오르반 총리 1기 시절 설정한 목표에 대해서는 덜 중요시했으나 그럼에도 헝가리 중앙은행은 과도한 물가 상승 및 당시 인기있던 FX loan 거래의 상환비용 상승 방지를 위해 안정적으로 유지하고자 시장에 꾸준한 시그널을 제공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정책은 2015년 오르반 총리 집권 3기에 도달하면서 뒤바뀌었다. 당시 세계 경제는 저물가가 유지되고 있었으며 과거와는 달리 더 이상 포린트 강세가 헝가리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FX loan 거래도 상당 수 정부의 결정 아래에 해결되었으며 포린트 약세 기조를 가져간다면 오히려 수출이 활성화되어 헝가리 경제에 이익을 안겨줄 것으로 판단되었다. 동시에 유로존 또는 주변국으로부터 자금 대출을 하는 기업에게는 포린트 강세가 상대적 불이익을 제공함에 따라 포린트 약세를 유도하는 방향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그 이후 헝가리 중앙은행의 주요 목표는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저금리 기조 유지로 변경되었다. 그 결과 2017-2019년 기간 동안 기업 대상 시중금리는 0.1-0.2% 사이에 제공되었으며 기업 경영활동에는 큰 도움이 되었다. 중앙은행의 이와 같은 판단은 글로벌 경제에 충격이 발생할 경우 특히 신흥시장으로부터 위험 회피를 위해 자금이 빠져나갈 시 포린트 약세를 방어할 수 없다는 점에 취약점을 갖고 있었다. 이와 함께 헝가리 정부를 포함한 기업, 중앙은행 등에서는 더 이상 포린트 강세에 대해 관심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정책 입안자의 주요 관심사는 포린트 약세가 급하게가 아닌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며 현재 벌어지고 있는 포린트 약세가 불가피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헝가리 포린트 환율의 전망은?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헝가리 중앙은행은 지난 11월 17일 올해 들어 여섯 번째 금리 인상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0.3%p를 인상하여 2.1%의 기준금리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는 2020년 7월 코로나19 피해 회복에 주력하고자 기준금리를 0.6%로 조정한 이래 1년 5개월에 걸쳐 여섯 차례 인상한 결과이다. 시장에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준비가 되어있음을 알려주는 강력한 신호가 되긴 했으나 이와 같은 시그널은 단기에 그쳤으며 결국 1주일 뒤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헝가리 중앙은행이 조금씩 인상하는 신호를 시장에 전달함과 동시에 연말 글로벌 시장이 개선된다면 포린트의 가치는 현재보다는 강세를 보여 360대 초반 선까지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반해 예기치 않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인한 경제 위축 현상 발생,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물가상승률, 글로별 경제 침체 등 악재가 발생한다면 포린트의 환율은 다시 370대를 뚫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리고 일부 전문가들은 370을 넘어서 400포린트/유로의 시대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만약'이 아닌 '언제' 즉, 시기가 문제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헝가리의 포린트/유로 환율이 지속적으로 올라간다면 중앙은행이 목표로하는 물가 상승 억제에도 큰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헝가리는 유로 내 교역 의존도가 높은 곳이며 환율 상승은 수출 측면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제공하지만 반대로 수입하는 물품에 대해서는 보다 비싼 가격으로 수입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안그래도 유가 상승이 몰고 온 높은 물가상승률을 억제하고자 헝가리 정부는 최근 기름값에 대해 상한제를 480huf/1L로 부과한 바 있으나 이와 같은 인위적인 가격 통제 수단은 단기적으로만 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게다가 환율이 올라간다면 주변국으로부터 조달되는 많은 재화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며 실제로 급등하는 수요와 맞물려 건설 자재의 가격이 큰 폭 인상된 바 있어 생산자물가지수도 덩달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사점


헝가리 포린트 약세가 지속된다면 헝가리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안그래도 코로나19로 피해 입은 많은 기업과 개인이 정부의 정책적 자금 대출 지원을 받았으며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포린트화 약세는 막을 수 있겠으나 경제 주체의 안정화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3% 장기 물가인상률 목표 달성에도 큰 어려움이 예상됨에 따라 환율을 안정화할 조치 마련이 시급해보인다. 전통적으로 12월은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장인 만큼 상대적으로 포린트화가 강세를 보여 환율이 일부 하락하여 불안정성을 줄일 것으로 보이지만 이와 함께 헝가리 정부와 중앙은행에서 어떤 조치를 이행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리고 원자재를 한국 등지에서 수입하는 헝가리 진출 한국기업의 경우, 이와 함께 포린트/원화 환율이 원화/달러 환율과 연계하여 어찌 변동되는지 예의주시하여 환율 헷징 수단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해보인다. 




자료: 주요 일간지(HungaryToday, Portfolio, Hungarianinsider 등), 헝가리 중앙은행(MNB), 무역관 자체 조사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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