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 Global

떠오르는 서부 캐나다 핀테크 현황과 전망

- 밴쿠버와 캘거리, 주요 핀테크 허브로 주목 -

- 레그테크, 블록체인, AI기반, 네오뱅크 스타트업 대두 -




더욱더 급변하고 있는 사회에서 각 산업 간의 경계가 허물어짐에 따라 금융업계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더 활발하게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활용하고 있다. 캐나다의 핀테크 산업은 아직 발전 단계이지만 글로벌 IT 컨설팅 기업 Accenture의 2021 캐나다 핀테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핀테크 산업 전 세계 상위 20개 도시 순위에 토론토, 밴쿠버, 몬트리올, 캘거리가 이름을 올리면서 최근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에 서부 캐나다에 속하는 밴쿠버와 캘거리를 중심으로 핀테크 현황 및 기업 사례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밴쿠버, 전 세계 핀테크 주요 도시 12위 등극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는 현재 120개 이상의 핀테크 기업이 위치하고 있으며, 밴쿠버는 빠른 속도로 캐나다의 핀테크 주요 허브로 자리 잡았다. 특히 Accenture가 분석한 2020년 글로벌 핀테크 허브 중 12위를 차지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더불어 밴쿠버는 미국의 주요 IT 도시 실리콘밸리와 지리적으로 가까우며 서로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밴쿠버의 핀테크 기업들에 대한 기대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최근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는 밴쿠버 소재 스타트업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① 떠오르는 레그테크 기업, Trulioo



Trulioo는 2011년 밴쿠버에 설립된 글로벌 신원 조회 스타트업으로, 최근 주목받는 레그테크(RegTech - 규제(Regulation)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기술을 활용해 금융 관련 규제를 관리 및 준수하는 서비스)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이들은 단일 API를 활용하여 소비자 및 비즈니스의 신원을 온라인으로 즉시 확인할 수 있게 한다. 특히 단일 API를 활용하여 뱅킹, 온라인 도박, 전자상거래 및 소매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들에 사기 예방, 자금 세탁 방지 등의 규제 준수를 할 수 있도록 도모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저비용으로 규제 준수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빠르고 안전한 거래가 가능하다.


Trulioo 신원 조회 서비스 예시 

자료: Trulioo 공식 사이트


이 기업은 지난 2019년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그룹을 주축으로 American Express를 포함한 다수 금융권 기업으로부터 7000만 캐나다 달러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받은 바 있다. 더불어 2020년 세계 경제 포럼(World Economic Forum)의 기술 선도기업으로 선정되었으며, CB Insights의 핀테크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신생기업 250, CNBC의 Disruptor(파괴적 혁신 기업) 랭킹 50 안에 들기도 하는 등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비대면 거래의 증가로 인해 팬데믹 동안 연간 수익이 100% 이상 증가했으며 최근에는 유럽 및 미국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Truioo의 대표 Steve Munford는 더욱 정교한 신원 정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하며 이를 대응하기 위해 이미지 캡처, 얼굴 인식 등을 사용하여 신원을 인증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도 사기 예방 및 위험 감소를 위한 다양한 기술 도입의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최근 디지털 비즈니스가 엄격한 규정 준수, 보안 유지를 지키면서 편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Trulioo의 서비스는 다양한 금융기관의 좋은 협력업체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캐나다 최초 블록체인 기반 증권거래소, Finhaven



Finhaven은 2018년 한국인이 창업한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캐나다 최초로 금융당국의 공식 허가를 받아 올해 초 블록체인 증권거래소 ‘Finhaven Private Markets’을 개장했다. 이들은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증권 규제기관인 브리티시컬럼비아 증권위원회(British Columbia Securities Commission, BCSC)로부터 공식 허가를 받았다.

 

Finhaven Private Markets

자료: Finhaven 공식 사이트


‘Finhaven Private Markets’은 종이증권을 전자화해 개인간 거래(P2P)가 안전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구현했으며 고객자산의 모든 기록, 이자, 배당 지급 등이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에서 관리돼 거래의 효율을 높인다. 기존 거래소, 예탁결재원, 증권사 등에 분산된 거래 인프라를 블록체인 기술로 단순화, 안정화해 불필요한 시장 참여자들의 수와 거래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거래되는 증권은 비상장기업 주식이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신종 자본증권이다.


이들은 캐나다 금융당국이 블록체인 산업 육성을 위해 샌드박스(Regulartory Sandbox-신기술 도입을 위해 일정 기간 규제를 면해주거나 간소화된 절차를 제공하는 제도)를 도입하면서 승인을 받게 되었다. 이를 통해 ‘Finhaven Private Markets’은 투자자 보호, 독립적 모니터링, 정기보고서 제출 등의 사항만 준수하면 브리티시컬럼비아 주를 포함해 앨버타, 서스캐처원, 매니토바, 온타리오, 퀘백주 등에서 현행 증권법 중 일부 규제를 면제받게 된다.


 팬데믹으로 더 돋보인 기업, JUDI.AI

 

 

주목을 받고 있는 밴쿠버의 또 다른 기업은 금융기관을 위한 AI 기반 대출 심사 플랫폼 기업 JUDI.AI이다. 2016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중소기업 및 소비자들의 대출 신청 처리 시간을 줄이고 금융기관의 워크 플로우를 자동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JUDI.AI는 코로나19로 발생한 위기를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기회로 잡은 예시를 보였다. 캐나다 금융기관들은 팬데믹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을 위한 정부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하여 대출 신청서를 신속하게 평가하고 자금을 분배해야 했다. 이러한 상황을 지원하기 위해 JUDI.AI사는 자체적으로 디지털 솔루션을 개발하였고 이를 통해 지난 4월 기준 약 7억5000만 캐나다 달러 상당의 자금을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JUDI.AI의 대표 Gord Baizley는 이러한 시기에서는 기업의 단기 제품 로드맵을 약간 벗어나는 것도 중요한 비즈니스 결정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연방 정부는 중소기업 대출 지원 프로그램을 수행하기 위해 이러한 핀테크 기업들과의 협력에 대한 관심을 내비쳤다. 앞서 캐나다 국세청은 토론토 핀테크 기업 Stack과 제휴를 맺어 개인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 바 있다. 더불어 캐나다 대출 기관 협회(Canadian Lenders Association)는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기존의 전통적인 은행 부문에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고객들에게 더 쉽게 접근하여 자본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앨버타주의 캘거리, 또 하나의 주요 핀테크 허브로 주목


앨버타주에 위치한 도시 캘거리 또한 Accenture가 선정한 글로벌 핀테크 도시 16위를 차지하며 핀테크 허브로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전부터 캘거리는 기술 분야 고용률이 높은 도시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 몇 년간 기술 및 혁신 경제가 발전하는 가운데 최근 핀테크 산업에서 두드러지는 투자 성과를 보이고 있다. 


주식 계획 관리 서비스 업체 Solium Capital은 2019년 글로벌 금융기업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에 약 11억 캐나다 달러  규모로 인수되었다. 행동 과학 및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Symend는 2020년 앨버타주 내 역사상 최대 규모 중 하나인 7300만 캐나다 달러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으며, 올해 추가로 5400만 캔자다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또한 IT 기반 금융 스타트업 Neo Financial은 2020년 5000만 캐나다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캐나다의 인터넷 전문 은행, 네오뱅크(Neo Bank)가 되기 위한 준비 중에 있다.  


이처럼 캘거리는 높은 자본 집약적 기업 비율과 대규모의 거래, 외국인 투자 및 개인 자산으로 인해 금융업계 기업에 매력적인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더불어 Calgary Economic Development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앨버타주 핀테크 산업에 총 1억5000만 캐나다 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은행 및 보험계에서 디지털 뱅킹 플랫폼, 웹사이트, 모바일 앱 활용을 높이며 사이버 보안, 신원 관리, 프로세스 최적화 등이 활성화될 것임을 제시했다. 


앨버타주 및 캘거리의 핀테크 산업 투자 전망

(단위: C$ 백만)

자료: IDC Canada


시사점


서부 캐나다의 여러 핀테크 기업들은 팬데믹을 기회로 관련 업계의 관심을 받으며 긍정적인 성과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가속화되고 온라인 주식 계좌 개설, 암호화폐 거래 등 집에서도 편리하게 진행할 수 있는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비대면 신원 조회, 규제 준수, 네오뱅크 등의 서비스가 각광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캐나다 정부 차원에서도 혁신적인 핀테크 스타트업들과의 협력 의지가 있는 만큼 앞으로 정부와의 협업 등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한 성장이 기대된다. 


핀테크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TD은행(TD Canada Trust)의 관계자는 KOTRA 밴쿠버 무역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TD은행 또한 디지털 투자 관리 플랫폼, 인공지능 기반 챗봇 등 다양한 핀테크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한 팬데믹을 계기로 캐나다 은행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온라인 뱅킹,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 등 사용자들이 집에서도 편리하게 금융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핀테크를 더욱 활성화시킬 전망이라고 전했다. 다만 개인 정보 보호 등의 문제가 매우 중요한 부분인 만큼 보안에 대한 투자와 연구는 지속적으로 병행돼야 할 것임을 시사했다. 


향후 캐나다 핀테크 산업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그에 따른 지속적인 성장이 이루어질지 더욱 기대되는 시점이다. 
 


자료: Accenture 2021 캐나다 핀테크 보고서, Canadian Lenders Association, Calgary Economic Development, IDC Canada, 각 기업 웹사이트, Betakit 등 미디어 자료, TD은행 관계자 인터뷰, KOTRA 밴쿠버 무역관 자료 총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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