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I가 제시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통상 당면과제
- 일방적 무역 조치, 해결책이 될 수 없어 -
- 대중 정책의 전면 수정 필요 -
12월 8일 워싱턴DC 소재 씽크탱크인 AEI(American Enterprise Institute)는 통상 전문가를 초빙해 바이든 행정부가 맞이할 통상 과제에 대한 웨비나를 개최하였다. 한 시간 반가량 진행된 이 행사는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연구소 PIIE의 선임 연구원 Chad Bown, Ivy league에 속한 다트머스 대학교의 Douglas Irwin 경제학 교수, 존스 홉킨스 대학교의 Anne Krueger 국제경제학 교수, 그리고 AEI 소속 학자인 Claude Barfield와 Desmond Lachman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면해야 할 문제점
본격적인 당면 과제 논의에 앞서, Krueger교수는 이전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으로 빚어진 문제점들을 집어내었다. 첫 번째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하는 양자주의 협상만으로는 모든 국가와의 통상 관계를 정의하는 것은 “복잡한 방법”이라고 주장하며, WTO 등을 통해 다자주의 협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많은 국가가 WTO의 규정에 준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WTO를 괄시하는 것은 미국에 득일 될 게 없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지난 4년간 미국이 WTO와 우호적이지 못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가장 큰 실수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무분별한 국가안보를 이유로 취한 일방적 조치는 향후 진정한 국가안보를 위한 정책의 신뢰성을 해치고, 국제 통상질서 유지에 가장 크게 일조하였다고 존중 받던 미국의 명성을 훼손시키기만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철강 및 알루미늄 232조와 같이 우방국을 가릴 것 없이 취한 일방적 무역 조치는 오히려 미 기업의 경쟁력을 저해하고 일자리 손실을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중국과의 공정무역을 목표로 한 조치는 득보다 실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웨비나 전경
출처: AEI 방송 캡쳐
바이든 대통령의 이전 행정부로부터 배워야 할 점
다트머스 대학교의 Irwin교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가장 큰 헛수(Wrong Move)는 ‘목표에 맞는 알맞은 조치’를 취하지 못 한 점이라고 꼽으며,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미루어 보아 같은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권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 불공정 무역 관행 중단, ▲ 미국의 무역 적자 해소, ▲ 상호적인 시장 접근 권한, ▲ 미국 내 제조업 부흥 등을 달성하기 위해 대중국 301조 관세를 시행하고 중국과 1차 무역협정을 타결하였다. Irwin교수는 먼저 관세는 무역적자 해소 및 리쇼어링 추진을 위한 적합한 방법이 아니며, 무역적자는 외환보유고 및 재정정책 등을 활용하는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방적 관세 부과로 인해 타국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보복관세가 오히려 더 미국 기업에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더불어, 1차 무역 협정에서의 중국의 미국산 수입 확대는 오히려 국가주도 경제 모델을 더 촉진시키는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 TPP 등 다자주의가 미국에 불공정하지 않았다고 여겼다면, 협정 내 관련 국과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해결책을 찾는 것이 방책이지, 탈퇴를 우선순위로 거론하는 것은 아무런 이점이 없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바이든 행정부에게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여 전략에 따라 행동할 것을 첨언했다. Irwin교수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행한 한국과의 FTA 재협상이 당시 진정 필요로 했던 조치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대중 관계에서도 중국과의 무역 전쟁이 아닌 동맹국과 공조하여 무시하지 못 할 레버리지를 공고히 한 후에 대중 정책을 펼쳤어야 한다고 첨언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통상 당면 과제
PIIE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 Chad Bown은 “무역은 너무 흥미롭지 않아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경제에 무역이 실제로 미치는 영향에 비해 너무 많은 인력과 자원, 국제관계를 희생시켰다는 내용으로 해석될 수 있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전체 GDP의 4%를 넘지 않게 유지되는 상황이다.
미국 GDP 대비 무역적자
출처: The Global Economy
따라서, 무역적자가 급증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되기만 한다면,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더 중요한 이슈에 비해 미미하다는 뜻이다. CFR(Council on Foreign Relations)의 연구원 Michael Froman은 “모든 뛰어난 경제학자들은 상품 적자 규모로 무역정책을 책정하는 것은 기초 경제학 수업에서도 합격 점수를 받지 못 할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할 것이다. 서비스 무역 흑자를 무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좁은 시야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렇기 때문에, Bown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새로운 무역 협정 및 통상 이슈 보다는 내정을 튼실하게 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동의했다.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황을 타계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이후,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대중 정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중 무역적자 감소 그리고 미국산 수입확대 공약 이행에 집중할 것이 아닌 중국의 국가주도 경제모델, 불공정 보조금 등의 보다 중요한 문제점을 해소하는 것이 선결되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성과로 자랑하는 1차 무역 협정에 정작 중요한 이슈에 대한 해결책은 없다는 것이다. Bown연구원은 WTO 개혁에 대해서는 분쟁해결기구의 복구가 완전한 해결책이 아니란 것에 동의한지만, 비판 제기 및 미국의 독자적 개혁 추진은 답이 아니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국제 공조를 통한 해결책을 찾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새로운 통상 문제에도 미국의 적극적인 참여도 잊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EU가 디지털 무역, 디지털세(Digital Tax) 및 탄소국경세 추진 등의 급부상 중인 이슈들을 주도하고 있다며, 향후 미국의 국제질서 리더 지위 유지를 위해선 이러한 이슈 등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출처: AEI, The Global Economy, CFR, 미 주요 언론 및 KOTRA 워싱턴 무역관 자체 보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