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워케이션 시장 동향
- 일본 워케이션 시장, '20년 699억 엔에서 '25년 3622억 엔으로 5배 이상 성장 전망 -
- 일본 정부와 지자체, 일하는 방식 개혁, 지방경제 창생 방안으로 워케이션 주목 -
- With 코로나시대와 부합하지 않는 경직된 근로문화를 개선하고 지방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일본의 노력은 참고할 만해 -
일본에서는 코로나 확산이 시작된 지난해부터 ‘워케이션’이라는 단어가 사회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워케이션(Workation)이란 일(Work) + 휴가(Vacation)이 합쳐진 단어로 관광지나 리조트, 캠핑장 등 인터넷을 통한 업무가 가능한 휴양지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일을 하는 방식이다. 워케이션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워케이션 실행이 단순히 일하는 방식의 선택지가 늘어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일본 사회의 오랜 과제로 다루어진 ‘유급휴가 취득 눈치’나 ‘지방창생촉진’과 같은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 기업, 지역경제, 종업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워케이션 시장의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성장하는 일본 워케이션 관련 시장
야노 경제연구소는 2021년 3월 발표한 ‘일본 국내 워케이션 시장조사 보고서(ワーケーション市場に関する調査を実施)에서, 향후 일본 국내 워케이션 시장은 2020년 699억 엔에서 2025년 5배 규모인 3,622억 엔까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야노경제연구소는 워케이션 시장을 크게 ① 숙박 서비스, ② 지역 서비스(워케이션동안 의, 식, 이동 등에 대한 지역 내 서비스), ③ 기업 연수・합숙 서비스, ④ 워케이션 촉진을 위한 정부예산(사업) 등 4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분석했다.
일본의 워케이션 시장 전망(2020~2025)
(단위: 억 엔)
자료: 야노경제연구소
일본 정부・지자체, 워케이션을 통한 인구 지방분산, 일하는 방식 개혁 실현에 기대감 비춰
코로나19 이전 워케이션 시장은 근무 장소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나 노마드족 등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연관이 있는 틈새시장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원격근무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워케이션에 대한 니즈가 커지는 등 관련 시장이 확대됐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인구의 지방분산화에 워케이션이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평가해 관련 예산을 확충하려고 하고 있다. 2020년 12월 일본 국토교통성은 ‘워케이션 및 블레져(Bleisure, 업무와 여가를 겸한 휴가형태) 등의 활용에 의한 일하는 방식 개혁’ 심포지움을 개최하고 일하는 방식 개혁, 휴가 취득 촉진, 지역에 젊은 인구의 유입에 따른 지방 활성화 등 워케이션을 통한 사회문제의 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면서 워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실천하고 있는 기업과 지자체의 사례를 소개했다.
일본 관광청 워케이션・블레져 활용을 통한 일하는 방식 개혁 심포지움
자료: 일본 정부 광보 온라인
(https://www.gov-online.go.jp/tokusyu/COVID-19/policy/workation-bleisure.html)
한편, 지자체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을 위해 워케이션 지역으로서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닛케이 신문(ワーケーション、コロナで脚光 自治体の誘致合戦激化)에 따르면, 수도권과 인접한 나가노현은 현내 워케이션 지역으로 잠재성이 높은 12개 시정촌을 지정하여, 해당 지역 내 워케이션 민간사업자를 대상으로 150만 엔 한도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한, 오사카 인근 와카야마현은 현내 워케이션 민간 사업자의 단체 ‘Wakayama Workation Networks’를 만들고 와카야마현에서 워케이션을 체험하고 싶은 기업과 단체를 이어주는 중개자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러한 지자체의 행보에 대해 미츠비시 종합연구소 마츠다 수석연구원은 닛케이 스타일과의 인터뷰에서 ‘지방인구가 줄면, 그 지방은 시장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워케이션을 실현해 도시거주자가 지방으로 지속적으로 유입된다면, 그만큼 소비가 환기된다. 일본 도쿄 수도권과 킨키지역(오사카부의 주변)에 대기업 직원만 쳐도 대략 1000만 명이 있다. 그중 10%가 연 1개월 동안 워케이션을 한다면, 소비액 기준 연간 1000억 엔의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체재 중 소비활동에 더해 워케이션을 위한 오피스나 숙박시설 등에서 고용도 창출된다.’고 답변하였다.
워케이션에 대해 기업은 기업별로 다양한 의견이 나와…직원은 동료와의 워케이션에 긍정적
원격근무를 실시하는 기업 중 워케이션에 대한 의견은 찬반이 갈리는 모습이다. 재택근무 등 원격근무 자체에 직원에 대한 불신감을 가지는 기업도 일부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모 IT회사가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기업 의사결정자를 타겟으로, 직원 PC에 화면 멈춤 기능, 수시로 착석여부를 확인하는 기능 등 감시 기능을 추가한 원격근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이를 홍보하는 광고가 시중에 나와 일본사회에서 인권침해에 대한 논란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반대로 워케이션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기업의 비율도 높은 것 같다. 일본 인터넷 통신사 BIGLOBE에서 2021년 3월8~10일 3일간 인터넷으로 원격근무가 가능한 기업 경영자 100명 및 임직원 900명을 대상으로 워케이션에 대한 의식조사를 수행한 결과, 경영자의 68%가 ‘직원 간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팀 워케이션을 실시하고 싶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직원은 워케이션에 회사동료가 함께 가는 것에 대해 68.3%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아 기업과 직원 간 워케이션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정도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일본 기업의 경영인과 직원의 워케이션에 대한 의식조사 결과
(단위: %)
(경영인) 직원 간 커뮤니케이션을 깊게 하기 위해 팀 워케이션을 하고 싶습니까? |
(직원) 워케이션에 직장동료를 동행해서 가고 싶습니까? |
(직원) 워케이션에 회사 동료를 동행해도 좋은 이유(복수응답) |
자료: BIGLOBE
일본 도쿄 및 후쿠오카에서 기업 노무리스크 컨설팅을 수행하는 T 노무사사무소 관계자는 KOTRA 후쿠오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원격근무를 도입하거나 도입을 검토하는 회사가 늘어나면서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노무리스크를 상담하는 기업이 많이 늘어났다. 처음에는 보수적인 일본 기업문화를 고려하면, 원격근무문화의 확산에 회의적인 기업이 많을 것으로 생각했었지만 경영진의 인식에 따라 워케이션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곳도 의외로 많았다. 현장에서 느끼는 개인적인 의견이나 정부의 일하는 방식 개혁 정책에 맞춰 보다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 워케이션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변하였다.
시사점
이렇듯 일본 정부와 지자체, 기업, 지방사업자, 직원 모두 워케이션을 통한 경제진흥과 개개인의 후생증진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기업은 기업의 내부 문화, 업종의 특성 등으로 인해 원격근무가 불가능한 경우가 존재한다. 글로벌 여행사 Expedia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회사원의 연차 휴가 사용률은 2018년 기준 각각 72.5%, 50% 정도다. 영국의 96%, 홍콩과 독일이 100%인데 비해 매우 낮은 수치다. 일본 응답자 중 60%는 휴가를 사용하는데 "죄의식을 느낀다"고 답했다고 한다. 워케이션의 확대와 미래 업무 문화 변화를 위해서는 경직된 근로 문화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앞에서 살펴봤듯이 일본 정부는 with 코로나시대에 맞지 않는 이러한 경직된 근로문화를 타파하기 위해서 유연한 근무형태가 가능하도록 정부, 지자체, 기업이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직원의 휴가사용을 독려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일본의 행보는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한국의 정부, 지자체에도 참고할 만하다고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