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 Global

포스트 코로나를 대처하는 베트남의 자세

- 베트남, EVFTA로 수출과 투자 활로 확대 기대 -

- IT 인프라 및 노동자 양성, 디지털화 촉진 가속화 전망 -

 

 

 

베트남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4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이행한 후 첫 국회 회기가 개최됐다. 이번 9차 회기(5.20~6.18.)는 코로나19 대응, 경제 회복, 사회 안정을 키워드로 기조연설이 구성됐고, 이에 따라 경제 성장률 수정, 유럽연합-베트남FTA 비준, 사업환경 및 사회 안정을 위한 정책 등의 논의가 이뤄졌다.

*참고 보고서: 코로나19와 베트남 주요 산업 동향(클릭 시 해당 페이지 이동)

 

베트남,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성장률 수정 논의

 

자료: Vit Nam News

 

지난 5월 베트남 응웬 쑤언 푹(Nguyn Xuân Phúc) 총리는 국회 보고에서 “최근 처한 위기로 올해 목표한 경제성장률 6.8%는 무거운 과제가 됐으며 달성에 어려움이 있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푹 총리는 올 경제성장률 목표를 연초 설정한 6.8%에서 4.5%로 하향 조정하도록 제안했고, 베트남 국회는 6월 중순 승인 여부를 공표할 예정이다. 현지 국회가 성장률 목표 수정을 승인한 일은 도이머이 개혁 이래 약 10년 주기로 2번(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있었다.

 

베트남의 경제성장률 추이


자료: 베트남 국회, 통계청 자료 종합

 

이번 9차 국회 회기에서 현지 정부는 경제 전반에 코로나19에 따른 강한 여파가 따랐다고 상황을 요약했다. 실제로 2020년 1분기 베트남 농업분야는 코로나19로 수출이 저해돼 성장률이 0.08%에 그쳤다. 2020년 1~5월 전년 동기 대비 산업생산지수 증가율은 1%에 머물렀다. 현지 정부는 코로나19로 원부자재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한편, 시장 환경이 생산품 판매가 수월치 않게 변했기 때문이라고 그 원인을 분석했다. 특히 베트남의 주요 수출 품목인 의류, 신발, 목제품, 수산물 수출이 크게 줄어 올해 1~5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관광업, 요식업, 운수업 등 서비스 산업도 적자를 감내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시장 수요가 전반적으로 대폭 감소했다. 지난 5개월간 베트남 소매유통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다. (자료: 베트남 통계청)

 

베트남의 주요 수출품목 수출 추이

(단위: 십억 달러)


자료: 베트남 통계청

 

푹 총리가 제시한 4.5%라는 숫자는 현지 투자기획부가 예측한 2가지 시나리오에서 도출됐다. 베트남 투자기획부는 자국 및 베트남의 주요 교역국들의 팬데믹 통제 진전도에 따라 ① 통제가 순조롭다면 4.5~5.2% ② 상황이 악화된다면 3.6~4.4%에 이르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자는 올 3분기에 베트남의 주요 교역국 및 투자국들(한국, 미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의 경제·통상 수준이 전과 같이 회복되는 경우 후자는 이들이 4분기에 정상화되는 경우이다.

 

한편, 현지 투자기획부 차관은 목표에 못 미치는 경제성장률 시나리오는 최근 베트남이 마주한 경제적 어려움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20년 베트남의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난관을 하기와 같이 정리했다.



자료: Vietnam Investment Review

 

포스트 코로나에 대처하는 베트남의 자세

 

이번 베트남 정부의 임기는 2016~2021년*으로 실질적인 임기는 올해가 마지막이다. 그러나 2020년 초 시작된 코로나19 여파로 양적 성장은 독보적으로 앞세우지 못하게 된 바, 현지 정부는 ‘질적 성장’이라는 키워드로 임기 말년 업적에 온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 2021년 3월부터 다음 국회 이임 공식 준비

 

각 정부 임기별 평균 경제성장률



: 現정부가 前정부의 실적을 넘어서려면 2020년 경제성장률은 5.3% 이상 달성해야 함.

자료: KOTRA 호치민 무역관 종합

 

2020년 베트남 9차 국회 회기 보고서 및 성명서에서 관찰된 질적 성장에 관련한 주요 키워드는 내수 장려로 수급 자족, 경제구조 변화, 세계 가치사슬 속 베트남 존재감 확대, 디지털화 등이다. (참고: Conclusion No. 77-KL/TW) 특히 노동 효율성을 제고해 현지 산업의 부가가치 창출을 증대하고, 무역협정 활용으로 세계 공급망에 편입하며, 전산 체계를 통한 행정 속도를 단축시킴으로써 앞선 활동들을 지원하는 데 조명을 비출 것으로 분석된다.

 

(1) EVFTA로 수출과 투자 활로 확대

 

2020년 6월 8일 베트남 국회는 유럽연합-베트남 자유무역협정(이하 EVFTA)을 비준했다. 이로써 EVFTA가 발효되기 전 베트남 측에서 할 수 있는 승인 절차는 모두 완료됐다. 베트남은 6월 말 EVFTA 관련 시행령 공표를 준비 중이다.

 

EVFTA 발효일자는 베트남과 EU 간 공식적인 협의 후 결정되는데, 현시점 양측이 공동으로 공표한 것은 없다. 다만,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협정 규정에 따라 오는 8월 1일 발효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 베트남 산업통상부 산하 다각무역정책국, 유럽의회 포털, 다각무역정책국장 언론 인터뷰)


EVFTA 진행 경과

시점

진행 경과

2010.10.

EU와 베트남, EVFTA 협상할 것에 상호 동의

2012.6 – 2015.12.

EVFTA 합의를 위해 협상

2017.6.

협상한 EVFTA 내용을 법적 검토 완료

2017.9.

EU가 베트남에 자유무역협정(FTA)과 투자보호협정(IPA)를 분리할 것을 공식 요청

2018.6.

· FTA와 IPA를 분리할 것을 공식 합의

· FTA 협의 내용 법적 검토 완료

· IPA 협의 내용에 상호 동의

2018.8.

IPA 협의 내용을 법적 검토 완료

2018.10.17.

EU 집행위원회, FTA와 IPA 공식 채택

2019.6.25.

유럽이사회(EC), FTA와 IPA 승인

2019.6.30.

베트남 하노이에서 FTA, IPA 양측 공식 서명

2020.3.30.

유럽이사회, EVFTA 협정문 채택

2020.6.8.

베트남 국회 EVFTA 비준

자료: KOTRA 호치민 무역관 종합

 

EVFTA는 베트남이 맺은 여러 무역협정 중에서도 높은 관세 혜택 수준을 자랑하는데, 일례로 발효 후 7년 내 99%에 이르는 관세 품목에 관세율이 인하된다. 베트남은 EVFTA를 활용해 세계 가치사슬망에 더욱 넓게 편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를 겪으며 공급처 분산 투자 움직임이 생겼고, 그 변화의 틈에 베트남이 발을 들일 기회가 생긴 덕이다. 같은 맥락으로 베트남 다각무역정책국 국장은 “EVFTA가 발효되면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세계의 기존 공급망에 베트남 기업들이 새롭게 파고들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한 바 있다. 또한 베트남은 EVFTA로 양측 간 투자가 활성화되면 가치부가기술 향상, 노동 자원 교류, 노동 생산성 제고 등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VFTA로 베트남과 EU 간 교역 활성이 기대되는 주요 품목은 섬유 및 의류, 전자기기, 의약품, 식품 등이다. 섬유 및 의류 품목의 경우 EVFTA 발효 후 8년에 걸쳐 대부분 품목이 단계 철폐·인하된다. 참고로, EVFTA는 한국-EU FTA에 따라 한국산 직물의 교차 누적을 인정하는 바, 관련 업계에 있는 우리 기업은 인증수출자제도를 사전 숙지*할 필요가 있다.

 

EVFTA 발효 직후 EU산 의약품목 절반이 수입관세가 즉시 철폐되고 남은 발효 7년 내 나머지 의약품목의 수입 관세가 인하된다. 이와 관련해, 현지 다각무역정책국 국장은 “EVFTA가 발효되면 베트남 제약 시장 및 관련 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특히나 EU산 의약품은 베트남 시장에 더욱더 쉽고 직접적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된다. 의약품 지재권 보호도 강화될 것이고, 베트남 의료시설 입찰 경쟁도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참고 보고서: 섬유산업, EU-베트남 FTA 활용 방안(클릭 시 관련 페이지 이동)

                       베트남 유럽 수출, 특혜관세 혜택 받으려면 인증수출자 등록 필수

 

(2) 정보기술 산업 개발 및 디지털화 촉진으로 부가가치 제고

 

베트남 산업통상부 차관은 5월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베트남의 새로운 트렌드로서 노동시장에서 기술 관련 직업에 큰 수요가 생길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현지 정부의 디지털화 개혁 노력을 기반 삼아 새로운 온라인 사업 분야가 시장에 나타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많은 국가들이 소수 국가에 집중됐던 교역 의존도를 분산할 것이므로, 새로운 사업 및 생산 모델에 알맞은 노동 수요가 생길 것이다. 베트남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디지털 전환을 우선 순위에 둘 것”이라고 전했다. (자료: Vietnam Investment Review)

 

베트남 정부가 집중하는 디지털 전환은 온라인 행정체계 확대, 정보기술(IT) 산업 강화 등이다. 상기 차관 의견과 같이 ‘IT산업 강화’ 움직임은 IT 숙련 인력을 양성해 노동 효율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노동집약적 제조·가공업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경제 구조 및 경쟁력을 변화시키는 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즉, 포스트 코로나 초기 한동안 베트남은 IT 인프라 구축에 우선 초점을 맞춘 바, 베트남에서는 기술자 양성 서비스 및 관련 장비에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불어, 코로나19를 겪은 베트남은 정보기술 결합사업 모델을 위한 법적 기틀 마련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베트남은 지난 4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비필수 사업 영업 중지, 국경 일부 폐쇄 등)로 정보기술을 이용한 언택트 사업 모델의 중요성을 직접 체감했다.

 

이번 9차 국회 회기에서는 코로나19 여파 회복 및 경제개발정책 논의 결과 “새로운 사업 모델과 디지털 전환을 위해 정책 마련 및 법적 기틀 조성 가속화”가 장기 솔루션으로 채택됐다. 그동안 베트남은 전자상거래, 공유차량(ride-hailing), 핀테크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이 시장에서 주목받았으나 이를 뒷받침할 법적 기반은 명확하지 않다는 우려가 컸다. 새로운 사업 모델과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정책 및 법적 기틀은 앞서 이 3가지 사업 모델에 우선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추측된다.

 

거리에서 대기 중인 Grab 기사들

 자료: 베트남 온라인 언론 infonet

 

현지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또다른 예로, 푹 총리는 최근 2025년 디지털 전환 국가 프로그램 결의안 Decision No. 749/QD-TTg를 승인했다. 결의안에 따르면 베트남은 향후 5년 안에 전자정부발전지수(EGDI), 정보통신기술개발지수(IDI), 국제경쟁력지수(GCI)가 상위 50위 내로 진입할 것을 목표한다.


한편 베트남은 앞서 2월부터 정보기술로 의료와 교육 체계를 관리하는 스마트 의료센터, 스마트 교육센터*를 시범 운용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주민등록카드 및 의료보험 카드 체계를 전산화하고, 최근 진행한 인구센서스*에 최초로 IT 기술을 도입하는 등 국민 정보 관련 행정체계도 대대적으로 재구축 중이다. 아울러 베트남은 5G 실용화를 목표로 2020년 내 관련 인프라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참고 보고서: 베트남 에듀테크 현주소 (클릭 시 해당 페이지 이동)

                       10년 만에 돌아온 베트남 인구센서스

 

2020년 1월, 베트남 내 5G를 이용한 첫 통화 시연


: 베트남 통신사 Viettel

자료: Vietnam Plus

 

(참고) 베트남의 디지털 전환 계획(Decision No. 749)은 디지털 정부·경제·사회 개발, 현지 디지털 기술 사업체들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을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다. 계획 일부를 보자면, 향후 디지털 경제가 국가 GDP의 20% 이상을 기여하고 연간 노동 생산성 성장률이 최소 7%에 이를 것을 목표하고 있다. 또한 2025년까지 80%가 넘는 현지 가정에 광섬유 네트워크 환경을 제공하고, 4G와 5G 모바일 네트워크 사용이 보편화될 것을 계획하고 있다. 인구 절반 이상이 전자결제*를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등의 목표도 명시돼있다.

*참고 보고서: 베트남 핀테크는 전자결제부터

 

베트남, 내수시장 부흥 위해 재개 움직임

 

베트남은 3~4월 몇 주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 비필수 사업(일부 외식사업, 미용실, 헬스장, 웨딩 서비스 등), 교통, 지역 이동 등을 제한했다. 단계 높은 예방조치 이래 현재까지 약 2개월 사이 발생한 베트남 내 코로나19 감염은 모두 해외 유입으로 인한 것이고 지역 감염 사례는 없었다.

 

이에 따라, 하반기를 준비하는 6월 베트남은 코로나19로 시장의 흐름을 제한하던 규제들을 단계적으로 완화할 조짐을 보인다. 우선 6월 9일 베트남 상무위원회 회의 후 푹 총리는 비필수 사업장(노래방, 댄스클럽)의 영업 재개와 입국 제한 일부 완화를 예고했다.

 

구체적으로 현지 상무위원회는 전문가(숙련 노동자, 기술자 등), 투자자(베트남에서 투자 기회를 찾기 위해 방문이 필요한 사업가 포함)의 베트남 입국 허용에 동의했다. 푹 총리는 각 지역 인민위원회에 유료격리시설 배치, 외부 유입객 접객 절차/환경 구축, 유입객 코로나19 검사 준비를 지시한 상황이다. 베트남 재무부와 보건부는 현지 법에 근거해 격리 비용, 치료 비용을 산출하고 이를 정부 보고할 예정이다. 동시에 현지 교통부와 외교부 또한 정부로부터 관련 항공편 편성을 요청 받은 바, 전문가 및 투자자 입국 완화 계획(조건부 허가)은 곧 공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재개 움직임이 관광과 같은 상업 목적의 국제 항공선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 30일간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하지 않은 안전지역에 한해 특정 조건 하 입국 제한을 완화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했다.

 

 

자료: KOTRA 호치민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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