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 Global

두 번의 봉쇄조치 후 급변하는 인도 전자상거래 유통 지형도

-팬데믹 속 급성장중인 전자상거래 시장과 지역밀착형 배송 서비스-

-전통 유통 강자의 온라인 사업 진출 및 물류테크 스타트업 부상 등 다양한 시도 쏟아져-

 

 

 

20215월 초 40만 명에 육박했던 인도 내 코로나 19 일일 확진자 수가 6월 들어 일 5만 명, 7월 중순에는 최근 1주일 기준 일 평균 4만명 이하로 감소하면서 인도 주요 도시들에 내려졌던 실질적 봉쇄조치가 점진적으로 해제되었다. 4월 중반부터 두 달 가까이 지속한 이번 봉쇄 기간에는 생필품, 식자재 품목을 중심으로 온라인 주문량이 폭발하여, 이를 둘러싼 인도 전자상거래 유통부문에 빠른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급성장하는 전자상거래 시장

 

인도는 20203월부터 6월까지 이미 한차례 강력한 전국적 봉쇄조치를 경험한 바 있다. 생산시설 가동과 물류가 전면 중단되고 필수 활동을 제외하고는 통행이 불가했던 첫 번째 봉쇄 기간에 인도는 사회 전반에 걸친 빠른 디지털 전환을 경험했다. 특히 많은 국민들이 집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생필품 및 식료품을 중심으로 전자상거래 유통 시장이 급성장했다.


경영 컨설팅기업인 레드시어(Red Seer)2021년 총 상품 거래액 (GMV, Gross Merchandise Value : 특정 기간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를 통해 거래된 상품 및 서비스 가격의 총합)550억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전년도 380억 달러보다 45% 증가한 수치로, 온라인 플랫폼 사용을 시작한 신규 고객 증가가 주요 성장 동력으로 드러났다. 올해 인도의 온라인플랫폼 신규 가입자는 4천 만 명으로, 작년 2천만 명 대비 두 배 가량 증가하였고, 2021년 말까지 온라인 상거래 총 이용자 수는 19천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EY 인디아는 올해 발간한 2021 트렌드 북을 통해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이 2019년부터 연평균 27%씩 성장하여 2024년에는 시장규모가 9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아울러 전체 유통시장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현재 25%에서 2030년까지 37%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처럼 오프라인 구매수요가 온라인으로 옮겨감에 따라 타타(Tata)와 릴라이언스(Reliance) 같은 인도의 전통적인 유통 대기업들도 공격적으로 온라인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들은 전국적인 물류 인프라를 새로 구축하는 대신, 기존의 각 지역 점포를 물류 창고로 활용하거나 기존 온라인플랫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전자상거래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타타 그룹은 지난 6월 인도 내 온라인 식료품 배송 시장 점유율 1위인 빅바스켓(Big Basket)의 주요 지분을 인수했고, 릴라이언스도 최근 인도 최대 지역 검색 서비스 기업인 저스트다이얼(Justdial) 인수를 진행중이다. 아울러, 자체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인 지오마트(JioMart)를 통해 취급품목과 서비스 종류를 늘리고 있다.

 

인도 전자 상거래 시장 총 상품 거래액(GMV) 추이

(단위: 10억 달러)

주: * 는 예상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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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RedSeer, Livemint 자료 종합하여 자체 가공

 

2020 인도 전자상거래 품목별 점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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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EY India

 

지역밀착형 배송 플랫폼의 부상

 

온라인 주문 및 배송량의 증가와 함께 최근 인도 전자상거래 유통 부문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움직임은 바로 지역밀착형 배송 분야의 활발한 실험과 경쟁이다. 지역밀착형 배송이란 판매자가 제한된 구역 내에서 구매자에게 최단 시간 내에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전체 공급망이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로부터 가깝다는 특징이 있다.


지역밀착형 배송 서비스는 팬데믹 기간 신선도가 중요한 음식이나 식자재·생필품 위주로 성장했다. EY에 따르면 2020년도 첫 번째 봉쇄 때 음식점들이 문을 닫으면서 배달만 제공하는 클라우드 키친 매출액은 30~35% 축소했지만, 이후 신규 이용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주문액은 두 배까지 증가했다. 여전히 식료품과 음식 배송이 주요 서비스 품목이나, 최근에는 역내 화물배송·돌봄 서비스·홈케어 서비스·카셰어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문에 걸쳐 지역밀착형 배송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2021년 인도 온라인 식료품 배달 시장 점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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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PGA Labs, Economic Times

 

인도 주요 지역밀착형 배송 서비스

온라인 플랫폼 명

서비스 내용

2020 팬데믹 이후 성장률 변화내용

Swiggy

음식 배달 앱

2020 회계연도 순익(revenue) 127% 성장

Zomato

음식 배달 앱

코로나 이전인 20203GMV 20%에서 202012125% 성장

Dunzo

구매대행, 음식 배달, 식자재 주문, 택배, 홈케어 등 구매자가 희망하는 배달 서비스 제공 앱

20201월 판매자 수 600명에서 2020915천 명으로 증가

Urban Company

가정 청소 및 수리 관련 출장 서비스 앱

첫 번째 봉쇄조치 직후인 20204월부터 11월까지 배송량 30% 증가.

Grofer

지역밀착형 마켓 플레이스

주문 건수 45% 주문액 18% 증가

자료: EY India

 

이런 지역밀착형 배송 서비스는 기존 오프라인 수요를 온라인으로 흡수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온라인 구매자의 인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레드시어에 따르면 기존 인도 온라인 시장 이용자의 70%가 저렴한 가격 때문에 전자상거래를 이용한다고 답했으나 최근에는 50%가 편의성 때문에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이용한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수요 변화에 힘입어 지역밀착형 배송 서비스 플랫폼들은 주문-유통-결제에서 파생 서비스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타이거 글로벌(Tiger Global), 코라 매니지먼트(Kora Management), 피델리티(Fidelity), 구글(Google), 텐센트(Tencent)와 같은 글로벌 투자사 및 대기업들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인도 지역밀착형 배송 부문 투자 추이

(단위: 백만 달러)

  

자료: EY India 

 

키라나의 부상

 

한편, 두 번의 팬데믹을 통해 소비재 기업들과 유통업자들은 키라나(Kirana)에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키라나는 식자재 및 생활용품을 취급하는 인도 고유의 동네상점으로 EY 인디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인도 전 지역에 약 1,200만 개가 영업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키라나는 작년 첫 번째 봉쇄 기간 온라인플랫폼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지역까지도 식자재와 생활용품을 공급할 수 있는 채널로써 중요성을 재평가받았다. 이어 올해 코로나 19의 급격한 확산으로 인한 인력 부족 때문에 온라인 식자재 배송이 차질을 빚는 와중에도, 즉각적으로 물품 공급이 가능하여 키라나를 통해 식자재와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각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 및 유통기업들은 키라나를 자사 유통 공급망으로 포섭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키라나를 활용한 공급망 구축 전략의 장점은 디지털 솔루션의 도입만으로 대규모 자본 투자 없이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제품 공급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델리 NCR 지역 기반의 B2B 전자상거래 기업인 맥스홀세일(maxWholesale)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각 지역 소매상과 키라나 점주의 주문 내역을 도매상 및 소비재 기업에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이들이 공동 창고와 물류를 이용해 배송비와 배송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꾸준히 이용자를 확보했다. 그 결과,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2020년 맥스홀세일은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키라나 점주 등록자 수에 힘입어 총 2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했으며 물류 창고도 두 곳 더 증설할 수 있었다.


대기업인 릴라이언스도 자사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인 지오마트를 통해 비도심 지역의 소상공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 삼고 있다. 무케시 암바니(Mukesh Ambani)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은 지난 624일 개최된 릴라이언스 그룹 연례총회에서 키라나를 통한 주문 건수가 전년 대비 3, 주문 빈도는 2배 증가했다.”라며, 우유와 빵, 계란 등 일부 품목에 한해 정기배송을 받는 구독서비스를 시작하고 곧 왓츠앱(WhatsApp)을 통한 결제시스템도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류 테크기업의 부상

 

온라인 주문량과 배송수요 자체가 늘면서 구매자에게 더 빠른 배송과 안정적인 공급을 제공하기 위한 물류 기술에 대한 수요도 자연스레 커졌다. 순익(revenue) 기준 인도 내 최대 유통기업으로 자리매김한 물류테크 스타트업 델리버리(Delhivery)의 신규사업 총괄책임자 산딥 바라시아(Sandeep Barasia)수요발굴이 문제가 아니라, 그걸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현 상황을 설명한다. 동 기업은 소프트뱅크(Softbank)에 이어 피델리티로부터도 펀딩을 받았는데, 미국 시애틀에 기술센터를 설립하고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를 위한 유통 관리 시스템과 인공지능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그 외 많은 물류테크 기업들이 머신러닝과 인공지능을 접목해 정시배송과 수요 예측·배송품 트래킹·창고운영 효율화 및 각종 산업제품을 위한 공급망 최적화에 이르는 다양한 B2B 사업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 제공하고 있다.

 

인도 주요 물류테크 기업

 *20216월 기준

서비스명

설립연도

본사 소재지

펀딩액*

(단위: 백만 달러)

서비스 내용

Delhivery

2011

구르가온

1,230

전자상거래 기업을 위한 물류기술 제공

BlackBuck

2015

벵갈루루

291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화물운송 예약, 트랙킹 서비스 제공

Rivigo

2014

구르가온

280

운송구간 일부 혹은 전체, 콜드체인 화물 운송 서비스 제공

Ecom Express

2012

델리

237

전자상거래 기업을 위한 물류 솔루션 제공. Flipkart, Amazon, Paytm등의 기업이 고객임

Dunzo

2014

벵갈루루

160

물품 구매, 택배 배송, 구매품 배달, 집의 수리 등 구매자가 희망하는 배달 서비스를 제공

자료: Tracxn

 

오프라인 채널을 확장하는 고가 제품군

 

생활용품과 식자재 유통이 빠른 디지털 전환이 이루고 있는 것에 반해, 보석·자동차·핸드폰과 같은 고가 제품의 경우 오히려 물리적 유통망을 확장하고 있다. 이는 온라인 마케팅을 전개하더라도 최종 구매에는 소비자의 경험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핸드폰 제조사들은 코로나 19 확진자가 한참 증가하던 3월 말에도, 앞다투어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 계획을 발표했다. 리얼미(Realme)가 구자라트에 929규모의 플래그십스토어를 개장하고 샤오미(Xiaomi)1년 내로 3만 개의 취급점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비보(VIVO)도 올해 안에 100개의 단독 매장을 추가 개점하여 2021년 말까지 650개의 점포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시사점

 

인도 내 온라인 소비재 시장은 아직도 성장의 여지가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EY 인디아에 따르면 팬데믹으로 빠르게 성장한 온라인 식료품 배송 시장의 경우 202030억 달러에서 2023년까지 105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나, 이것이 인도 전체 식료품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물류 분야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파편화되고 체계적이지 않은 인도 물류 산업 내에서 시스템을 갖추고 이루어지는 물류는 10% 정도로, 인도 상무부는 물류 산업을 주요 지원 분야 중 하나로 선정하고 2026년까지 연간 5천억 달러의 투자를 통해 개혁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시장의 양적인 팽창과 이용자의 인식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두 차례의 팬데믹을 겪으며 인도의 전자상거래 이용자들은 저렴한 가격 외에 이용 편의성을 이전보다 중시하기 시작했으며, 이들에게 온라인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사업자들도 유통과정 전반에 걸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각종 물류 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인도의 유명 온라인 식료품 배송 플랫폼의 사업전략 수립시 자문을 제공한 한 컨설팅 펌의 대표는 익명을 요청하며,  “인도에서 제품을 유통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아마존이나 플립카트처럼 전국단위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지역밀착형 배송 모델을 활용하는 것이다. 인도 같이 큰 나라에서는 대규모 자본을 투자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도시별로 진출 전략을 수립하는 게 적합하다.”, “릴라이언스나 타타 같은 큰 기업들도 온라인 사업에 참여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이 분야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며 아직 경쟁이 문제 될 단계는 아니다. 그보다는 온라인플랫폼 이용자의 재구매를 끌어낼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구매 경험을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향후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과 함께 고객 편의성과 유통과정의 효율성과 같은 가치가 보편적인 기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견되는바, 이런 변화에 미리 대비하여 인도 시장 진출 전략 수립을 세운다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자료: IBEF(인도브랜드자산재단), EY India, RedSeer, Tracxn, PGA Lab, Economic Times ,Live 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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