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변화하는 미국 쇼핑방식
- 일상화 된 커브사이드 픽업, 쇼핑몰 매장출입 여부도 추첨제로 -
- 코로나19 불구 연말기간 온라인 매출 25~35% 증가 예상 -
코로나19와 함께 생활한 지 반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면서 쇼핑을 즐기기 위한 색다른 방법들이 미국 리테일 산업에 등장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의 강세는 더욱 뚜렷해지고 커브사이드 픽업(Curbside Pickup) 서비스가 일상에 자리 잡았다. 심지어 매장 출입권한 추첨제 등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의 판매방식도 등장했다. 코로나19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없는 현재, 앞으로 어떤 생존 묘안이 산업에 새롭게 등장할지 기대된다.
2014~2019년 미국 연휴기간 전자상거래 매출규모
(단위: US$ 십억)
자료: Business Insider, eMarketer, Statista, KOTRA 시카고 무역관 자료 정리
커브사이드 픽업, 옴니채널 강화
미국 내 쇼핑 방식의 변화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커브사이드 픽업 서비스의 유행이다. 커브사이드 픽업은 온라인으로 주문한 제품을 차에서 내릴 필요 없이 지정 장소에서 전달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일반 요식업계의 커브사이드 픽업이 성행하면서 미국인들의 일상에서 커브사이드 픽업이 자리 잡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가족 또는 연인과의 저녁 약속 길에 미리 온라인에서 주문한 선물과 음식을 차에서 내리지 않고 받아 가는 것이 일상화되고 있다.
2018~2022년 옴니채널(온라인주문, 매장 픽업) 매출 및 예상
(단위: US$ 십억)
자료: eMarketer, Statista, KOTRA 시카고 무역관 자료 정리
옴니채널의 대표적 사례인 기존의 매장 픽업 서비스와 커브사이드 픽업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소비자가 직접 매장 안으로 들어가야 했던 지금까지의 매장 픽업 서비스와 달리 커브사이드 픽업 서비스는 고객의 차량정보 및 차량 도착정보를 매장 측이 핸드폰 앱을 통해 받고 매장 직원이 제품을 고객의 차량 트렁크에 싣거나 또는 차량에 있는 고객에게 직접 전달한다.
커브사이드 픽업 가능 매장
Apple, Sam’s Club, Michale’s, Joann, Petco, Petsmart, Dick’s Sporting Goods, The Container Store, Target, Kohl’s, Best Buy, JCPenny, Office Depot, Staples, Barnes&Nobles’, Big Lots, Loew’s, Ace Hardware, Ulta, Nortdtrom, Aldi, Publix, Safeway, Kroger, Walmart,Whole Foods, Gap, Buybuy Baby, GNC, GameStop, DSW, CVS, Kmart, Costco, Home Depot, Bed Bath & Beyong, Macy’s, World Market 등 |
자료: 각사 홈페이지, KOTRA 시카고 무역관 자료 정리
온라인 쇼핑과 기술의 접목
미국 가정집 우편함은 연말연시가 다가오면서 우편광고로 가득 차기 시작한다. 코로나19와 관계없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우편함은 가득 찰 것으로 예상되나 달라질 점이 있다면 우편 속 QR코드 광고가 더욱 다채로워질 것이라는 점이다. 소비자는 어려운 조작 없이 핸드폰 카메라로 격자무늬의 QR(Quick Response)코드만 스캔하면 QR코드와 연결된 웹사이트로 빠르게 이동이 가능하다. QR코드는 접속 유무에 따라 고객이 실제로 우편을 확인하는지 추적할 수 있어 리테일 산업에서는 포기할 수 없는 광고 수단 중 하나이다.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이용한 음성쇼핑 시장의 성장도 눈에 띈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할 수 있으나 미국에서는 인공지능 스피커를 이용한 음성 쇼핑시장이 일상에 자리 잡았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Emarkter에 따르면 2019년 인공지능 스피커로 쇼핑한 고객은 전년대비 31.6% 증가한 31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자사 인공지능 스피커 알렉사(Alexa)를 이용한 음성쇼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알렉사를 첫 도입한 2018년 연말연시 아마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하면서 이제 AI 스피커는 온라인 쇼핑에 필수 장비가 됐다. 구글(Google)에서도 인공지능 스피커를 선보이며 Walmart, Costco, Kohl’s, Loccitan, Pesmart, Walgreens, Whole Foods, Ulta 등 미국 주요 리테일 업체와의 협업을 통한 음성쇼핑을 지원하고 있다.
주요 인공지능 스피커
아마존 알렉사(3세대) |
아마존 알렉사(4세대) |
아마존 에코 스튜디오 |
US$ 39.99 |
US$ 49.99~99.99(프리미엄 사운드) |
US$ 199.99 |
구글 네스트 미니(2세대) |
구글 홈 미니 |
구글 홈 |
US$ 49.00 |
US$ 55.99 |
US$ 119.99 |
자료: 아마존, 구글 자사 홈페이지
인공지능 음성쇼핑과 더불어 가상현실(VR) 공간에서 쇼핑을 즐기는 시대도 머지않았다. 이제는 붐비는 매장에 갈 필요도, 매장을 가기 위한 외출을 할 필요조차 없으며 전염병에 노출될 걱정도 하지 않을 시대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가상현실 전문업체 youcan이 가상현실 쇼핑몰 구현 서비스 시행 중이다.
youcan 공식 홈페이지
자료: youcan 웹사이트(https://www.youcanevent.com)
인터넷 새로고침 버튼, 상품구매에 주요 관건
인기 브랜드 신상품 출시일 또는 추수감사절 쇼핑 기간인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에는 매장이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풍경을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원하는 상품을 빠르게 낚아채기 위해 모두가 혈안이 돼 매장으로 달려가는 이색풍경도 좀처럼 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에 인기 쇼핑몰 웹사이트의 동시 접속자가 증가해 웹사이트 접속이 느려지거나 마비되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빠르게 입장하기 위해 행사 전날 매장 밖에서 야영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쇼핑몰에서 어떤 할인을 제공하는지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고 많은 접속자로 인한 쇼핑몰 홈페이지 마비 시 어떻게 인터넷 새로고침 버튼을 활용할 것인지가 원하는 상품 쟁취방법에 주요 요소가 됐다.
매장 출입도 추첨으로
정부 방침에 따른 매장 출입 인원수 제한, 전염병에 대한 마스크 착용 규제 등으로 많은 사람이 한 곳에 모여 쇼핑하는 모습을 올해만큼은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리테일 업체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규제 속에서도 매장 방문을 기다리는 소비자들을 위해 매장 출입 추첨제를 계획하고 있다.
미국 한 의류 브랜드 매니저에 따르면 ‘코로나19 속에서도 온라인 구매보다 매장방문 구매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여전히 존재하며 이들 모두에게 매장 출입을 허가할 수 없다는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를 대신 복권식 추첨 시스템을 통한 매장 입장, 상품 구매 권한, 쇼핑시간을 제공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연말연시 할인기간의 변화
코로나19로 인한 상반기 매출 타격을 만회하기 위해 연말연시 대목 동안 과거와 비교해 상품 할인율이 높아지고 행사기간이 연장되는 현상이 더욱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리테일 산업의 트렌드 중 하나로 물리적 제한이 없는 온라인 매장 덕분에 할인행사를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한 달씩 길게 연장해 진행하거나 연휴보다 일찍 행사가 진행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5년부터 시작된 아마존의 Prime Day 할인 행사는 일반적으로 7월 둘째~셋째 즈음에 치러졌으나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필수(non-essential) 상품에 대한 공급이 원활치 못해 10월까지 연기됐다. 미국 최대 건축자재 유통업체 홈디포(Home Depot)는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춘 할인 이벤트를 11월 초부터 12월까지 연장 운영하겠다고 공지했다.
2015~2018년 아마존 Prime Day 매출액
(단위: US$ 십억)
자료: Internet Retailer, KOTRA 시카고 무역관 자료 정리
지난 8월 페이팔(Paypal)은 의류, 화장품, 가정용품, 전자제품 등 페이팔 가맹점 1,000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일반적으로 미국 리테일 업체는 최대 쇼핑 대목인 블랙프라이데이와 연말을 대비해 7월부터 구매를 시작, 10월 즈음에는 모든 구매계획을 마무리한다. 하지만 이번에 시행된 페이팔 설문 조사에 참여한 1,000개 업체의 답변에 따르면 가맹점 28%가 올해는 연말을 계획하기에 8월조차 너무 이르다고 답했다.
설문 참여업체 34%가 연말연시 동안 매출 감소를 예상했으며, 같은 해 대비 유지될 것이라 대답한 업체는 21%였다. 반대로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 예상한 업체가 28%였으며, 예상이 힘들다는 업체는 17%였다. 31%는 소셜 미디어를 통한 판매를 계획하고 있으며, 29%는 디지털 광고를 늘릴 것이라 답했다. |
자료: Paypal 설문조사
시사점
코로나19에 민감한 외식업 및 여행업과 같은 서비스 산업 지출이 줄어든 점이 고객들의 리테일 시장 지출을 유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실업률, 코로나19와 경제 불안 등이 이번 연말 오프라인 리테일 산업에 타격을 줄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한 소비문화 및 판매방식에도 뚜렷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딜로이트(Deloitte) 보고서에 따르면 11월 블랙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다음 해 1월 1일로 마감되는 연중 가장 큰 대목 동안 전체 리테일 산업의 시장 성장률은 1~1.5%를 예상하나 온라인 매출만큼은 작년 동기 대비 25~3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리테일 산업 컨설팅 전문가는 ‘소비자가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온라인 구매를 향한 명확한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이번 연휴에도 전자 상거래가 승자가 될 것이다‘며 ‘팬데믹이 미국의 소비패턴이 온라인 쇼핑으로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알렸다.
미국을 대표하는 대형 리테일 업체 타겟(Target), 월마트(Walmart), 콜스(Kohl's)도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기 위해 추수감사절 당일 매장을 닫기로 했다. 월마트로서는 3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코로나19 대응의 일환인 대형 유통업체의 이 같은 행보로 고객들이 밤을 새워가며 매장 앞에서 오픈을 기다리는 일종의 블랙프라이데이 전통도 점차 사라지지 않을까 한다.
자료: Business Insider, eMarketer, Statista, Internet Retailer, Youcan, Paypal, 아마존, 구글, KOTRA 시카고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