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국제연구센터(CSIS), 중국 '이중순환 경제' 정책변화 분석
- 이중순환(Dual Circulation), 새로운 중국 경제정책 키워드로 부상 -
- 대외 불확실성 확대 속 중국 경제의 자급자족 역량강화 요구 높아져 -
- 중국이 내수중심 경제정책 추진 시 글로벌 여파 상당 -
□ 전략국제연구센터(CSIS) 웹세미나 개요
일 시 |
2020.8.27., 09:00 |
주 최 |
전략국제연구센터(CSIS: Center for Strategic & International Studies) |
참가자 |
쥬드 블랑세(Jude Blanchette), CSIS 중국연구(Freeman Chair in China Studies) 앤드류 폴크(Andrew Polk), CSIS 선임연구원 링링 웨이(Lingling Wei), 월스트리트저널 중국 전문기자 |
홈페이지 |
https://www.csis.org/events |
주요 내용 |
지난 5월 중국 전인대에서 공개된 중국의 Dual Circulation 경제전략에 대한 미국 중국 전문가들의 분석과 향후 전망 |
'이중순환 경제'(Dual Circulation), 중국의 새로운 경제전략으로 부상
지난 5월 막을 내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에서는 'Dual Circulation'이 새로운 경제정책 키워드로 제안됐다. 5월 14일 시진핑 주석은 "중국은 거대 시장와 수요를 최대한 활용해 수출과 내수가 상호보완적으로 이중순환하는 新경제발전 패턴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현지에서는 'Dual Circulation' 전략을 중국이 수출주도 경제에서 탈피, 폐쇄적 개발 모델로 선회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일 것인지, 그렇다면 과연 중국과 서방 선진국 간 디커플링은 어디까지 진행될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제기 중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 27일 CSIS 산하 중국 문제 연구소(Freeman Chair in China Studies)는 '중국 중상주의는 끝났는가? 중국의 새로운 Dual Circulation 전략"이라는 주제로 웹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의 분석에 따르면 '이중순환' 전략은 중국 경제에서 대외(첫 번째 순환구조) 의존도를 줄이고 내수(두 번째 순환구조) 비중을 높이는 경제 구조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런 전략 수정의 배경에는 국제 지정학적 불안정성과 미국과 적대적 패권경쟁이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었고 앞으로도 장기화 될 수 밖에 없다는 중국 정부의 판단이 있다고 해석했다.
글로벌 서플라이체인의 디커플링 추세가 심화되자 중국 정부는 세계화와 자력갱생을 병행하는 새로운 경제모델로 '리스크를 줄이는 통합'(hedged integration) 노선을 채택한 것이다. 즉 유리한 국면에서는 글로벌 자본, 금융, 기술 생태계와 적극 연계하되 국가안보 및 글로벌 경제 위기상황에 대비해 경제 자립도를 높이는 양면 전략을 구사한다는 계획이다.
CSIS 웹세미나: The End of Chinese Mercantilism? China’s New "Dual Circulation" Strategy
자료: CSIS 웹세미나 캡쳐
대외 불확실성 속에 중국 경제 보호를 위한 자급자족 역량 강화 요구
중국 경제의 대외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2015년 공개된 중국 정부의 '공급측면 구조개혁안'(Supply Side Structural Reform)에는 이미 내수확대를 위한 정책 목표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중국의 대외 경제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은 '모호하고 현실성이 낮은' 정책 구호로 치부되는 분위기였으며, 실제 중국의 경제정책 기조가 급격히 바뀔 것을 예상한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미중 간 갈등이 가열되고 코로나19 속 서구사회를 중심으로 세계화 후퇴 조짐이 보이자 외생적 경제 불확실성으로부터 중국 경제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이 득세하고 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반도체 수급 문제 외에도 에너지, 기술, 식량 등을 아우르는 중국 내 자급자족 생산 네트워크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Dual Circulation 전략의 접근법에서 아직까지 이견이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국제 순환(international circulation)을 강조하며 대외개방을 통한 중국 경제개혁을 주문하고 있으나 반대 진영에서는 중국의 장기 번영을 위해서는 미국 등 이익에 근간을 둔 국제 경제 시스템과 일정부분 단절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전직 중앙은행 고문을 역임했던 베이징대학 유 용딩 교수가 이런 담론을 주도하고 있다. 유 교수는 중국이 현재의 서비스 및 경공업 위주 경제에서 벗어나 거대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최첨단 제조업 서플라이체인의 최상단부을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 제조업 2025'와 같은 정부주도형 제조업 육성이야 말로 이러한 주장에 가장 부합한 정책이라고 평가된다.
중국의 정책기조 변화, 글로벌 경제에 막대한 파급효과
이번 세미나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중국의 Dual Circulation 전략의 전개방향을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만약 일정 정도 정책 성과가 가시화되기 시작할 경우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은 지대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Dual Circulation 전략이 글로벌 경제와 완전한 분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이 중상주의적 수출정책을 일부 수정하는 것만으로도 글로벌 교역, 투자 흐름에 거대한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유 용딩 교수의 주장과 같이 중국 정부가 제조업 2025과 같은 호전적인 산업정책을 통해 첨단 제조업 강국을 지향한다면 기존 제조업 선진국들에 중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과거 중국이 태양광, 리튬베터리 분야에서 그랬듯이 대량 생산을 통해 새로운 산업시장을 흔들어 놓는 사례가 다수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은 대외 세력과 외생 환경으로 부터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자기주도적으로 글로벌 경제와의 디커플링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중국 지도자들은 서방 경제와의 디커플링이 더 이상 가정의 영역이 아닌 언제, 얼마나 빨리 진행될지의 문제만 남은 상수로 상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료: CSIS 웹세미나, KOTRA 워싱톤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