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CDMO(의약품 수탁제조개발) 시장 현황과 전망
- 일본 바이오의약품의 수탁제조개발(CDMO)는 아직 시장 진입 단계 -
- 일본의 경제안전보장법 제정 및 전략물자 확보에 의약품이 포함되며 의약품 생산이 중요해질 것 전망 -
- 후지필름, 연속 생산방식을 활용해 업계 상위 포지션으로 도약을 노리는 중 -
일본은 제약 산업이 크게 성장한 나라 중 하나이다.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시장이 확대되면서 일본의 제약시장도 같이 성장하였는데 다양한 의약품에 대한 연구 개발과 함께 현재 떠오르는 분야가 의약품 수탁제조개발기관(CDMO) 시장이다. 반도체 산업과 비슷하게 의약품 시장에서도 수평 분업이 점차 퍼져나가면서 CDMO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며 다른 업종에서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는데 일본 내 주요 기업과 그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확대와 CDMO 성장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 의약품이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2019년에서 2026년까지 바이오 의약품의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은 9.6%로 종래 의약품의 연평균 성장률 5.5%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매출액 상위 100위 권에 드는 의약품에 한정할 경우 2019년 기준 바이오 의약품 점유율이 50%를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처방전 제약·OTC 약 매상액 추이>
[자료: 경제산업성]
바이오 의약품은 기존의 화학합성 의약품에 비해 연구 개발비 코스트가 크고 설비투자 및 품질 관리 비용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개발비의 경우 저분자 의약품이 평균 200억~300억 엔이나 바이오 의약품은 500억 ~1000억 엔으로 알려졌으며 바이오 의약품의 설비 투자 비용은 화학 합성품의 3~10배, 품질 관리 비용은 화학합성품의 1.3~1.8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적인 측면에서 제약회사의 부담이 커지는 점과 함께 치료 수단이 항체 의약, 세포의료, 유전자 치료 등 다양화되면서 제약회사의 신규 약 개발 및 마케팅이 더욱 어려워졌다. 또한 신약 개발에 들어가는 노력 및 난이도가 더욱 높아지면서 의약 분야에서의 수평 분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제약회사는 연구실에서 약의 종류를 찾는 연구에 집중하고 임상실험 및 양산화 등은 CDMO에 위탁하는 흐름이 정착되고 있다.
<바의오 의약품 글로벌 주요 기업>
의약품 개발(제약기업) |
개발·제조 |
(미국) 화이자 |
(스위스) 론자 |
(스위스) 노바티스 |
(독일) 베링거인겔하임 |
(스위스) 로슈 |
(한국) 삼성바이어로직스 |
(미국) 머크 |
(일본) 후지 필름) |
(미국) 앱뷔 (AbbVie) |
(일본) AGC |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
(일본) JSR |
[자료: 닛케이]
의약품 원약 CDMO 시장은 2020년 현재 257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2024년 에는 352억 달러(3조7000만 엔)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전자 세포치료제와 바이오 의약품의 2020-2024 연평균 성장률이 각각 31%, 10%로 예상되며 유전자 치료, 세포치료 분야에서의 고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의약품 CDMO 시장 규모 추이>
[자료: Answers News]
일본 CDMO의 현황 및 투자 계획
<일본의 주요 CDMO 기업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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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 필름 |
AGC |
JSR |
특징 |
항체 생산, 미생물 배양, 유전자 치료 히트세포 등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 보유 |
상용의약품 원약의 공급실적을 부유, 소량 다품종 생산에 적합한 제법 보유 |
임상용 cGMP바이오 의료품 원약 제조능력, 포유동물세포주의 개발기술에 강점 |
제조능력 |
15만 L |
콜로라도 공장 4만 L 치바공장 5000L 등 |
2000L 바이오리액터 보유 |
CMO/CDMO 매출 (2019년) |
(21년 목표) 1000억 엔 *19년 기준 연20% 성장 상정 |
619억 엔 |
불명 *라이프사이언스 사업 505억 엔 |
주요 거점 |
미국, 영국, 덴마크 |
일본, 미국, 이탈리아, 덴마크, 독일 |
미국, 스위스 |
규제승인 |
FDA 등 |
FDA, EMA, PMDA 등 |
불명 |
최근 동향 |
2019년 미국 바이오젠의 덴마크 제조자회사 매수해 대용량에 대응, 1000억 엔의 대형설비투자 실시 |
2019년 글로벌 일체운영개시, 2020년 아스트라제네카의 바이오의약품원약제조공장(미 콜로라도) 매수로 생산능력 증강 |
2020년 자회사의 KBI와 Selevis의 유럽공동사업 강화를 위해 스위스에 8,700평방미터의 바이오 의약품 제조시설 정비를 진행 중 |
[자료: 경제산업성]
일본의 주요 CMO/CDMO은 후지 필름, AGC, JSR을 꼽을 수 있다. 특히 후지 필름이나 AGC의 경우 다른 업종에서 M&A 등을 통해 사업을 CDMO로 확장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후지필름의 경우 2011년 미국 머크로부터 CMO회사 두 개사를 인수하여 CDMO핵심 회사인 후지 필름 다이오신스 바이오 테크놀로지(FDB)를 설립했다. 그 후 2014년에 미국의 CMO인 케일론 바이오세라퓨틱스, 19년에는 미국 바이오젠 제조자 회사를 인수해 글로벌 수준으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현재 FDB는 영국 1개, 미국 2개, 덴마크 1개 거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새롭게 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및 치료제의 제조를 수탁해 CDMO 사업 매출이 1000억 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후지필름이 도입할 연속 생산방식>
[자료: 닛케이]
후지필름은 CDMO시장이 확장되고 수평 분업이 활성화되면서 반도체 생산에서의 1등기업인 TSMC와 같이 바이오 분야의 생산 1위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누계 6,000억 엔 가량을 투입하여 사업을 확장해가고 있다. 특히 2023년 영국 거점에서는 순도가 높은 항체를 효율적으로 제조하는 새로운 생산 방식인 ‘연속 생산’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해당 방식은 배지(培地) 등을 연속적으로 투입하여 배양·제약 공정을 병행하여 가동하면서 항체를 연속해서 회수한다.
배양부터 정제공정까지 연속으로 가동시키는 해당 방식은 세계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체의약에서 생산공정이 까다로워 온도관리나 불순물 배제 등 엄격한 품질관리가 요구되어 비용절감이나 대량생산이 과제로 남았었다. 현재의 CDMO의 주류 생산은 ‘배치 생산’은 배양물이나 불순물을 제거하는 정제 공정으로 공정마다 용기로부터 생성물을 꺼내 다음 공정으로 옮겨가야 했다. 세포를 증식하기 위해서는 작은 탱크서부터 서서히 큰 탱크로 옮겨가야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연속 생산방식에서는 생산 효율이 높고 순도가 높은 항체를 채취할 수 있다. 연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 대규모 탱크도 필요가 없어져 생산설비의 70%를 절감할 수 있고 생산비용도 30%를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채취 가능한 항체의 양은 기존 공정보다 3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연속생산은 전체를 관리하는데 정밀제어가 요구되고 정제 공정에서 고도의 정제 기술 및 장치가 필요하며 대량의 배지(培地)가 필요해 제조 비용이 높아 이제까지 도입되지 않았다. 후지필름은 연속 배양용으로 비용을 억제한 새로운 배지를 개발하였고 또한 타 업종에서 적용하던 설비설계기술을 시설에 적용하여 연속생산에 대응 가능한 제조 설비를 개발해 새롭게 연속 생산 시스템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지 필름 바이오 CDMO 사업부장 이시카와 타카리씨는 “새로운 생산 기술은 게임체인저가 되어 톱의 자리를 노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대형 제약회사와의 상담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25년 3분기 CDMO 매출액을 21년 3분기 대비 약 2배 증가한 2000억 엔으로 예상하며 이후에도 연평귤 30%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ACG의 경우는 일본에서의 합성 농약, 바이오 의약품(미생품)의 CDMO사업을 중심으로 인수나 설비 증강을 통해 사업을 대규모로 확장했다. 2016년에 독일 바이오미바를 자회사로 흡수하고 2017년에는 덴마크의 CMC 바이오로직스를, 2020년에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미국 원약제족 공장을 인수했다. 또한 21년 7월에는 이탈리아의 몰메드를 인수하여 유전자·세포 치료약 분야의 CDMO에도 참가하는 등 규모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ACG는 ’지역 생산 지역 소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유전자 세포 치료제를 일본에서도 생산할 수 있도록 거점을 마련해 일본 제약 회사가 현지에서 부담없이 제조 위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데 힘쓰고 있다.
그 외 일본 기업들도 참가를 표명하고 있다. 다이니혼 스미토모 제약은 모회사 스미토모 화학과 힘을 합쳐 합작회사 ’S-RACMO’를 설립하여 개시하는 것을 발표했다. 다이니혼 스미토모 제약이 51%, 스미토모 화학이 49%의 출자 비율을 가지고 다이니혼 스미토모는 재생 의료 제품 개발 기술, 스미토모 화학은 저분자 의약품 원약, 중간체의 수탁제조를 다루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니혼 스미토모는 iPS* 유래 재생·세포 의약의 제조플랜트 ‘SMaRT’를 GMP 기준에 적합한 상업용 제조 시설로 정비하였고 ‘S-RACMO’에서 그 일부를 위탁제조에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적으로 다이니혼 스미토모의 종합 연구소에 11억엔을 투입해 신시설을 건설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주*: iPS: 유도만능줄기세포로 성인의 피부세포를 활용하여 배아 줄기세포와 같은 다능성을 가지는 줄기세포
시사점
일본은 바이오 의약품의 CMO/CDMO 시장에서 비교적 후발주자로 볼 수 있다. 관련한 제조 실적이 부족하여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선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반대로 CDMO의 경우 일본 내에 바이오 의약품 개발 건수가 적은 편이어서 시설 투자를 진행하기 어려운 측면이 강해 시장이 성장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반도체 등의 전략물자 공급이 난항을 겪으며 일본 내에서도 전략 물자에 대한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기시다 정부는 경제 안보에 대한 관리의 중요성을 표명하며 경제안보실을 신설하고 새롭게 경제안전 법안을 수립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해당 법안에는 전략 물자의 국내 생산 및 공급을 우선하게 될 것을 담고 있고 전략 물자에는 반도체를 비롯해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 등이 포함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바이오 의약품의 생산 능력은 전략물자 공급이란 측면에서 향후 중요한 문제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동일 선상에서 경제산업성은 백신 생산 설비의 도입을 지원하는 새로운 보조금을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에는 암 치료제등의 의약품 제조를 인정하고 감염증 유행 시에만 백신 생산을 의무화하는 것이 특징으로 감염 질병에 대해 국내 백신 생산 체제를 갖추어 수입 의존에서 탈피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새로운 보조금은 구입하는 장비에 제한을 두지 않아 바이오 의약품을 제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의 생산이 바이오 의약품 생산과 유사점이 많아 모두 미생물을 배양하는 탱크를 사용하고 설비의 세정이나 배관의 재조합 등으로 바이오 의약품 생산 설비에서 백신 생산 설비로의 전환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일본에서는 CDMO에 대한 참가 및 설비투자가 지속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신약 개발의 리스크가 높아지는 등 제약회사의 신약 개발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 속에서 수평 분업을 통한 새로운 방식은 일본 제약회사 및 CMDO 회사 모두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자료: KOTRA 오사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