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 Global

미국 속옷 시장의 선두주자 빅토리아 시크릿의 달라진 마케팅

- 빅토리아 시크릿 플러스 사이즈 모델 기용하며 대중성 높여 -

- 자신의 몸매를 그대로 사랑하며, 여성이 원하는 속옷에 초점 맞춰-

 

 

 

1995년부터 2018년까지 진행된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 패션쇼는 전 세계 많은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이목을 끌었다. 패션쇼에서는 완벽한 몸매를 소유한 모델들이 화려한 속옷을 입고 런웨이를 걸으며, 유명 가수들이 공연을 선보였다. 하지만 2019년 CEO인 레스 웩스너(Les Wexner)의 문제와 관련해 어려움을 직면하며 기업은 TV로 방영되는 패션쇼보다 디지털 마케팅에 집중하겠다며 쇼를 중단했다. 그 후 빅토리아 시크릿은 완벽한 몸매를 소유한 모델들뿐만 아니라 플러스 사이즈 모델들을 내세우며 ‘모두가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자’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마케팅을 펼쳤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마케팅 전략

 

2019년 빅토리아 시크릿은 기업 이미지 재기를 위해서 플러스 사이즈인 14 사이즈 모델 알리 타테 커틀러(Ali Tate-Cutler)를 모델로 채택했다. 기업 측에서는 그동안 완벽한 몸매를 가진 모델들을 주로 기용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업의 행보가 여성들을 날씬한 몸매에 대한 강박을 준다는 비판을 받고, CEO 레스 웩스너가 미투(Me too) 운동에 휩싸이며 회사가 위기를 맞자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내놓았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플러스 사이즈 모델

 

자료: victoriassecret.com

 

국제 패션 디자인 잡지(International Journal of Fashion Design, Technology and Education) 조사에 의하면 미국 여성 평균 사이즈는 16~18사이즈로 집계됐다. 하지만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에 등장하는 모델들은 사이즈가 0이다.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들이 미국에 있는 여성들을 대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몸매를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여성들에게 압박감을 준다며 소비자들은 불만을 표시했다. 뷰티 인플루언서이자 뉴욕의 부동산 중개인인 크리스티나 야넬로(Christina Yannello)는 "나는 빅토리아 시크릿과 함께 자라왔다. 나는 내 몸매를 사랑하라고 배웠다. 하지만 빅토리아 시크릿의 광고를 보면 내 몸을 사랑하는 것보다 내 몸매에 대한 회의감만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빅토리아 시크릿은 2020년 봄 플러스 사이즈 모델 두 명을 더 고용했다.

 

다양한 체형을 가진 모델들

 

자료: victoriassecret.com

 

2019년 CEO 레스 웩스너가 물러나고 새로 부임한 CEO 마틴 워터스(Martin Waters)는 "빅토리아 시크릿의 마케팅 전략이 바뀌었다. 현대 여성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하고, 이제는 빅토리아 시크릿은 남자들이 원하는 속옷이 아닌 여성들이 원하는 속옷을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1997년 빅토리아 시크릿 크리스마스 광고에 수신자 부담 전화번호 ‘1-800-HER-GIFT’가 적혀있었다. 속옷이 남성들이 여성에게 선물하는 것으로 인식되었고, 남성의 입장에서 여성이 입었으면 하는 속옷을 판매한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여성을 위한 속옷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귀환

 

최근 코로나19로 닫았던 빅토리아 시크릿의 매장들이 다시 문을 열었다. 2021년 세 달간의 매장 판매율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9% 증가했다. 영업 수입은 2억 1300만 달러로 665% 증가했다. IBIS World의 보고서에 따르면 빅토리아 시크릿과 13세에서 22세 사이의 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속옷 브랜드 핑크(Pink)의 모회사인 엘 브랜드(L Brand)의 미국 속옷 시장 점유율은 2019년 기준 65.1%였으며, 미국 내 1,098개의 빅토리아 시크릿 매장을 가진 것으로 집계됐다.

 

PINK

 

자료: victoriassecret.com

 

2016년과 2020 사이 소비자들은 빅토리아 시크릿의 속옷 품질이 떨어졌다고 평가했고 이는 판매 하락으로 이어졌다. 또한 2019 CEO 레스 웩스너의 미투 스캔들도 빅토리아 시크릿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에 기업 측은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했다. 지나치게 여성의 성적인 매력을 강조하는 광고 대신 여성의 있는 그대로의 건강한 신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광고를 펼쳤다. 그동안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었던 이사회 멤버들의 비율도 개선했다. 2019 11명의 이사회 멤버 9명이 남성이었다. 하지만 현재 여성 이사회 멤버를 6명으로 늘렸다. 결과 2021 1분기 판매 실적이 증가했고, 미국 금융가에서도 앞으로의 빅토리아 시크릿의 성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의 속옷 시장 현황과 주 고객층

 

IBIS World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속옷 시장은 2019년부터 향후 5년간 연평균 1.9%의 성장을 지속해 2024년에는 시장 규모가 79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저렴한 기본 속옷에서 고가의 럭셔리 속옷으로 움직였다고 분석했다. 속옷 매장의 수는 2019년부터 연간 2.5% 비율로 증가해 2024년에는 약 21,807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속옷 시장에서 연령대별로 소비자들의 성향을 살펴보면, 먼저 35세 미만의 소비자의 경우 속옷을 선택할 때 브랜드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핑크(Pink) 라인과 같은 잘 알려진 속옷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패션 트렌드에 민감하며 자주 쇼핑을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5세 이상부터 54세의 소비자의 경우 디자이너 란제리와 같은 비교적 고가의 브랜드 제품을 선호했다. 또한 이 연령대의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55세 이상의 소비층은 패션 및 트렌드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하며 제품의 브랜드보다는 편안함, 가격 및 품질에 더 초점을 두어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속옷 시장 연령별 소비자 비율

(단위: %)

연령

비율

연령

비율

25세 미만

11.1

45세 ~ 54세

20.9

25세 ~ 34세

15.3

55세 ~ 64세

19.4

35세 ~ 44세

20.0

65세 이상

13.3

자료: IBIS World

 

시사점

 

코로나19 상황이 점차 나아지면서 미국 속옷 시장의 선두주자 기업인 빅토리아 시크릿이 오프라인 매장 문을 열기 시작했다. 하지만 빅토리아 시크릿의 마케팅 전략은 변했다. 성적 매력을 강조하는 제품을 입은 날씬한 모델을 내세우는 광고 대신 미국 여성들을 대표할 수 있는 평범한 몸매를 가진 모델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고, 부진했던 빅토리아 시크릿의 매출은 상승했다. 여성에게 날씬하고 완벽한 몸매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주기보다 현재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속옷 상점 판매자는 "실제 소비자들에게 한국의 면이 좋아 한국에 갈 일 있으면 한국에서 속옷을 사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미국 속옷의 경우를 보면 디자인은 섹시하지만, 면이 별로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라고 이야기했다. 속옷 관련 기업들은 품질 측면도 생각해 미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인다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모델은 꼭 마른 몸매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편견을 깨고 있는 미국의 트렌드를 반영해 마케팅 전략을 펼친다면 미국 속옷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 Vox, IBIS World, The Wall Street Journal, The Forbes, Insider 및 KOTRA 뉴욕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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