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일상 생활 및 비즈니스에서의 우즈베키스탄어 사용 강화 추세
- 우즈베키스탄, 우즈베키스탄어 발전 및 사용 촉진을 위한 일련의 정책 시행 중 -
- 광고, 라벨링, 가격표 등 우즈베키스탄어만 사용 또는 다른 언어와 병용해야 -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최근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우즈베키스탄어 발전과 국가 언어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한 여러 조치로 인해 비즈니스 및 일상생활에서의 우즈베키스탄어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온·오프라인 광고, 라벨링 등에서 우즈베키스탄어 사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어 향후 현지 비즈니스를 계획하고 있는 경우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해보인다.
광고 및 라벨링 등에서의 우즈베키스탄어 사용
1995년 제정된 ‘국가 공식 언어에 대한 법’ 제20항에 따르면 표지판, 광고, 가격표, 기타 시각 자료 및 구두 정보는 반드시 공식 언어인 우즈베키스탄어로 표기해야 하며 다른 언어는 우즈베키스탄어와 병기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수도 타슈켄트나 주변 도시에서는 광고, 입간판, 가격표, 식당 메뉴판 등에 러시아어로만 표기돼 있는 경우가 많았다. 국민 다수가 러시아어를 사용할 수 있고 워낙 러시아에서 수입되고 있는 물품도 많아 이를 그대로 사용해도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9년부터 시작된 정부의 우즈베키스탄어 사용 강화 정책의 영향으로 최근 게시되고 있는 광고나 간판에는 아예 우즈베키스탄어만 사용하거나 다른 외국어와 병기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러시아어로만 기재돼 있는 기존 광고 및 간판
자료: Yandex.uz
우즈베키스탄어로만 기재돼 있는 광고(좌), 러시아어와 병기돼 있는 광고(우)
자료: Yandex.uz
러시아어로 된 문구를 우즈베키스탄어로 전면 교체한 입간판
자료: Davo.uz
제품 라벨링의 경우에는 2020년 8월 1일부로 규정이 강화돼 적합성 인증 획득이 필요한 일부 품목군의 경우 적합성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제품 라벨에 반드시 키릴 문자가 아닌 라틴어로 표기된 우즈베키스탄어가 기입돼 있어야 한다. 식료품, 생활용품 등을 우즈베키스탄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적합성 인증 획득이 반드시 필요하며 적합성 인증이 필요한 품목의 HS code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https://nrm.uz/contentf?doc=293357_postanovlenie_kabineta_ministrov_respubliki_uzbekistan_ot_13_05_2013_g_n_127_o_dopolnitelnyh_merah_
po_sovershenstvovaniyu_vvoza_potrebitelskih_tovarov_v_respubliku_uzbekistan&products=1_vse_zakonodatelstvo_
uzbekistana#%D0%BF%D1%80%D0%B8%D0%BB1)
수입제품 표면에 우즈베키스탄어로 별도 기재돼 있는 제품 설명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우즈베키스탄어 진흥 노력
이와 같은 트렌드 변화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은 우선 우즈베키스탄 정부 차원의 노력으로,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 우즈베키스탄어 사용을 강화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우즈베키스탄어 사용을 통해 젊은 세대의 애국심 고취, 전통 보존, 국가 경쟁력 강화 등을 목표하고 있다.
2019년 10월 21일 대통령령 UP-5850 ‘국가 언어로서의 우즈베키스탄어의 역할과 권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조치’가 발표됐고 1년 후 2020년 10월 21일에는 대통령령 UP-6084 ‘국가 언어로서의 우즈베키스탄어의 권위와 역할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추가조치’가 발표됐다. 해당 조치들은 사회, 정치, 일상생활에서의 국민들의 광범위한 우즈베키스탄어 사용과 고급 언어 구사를 위한 근본적인 교육 시스템 개선, 언어 연구 등의 세부 목표를 포함하고 있으며 10월 21일을 국가 언어의 날로 지정했다.
우선, 전체 인구의 44.7%를 차지하고 있는 0~24세를 대상으로 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올바른 우즈베키스탄어 사용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교육용 도서와 방송의 수를 대폭 늘릴 예정이며 교수법 개발, 교육자 양성에도 많은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우즈베키스탄 공무원을 대상으로는 2021년 4월 1일부터 우즈베키스탄어 사용 능력 평가가 시행될 예정이며, 우즈베키스탄 법무부는 국가기관에서 공식적인 서류 작성과 회의 등을 우즈베키스탄어를 제외한 다른 언어를 사용할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는데 이와 같은 강경한 제도의 도입에 대해서는 아직 찬반논란이 존재한다. 왜냐하면 공식석상에서 사용되거나 문건 작성에 필요한 문어체 표현과 일부 외국어 단어의 경우 우즈베키스탄어로 표현하기 어렵거나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어 사용 강제가 오히려 국가 발전과 업무 효율성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기 때문이다.
우즈베키스탄 내 언어 사용 현황
2020년 말 기준 우즈베키스탄 인구는 약 3400만 명이며 이 중 우즈베키스탄인은 82%, 타직인 4.8%, 러시아인 2.7%, 고려인 0.7%, 기타 9.8%로 다양한 민족이 혼재해 있는 다민족국가이다. 우즈베키스탄은 예전 실크로드 교역의 중심지 중 하나로 동서양을 잇는 통로에 있어 여러 민족의 왕래가 잦았고 1917년 러시아 사회주의 혁명 이후 소비에트 연방의 구성원이 됐다가 1991년 구소련 붕괴와 함께 독립한 바 있다. 그러나 독립 후 약 30년이 지난 지금도 우즈베키스탄에서 우즈베키스탄어의 지위와 위상은 온전하지 못하며, 오히려 러시아어가 주로 사용되고 있는 이중언어 국가로 남아있다. 이는 다양한 인종이 혼재돼 있고 러시아의 경제적 영향력이 여전히 크게 작용하고 있어 러시아어의 중요성이 매우 크며, 우즈베키스탄어 교육 커리큘럼이 발달하지 못해 국민들이 학교에서 제대로 된 어학교육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18년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전체 9591개 학교 중 약 9%의 학교에서는 우즈베키스탄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또한, 우즈베키스탄 사람들도 우즈베키스탄어 교육과 사용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왜냐하면 러시아어로 대화할 수 있는 인구는 집계 기준에 따라 다르나 대략 50~80%이기 때문에 러시아어로도 의사소통에 큰 지장이 없고 러시아어를 사용할 수 있으면 오히려 러시아에서 일을 할 수 있거나 우즈베키스탄에 많이 진출해 있는 러시아 관련 회사에서 일을 할 수 있어 러시아어만 할 줄 알더라도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지방에는 러시아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인구도 다소 많으나 수도 타슈켄트의 경우에는 공공기관이나 직장 심지어는 가정에서도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경우를 흔히 목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