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주산업의 현황 및 발전 방향
- 일본의 우주항공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정부 차원에서의 육성정책 진행 중 -
- 미츠비시, JAXA, 생산단가를 크게 낮춘 차세대 로켓 H3 개발 완료 임박 -
- 위성 데이터 비즈니스 기업들 성장 중 -
현지 전세계적으로 우주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우주 벤처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고, 기존에는 인공위성이나 로켓 등 하드 중심이었지만 현재는 발사한 위성을 활용한 서비스 등이 늘어나고 있다.
일본의 우주 항공 산업은 로켓과 위성 제조에 중점을 두고 발전했다. 일본 미츠비시 중공업과 우주항공 연구 개발기구(JAXA)는 꾸준히 로켓 산업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고 차기 기간 로켓 ‘H3’의 개발 완료를 서두르고 있다. 기존의 로켓 산업뿐만 아니라 새로운 우주 산업에도 새로운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우주 산업 중 미래의 부가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데이터 활용 기반 서비스로 이 분야는 기상 위성이 취득한 데이터를 기상 정보에 활용하거나 JAXA의 위성이 지구 온난화 현황을 감시하는 등의 활동이 주를 이루고 있다. 기존에는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담당하던 분야였으나 다양한 민간 기업의 참여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우주 산업에서 일본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일본의 항공우주 산업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 향후 발전 방향을 점검함으로써 일본 기업의 발전 전략을 파악하고 우주 항공 분야에 진출하거나 관심있는 우리 기업들의 대응 전략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일본 정부의 우주 산업 전략
일본은 2008년 우주 기본법을 제정하여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우주 개발 및 이용에 대한 기본 이념 및 그 실현이 되는 기본 법령을 제정하였다. 그리고 우주 기본법에 따라 우주 개발 이용에 관한 시책을 종합적이고 계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우주 개발 전략 본부가 설치되었다. 내각부는 우주 개발 이용에 관한 정책의 기획, 입안 및 종합 조정, 준천정위성시스템 미치비키(일본의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으로 일본판 GPS)의 개발, 정비, 운용등의 시책의 실시를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우주기본계획(2009년 수립, 최신판 21년 2월 개정)을 수립,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며 우주 개발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2017년에는 우주 비전 2030을 발표하여 우주 산업 발전과 관련하여 우주 비즈니스를 위한 환경 정비를 통해 ① 위성 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 및 솔루션 비즈니스, ② 로켓 산업과 우주 항공 부품 산업의 강화를 기반으로 우주산업에 대한 발전 방향을 설정했다.
우주 정책의 목표와 구체적인 활동 내용
다방면으로 국익에 공헌 |
1. 우주 안전 보장의 확보 2. 재해대책, 지구 규모의 과제 해결에 공헌 3. 우주과학, 탐사를 통한 새로운 지식 창조 4. 우주를 추진력으로 경제성장과 이노베이션을 실현 |
우주 활동으로 피어나는 새로운 산업, 과학 기술을 지원하기 위한 종합 대책 |
1. 기간 로켓의 개발 및 운영 2. 미래의 우주운송시스템의 연구개발 3. 위성개발, 실증 플랫폼의 구축 4. 위성관련 혁신적인 기반 기술 개발 5. 유인 우주 활동의 가능성 검토 6. 우주 쓰레기에 대한 대책 마련 7. 기타 (우주 태양광 개발 연구, 우주환경 모니터링, 우주산업 인재 양성, 우주 산업 서플라이 체인 강화 등) |
자료 : 내각부
일본 우주항공 산업의 상징 H3 로켓
일본의 대표적인 항공 우주 산업은 미츠비시 중공업과 우주항공 연구 개발기구(JAXA)가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로켓 ‘H3’이다. 기존의 제조 방법을 전면 재검토하여 기체 가격을 기존의 절반인 50억 엔으로 줄이고 각국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위성 발사를 수주할 계획이다. 미국 신흥 기업들과 상업 위성의 대표 주자인 프랑스의 아리안 스페이스도 22년에 차세대 로켓을 투입할 계획이라 로켓 사업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로켓 H3 예상도
자료: 미츠비시 중공업, JAXA
차세대 로켓은 직경 약 52미터, 길이 57~63미터로 기존 로켓인 H2A보다 한층 크다. 엔진의 추력을 올리고 탱크도 대형화하여 발사능력은 1.3배 상승해 방송이나 통신 위성 등 6.5톤 이상을 정지 트랜스퍼 궤도(GTO)에 발사한다. JAXA 측은 ‘위성을 넣는 위치를 늘려 초대형 인공 군집 위성(mega constellation)*에 대응한다’고 말했다. 우주 산업의 중심이 기존 3만 6천 킬로미터 위의 궤도에서 정지하는 소수의 대형 위성에서 2000킬로미터의 저궤도를 순환하는 다수의 소형 위성군(Constellation)으로의 기술 중심이 변화하고 있어 세계적으로 대형 위성뿐만 아니라 소형 위성을 복수탑재하길 원하는 수요가 증가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설계 변경이 이루어졌다.
*Mega Constellation : 초대형 인공 별자리로 고 처리량 위성 통신을 위한 다수의 인공 위성의 결합 체계. 소형위성의 다수 포진을 통해 코스트를 줄이고 데이터 처리량 및 속도를 크게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음
특히 H3에서 주목할 부분은 전자 부품의 90%를 자동차용 부품으로 대체하여 범용품화에 성공하였고 엔진은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하여 비용을 절감했다. 이를 통해 민간 부품회사로부터의 수주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생산 가격을 낮추고 구조도 단순화하면서 주문에서부터 생산까지의 기간을 줄이고 발사 횟수도 연가 6회 이상으로 대폭 증가할 계획이다. 미츠비시 중공업 우주사업부의 나라 토키오 PM은 ‘기존의 신뢰성을 기반으로 낮은 가격으로 고객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실제로 미츠비시 중공업의 H2A와 H2B의 발사 성공률은 98.1%로 세계 평균 95%를 상회하고 있다.
향후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발사장이다. 연간 6기 이상의 발사를 담당할 가고시마현의 타네가시마 우주센터는 향후 로켓과 연계하여 로켓 발사 수송 서비스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로켓 발사 서비스는 위성이나 탐사, 우주 쓰레기의 처리 등 우주 비즈니스를 확대할 기반이 될 것이다. 다만 미국, 유럽 등과 비교해서 대형 로켓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발사장이 타네가시마 한 군데에 그치고 있다는 점은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향후 일본이 발사 수송 서비스 산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위에 있는 확실성 및 성공률과 함께 안정적인 발사 인프라를 구축해나가는 것이 관건이라 예상된다.
위성 데이터 시장에 진출하는 일본 스타트업 기업
위성 데이터 시장은 앞으로 크게 성장해 나갈 분야로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미 위성산업협회(SIA)의 발표에 따르면 2019년 우주산업시장의 비율을 살펴보면 위성 발사 시장은 49억 달러로 전체 우주산업 시장인 약 3660억 달러의 1.3%에 지나지 않고 있어 실제로 시장 규모가 큰 분야는 아니다. 우주산업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분야는 지상 시설 분야로 통신 설비, 네비게이션 시스템, 위성 TV 장비 등이 1303억 달러 규모를 차지하고 있고 그 뒤를 위성 통신 및 원격 센싱 등의 위성 서비스 시장이 1230억 달러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우주 산업 시장분포
자료: 미위성산업협회(SIA), 닛케이
위성 서비스 중 현재 미래의 부가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데이터 활용 기반 서비스이다. 이 분야에서는 현재 기상 위성이 취득한 데이터를 기상 정보에 활용하거나 JAXA의 위성이 지구 온난화 현황을 감시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다양한 민간 기업의 참여도 활발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일본의 <엑셀 스페이스>이다. 이 기업은 소형 위성에서 쵤영한 이미지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이미지 뿐만 아니라 고객의 요구에 따라 데이터를 분석하는 서비스까지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주차장의 주차 대수를 추정하고 매출을 예측하는 마케팅 활동 등 다양한 비즈니스 활동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엑셀 스페이스은 2023년까지 10기의 소형위성을 연계하여 1일 1회 지구를 관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1년 3월 22일 소형 위성 4기를 동시에 발사한 직후 운용중인 1기와 함께 6월부터 5기 체제를 운영하기 시작한다. 관측 빈도는 현재 2주 1회에서 2~3일에 1회로 단축될 예정이다.
엑셀 스페이스의 위성
자료: 닛케이
데이터 분석과 더불어 합성 개구 레이더(SAR)에 의한 데이터 이용도 주목받고 있다. SAR은 일반 카메라와 달리 구름이 있어도 이를 뚫고 지상이나 해상의 모습을 상세히 조사할 수 있는 레이더이다. 지상의 작은 침하 및 융기를 찾을 수 있어 실제 도쿄의 일부 지하터널 공시 직후의 2~3센치미터의 침하 및 융기가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SAR이 활용되었다. 일본에서는 QPS연구소, 신스펙티브 등에서 신형 SAR을 탑재한 소형 위성을 개발하여 발사하는 것에 성공하고 있다.
신스펙티브(Synspective)는 20년 12월 15일 기술실증위성 ‘StriX 프로그램 알파’가 뉴질랜드 마히아 반도에 있는 발사장에서 미국 로켓 연구소의 로켓에 답재해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신스펙티브는 합성개구레이더(SAR)위성을 개발하고 있는데, 2021년도 2번째의 실증기를 쏘아 올릴 예정으로 22년까지 총 6기, 20년대 중반에는 약 30기를 발사할 계획으로 지상의 광범위한 고빈도 관측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자사 위성을 활용한 데이터 비즈니스의 사업화를 위해 다가가고 있다.
신스펙티브의 SAR 위성 사진
자료: 신스펙티브 홈페이지
신스펙티브는 자사의 SAR 위성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20년 9월에는 지각 변동을 mm단위로 관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한 12월에는 수해 발생 시 침수 피해를 시각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발표했다. 날씨에 좌우되지 않는 SAR을 활용하면 광범위한 침수 피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현재는 일본 우주항공 연구 개발기구(JAXA)의 SAR 위성 데이터를 활용하지만 미래에 자사 위성에서 수시한 데이터도 조합하여 재난 발생 시점부터 3시간 이내 분석한 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이다. 간편하게 SAR 데이터를 입수하게 된다면 데이터 활용 서비스 시장은 더욱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주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지원 정책
참고 자료 : (KOTRA해외시장뉴스) 일본 우주 분야 스타트업 최신 동향(2018-08-06)
일본은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선점하고 있는 우주항공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격차를 메우고 새롭게 진입하는 스타트업 기업들을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우주항공 연구 개발기구(JAXA)는 오릭스 그룹과 함께 로켓이나 인공위성의 연구개발에 사용된 시험시설을 민간 기업에 대여하여 인공위성을 포함하여 비행자동차, 무인 항공기 등 다양한 제품의 실험과 검증에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민간 기업이 보유하기 어려운 시설을 편하게 대여함으로써 우주 개발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생기업의 사업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해당 시설의 이용료는 월 수만 엔부터 시작하며 장치에 따라 차등 금액을 받을 예정이다. 소형 진동 시험기의 경우 하루에 몇만 엔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반면 진공 시험 설비는 1회 이용에 수천만 엔이 들 예정이다. 기존 실험 설비는 지금까지 정부에 의해 이용되어 왔고 가동률은 3~5%에 그쳤으나 민간 대여를 진행한 후부터는 6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유럽에서는 독일 등에서 우주 관련 시설을 민영화 하고 항공기 회사와 자동차 회사에 개방하고 있다. 미 항공 우주국(NASA) 역시 민간 기업 등에 시설을 임대하고 있다.
또한 일본 정부 측에서는 정부가 쏘아 올린 위성으로부터 얻은 관측 데이터의 민간 활용을 추진하기 위한 우주 데이터 플랫폼 ‘Tellus’를 개설했다. Tellus는 오픈 무료 데이터 플랫폼으로 위성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 및 전세계 정보를 통합하여 제공하고 있다. 일본 <사쿠라 인터넷>이 경제산업성의 사업을 받아 운영하며 이미지와 기상 등의 데이터를 전송하며 데이터 가공에 필요한 도움도 제공하고 있다.
Tellus 플랫폼 화면
자료: 경제산업성, Tellus
그리고 우주 개발 전략 본부는 새로운 우주 스타트업의 발굴을 위해 라는 우주 산업 공모 대회를 2017년부터 매년 개최(20년에는 코로나 영향으로 개최하지 못했음)하여 우주 자산을 활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모집하고 전문가의 멘토링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최종 선발전에 출전하는 개인 및 기업의 경우 투자, 사업회사와의 비즈니스 매칭의 기회를 제공받고 사업화를 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시사점
우주개발에는 막대한 연구 자금과 실험에 의한 검증이 필수적이다. 고급 시설의 개방은 유력한 우주 산업과 드론 산업 육성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일본에서도 국내에서 다양한 시험과 실험을 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여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나갈 전망이다.
일본 밴처 캐피털 ABBALab의 오가사와라 치 대표는 ‘ESG 투자의 대상이 우주로 확대되는 것은 향후 5년이 관건일 것’이라며 ‘스피드감을 가지고 빠르게 우주가 투자의 대상이 되는 것을 준비해나가야 한다’고 설파했다.
현재 일본의 우주 개발 예산은 미국의 15분의 1, 유럽의 3분의 1정도에 그치고 있다. 한정된 예산으로 개발을 진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현재 일본에는 우주 산업에 참여하는 다양한 스타트업 및 항공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새로운 사업이 발전하는만큼 해당 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한국의 스타트업 및 부품 기업들도 새로운 비즈니스를 모색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향후 데이터 분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수록 AI나 빅데이터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파트너가 될 수 있는지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