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속 가능한 기술’ 트렌드는?
- ‘지속 가능성’을 위한 발판 마련에 박차 가하는 美 기술 업계 -
- 지구의 날 맞이하며 살펴보는 미국의 지속 가능한 기술 트렌드 -
코로나19와의 사투 속, 올해도 어김없이 지구의 날(Earth Day)이 찾아왔다. 4월 22일 지구의 날은 1970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기념일로, 환경 보호에 대한 동참과 지원을 북돋는 다양한 활동이 동반되며 현재 전 세계 약 190여 개 나라에서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이맘때쯤이면 환경 보호 실천이나 관련 마케팅 등도 늘어나는데, 이러한 지구의 날과 함께 주목받는 트렌드는 단연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이다. 특히 몇 년 전부터 자연과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쩍 높아지며, 미국에서는 최근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 역시 최고조에 달했다. 식품 업계, 의류 업계, 소매 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관심을 받아온 지속 가능성이 이제는 기술 업계에서도 화두가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온라인으로 개최된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및 기술 전시회 CES에서도 크게 주목받은 ‘지속 가능한 기술’의 최신 트렌드에 대해 살펴본다.
자동차의 ‘전기화(Electrification)’ 지속
자동차 기술 업계에서는 자동차의 전기화, 즉 ‘전기차’ 분야가 지속 가능성 실현을 이끌고 있다. 기존의 에너지원들과는 달리 배기가스의 배출이 전무해(Zero Emission) 특히나 환경친화적인 것으로 알려진 전기차는 현재 미국의 대표 기업 Tesla를 필두로 많은 관심과 인기를 얻고 있다. CES 2021의 기조연설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여준 미국의 자동차 생산 기업 General Motors(이하 GM) 역시 차세대 전기 배터리 플랫폼 ‘Ultium’, 100% 전기 오프로드 슈퍼트럭 ‘Hummer EV Edition 1’, 자율주행 전기차 및 수직이착륙 전기차량(eVTOL) 콘셉트, 상업용 전기 밴(Van) ‘EV600’ 등 자동차 업계 전체를 재구성하고자 하는 혁신적인 전기차 기술을 소개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또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 Mercedes-Benz에서도 자동으로 전기 사용량을 최적화하는 100% 전기 EQS 세단을 선보이는 등 전통적인 자동차 업계에서도 전기차 기술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제 거리에서는 전기차 대표주자인 Tesla를 비롯해 수많은 전기차를 볼 수 있다. 조용하고 빠른 스피드나 저렴한 연비뿐만 아니라 환경과 지속 가능성에도 큰 보탬이 되는 전기차 기술의 발전은 다양한 전기차 신생 기업을 출현시키고 있는데, 최근 미국 시장에서 눈에 띄는 기업들로 Lucid Motors, Fisker Inc., Rivian이 꼽힌다.
근래에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주요 지역에 7개의 매장 및 서비스 센터를 오픈한 Lucid Motors는 캘리포니아주 Newark 지역에 기반을 둔 전기차 회사로, 올해 중순부터 첫 전기 세단 ‘Lucid Air’의 배달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약 7만 달러 선에서부터 판매되는 Lucid Air는 최대 주행 거리가 517마일(Grand Touring 모델)로, 현재 운행 중인 전기차 중 가장 긴 주행 거리를 자랑하는 Tesla Model S를 능가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파워풀한 마력(hp)과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Manhattan Beach에 본사를 둔 전기차 기업 Fisker Inc.는 기존의 전기차 가격대보다 상당히 저렴해 매스 마켓을 겨냥한 전기 SUV ‘Ocean’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대 주행 거리 300마일인 Ocean은 2022년 말부터 판매될 예정으로, 가격대는 약 3만7000달러부터이다. 마지막으로, 역시 캘리포니아주 Irvine에 위치한 기업 Rivian은 전기 픽업트럭 ‘R1T’와 전기 SUV ‘R1S’ 모델을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오프로드용 전기차’라는 콘셉트에 집중한 Rivian 전기차의 첫 출시 에디션은 올해 6월부터 소비자에게 배달될 예정이다.
자동차 기술 업계의 지속 가능성 실현을 이끄는 신생 전기차 브랜드 Lucid, Fisker, Rivian의 차량 이미지
자료: 각 기업 웹사이트(https://www.lucidmotors.com/, https://www.fiskerinc.com/, https://rivian.com/)
지속 가능성을 위한 인프라
기술 업계 내에는 지속 가능성을 위한 발전 기회가 의외로 많은데, 그중 하나가 지속 가능한 기술 인프라의 구축이다.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전기 배터리 생산 단계에서의 지속 가능성 추구나 더 나아가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에너지 사용량을 최적화하기 위한 에너지 플랫폼의 개발 등은 모두 지속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좋은 예로 보인다. 점점 더 많은 기술 업계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천하는 가운데, 올해 CES에서 특히 눈길을 끈 두 기술 기업들의 지속 가능 인프라 구축 사례를 살펴본다.
우선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배터리 생산 기지이자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 기업인 Panasonic의 경우, 미국의 재활용(Recycling) 분야 스타트업 기업 Redwood Materials와 파트너십을 맺고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 사슬 전반에 걸쳐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고 있다. 미국의 기술·스타트업 분야 온라인 매체 TechCrunch에 따르면, Redwood Materials는 Panasonic의 배터리 셀(Cell)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품 조각이나 폐배터리를 수집하고 일련의 처리 과정을 거쳐 코발트(Cobalt), 니켈(Nickel), 리튬(Lithium) 등 배터리의 구성 물질을 추출해 이 물질들을 다시 Panasonic에 공급한다. 두 기업은 이 같은 공급 사슬의 ‘순환’ 구조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실천하는 것이다. 또한 Panasonic은 향후 배터리 생산 시 재활용 원재료 사용이나 코발트 성분 제거 등의 공격적인 지속 가능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한편, 다국적 종합 기술 기업 Bosch 역시 탄소 배출 절감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는 기업들 중 하나다. 예를 들어, Bosch의 클라우드 기반 에너지 플랫폼은 생산 시설의 작업 과정을 최적화시켜 공장에서의 탄소 배출 감소에 큰 도움을 준다. 지능형 알고리즘(Intelligent algorithms)을 사용하는 이 에너지 플랫폼은 에너지 소비량을 예측해 에너지의 피크 부하(Peak load)를 방지하고 전형적인 소비 패턴 내에서의 편차를 줄이는 등 전반적인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다. 그뿐만 아니라 재생 에너지·전기 등의 클린 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등 ‘탄소 중립(Carbon Neutrality)’의 실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홈이 만드는 지속 가능한 삶
기술의 발전이 이룩한 ‘스마트 홈’은 소비자들 개개인의 영역에서도 지속 가능성을 추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 홈 기술 덕분에 전기·가스·수도와 같은 가정 내 에너지의 사용량을 우리가 직접 컨트롤할 수 있게 되었고, 이에 따라 에너지 과소비를 방지해 궁극적으로는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줄이는 것이다. 이러한 지속 가능 스마트 홈 기술은 다양하게 구현되고 있는데, 가정에 설치할 수 있는 스마트 전기 패널과 그에 연결된 에너지 관리 시스템 애플리케이션, 세밀한 컨트롤과 원격 조정이 가능한 스마트 온도 조절 시스템, 실시간 에너지 사용량 모니터링 시스템 등 여러 가지 솔루션들을 꼽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에너지를 절약하는 식기세척기, 물을 절약해주는 세탁기, 전력 낭비를 최소화하는 공구 등 환경친화적인 스마트 가전제품들이 지속적으로 시장에 소개되며 우리의 일상을 지속 가능한 삶의 영역으로 이끌고 있어 인상적이다.
수전(Faucet), 세면대, 변기 등으로 잘 알려진 위스콘신주 기반의 배관 제품 생산기업 Kohler가 최근 선보인 스마트 비접촉 수전(Smart touchless faucets) 제품은 특정 용량의 물만 나오도록 하는 음성 명령이나 수도 사용량 모니터링을 가능케 하며 이를 통해 물 사용량을 줄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와 더불어, 가정 내 전체 수도 사용 상태를 추적하고 관리할 수 있는 Kohler의 수도 모니터링 시스템은 물의 낭비나 누수 등의 문제까지도 탐지할 수 있어 편리함과 친환경적 요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스마트 홈 기술로 관심을 얻고 있다.
Kohler의 스마트 비접촉 수전 제품과 수도 모니터링 시스템
자료: Kohler 웹사이트(https://www.smarthome.kohler.com/smart-kitchen-faucets)
시사점
이처럼 친환경적인 기술과 제품의 개발을 이어가는 미국의 기술 업계는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현지 IT 업계에 종사하는 L 전문가는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다양한 소비재 브랜드와 기업들이 그린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데, 이뿐만 아니라 생각보다 많은 IT 및 기술 기업들 역시 환경을 중시하고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행보를 보이며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미국의 IT 기업 Apple에서도 지구의 날을 맞이해 자사의 App Store, Apple TV+, Apple Maps, Apple Watch 등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기후 변화 등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고 지속 가능성의 실천을 지지하고자 노력한 바 있다. 네바다주의 Reno 지역에 설치된 Apple의 재생 가능 태양광 에너지 발전 시설은 Apple의 데이터 센터를 포함한 해당 지역에 50메가와트급 전력을 공급하고 있어 인상적이다. 따라서 관련 기술 업계의 우리 기업들도 이와 같은 ‘지속 가능성’ 트렌드를 더욱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겠다. 좋은 제품이나 훌륭한 기술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환경과 인류의 미래를 위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실천하려는 모습까지 보여준다면 미국 시장에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다.
환경과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행보를 보이는 미국 대표 IT 기업 Apple
(왼쪽) Apple의 지구의 날 기념 환경 관련 콘텐츠, (오른쪽) Apple의 네바다주 태양광 프로젝트 시설
자료: Apple 웹사이트(https://www.apple.com/newsroom/2021/04/apple-celebrates-earth-day-2021/)
자료: Ces.tech, CTA, General Motors, Fisker Inc., Lucid Motors, Rivian, TechCrunch, Redwood Materials, Panasonic, Bosch, Kohler, Apple, Marketing Dive, 그 외 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