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즈베키스탄,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존 식료품 시장에 변화 감지 –
- 전통시장 강세 속 대형 소매유통체인이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 -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최근 전통적인 식료품 시장의 위상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현대적인 식료품 유통 채널인 대형 소매유통체인의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인데 Euromonitor International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대형 소매유통체인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8% 증가한 35억 숨(약 35만 달러)를 기록했다. 물론 전통적인 식료품 시장의 시장 규모도 전년 대비 21% 증가한 589억 숨(약 589만 달러)을 기록하여 아직은 압도적인 시장규모와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 소비자 인식 변화,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환경 변화 및 대형 외국계 유통 체인의 진출이 예정되어 있어 향후 식료품 시장의 구조가 빠르게 바뀌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연도 및 유형별 우즈베키스탄 식료품 시장 규모
(단위: 십억 숨, 전년대비 %)
유형 |
2016년 |
2017년 |
2018년 |
2019년 |
규모 |
증가율 |
규모 |
증가율 |
규모 |
증가율 |
규모 |
증가율 |
전통적인
식료품 가게 |
33,830.3 |
26.0 |
38,804.9 |
14.7 |
48,597.3 |
25.2 |
58,987.0 |
21.4 |
대형 소매유통체인 |
1,624.5 |
30.1 |
2,225.2 |
37.0 |
2,786.0 |
25.2 |
3,576.4 |
28.4 |
자료: Euromonitor International
유형별 식료품 시장 특성
1) 바자르(Bazaar)
우즈베키스탄인들이 가장 일반적으로 식료품을 구매하는 장소는 바자르(Bazaar)라고 불리는 전통시장으로 타슈켄트에는 꿀육(Kuyluk), 알라이(Alay), 초르수(Chorsu) 바자르 등이 있다. 바자르에서는 다양하고 신선한 과일, 야채, 육류 등을 구매할 수 있고 명시된 판매 가격이 없어 판매자와의 가격 흥정을 통해 대형 소매유통체인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바자르는 보통 소규모 행정구역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한다. 그러나 주차, 위생 문제에 취약하고 실외에 위치하고 있어 계절에 따른 방문자의 불편함이 존재한다. 대부분 카드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지않아 결제수단이 현금으로만 한정되고 비교적 이른 저녁시간인 7시쯤에는 문을 닫는다. 그럼에도 우즈베키스탄인들은 일상적인 식재료 구입부터 가족 모임, 결혼식, 장례식 등의 가족 행사의 준비를 위해 여전히 바자르를 가장 먼저 찾는다.
타슈켄트 내 주요 바자르 위치와 초르수 바자르 모습
자료: Google map, Adbantour
2) 주거지 인근 소형 식료품 가게
우즈베키스탄인들은 소량의 식료품 구매가 필요할 경우에는 아파트 근처 골목, 길가 버스정류장 등에 주로 위치하고 있는 소형 식료품 가게를 애용한다. 우리나라의 편의점과 같이 특정 기업에 의해 운영되는 형태는 아니며, 주로 개인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주로 판매하고 있는 품목은 생활에 밀접하게 관련 있는 제품들로 빵, 음료, 과자, 유제품, 과일, 야채 등이다. 소형 식료품 가게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접근성과 영업시간으로 주변에서 매우 쉽게 발견할 수 있고 늦은 자정까지 영업을 한다. 반면, 좁은 공간으로 인해 판매 품목이 다양하지 않으며, 제품 가격은 식료품 가게 중 가장 비싼 편이며, 우유, 과일, 야채의 경우 신선도가 다소 떨어지기도 한다. 카드 거래가 보편화 돼 있지는 않으며, 일부 가게에만 카드 단말기가 구비돼 있다.
주거지 인근 소형 식료품 가게 모습
자료: Yandex.uz
3) 대형 소매유통체인
우즈베키스탄에서는 Korzinka와 Makro가 대형 소매유통체인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Korzinka는 2001년에 최초로 매장을 오픈한 이후로 현재 타슈켄트 시내에만 31개의 크고 작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Makro는 2010년에 최초로 매장을 오픈했으며, Korzinka가 수도 타슈켄트에 집중한 것과 달리 우즈베키스탄 전역에 65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대형 소매유통체인은 무엇보다 방문객들이 편리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어 소비자의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넓은 실내 쇼핑 공간, 카트, 무료 주차 공간, 선불카드 결제가 가능한 것은 바자르와 가장 차별화되는 요소이다. 과일이나 채소의 경우 바자르보다 종류도 적고 신선도가 다소 떨어지는 것은 단점이나 소비자들은 대체로 대형 소매유통체인 제품의 원산지 표기와 품질은 믿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바자르나 소형 식료품 가게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그러지 못한 경우가 종종 발견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대형 소매유통체인 Korzinka, Makro
자료: Korzinka.uz, Makro.uz
코로나19로 인한 변화
코로나19의 창궐은 일상생활의 많은 변화를 가져왔는데, 식료품 시장에도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사람들은 위생과 안전에 대한 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는데 이것이 바자르와 현대식 대형 소매유통체인의 차이가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바자르에서도 발열 체크와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나 입장 후에는 시장 내부가 협소하고 사람들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사람들 간의 접촉 및 감염 가능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상인들의 개인 위생 준수 여부도 개인의 위생관념 수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반면, 대형 소매유통체인에서는 내부에서도 비교적 통제가 잘 이뤄지고 있고 높은 방역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Korzinka는 계산대에 투명 아크릴판을 설치해 소비자와 계산원의 접촉을 최대한으로 차단했으며, 계산원은 방호복을 필수로 착용하고 있다. 또한 바닥에는 2m 거리 유지 스티커와 한 방향 통행을 유도하는 스티커가 붙어있어 최대한 혼잡도를 낮추고 방문자 간 접촉을 억제하고 있다. Makro의 경우에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최초로 셀프 계산대를 마련해 고객이 직접 계산할 수 있게 했는데 현금 대신 카드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결제가 가능한 대형 소매유통체인의 장점을 십분 살린 것이다. 또한 온라인을 통해 주문을 받고 문 앞까지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소비자들은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바자르에 갈 필요가 없게 됐다.
코로나19 이후 매장 내 강화된 방역조치 풍경
자료: Makro.uz
이와 관련하여 kozinka.uz의 설립자인 Zafar Khoshimov는 코로나19가 이미 유통시장에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앞으로 더 많은 것들을 바꿀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통시장은 오랫동안 압도적인 시장 지위를 누렸으나 도시 락다운과 전례없는 상황과 강도 높은 방역 강화 조치로 인해 대형 소매유통체인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으며, 최근 일련의 경험들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소비자의 구매 습관과 인식 또한 더욱 빠르게 바뀔 것임을 언급했다.
새로운 시도와 더욱 치열해질 경쟁
상기한 대로 대형 소매유통체인은 코로나19를 새로운 기회로 여기고 있으며, Korzinka의 경우 2023년까지 매장 수를 현재 대비 3배 이상 증가시킬 예정이다. 또한 외국 유통업계 진출이 본격화 될 전망으로 2019년 두바이의 Majid Al Futtaim과 우즈베키스탄의 Akfa Group은 국제 브랜드 Carrefour를 우즈베키스탄에 개설하기로 합의했으며 기존 계획은 2020년에 4개의 대형 소매유통체인, 2021년에 3개의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었으나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매장 오픈 시기는 연기된 상황이다. 양사는 최초 1100만 달러를 투자하고 매년 1000만 달러를 지속적으로 투자할 예정으로 국제 표준의 소매 체인이 우즈베키스탄에 최초로 진입함으로써 기존 플레이어와의 경쟁을 통한 상호 발전과 우즈베키스탄 소매 무역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카자흐스탄 전역에 71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카자흐스탄 대표 유통체인인 Magnum Cash&Carry는 올해 여름 우즈베키스탄에 상표등록을 완료했으며, 우즈베키스탄에서 인력 채용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아직 우즈베키스탄 시장에 진출한다는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으나 조만간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Magnum Cash&Carry는 최근 카자흐스탄 내에서 편의점과 같은 소규모 매장에 대한 투자를 집중하고 있어 우즈베키스탄에도 편의점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매장이 등장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통시장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나타나고 있는데 2018년 3월 EcoBozor라는 새로운 형태의 전통시장이 영업 시작을 알렸다. EcoBozor는 기존 전통시장의 장점을 유지하고 대형 소매유통체인의 장점을 흡수하려고 시도했는데 장소를 실외에서 실내로 옮겼으며, 냉난방 시스템이 가동되는 1억 제곱 미터의 쾌적한 공간을 판매자와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바자르와 마찬가지로 명시된 가격이 없어 판매자와 소비자 간에 직접 가격 흥정이 가능하며, 카드 결제 또한 가능하다. 외부에는 400여 대 이상이 무료로 주차할 수 있는 주차공간도 마련돼 있다.
새로운 시도를 보이고 있는 Ecobozor
자료: Ecobozor
시사점
코로나19로 인해 경제는 많이 멈췄지만 우즈베키스탄의 대형 소매유통체인 업체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하며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고있다. 우즈베키스탄은 국민 소득 수준, 물류 상의 어려움 등의 이유로 유통 시장 발전이 상대적으로 더디었는데 많은 변화와 발전이 예상된다.
최근 우즈베키스탄의 이러한 변화는 그간 우즈베키스탄 유통시장에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기업들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주로 개인이 운영하는 바자르나 소형 가게에는 납품하기는 어려웠으나 Carrefour와 같은 외국계 대형 대형 소매유통체인이 입점함에 따라 다양한 수입 제품과 함께 우즈베키스탄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제품을 납품할 수 있는 공급처의 숫자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 결제 수단의 다양화와 맞물려 현재는 없는 현대식 편의점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유통 체인이 이제는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자료: Euromonitor International, Korzinka.uz, Makro.uz, spot.uz, Gazeta.uz, KOTRA 타슈켄트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