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 Global

푸드테크계의 ‘실리콘 밸리’, 싱가포르의 대체육 시장

- 식량관련 기술 개발과 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싱가포르 정부-

- 국내 탄탄한 수요층과 정부지원으로 전세계 대체육 제품이 각축을 벌이는 중-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대표적인 대체육 회사 임파서블 푸드는 지난 1118일부터 싱가포르에 식물성 돼지고기인 임파서블 포크유통을 시작했다. 회사는 20193월 싱가포르에 식물성 쇠고기인 임파서블 비프를 출시하여 2년간 탄탄한 수요층을 갖게 되었고, 현재 식물성 쇠고기는 싱가포르 전역 700개 레스토랑과 슈퍼마켓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임파서블 푸드 외에도 이곳 싱가포르에는 수 십여 개의 대체육 브랜드들이 다양한 원료와 품목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급성장중인 싱가포르의 대체육 시장에 대해 몇 가지 트렌드를 파악해보고자 한다.

 

채식의 유형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먼저 간단히 채식의 유형에 대해 정리하면, 채식은 대략 8가지 정도로 크게 분류하는데, 그 중 본문에서 다루게 될 비건은 동물성 식품을 일체 섭취하지 않는 식이이고, ‘플렉시테리언은 기본적으로는 채식을 하지만 때에 따라 육식도 허용하는 방식이며, ‘베지테리언은 일반적으로 우유와 계란까지는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베지테리언용어는 경우에 따라서는 아래 모든 유형의 채식추구 식이를 통칭하는 개념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페스코는 생선까지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

 

채식의 종류

세미

베지테리언

플렉시테리언

(Flexitarian)

채식을 하지만 아주 가끔 육식을 겸하는 준 채식주의

폴로

(Pollo)

유제품, 계란, 생선, 닭고기까지는 섭취하는 채식주의

페스코

(Pesco)

육류는 먹지 않고, 생선과 계란, 유제품은 섭취하는 채식주의

베지테리언

락토오보

(Lacto Ovo)

육식은 하지 않으나, 유제품과 계란은 섭취하는 채식주의

오보

(Ovo)

육류, 유제품은 먹지 않고, 계란만 섭취하는 채식주의

락토

(Lacto)

육류, 계란은 먹지 않고, 유제품은 섭취하는 채식주의

비건

(Vegan)

완전 채식주의. 동물에게서 얻는 식품을 일절 제외

프루테리언

(Fruitarian)

극단적 채식주의. 식물의 생명도 존중하여 식물의 생명을 헤쳐서는 안된다는 원칙으로 땅에 떨어진 열매만을 섭취

자료 : 농식품수출정보(Kati)를 바탕으로 직접 작성

 

대체육의 아시아 진출 가능성을 시험해보기 가장 좋은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채식이나 대체육 등에 관심이 많은 나라이다. 영국 데이터 분석 회사 YouGov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싱가포르인 49%는 현재 플렉시테리언, 베지테리언/비건 혹은 페스코이고, 42%는 본인이 육식을 한다고 응답했다. 채식 유형중 비교적 적극적인 베지테리언/비건은 연령 분포를 보면 35~44세가 가장 많은데, 이들은 같은 연령대 10명 중 3명정도(28%)가 본인이 베지테리언/비건이라고 답했다. 또한, 해당 연령대는 일반적으로 소비활동이 가장 활발한 연령대이기도 하므로, 결국 다양한 대체육 상품을 원하는 일정 수요층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싱가포르인의 식이 성향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1

-어떤 식이를 주로 하는가?-

(단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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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사시점 20202

자료 : YouGov

 

싱가포르인이 채식을 하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건강상의 이유(46%)’ 가 가장 많았다. 그 하위로 육류/어류 생산 과정과 관련된 건강상의 우려(37%), ‘가공육에 대한 건강상의 우려(32%)’ 등을 보면 건강과 관련한 이유가 가장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싱가포르인의 식이 성향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2

-왜 채식위주의 식단을 하고자 하는가?-

(단위 : %)

external_image

: 조사시점은 20202월이며 중복응답 가능

자료 : YouGov

 

대체육 시장규모는 얼마나 커질까

 

한편, 대체육의 시장 규모는 많은 리서치 기관들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중 영국 리서치 회사 Kearney의 자료를 살펴보면, 현재의 육류 생산 구조는 낮은 생산 효율성, 전염병에 대한 취약성 등을 이유로 현재 예측하는 인구증가 수준에 비례하는 생산량 증가는 어렵고, 이를 기술기반의 새로운 육류 대체품이 채울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향후 10년내 이루어질 이러한 산업 환경 변화로 기술기반 대체육이 전 세계 육류 공급량의 약 1/3을 제공하며, 2040년이 되면 배양육(35%)과 비건 육류 대체품*(25%)을 포함한 전체 대체육은 총 육류시장의 과반(60%),USD 1.1조 시장을 점유하는 구조로 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비건 육류 대체품 : 식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최근의 임파서블 푸드, 비욘드 미트 등을 지칭

 

2040년까지 전세계 육류시장의 구성비 변화 전망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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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Statista

 

대체육 시장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는 싱가포르 정부

 

이러한 대체육 시장의 미래를 내다보고 싱가포르는 대체육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새로운 기술을 적극 수용하는 중이다. 게다가, 싱가포르는 식품의 90% 이상을 해외로부터 수입하는 나라이다. 따라서, 식량의 자급자족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는데, ‘단백질 개발도 그 중 하나이다. 싱가포르 식품청(SFA)2030년까지 단백질 수요의 30%를 국내 생산으로 채우겠다는 ‘30x30’ 슬로건을 걸고, 농지가 필요 없는 배양육이나 대체육 등의 기술 개발과 투자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2020년 초에는 스위스 식품가공기계 제조사 뷸러(Bühler)와 향료기업 지보단(Givaudan) 합작 연구소를 싱가포르에 유치하였다. 투자액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본 연구소의 설립을 통해 기업들이 연구개발 정보를 활용하고, 원료선정이나 향료 활용, 시식회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또한, 연구소 측은 아시아 요리에 적합한 식물유래 단백질 식품 개발을 촉진하여 아시아 식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보단 APAC 사장 Monila Kothari는 본 연구소가 스타트업과 식품회사를 지원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싱가포르와 아시아 전체의 지속가능한 식품시장의 미래를 만들어가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같은 해 연말 싱가포르 식품청(SFA)는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Eat Just가 개발한 실험실 배양육을 세계 최초로 제품 판매 승인하였다. 회사는 식품과 관련된 신기술에 매우 적극적인 싱가포르 식품청을 대상으로 2년간의 노력 끝에 상업화를 위한 세계 첫번째 승인을 얻게 된 것이다. 이후 Eat Just측은 2021년에 싱가포르가 회사의 아시아 본부가 될 것이며, 이 곳에 12천만 달러 규모의 글로벌 제조 시설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로써 싱가포르는 배양육 양산에 필요한 대규모 제조시설 투자와 함께, 공정 엔지니어, 제품 개발자, 분석 화학자 등 식품 과학 전문가 일자리 창출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Eat Just의 배양 닭(브랜드명 GOOD Meat)으로 만든 닭가슴살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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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GOOD Meat 홈페이지

 

싱가포르 내부에서 성장한 Next Gen(Tindle브랜드 소유)은 올해 초 1천만달러 자금 조달에 성공하여 대체육 업계내 최대 금액의 자금을 조달한 회사가 되었다. 주요 투자자로는 테마섹(싱가포르 국부펀드), 뉴벤처스(싱가포르 경제개발위원회 소유) 등이 포함되어 있어, 사실상 정부의 지원을 받은 셈이다. 이후 회사는 홍콩, 마카오, 말레이시아로 사업을 확장했다. 업계 진출을 고려하는 한 국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장점은 풍부한 글로벌 인력, 투자 및 정부 지원, 인근 동남아 시장으로의 접근성 등 회사가 해외로 뻗어가기 위한 강력한 요소들을 갖춘 곳이라고 설명했다. 다수의 언론은 이미 싱가포르를 푸드테크의 실리콘밸리가 될 것이라는 기사를 내놓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유통되는 대표적인 대체육 브랜드

 

앞서 언급한대로 싱가포르의 수많은 레스토랑과 카페는 맛의 차이를 느끼지못할 만큼의 놀라운 ‘채식주의자용’ 요리를 제공한다. 푸드테크 스타트업들은 혁신을 통해 시시각각 새롭고 놀라운 대체육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싱가포르 식음료시장에서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대체육 브랜드들은 다음과 같다.

 

싱가포르에서 유통되는 대표적인 대체육 브랜드

브랜드명

국적

특징

Beyond Meat

미국

-   업력이 가장 긴 회사(10년)

-   가장 다양한 품목 보유(패티, 이탈리안 소시지, 미트볼)

-   제품에 글루텐과 콩이 없음

Heura

스페인

-   비건 치킨 스트립(콩으로 만든 닭고기)

-   치킨라이스, 탄두리치킨, 타이 바질 치킨, 락사에 이용

Impossible Food

미국

-   쇠고기와 같은 맛과 질감으로 싱가포르 비건시장을 빠르게 확장한 장본인

-   햄버거, 피자, 파스타, 커리퍼프 등 다양하게 사용되며, 슈퍼마켓에서도 구할 수 있어 가정에서도 소비

Quorn

영국

-   육류의 맛을 모방하기 위해 일부 성분을 육류에서 추출

-   비건 생선살, 쇠고기 패티 등을 슈퍼마켓에 유통

Tindle

싱가포르

-   싱가포르 회사에서 만드는 식물성 치킨

-   단 9가지 재료만 이용하고, 유해물질을 전혀 넣지 않음

Karana

싱가포르

-   잭프룻을 이용한 식물성 돼지고기 생산하는 싱가포르 회사

-   풀드포크(결대로 찢어서 만든 돼지고기요리) 등에 이용

OmniMeat

홍콩

-   소셜 벤처 ‘Green Monday’에서 시작

-   아시아 요리의 채식버전에 특화되어 있고, 쌀, 완두콩, 버섯, 콩을 이용하여 고기대신 사용

자료 : Honeycombers(싱가포르의 트렌드 및 라이프스타일 잡지) 기사를 바탕으로 직접 작성

 

마무리

 

최근의 전세계적인 채식 선호 현상은 인류 식단 구성의 중요한 흐름 변화로 보는 시각이 많다. 사람들이 매체를 통해 육류 소비의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기도 하고, 건강을 위해, 혹은 환경을 위해 의식적으로 육류소비를 줄이고자 한다. 또한 싱가포르는 식자재 생산에 한계가 있는 지역적 특수성까지 더해져 지속가능한 식품 생산을 위한 길을 정부차원에서 적극 육성하고 있다.

대규모 연구단지와 생산공장, 신기술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규제당국, 트렌드 수용에 적극적인 시장을 갖춘 이곳 싱가포르에서 우리 기업들의 참신한 상품도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한다.

 

자료: YouGov, A.T. Kearney 등 리서치사 및 The Straits Times, Channel News Asia, Forbes, Vegconomist, the Honeycomber 등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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