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 Global

타밀나두 정권교체가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

- 정권을 불문한 정책 연속성은 타밀나두의 장점 -

- 투자나 비즈니스 환경에 커다란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 -

 

 

2021년 4월 6일에 타밀나두 전역에서 주의원 선거가 개최됐다. 총 234개 지역구를 대상으로 한 선거에서 타밀 제1야당인 DMK(Dravida Munetra Kazhagam)는 기존 집권여당인 AIADMK(All India Anna Dravida Munetra Kazhagam)을 물리치고 정권을 획득했다. 이에 따라 DMK의 당수 스탈린(M.K. Stalin)은 2021년 5월 7일 타밀나두주 12대 주총리로 취임했다. 선거결과를 본다면 DMK가 이끄는 정파 SPA가 압승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과반수를 훨씬 넘는 의석을 차지했다. DMK 혼자서만 133석을 차지 전체 의석 중 56%를 차지하였다.

 

2021년 타밀나두 주의회 선거 결과

NDA

의석

증감

SPA

의석

증감

AIADMK

66

-70

DMK

133

+44

연립정당 의석

9

+9

연립정당 의석

26

+18

총계

75

-61

총계

159

+61

주: * SPA: Secular Progressive Alliance, * NDA: National Democratic Alliance

자료: 현지 언론 종합, 첸나이무역관 발췌정리

 

타밀나두 정치의 역사와 특성

 

타밀나두의 정치는 여러가지 면에서 인도 여타 지역과는 다른 특성이 있다. 가장 커다란 차이점은 현 전 인도 집권여당인 BJP의 영향력이 약하다는 점이다. BJP가 북인도를 중심으로 한 힌디 벨트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케랄라와 타밀나두 등 남인도에서의 영향력은 크지 않다. 그렇다고 또다른 인도 전국구 정치정당, 인도국민회의(Indian National Congress)의 영향력이 강한 것도 아니다.

 

그 주된 이유는 현재 타밀나두의 여당이나 제1야당 모두 타밀 민족주의를 기반으로 성립된 정권이기 때문이다. 지난 10년(2011∼2021) 타밀의 정권을 장악했던 AIADMK는 70년대 초반 유력정치인이 자신의 정파를 이끌고 DMK로부터 분당을 해서 만들어진 정당이다. 이는 특별한 노선 상의 차이점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당 내 권력투쟁의 결과라고 봐야할 것이다.

 

DMK는 인도 독립 당시 거의 유일의 인도 전국정당인 인도국민회의에 맞서는 지역 정당이었다. 이들에게는 힌디어를 공용어로 추진하는 북인도 정치 세력이 주된 경쟁 상대였으며, 브라만 등이 주도하는 카스트 제도 역시 북인도 유산으로 간주하는 경향이다. 때문에 정당의 색깔 자체는 세속주의적 성격이 강하며, 카스트 철폐 등을 통한 사회정의 실현이 주된 정치적 동력이다. 이 같은  경향으로 인해 사회적 약자, 하위 카스트들을 주된 표밭으로 하는 포퓰리즘적 경향이 강하다.

 

포퓰리즘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뉘앙스가 있지만, 타밀에서는 그 결과가 나쁘지만은 않았다. 예컨대 타밀나두는 1960년대부터 학교에 무상급식을 도입한 인도 첫 번째 주이다. AIADMK나 DMK 모두 이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그 결과 타밀나두에서는 취학률과 아동 보건을 모두 제고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또한 타밀나두주에서는 인도 내 다른 주에서 보기 어려운 강력한 서민 보건정책을 펼쳤으며, 그 결과 주 보건지표(아동 접종 등) 역시 인도 내에서 최고 수준이다. 타밀나두의 이 같은 정책에 대해서는 인도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아마르티야 센 역시 크게 상찬한 바가 있다.

 

DMK의 2021년 선거공약


이 같은 전통에 의거하여 이번 선거 메니페스토에서도 DMK의 경제 정책의 기조는 약자 보호와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등이 주된 내용을 이루고 있다.


DMK의 2021년 선거 매니페스

구분

주요 내용

사회적 약자보호

∙ (농민) 작물가격 보호, 공공사업 고용, 원동기 구매 보조

∙ (어민) 공공주택 보급, 최하층민 혜택 부여

∙ (기타) 수공업 장인 지원, 무료급식소(PDS) 운영

산업 진흥

∙ 코로나 피해업종 지원(1,500만 루피)

∙ 산업클러스터 확대

∙ 광업부 설치를 통한 주 내 부존 자원관리 등

∙ 관광 인프라 확충

인프라 개선(수자원 관리, 전력)

∙ (수자원) 수자원부 설치, 과거 카루나니디 정권 유업을 계승하여 수문 설치, 하천 연계, 수변지역 정리, 사방댐 건설 등 수자원 프로젝트 추진, 주요 도시(티루푸르, 에로데, 카루르, 딘디굴, 벨로어 등)에 중앙폐수처리장 건설

∙ (전력) 과거 카루나니디 정권 유업 석탄화력발전소(Udangudi Power Project, Cheyyur Thermal Power Projects) 프로젝트 추진, 신재생 에너지 2만 MW 확충

∙ (기타) 첸나이 항만 인프라 확충

고용

∙ 타밀나두 청년층 55만 명 공공부문 고용 확대

∙ 민간부문에 타밀나두 주민 의무 고용비율 75% 적용

∙ 불가촉천민 민간부문 고용 활성화

행정개혁

∙ 부정부패 방지기구 설치, 주정부 채무 처리, 공기업 개혁

자료: DMK 2021 Manifesto, KOTRA 첸나이 무역관에서 발췌정리

 

위의 공약 중에서 우리 기업 입장에서 유의할 사항으로는 민간부문에 타밀나두 주민 의무고용 비율(75%)을 적용하는 부분이다. 인도 대부분이 그렇지만, 경제적으로 발전한 지역으로는 타주에서 이주 노동자들이 많은 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타주에서 이주해 온 인력들의 인건비가 더 저렴할 수도 있고 자격을 갖춘 경우도 많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고향으로 돌아가는 비율도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인력조정도 도모할 수 있다. 때문에 전체 직원 중 75% 이상을 타밀나두에서 뽑아야만 한다면, 우리 기업의 채용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불가촉천민 등의 민간기업 고용 의무 역시 문제의 여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산업 부문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피해 구제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비전과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현지 컨설팅 업계에서는 신정권은 전정권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라도 취임 후 조만간 새로운 산업정책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번 선거로 새롭게 취임한 MK 스탈린 주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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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DMK 홈페이지

 

다만 DMK는 인프라 구축 등의 면에서 상당히 진일보한 측면을 보이고 있다. 일단 타밀나두 남부지역에 석탄화력 발전소 2기를 구축할 계획이며, 이와 더불어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 여력도 2만 MW가량 확충한다. 한마디로 전력수급의 안정성 하나 만큼은 확실하게 이루겠다는 정책적 의지라고 봐야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수자원 관리를 전담할 부서를 신설하고 주요 도시에 중앙폐수처리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향후 전망


타밀나두주가 인도의 여타주와 다른 부분이 있다면 주 정권의 교체에 따라 이데올로기에 따른 정책 방향의 변화가 적다는 점이다. DMK나 AIADMK 모두 타밀 민족주의 정당으로 하층 카스트에 대한 사회정의 실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 같은 정책이 구현되는 모습은 지극히 실용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타밀나두가 다른 주에 비해서 외국인투자에 일찍부터 눈을 뜨고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벌여온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이 같은 정책에 호응하여 현대자동차도 1996년에 들어올 수 있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90년대 말 타밀나두 투자진출 당시에는 당시 여당 AIADMK와 협의했고 공장을 완공했을 때는 DMK가 정권을 막 쟁취했을 때였다. 현대자동차 유치는 AIADMK, DMK 모두에게 업적인 셈이다.


새 주총리 스탈린의 선친으로 DMK 당수이자 주총리를 역임한 카루나니디는 기업활동 여건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역내 최대 외국인기업인 현대자동차와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했고 더 나아가서는 IT 전용단지인 Tidel Park를 조성해 첸나이를 인도 내 3대 IT허브로 육성했다. 그는 당의 포퓰리스트적 성향에도 불구하고 기업 여건을 개선함으로써 타밀나두주가 인도 여타 주에 비해서 경제적으로 진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런 아버지로부터 정치수업을 받으면서 자라난 스탈린이 주 내 기업활동의 중요성을 모를 리가 없다. 이것이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기업 환경 자체는 꾸준하게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주된 이유이다.

 

현재 타밀나두주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올해 초 정치유세로 인해서 타밀나두 역시 확진자 증가를 막을 수가 없었다. 스탈린 주총리는 기업들에 도움을 요청했고 현대자동차는 이번에도 1억 루피에 상당하는 지원을 약속했다. 신정권과의 관계에서 시작은 좋은 셈이다. 앞으로 스탈린 주 총리가 어떠한 산업개발 비전과 계획을 가지고 나올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자료: DMK 2021 Election Manifesto, 현지 언론, KOTRA 첸나이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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