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 Global

태동기에 있는 에티오피아 핀테크 시장

- 에티오피아 핀테크 산업은 불모지이나 관련 생태계가 태동 중 -

- 현금 중심 불신 기반 사회로 사용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 핀테크 기업의 성공의 열쇠 -




에티오피아 핀테크 산업 현황


월드뱅크에 따르면 에티오피아의 금융서비스 사용 인구는 아직 전체인구의 35% 미만이다. 대다수 은행 지점은 수도인 아디스아바바와 기타 도시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인구의 대다수는 아직 시골지역에 살고 있어서 금융 서비스 이용이 원천적으로 어렵다. 에티오피아에서 금융 거래는 현금 거래 비중이 매우 높으며, 월드뱅크의 2017 Findex에 따르면 공과금 및 급여 이체에 있어 온라인 혹은 모바일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2% 미만에 불과한 수준이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향후 공공기관의 모든 거래는 핀테크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추진한다는 계획이나 아직 어떠한 관련 시스템이나 기준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에 에티오피아의 핀테크 기업은 자체적으로 결제 시스템을 갖추거나 아니면 은행과 같이 기존 결제 시스템을 지닌 사업자와 협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비록 에티오피아가 핀테크 산업과 관련해서는 불모지이기는 하나 최근 핀테크 관련 생태계의 급속한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Falcom Industrial Marketing사는 Fin-Tech Addis Exhibition & Forum이란 행사를 2019년에 1회 개최하고 올해 4월에도 2회  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규모는 작으나 관련 업계의 수요를 확인하고 혁신적 기술을 홍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Asoko Insights사에 따르면 현재 에티오피아 내 결제 등 핀테크 관련 기업은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 주요 업체들로는 M-Birr, Amole, helloCash, CBE Birr, Yene Pay 등이며 대부분 공과금 납부, 휴대전화 요금 충전, 자금 이체 등의 단순 기능에 머물러 있다.


에티오피아 주요 핀테크 기업 및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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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수치는 종업원 수

자료: Asoko Insights


관련 정부 정책


한편 에티오피아 정부는 수상실, 혁신기술부, 중앙은행, 에티오텔레콤, 기술혁신원 등 다양한 부처에서 포용적 번영을 위한 디지털 전략 2025(Digital Strategy for Inclusive Prosperity 2025), 결제사업자 등록 및 허가 시행령(Licensing and Authorization of Payment Instrument Issuer Directive No. ONPS/01/2020), 결제시스템운영업 등록 및 허가시행령(Licensing and Authorization of Payment System Operators Directive No. ONPS/02/2020), 전자거래법(Electronic Transaction Proclamation 1205/2020) 등 핀테크 산업을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M-Birr 사례


에티오피아에서 M-Birr는 독일 및 프랑스 투자자에 의해 설립된 첫 모바일 현금 서비스로, 현재 180만 명 가량의 이용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용자는 모바일 지갑으로부터 현금을 인출하거나 예치할 수 있으며 공과금 납부, 계좌 이체 등이 가능하다. M-Birr의 강점은 금융 기관이 부족한 시골지역에서도 각 지역에 소재한 슈퍼마켓, 주유소, 카페, 레스토랑 등 다양한 커미션 기반 에이전트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금전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전문가 인터뷰


KOTRA 아디스아바바 무역관은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ERP 전자 결제 솔루션, IT 헬스케어 솔루션 및 LMS 개발, 웹기반 솔루션 개발 등의 경험을 지니고 있고 에티오피아 한인 정보센터 사이트 구축 및 운영, 에티오피아 최다 구직 정보 사이트 "잡하베샤" 구측 및 운영을 하고 있는 IT 분야 전문가인 서준석 씨와의 인터뷰를 5월 초 서면이나 유선으로 진행하고 그 내용을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해당 전문가의 의견과 공사의 의견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란다.


Q1. 제 경험으로는 에티오피아 핀테크산업은 아직은 불모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에티오피아 핀테크 산업의 현주소는 무엇인가요?

국가 중앙 은행인 NBE는 2020년이나 돼서야 “ONPS-02-2020” 선포를 통해 공식적으로 전자 결제 사업자에 관한 법령을 공표했습니다. 주변 인접국에 비해서는 터무니 없이 늦은 시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특정 업체(Dashen Bank)는 해당 법령이 공표되기를 예상하면서 2009년부터 준비해온 부분을 봐오더라도 에티오피아 내에서의 수요에 비해서도 한참이나 늦게 제정이 됐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법령 발표 이전부터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준비해오던 온라인 결제 솔루션 업체들 중 인지도를 쌓아가는 업체들도 있으나 2021년 5월 현재 시점까지 실질적 온라인 결제 솔루션을 이용해서 상품 또는 서비스 구매가 이루어 지는 경우는 거의 전무한 상황으로 알고 있습니다.

 

Q2. 이웃나라 케냐에서는 다양한 핀테크 성공사례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에티오피아는 아직 핀테크 성공사례가 없어 보입니다. 현재 에티오피아의 핀테크 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주요 장애 요인은 무엇일지요? 에티오피아 정부에서는 그러한 문제점 해결을 위해 어떠한 정책을 내어놓고 있는지요?


(낮은 스마트폰 보급률) Newzoo's Global Mobile Market Report의 2019년 통계 자료에 따르면, 에티오피아의 스마트폰 보급율은 11.2%로 같은 기간 케냐 20.9%에 비해서도 상당히 낮은 수치입니다. 지나치게 높은 관세, 물류비, 유통 마진 등으로 주변 인접국 대비 최소 30% 이상 비싸게 스마트폰을 구매해야 하는 점도 낮은 보급율의 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소득 대비 매우 높은 무선 통신 비용) 에티오피아는 에티오텔레콤이라는 정부운영 독점 통신사만 존재하며, 2018년 아비 아메드 총리 취임 후 급진적으로 통신 요금이 인하되긴 했으나 여전히 현지인 평균 소득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G 데이터 요금이 한화로 약 2000원 정도이며, 에티오피아가 세계 최빈국임을 감안할 때 이러한 무선 통신비용은 국민의 소득 수준 대비 매우 비싼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결과, 현지인은 대부분 스마트폰을 사용하더라도 모바일 데이터는 항상 꺼놓고 필요할 때만 잠깐 켜서 사용하는 상황입니다. 또한 가정용 유선 인터넷 보급률 또한 전체 인구 대비 1% 미만인 상황으로, 아직 국민 대다수는 인터넷을 활용한 서비스 사용에 익숙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언어적 문제) 연령대 기준을 어디에 잡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여전히 절반에 가까운 국민이(대략적으로 40%) 문맹으로 추정됩니다(케냐의 경우 2014년 기준 18% 수준). 높은 문맹률로 인해서 핀테크 사용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고객이 다수라는 점은 상당한 장애 요인입니다. 게다가, 그리고 영어와 스와힐리어만 사용하는 케냐와는 다르게 에티오피아는 케냐 대비 영어의 보급률도 상당히 떨어지며 다수를 위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영어, 암하라어, 오로모어, 소말리어 4개의 언어로 서비스해야 한다는 점 역시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핀테크 산업을 위한 정부의 장려 정책이나 문제 해결을 위한 진지한 고민과 대응은  아직 찾아볼 수 없다고 판단합니다.


Q3. 위와 같은 장애요인에도 불구하고 혹시 핀테크 분야의 성공 사례가 있을지요? 산업 내 주요 플레이어들로서는 어떤 기업들이 있는지요?

아쉽게도 핀테크 관련 성공 사례는 전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에티오피아는 핀테크를 떠나 아직 제대로 된 모바일 혹은 온라인 결제 솔루션 조차 갖춰지지 않은 상태로, 은행의 온라인 이체도 대부분 해당 은행내 구좌로만 가능하고 타행으로의 이체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다만 현재 일부 업체들(특히 금융사)이 제한적 기능의 온라인 혹은 모바일 결제 솔루션을 준비 중이거나 이미 운영을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에티오텔레콤 또한 조만간 모바일 결제 솔루션을 출시하겠다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중 나름의 인지도와 실질적 클라이언트 수를 확보한 업체로는 Bank of Abyssinia(현재 45개의 클라이언트 확보), Amole Dashen Bank(현재 20개의 클라이언트 확보), YenePay - Pay Online in Ethiopia(현재 10개의 클라이언트 확보) 등 3사가 현재까지 실제 서비스 제공 능력이 상대적으로 검증된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업체들 또한 현재 실질적으로 고객이 온라인 결제를 통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수준으로 알고 있습니다.

 

Q4. 우리나라는 IT 분야에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강점을 활용하여 에티오피아의 핀테크 시장에 진출을 한다면 어떤 분야 및 어떠한 방식, 어떤 전략이 유효할지요?

에티오피아 현지인들의 정서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내일 얻을 수 있는 100비르보다 오늘 얻을 수 있는 10비르에 목숨건다” 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 말의 배경이 되는 정서를 설명하자면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지만 가장 핵심은 약속이 이행될 것으로 믿을 수 있는 상호 신뢰 부족이라고 사료됩니다. 예를 들자면 주재국에서는 돈 문제 관련 아래와 같은 상황 들을 일상적으로 겪게 됩니다.

은행 업무를 위해 은행을 방문하면 시스템 다운으로 업무 처리를 못하게 될까봐 걱정이다. / 갑작스런 정부 정책 변경으로 하루에 인출 가능한 현금에 제한이 걸렸다. / 갑작스런 정부 정책 변경으로 일주일에 이체 가능한 송금 횟수에 제한이 걸렸다. / ATM에서 돈을 출금하려 하면 해당 ATM이 고장나지 않았는지 걱정된다. / ATM 출금 순간에 전기가 나가서 전산에서는 돈은 출금됐는데 돈을 못 인출할까 걱정된다. / 자금 거래에 문제가 발생해 해결하고자 고객센터를 연락하면 문제가 해결이 안 되는 경우가 상당 수이며, 해결이 된다고 해도 최소 2주 이상은 소요가 된다.

이러한 점들이 일반 금융 서비스 고객들이 매 순간 겪는 불안감이며, 그로 인한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문제가 단순 금융 시스템의 문제만으로 볼 수는 없으나 한국인의 완벽주의적인 서비스 제공 마인드(고객 서비스 포함)를 기반으로 에티오피아의 고객 대상으로 신뢰를 획득할 수만 있다면, 현재 초기 상태인 핀테크 에티오피아 시장을 압도적으로 선도하는 것 또한 불가능은 아닐 것으로 판단합니다.

 

Q5. 마지막으로 에티오피아의 핀테크 산업과 관련하여 전망은 어떠할지요? 어떤 내용이든 끝으로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에티오피아는 외국인 사업자에게 있어서 정말 힘든 곳입니다. 잘못 발을 디디면 세금 문제 등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동안 국가적 차원의 폐쇄 정책에서 2018년 아비 총리 취임 이후 많은 것들을 개방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간의 폐쇄 정책으로 인해 핀테크 시장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에 있어서 여전히 걸음마 단계입니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한국의 업체가 들어온다면 시장 선점 및 시장 주도를 할 수 있는 높은 가능성을 지닌 곳이기도 합니다. 다만, 사업 시작 전 시장 조사는 다른 아프리카 나라보다 두 배, 세 배는 더 철저히 수행하시고 나서 사업 진출 결정을 내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자료: 인터뷰 등 KOTRA 아디스아바바 무역관 보유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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