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코로나19 이후 주목받는 밀키트 성장세 이어질까
- 팬데믹 이후 캐나다 밀키트 기업 매출 전년 대비 74% 증가 -
- 불고기, 비빔밥, 고추장 돼지고기 등의 한식 메뉴 인기 -
- 우리 기업 소스류 진출 기회 기대 -
밀키트(Meal Kit)는 식사를 뜻하는 Meal과 세트라는 뜻의 Kit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품목으로 요리에 필요한 신선 식재료와 양념, 조리법을 세트로 구성해 제공하는 제품이다. 밀키트는 직접 재료를 구입하러 가지 않고 각 요리에 필요한 손질된 재료만 배달 받는 형태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수요가 급증한 제품으로 알려진다. 캐나다에서도 밀키트는 록다운 조치와 식당 실내 식사 제한으로 인해 팬데믹 시대에 주목을 받고 있다. 외부 접촉을 하지 않고도 건강한 식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쾌적하고 안전하다는 인식이 자리잡은 것이다.
밀키트의 장점은?
밀키트 서비스를 사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식사 계획을 선택한 후 식단 제한 사항, 가족 규모, 일주일 당 원하는 식사 횟수 등을 기준으로 기본 설정을 지정한다. 그 후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레시피들을 살펴보고 원하는 레시피를 고르면 된다. 주문을 하면 집 문 앞에 손질된 재료, 계량된 양념, 레시피 등이 한 박스에 배달된다.
캐나다 밀키트 기업 Goodfood 밀키트 예시
자료: Goodfood 웹사이트
이러한 편리함으로 인해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고객들에게 밀키트는 큰 인기를 받고 있다. 몇번의 클릭만으로 제품을 배달받은 후 평균 30분 정도의 요리 시간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밀키트로 요리 시 딱 필요한 식재료만 구입하기 때문에 버려지는 재료들이 없어 경제적일 수 있다. 이에 따라 부엌이 깨끗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점과 음식물 낭비가 감소해 환경친화적이라는 점도 매력 포인트가 된다.
팬데믹 이후 주목 받는 밀키트, 함께 성장하는 식품업계의 이커머스 산업
조사기관 리서치 앤 마켓(Research And Market)에 따르면 글로벌 밀키트 시장은 2020년 84억 달러에서 연평균 13.27% 성장률로 2027년까지 20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캐나다에서는 건강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진 상황에서 코로나19가 맞물려 밀키트 시장이 호황세를 보였다. 캐나다 Dalhousie 대학교에서 7290명의 캐나다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팬데믹 이후 12.8%가 밀키트를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캐나다 밀키트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기업은 Goodfood로, 지난 4월 1억700만 달러의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7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3분기에는 1억78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24%의 성장을 보였다. 이와 같은 성장은 팬데믹 이후 캐나다 식료품점의 유통 구조 변화와 맞물려 더욱 가속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밀키트와 같이 사회적 접촉을 자제하고 온라인으로 식재료를 주문해 요리하는 행태가 확산됨에 따라 식품업계의 이커머스 시장이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월마트 캐나다의 경우 2020년 식료품 이커머스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인프라에 35억 달러를 투자할 것을 발표했다. 또한 Sobeys, FreshCo 및 Safeway 등 캐나다 내 여러 식료품 마켓의 모회사 Empire Company는 2020년 식료품 배달 서비스 Voila를 런칭했다. Voila는 로봇 자동화된 웨어하우스를 제작해 주문되는 모든 식료품을 해당 웨어하우스에서 조달하고 로봇을 사용해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상품을 수집한다. 이를 통해 일반 식료품점에서 판매되는 물건을 픽업해서 배달해주는 것이 아닌 사람의 손길을 최소한으로 하여 전달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더 쾌적하고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Voila의 자동화된 웨어하우스 및 배달 서비스
자료: Grocery Business(좌), Sobeys(우)
캐나다에서 인기있는 밀키트는?
밀키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점점 더 다양한 밀키트 브랜드와 메뉴들이 캐나다에 자리잡고 있다. 특히 다문화 국가인 캐나다에서는 다양한 국가의 식당들이 많고 이에 대한 수요도 높기 때문에 밀키트 또한 메뉴의 다양성을 제공하는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주목할 점은 한국 메뉴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캐나다 밀키트 브랜드 Goodfood와 LiveFit Foods는 고추장 돼지고기, 불고기 등의 한국 요리를 제공하고 있다.
캐나다 밀키트 브랜드들의 한국 메뉴
자료: GoodFood 및 LiveFit Foods 웹사이트
글로벌 밀키트 기업 HelloFresh의 경우 한국 요리 레시피(Korean Recipes) 목록을 따로 만들어 다양한 한국 키트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불고기와 비빔밥 요리가 인기가 많고, 멕시코 음식인 타코와 불고기를 결합한 퓨전 음식도 선사한다.
HelloFresh의 인기 한국 메뉴
자료: HelloFresh 웹사이트
한편, 캐나다 밀키트 조사 업체 Mealkits Canada에 따르면 맛, 신선함, 다양성, 가격, 요리 용이성, 조리법의 명확성, 가격 대비 가치 등을 기준으로 둘때 Freshprep, HelloFresh, Chef’s Plate가 상위 3위를 차지했다. 대부분 정기구독으로 판매되고 원하지 않는 주에는 배달을 건너뛸 수 있다. 주로 2인용과 4인용으로 제공되며 가격대는 매 끼니 당 평균 C$10가 된다.
캐나다 상위 3위 밀키트 브랜드별 특징
순위 |
브랜드 |
제품 예시 |
특징 |
가격/한끼당(C$) |
1 |
- 모든 채소가 손질돼 있음 - 밴쿠버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료 제공 - 자체 배달 시스템 |
10.00~1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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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 배달을 원하지 않는 주는 건너뛸 수 있음 - 재사용 가능한 패키징 - 다양한 국가의 메뉴 - 고품격 재료 - 커스터마이징 가능 |
9.69~11.49 |
||
3 |
- 낮은 가격대 - 다양한 메뉴 - 배달을 원하지 않는 주는 건너뛸 수 있음 - 넓은 배달 가능 지역 |
8.99~9.99 |
자료: 각 기업 웹사이트
더불어 비건, 채식주의 바람이 부는 캐나다에서는 비건 음식 기반 밀키트 또한 인기를 끌고 있다. 밀키트 브랜드별 다양한 베지테리언 또는 비건 레시피를 제공하고 있고 비욘드 미트(Beyond Meat) 등의 대체육, 식물성 음식들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올해 1월 구축된 캐나다 최초의 100% 식물 기반 밀키트 서비스 Vegano는 런칭 2개월만인 지난 3월 420만 달러의 시리즈A 투자를 받으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식물 기반의 수프부터 소스, 프로틴 파우더까지 다양한 식재료를 제공한다. 또한 밀키트와 더불어 마켓플레이스도 구축해 식물 기반 가공식품 또한 판매하는 등 영역을 넓히고 있다.
캐나다 100% 식물기반 밀키트 서비스 Vegan
자료: Vegano 웹사이트
밀키트 성장세 계속 이어질까
하지만 밀키트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최근 캐나다 내 팬데믹 상황이 완화되면서 일상 생활이 재개됨에 따라 밀키트 시장을 사뭇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식당 실내 식사가 제한됐을 당시에는 밀키트가 틈새 시장을 공략했지만 식당 영업 제한이 풀리면서 집에서 요리하고자 하는 욕구가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한 캐나다 Dalhousie 대학교의 Agri-Food Analytics Lab에 따르면 팬데믹 이전에는 식량 지출의 35%가 집 밖에서 지출됐지만 팬데믹 초기에는 그 수치가 9%까지 떨어졌었다. 그러나 현재 이미 29%로 수치가 다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Goodfood의 경우 최근 신규 가입자 수가 전분기 대비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팬데믹 기간 자리잡은 소비 행태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Agri-Food Analytics Lab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 응답자 중 반 이상이 팬데믹 이후에도 온라인으로 식품을 주문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식품업계의 이커머스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바 밀키트 또한 성장세에 맞춰 꾸준히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사점
전 세계적으로 부상하는 밀키트 시장은 캐나다에서도 관심의 대상이다. 최근 캐나다의 팬데믹 상황 완화로 인해 계속해서 주목을 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 더 지켜봐야하겠지만 기대되는 신시장으로 대두되는 것은 틀림 없다. 팬데믹 기간에 자리잡은 집에서 요리하는 습관이 유지되고 바빠도 내 눈으로 직접 보는 재료로 요리를 해먹는 건강한 식사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꾸준히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밀키트는 신선 식품을 배달하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제조한 밀키트를 바로 수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현지 식품업계 바이어는 한국과 캐나다는 거리가 있는 관계로 운송 과정과 유통 기한 등의 문제로 밀키트 수출은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밀키트 내 소스 등의 가공식품은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는 품목일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설명된 바와 같이 최근 캐나다에서도 한국 요리가 주목받고 있고 고추장, 불고기 양념, 김치 소스 등의 소스류가 밀키트 내 재료로 함께 배달되기 때문에 관련 품목을 취급하는 우리 기업들은 밀키트 제조업체를 또 하나의 유통채널로 고려해볼 수 있다. 또한 해당 품목으로 만들어볼 수 있는 한식 레시피를 함께 제공하며 협력을 진행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캐나다는 면적이 넓기 때문에 특정 주에서만 배달되는 작은 밀키트 업체들도 다수 있고, 기업별로 다양한 전략을 내세우며 적극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는 바 이들과의 협업도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 Research And Market, Dalhousie 대학교의 Agri-Food Analytics Lab, Mealkits Canada, Betakit, Globalnews, CBC News 등 미디어 자료, 식품업계 바이어 인터뷰, KOTRA 밴쿠버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