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는 전기차 생산허브로 거듭날 수 있을까?
- 독일 전기차기업 소형 전기차 생산을 위한 투자 MOU 체결 -
- 전기차 인센티브, 인프라 확충이 관건으로 충전소 구축 관련 수요 증가 -
지난 7월, 유럽의 전기차 제조사 Next e.Go Mobile이 불가리아 내 공장 설립을 결정하였다. 이처럼 서유럽 E-Mobility 기업의 불가리아 투자 진출이 최근들어 늘고 있다. 불가리아의 전기차 산업 생태계는 아직 초기 단계이나, EU집행위의 강력한 탄소 중립 정책으로 인해, 향후 전기차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바, 우리 관련기업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볼 만하다.
독일 소형 전기차 제조사, 불가리아 내 생산 공장 설립
지난 7월10일, 독일 소형 전기차 제조기업 Next e.Go Mobile은 1억4천만 유로 규모의 전기차 생산 공장을 불가리아 북부 로베치(Lovech)에 건설할 것을 결정하였다. 빠르면 2024년부터 불가리아에서도 전기차가 생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Next e.Go Mobile은 연간 3만대의 생산 능력을 보유할 동 공장에서 자사의 저가 소형 전기차 모델인 E.Go Life, E.Go Life Cross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불가리아 정부는 해당 투자에 대해 총 3천4백만 유로의 투자 인센티브를 지원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좌) E.Go Life / (우) E.Go Life Cross(컨셉카)
자료: (좌) https://e-go-mobile.com/en/life/ / (우) Geneva Motor Show 2020(https://www.gims.swiss/premieres/world-premieres/ego-life-concept-cross)
불가리아 정부는 자동차산업 등 제조업 육성을 위해 해외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는 바, 이번 전기차 생산은 매우 고무적인 소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사실 과거 불가리아에서도 중국의 장성기차가 생산된 적이 있었으나, 수익성 악화, 환경 오염 등으로 인해 2016년 생산이 중단됐으며, 현재는 연간 약 20대 가량의 경주용 차량만이 현지기업에 의해생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불가리아의 전기차 산업, 아직 초기 형성 단계
유럽자동차제조자협회(European Automobile Manufacturers’ Association, ACEA)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불가리아에서 신규 등록된 전기차를 1,170대로 추정했는데, 이는 총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를 기준으로 EU 27개 회원국 중 26위(데이터가 없는 몰타 제외)로 현지 전기차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 할 수 있다.
참고로, 2021년 상반기 불가리아에서 신규 등록된 차는 배터리차(BEV) 286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135대, 하이브리드(HEV) 749대로, 등록 대수로는 HEV가 가장 많았으나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로는 PHEV가 107.7%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 상반기 EU회원국별 전기차 신규 등록 현황
(단위: 대, %)
순위 |
국명 |
BEV |
PHEV |
HEV |
합계 |
|||
대수 |
증가율 |
대수 |
증가율 |
대수 |
증가율 |
|||
1 |
독일 |
148,936 |
235.1 |
163,571 |
230.1 |
220,827 |
101.4 |
533,334 |
2 |
이탈리아 |
30,249 |
204.0 |
38,133 |
557.2 |
242,735 |
289.3 |
311,117 |
3 |
프랑스 |
72,519 |
61.1 |
71,785 |
255.4 |
153,123 |
153.1 |
297,427 |
4 |
스페인 |
9,258 |
78.8 |
19,127 |
243.7 |
107,825 |
133.7 |
136,210 |
5 |
스웨덴 |
22,618 |
145.6 |
46,532 |
99.3 |
13,151 |
61.3 |
82,301 |
26 |
불가리아 |
286 |
14.9 |
135 |
107.7 |
749 |
31.9 |
1,170 |
EU 전체 |
356,469 |
129.6 |
445,900 |
214.0 |
1,010,494 |
149.2 |
1,812,863 |
주: 1. 순위는 전기차 신규 등록 총 대수를 기준으로 집계했으며, 데이터가 없는 몰타는 제외
2. 증가율은 전년동기(2020년 상반기)대비 증가율임
3. 불가리아의 전기차 등록 대수는 ACEA의 추정치임
자료: ACEA(https://www.acea.auto/fuel-pc/fuel-types-of-new-cars-battery-electric-7-5-hybrid-19-3-petrol-41-8-market-share-in-q2-2021/) (무역관 재가공)
전기차 허브를 향한 두 장애물, Incentive와 Infrastructure
불가리아가 EU 회원국 중 전기차 보급 대수가 낮은 주요 원인은 타 회원국 대비 부족한 전기차 인센티브 때문으로 보인다. 2021년 상반기 전기차 신규 등록이 가장 많았던 독일의 경우 5,625~9,000유로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제공되는 데 반해, 불가리아는 전기차 구매 시 일부 세제 혜택(보유세, 환경세 등) 및 주차비 감면 인센티브만이 구매자에게 제공되고 있다.
특히, 불가리아의 1인당 GDP가 EU 평균 대비 낮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전기차 구매 보조금의 부재는 불가리아 내 전기차 보급을 더디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실제로, 독일을 포함한 전기차 보급 대수 기준 유럽 상위 5개국들은 모두 소비자에게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EU 주요국별 전기차 인센티브 현황(2021.5월 기준)
연번 |
국명 |
’21 상반기 신규 전기차 등록(대) |
인센티브 제공 여부 |
||
취득세 |
보유세 |
구입 보조금 |
|||
1 |
독일 |
533,334 |
O |
O |
O |
2 |
이탈리아 |
311,117 |
X |
O |
O |
3 |
프랑스 |
297,427 |
O |
X |
O |
4 |
스페인 |
136,210 |
O |
O |
O |
5 |
스웨덴 |
82,301 |
X |
O |
O |
26 |
불가리아 |
1,170 |
X |
O |
X |
자료: ACEA(https://www.acea.auto/figure/electric-vehicles-tax-benefits-and-purchase-incentives-in-eu-by-country/) (무역관 재가공)
또한, EU 평균 대비 낮은 전기차 충전소 보급률 역시 불가리아 내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지 못하는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 하다. ACEA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불가리아 내 전기차 충전소는 194개로 이는 EU 전체 충전소 224,237개의 0.1%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특히, ACEA는 국가별로 실질적인 충전소 인프라 보급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회원국별로 ‘EU 전체 충전소 수에서 각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과 ‘EU 전체 영토에서 각 국가가 차지 하는 비율’을 비교했는데, 불가리아 영토는 EU 전체 영토에서 2.7%를 차지하는 반면, EU 전체 충전소의 0.1%정도를 보유하고 있어, 영토 대비 충전소 설치 비율이 EU 회원국 중 4번째로 낮았다.
EU 주요 국가별 충전소 개수 및 영토에 따른 충전소 분포 비율
(단위: 개, %)
연번 |
국명 |
충전소(개) |
충전소 비율(%) |
영토 비율(%) |
충전소비/영토비 |
1 |
네덜란드 |
66,665 |
29.7 |
0.8 |
37.13 |
2 |
룩셈부르크 |
1,061 |
0.5 |
0.1 |
5.00 |
3 |
벨기에 |
8,481 |
3.8 |
0.8 |
4.75 |
4 |
독일 |
44,538 |
19.9 |
8.7 |
2.29 |
5 |
오스트리아 |
8,071 |
3.6 |
2.1 |
1.71 |
23 |
불가리아 |
194 |
0.1 |
2.7 |
0.04 |
유럽 전체 |
224,237 |
100.0 |
100.0 |
1.00 |
주: ‘충전소비/영토비 = 충전소 비율 ÷ 영토 비율’로 해당 수치가 낮을수록 다른 회원국 대비 상대적으로 영토 내 충전소 보급이 부족한 것을 의미함
자료: 2021 Progress report – Making the transition to zero-emission mobility(ACEA/2021.7) (무역관 재가공)
불가리아의 전기차 산업 생태계 현황
이처럼 전기차에 대한 낮은 보급률 및 부족한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불가리아에서도 수도인 소피아 등 주요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전기차 산업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기차 전용 대여 서비스 플렛폼인 SPARK이다.
불가리아 Eldrive(전기충전소)와 리투아니아 Rideshare(차량공유서비스)의 공동 투자로 2017년 설립된 SPARK는 현재 불가리아,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등에서 B2C 전기차 대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SPARK의 가장 큰 시장은 불가리아로 소피아 시내에서 약 500대의 전기차를 운행 중이며, 2019년 기준 약 50,000명의 불가리아인이 SPARK의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좌) 소피아에서 운행 중인 SPARK 서비스 차량 / (우) SPARK 불가리아 서비스 광고
자료: SPARK Bulgaria
뿐만 아니라, 충전소, 자동차 제조, 대여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기업들이 불가리아 전기차 산업 생태계를 구성해 나가고 있으며, 관련된 대표 기업들은 아래와 같다.
불가리아 전기차 산업 관련 기업 현황
분야 |
기업명 |
홈페이지 |
비고 |
제조 |
Sin Cars |
www.sincars.bg/ |
- 경주용 스포츠카 생산 - 전기차 EV-L City 개발/생산 |
제조 |
Kinetik |
www.kinetikautomotive.com/ |
- 전기 스포츠카 개발/생산 - 3D Printing 기술 생산 |
인프라 |
Eldrive |
www.eldrive.eu/ |
- 불가리아 최대 충전 인프라 공급자로 250개 충전소 공급 - SPARK의 지분 소유 |
인프라 |
EVPoint |
www.evpoint.bg/ |
- 전기차 충전 인프라 제공 |
인프라 |
eCars |
www.ecars.bg |
- 주거 및 상업용 건물 내 충전소 인프라 공급 |
서비스 |
SPARK |
www.spark.bg/ |
- 불가리아 최대 전기차 대여 서비스 기업 - 루마니아, 리투아니아 진출 |
서비스 |
Travel by Electric |
www.travelbyelectric.com/ |
- 현지 관광객 대상 전기차 대여 서비스 제공 |
자료: 무역관 자체 조사
또한, 인프라 측면에서는 고소득층이 주로 방문하는 쇼핑몰을 위주로 충전소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로 테슬라(TESLA)는 2021년 3분기 소피아 최대 쇼핑몰 중 하나인 파라다이스몰 내에 TESLA Supercharger(고속 충전소) 6곳을 설치하기도 했다.
불가리아 파라다이스몰에 설치된 TESLA Supercharger
자료: 파라다이스몰 홈페이지(www.paradise-center.com/)
EU의 탄소 중립 의지, 불가리아 전기차 산업 성장 촉매 될 것
특히, 향후 불가리아의 전기차 산업은 EU 집행위의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로 대표되는 탄소 중립 정책의 영향으로 빠른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 그린딜이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EU사회 전 분야를 녹색전환하는 정책 로드맵으로, 불가리아 역시 EU회원국으로서 이러한 탄소 배출 저감 노력에 꼭 동참해야야 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지난 7월 14일 EU집행위가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기존 40%보다 강화된 55%로 상향하는 ‘Fit for 55’*를 발표하는 등 탄소 중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함에 따라, 불가리아의 전기차 보급 확대가 계획보다 더 빨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Fit for 55: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1990년 대비 55% 감축하기 위해 EU집행위가 7월 14일 발표한 법안 패키지로 총 13개 세부 법안으로 구성
시사점
EU회원국과 비교했을 때, 현재 불가리아 전기차 시장은 매우 초기 단계이나, EU집행위의 강화된 환경 정책으로 인해 향후 탄소 배출 축소를 위한 전기차 관련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
불가리아 정부는 EU 기금 등을 활용하여 현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 구축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한 전기차 인프라 관련 기술 및 부품 수입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Next e.Go Mobile의 전기차 공장 이외에도 오스트리아 Pierer 그룹이 플로브디프(Plovdiv) 내 전기 자전거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등 최근 불가리아가 서유럽 E-Mobility 기업들로부터 EU 생산 기지로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유럽 진출을 검토 중인 우리 기업들 또한 불가리아를 하나의 투자 진출 선택지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