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 규획 시리즈 ②] '건의안'을 통해 보는 중국경제 정책방향의 변화
- 미래 지속성장·내수·기술·안전에 방점 -
- 수요 자극보다 공급측 개혁 강화에 주력 -
11월 3일,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제19기 5중전회(10월 26~29일)에서 논의, 제정한 '국민경제와 사회발전 제14차 5개년 규획(이하 ‘14.5 규획)과 2035년 비전·목표에 대한 건의안'(이하 '건의안')을 발표했다.
중국 최고 핵심권력인 당 지도부가 '14.5 규획' 및 2035년 중장기 계획의 정책 기조와 방향을 수립한 것이다. 향후 5년 중국 경제발전 로드맵인 '14.5 규획'의 세부 내용은 '건의안'의 제시에 따라 수정을 거친 후 2021년 3월 양회(전인대, 정협)에서 통과, 발표될 예정이다.
중국이 '2020년 전면적 샤오캉(小康) 사회 실현'이라는 첫 번째 백년 목표를 완성한 후 두 번째 백년 목표(2050년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로 향하는 첫 걸음인 만큼 이번 '건의안'은 2035년 중장기 비전과 목표도 제시했다.
* 중국 두 개의 100년 목표: 중공 당창건 100주년인 2021년 이전 샤오캉(小康)사회 전면 실현, 新 중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완성
□ 5대 특징으로 보는 향후 5년 중국 국정운영방향
'건의안'은 총 60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의례적으로 경제성장, 산업발전, 민생개혁 등 국민경제 및 사회 관련 모든 방면을 포괄하는 발전방향과 정책 기본노선을 제시하는 한편, 기존의 '5개년 규획 건의안'과 다른 특징을 보이며 정책방향의 변화를 시사했다.
1) 향후 5년보다 미래 지속성장에 역점
이번 '건의안'은 향후 5년보다는 미래 지속성장에 착안해 질적 성장의 새로운 경제발전 틀을 구축했다. 기존 '5개년 규획 건의안'들과 달리, 5년 후의 경제성장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고 2035년 1인당 GDP를 중도 중진국(=중등발달국가) 수준으로 끌어올려 2050년 세계 최강국으로의 도약에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청사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 '건의안'에서도 명확하게 정의하진 않았으나 세계은행은 1인당 GDP 23,000달러, IMF는 32,000달러 수준일 경우 중등발달국가로 분류('19년도 기준)
5개년 규획의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와 실제 달성 상황
규획 |
경제성장률 목표(연평균, %) |
실제 경제성장률(연평균, %) |
9.5 (1996~2000) |
8.0 |
8.3 |
10.5 (2001~2005) |
7.0 |
9.5 |
11.5 (2006~2010) |
7.5 |
11.2 |
12.5 (2011~2015) |
7.0 |
7.8 |
13.5 (2016~2020) |
6.5 이상 |
5.9(추정치) |
자료: 국가통계국, 웨카이(粤開)증권연구원
2) '공동부유(共同富裕: 전 국민 함께 잘 사는 나라)' 목표 제시
중국 지도부는 "2035년 전 국민 공동부유 방면에서 보다 명백하고 실질적 진전을 이뤄야 한다"고 '건의안'에 명시했다. '5개년 규획 건의안'에 '공동부유' 목표를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부 전문가들은 '2035년 1인당 GDP 중도 중진국 수준' 목표와 맞물리며 중국 정부는 소득분배제도 개혁 강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중산층 확대 및 주민소득 개선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3) 내수 위주의 新 경제구도 구축
'건의안'은 기술, 자립, 혁신, 내수, 환경에 방점을 두고 2035년까지의 중장기 성장을 위한 신 경제구도 구축방안을 제시했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 5월 '국내 대순환 위주로 국내외 쌍순환 상호 촉진' 전략이 중국 정책의 중장기적 기본 원칙으로 확립된 것이다. 개혁개방 40년간 외국인투자와 대외수출을 통해 성장해온 중국경제가 내수 확대 및 자국 공급망 강화 등 투트랙으로 진행되는 내수 위주의 새로운 경제구도를 구축한다.
내순환 위주의 쌍순환 경제구도
앞으로 중국은 지속적이고 건강한 경제발전을 이루고 국내 내수시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제를 운영할 방침이다. 대외의존도를 축소하고 질적 성장을 위해 공급 측 개혁(산업구조조정 및 산업고도화)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자립형 공급망 구축에 주력할 계획이다.
'건의안'은 "내수 확대라는 전략적 기반에 완전한 내수 시스템의 육성을 가속화하고 혁신 중심의 고품질 공급으로 새로운 수요를 주도하고 창출해야 한다"면서 "국내 순환을 원활히 하고 국내외 쌍순환을 촉진해 소비를 종합적으로 향상시킬" 방침을 명시했다. 향후 5년 중국 정부는 더 이상은 '가전하향(家電下鄕)'과 같은 보조금 지급방식의 소비촉진책을 시행하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로컬 브랜드 파워 강화, 로컬 제품 경쟁력 향상 등을 통해 해외소비를 국내로 돌리는 등 공급 측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 농촌지역의 가전소비 촉진 위해 보조금 지급하는 정책
4)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핵심전략으로
'건의안'은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핵심전략으로 설정했다. 날로 강화되는 미국의 기술봉쇄에서 벗어나 4차산업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기술 자립'은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5중전회 폐막 직후 개최된 기자회견(10.30.)에서도 왕즈강(王志剛) 과학기술부장은 과학기술의 발전이 향후 안보 강화 및 민생안정의 핵심이라는 중국 지도부의 이념을 전한 바 있다.
중국은 향후 <과학기술강국 전략>을 제정하고 국가급 과학기술 프로젝트, 특히 인공지능, 양자(quantum)정보과학, 집적회로, 바이오의료, 뇌과학, 항공우주산업, 심해저 탐사개발 등 첨단 분야의 국가급 프로젝트를 통해 자체 과학기술역량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또 기업의 기술수준 향상 지원, 과학기술인재 적극 영입, 산-학-연 협력체계 구축 등 과학기술 자립을 통해 국가 발전을 전략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다.
5) '안전' 강조
'건의안'에서는 대내외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단기적 경제성장'보다는 '안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 '건의안'에서 당 지도부는 "세계는 100년만의 대격변을 겪고 있다"며 "중국은 심각하고 복잡하게 변환하는 발전환경에 놓여있다"고 진단
** '건의안'에 '안전'은 66번 등장한 데 반해 '경제성장'은 1번만 언급
단기 성장에 불리해도 기술 자립, 자립형 공급망 구축, 녹색 성장, 지역협동발전 등 최우선 과제를 실현하고 리스크 방어체계를 강화해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발전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향후 중국은 아래 9개 분야의 '안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9개 안전 강화 분야
연번 |
분야 |
정책방향 |
1 |
기술 |
- 첨단/핵심 기술 역량 강화 - 핵심 기술/부품의 대외의존도 축소 |
2 |
에너지 |
- 에너지 축적 시스템 강화 - 신에너지 개발 및 효율성 제고 |
3 |
식량 |
- 현대 농업 발전 통해 생산량 확대 - 농업 공급체계 강화 - 수입선 다각화 |
4 |
군사 |
- 군사공업 현대화/정보화/스마트화 실현 |
5 |
산업체인 |
- 핵심 기술/부품 자체 공급역량 강화 - 완전한 산업체인 구축 |
6 |
인프라 |
- 수리/전력/에너지/교통/통신/금융 등 인프라체계 강화 - 5G 등 신 인프라 투자 확대 |
7 |
디지털 |
- 디지털자원 관련 재산권 관리체계, 거래유통체계 완비 - 관련 법규 정비 - 국가 디지털 안보 및 개인정보보호 체계 강화 |
8 |
생태환경 |
- 녹색성장 기조 유지 - 친환경 산업 육성 |
9 |
금융 |
- 금융 리스크 방어 - 위안화 국제화 안정/신중하게 추진 |
자료: 둥우(東吳)증권, KOTRA 베이징 무역관
□ 전망 및 시사점
향후 15년간 중국경제는 연평균 5%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단기성장 목표는 설정하지 않았지만 건의안에서 제시한 '2035년 1인당 GDP 중도 중진국 수준 도달'을 실현하려면 2021~2035년 중국 경제성장률은 5%대를 유지해야 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2021~2035년 중국 연평균 경제성장률 전망치: 웨카이(粤開)증권 5.4%, 노무라동방(野村東方) 증권 5.4%, 중신증권 4.5~5%
2021~2035년 중국 경제성장률 추정
2019 1인당 GDP |
2020 경제성장률 1인당 GDP |
구분 |
2021 경제성장률 1인당 GDP |
'22~'25 연평균 성장률 |
'26~'30 연평균 성장률 |
'31~'35 연평균 성장률 |
'21~'35 연평균 성장률 |
2035 1인당 GDP |
10,262 달러 |
2.1% 10,478달러 |
선방 |
8.9% 11,410달러 |
5.2% |
4.9% |
4.2% |
5.0% |
21,805달러 |
기본 |
5.0% |
4.6% |
3.9% |
4.8% |
21,006달러 |
|||
고전 |
4.7% |
4.3% |
3.6% |
4.5% |
20,177달러 |
자료: 중신(中信)증권연구부
중국 내수위주의 신 경제구도 구축은 우리기업의 기회이자 도전이다. 내수확대를 위해 향후 중국 정부는 신SOC, 신형도시화 등 다양한 중대형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기업은 중국 내수시장 확대에 따른 신규/잠재 수출 부품 발굴에 힘을 쏟아야 한다. 한편, 내수중심의 자생적 경제구도 구축에 따른 로컬 기업 급부상과 중국산 제품 품질 강화에 따라 중국시장, 나아가 세계시장 경쟁 격화가 예상되는바 우리기업의 중장기적 대비가 필요하다.
자료: wind, 궈타이쥔안(國泰君安)증권, 웨카이(粤開)증권연구원, 둥우(東吳)증권 등 KOTRA 베이징 무역관 종합
[참고] '14.5 규획 건의안' 요점 정리
구분 |
요점 |
양적 지표 |
- 미제시 * 2021년 양회에서 통과되는 '14.5 규획 건의안 강요'에 관련 지표 공개 예상 |
인민생활 |
- 처음 '공동부유(전 국민 함께 잘 사는 나라)' 제시 (2035년 비전 목표) |
쌍순환 전략 |
- 내수 확대를 핵심으로 설정, 생산/분배/유통/소비 분야의 국내시장 의존도 제고 - 산업사슬 보완 및 공급망 다변화 동시 추진 - 국제협력 확대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 |
신흥전략산업 |
- 미래기술분야 중점 육성 * 정보기술, 바이오기술, 신에너지, 신소재, 하이테크 장비, 신에너지차, 환경, 항공우주, 심해저 탐사개발 등 |
전략적 과학기술 프로젝트 |
- 첨단 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 강화 * 인공지능, 양자정보과학, 집적회로, 바이오건강, 뇌과학, 생물 육종, 항공우주, 심해저 탐사개발 등 |
서비스업 |
- 현대 서비스업과 첨단제조업/현대농업의 심층 융합 추진 - 서비스업의 디지털화 가속화 * (중점 분야) 보건, 양로, 육아·교육, 문화, 관광, 체육, 가사관리등 |
의료 |
- 의료보급 확대 및 지역 균형 분포 실현 - 의약품 및 의료기기 공공조달체계 개혁 추진 - 첨단의료기기 발전 및 원격의료 보급 확대 |
정의·공정 |
- 공정경쟁 감독체계, 반독점과 부당경쟁 관련 법체계 정비 - 교육개혁 심화 -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강화 |
녹색성장 |
- 2030년까지의 탄소배출량 저감 목표 제정 - 조건에 부합되는 지역의 탄소배출 저감 시행 지원 |
재정/세무/금융체계 |
- 세무체계 정비, 직접세 비중 확대 - 디지털화폐 발행 안정적으로 추진 - 주식발행등록제 전면 시행, 직접융자 비중 확대 및 상장사 퇴출관리체계 정비 - 금융시장 개방 추진, 위안화 국제화 안정/신중하게 추진 |
자료: 화타이(華泰)증권 등 KOTRA 베이징 무역관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