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구매 패턴으로 자리잡은 말레이시아 중고 의류 시장
- 대한민국, 말레이시아 중고 의류 시장 점유율 2위 ···· 1위 일본과 격차 좁히는 중 -
- 인도네시아의 말레이시아發 중고 의류 수요 증가 및 한국 의류에 대한 높은 선호도 등 수출 긍정 요인 충분해 -
말레이시아 중고 의류 시장 동향
말레이시아인의 중고 의류에 대한 인지도와 선호도는 우리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다. 전국 각지에 각양각색의 중고 의류 전문 매장이 있고 접근성 또한 높아 소비자는 저렴한 제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최근에는 염가 제품뿐 아니라 품질이 우수하고 희소성 있는 고가의 중고 의류도 인기를 얻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1인당 국민 소득이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 높은 편이기 때문에 고품질의 중고 의류에 대한 수요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말레이시아는 대부분의 동남아시아 국가처럼 중고 의류를 수입하고 있다. 중고 의류의 주요 공급 국가로는 미국, 호주, 일본 그리고 대한민국 등이 있는데, 이런 주요 수출국에서 수집된 중고 의류는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및 중동, 아프리카 등 중고 의류 수요가 높은 국가로 수출된다.
말레이시아 중고의류 수입 동향(2017-2019)
자료 : World Trade Atlas
World Trade Atlas 통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중고의류 수입국 중 일본이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018년에 점유율 약 58%를 차지한 일본은 2019년에도 제일 높은 45.6%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수입국 중 점유율 2위인 대한민국은 2018년 점유율 12.6%를 기록했으나, 2019년에는 19.5%를 차지하며 일본과 격차를 좁혔다. 대한민국에 이어 호주, 미국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는데, 2019년 기준 각각 12.3%, 6.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말레이시아 중고 의류 유통업체 A社의 구매 담당자는 “현재 대한민국, 일본, 미국에서 중고의류를 수입하고 있는데, 제품의 색상과 패션 감각 측면에서 볼 때 한국산 중고의류에 대한 만족도가 제일 높다”고 말했다. 한국의 주요 수출업체인 Y社, A社, D社 등은 풍부한 중고의류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2010년경부터 제품을 말레이시아로 수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품은 말레이시아 중고 의류 시장
지난 2014년에 취임한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자국의 의류 제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중고 의류에 대한 수입금지 명령을 내렸다. 동 명령으로 인도네시아는 중고 의류 제품을 더 이상 수입할 수 없었으나, 생활 형편이 좋지 않은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은 여전히 중고 의류에 대한 구매를 희망했다. 이 수요를 포착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유통업체는 말레이시아에서 유통되는 물량을 인도네시아로 들여오기 시작했다. 양국의 국경 부근에서 주로 소형 보트를 이용해 이뤄지는 소규모 거래를 통해 인도네시아 소비자는 저렴하고 품질이 좋은 중고 의류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말레이시아 전체 수입량 중 30~40%만이 말레이시아 내에서 소비되며, 나머지 60~70%는 인도네시아 시장에 공급된다.
소비자 특성
중고 의류 소비자는 브랜드, 디자인 등의 요소 보다 주로 저렴한 가격에 매력을 느껴 유입된다. 따라서 소득 수준이 높은 도심 지역보다는 외곽이나 저개발 지역에 거주하는 소비자를 주 타겟층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현지 전문가의 의견이 있다. 일례로 인도네시아 저개발 지역인 마카사르(Makassar), 술라웨시(Sulawesi), 칼리만탄(Kalimantan), 수마트라(Sumatera) 일부 지역 등에 거주자의 대부분은 새 옷을 구매할 여유가 없어 가격이 저렴한 중고 의류에 대한 선호도가 높으며, 자연스럽게 해당 시장의 중고의류 시장 규모는 크게 형성됐다.
최근에는 중고 의류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일부 소비자의 경우 단순히 염가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고가의 중고 브랜드 제품을 찾거나 생산이 중단돼 희소성 있는 제품을 구하기 위해 중고 의류 매장을 방문하고 있다. 중고의류 전문업체 B社의 유통 담당자는 “중고의류 시장에 대한 말레이시아 소비자의 인지도가 높은 편이며, 대부분의 소비자가 저렴한 가격 때문에 중고 의류 매장을 찾는다”고 말하며, “최근 들어 프리미엄 제품을 취급하는 매장이 증가하는 등 중고 의류 매장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중고의류 소비자는 계절과 기온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말레이시아 시장의 주요 판매 품목은 여름 의류지만, 코로나19 발발 이전까지만 해도 기온이 낮은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말레이시아인의 수가 증가하면서 중고 겨울 의류의 구입량이 늘고 있는 추세였다. 소비자 입장에서 여행 중 몇 번만 입으면 되는 겨울 옷을 새로 구매하기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중고 의류 매장을 찾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인도네시아의 반둥(Bandung), 술라웨시(Sulawesi) 등 기온이 낮은 고지대에 거주하는 소비자는 고가의 겨울 의류를 구매할 여력이 되지 않아 중고 겨울 의류에 대한 수요가 높다.
빈티지(Vintage)와 트리프트 숍(Thrift Shop)
빈티지(Vintage), 트리프트 숍(Thrift Shop)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의류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트렌디한 용어다. 빈티지는 해당 품목 중 최고의 등급이 부여된 고품질 제품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빈티지 제품은 고급 브랜드이거나 희소성이 있기 때문에 빈티지 의류나 잡화를 찾는 소비자는 기꺼이 비싼 가격을 지불할 의사가 있으며, 실제로 빈티지 제품은 일반 소비자의 예상보다 훨씬 비싼 가격이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빈티지 의류 및 잡화 매장(Bargain Basement)
자료 : Bargain Basement
한편, 트리프트 숍은 H&M이나 유니클로 같은 주요 의류 매장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중고의류를 판매하는 소매점을 칭하는 용어다. 최근 말레이시아 내 트리프트 숍은 매장 위치와 타겟 소비자층에 따라 매장 규모와 컨셉이 다양해지고 있으며, 주요 매장으로 JBR Bundle, Baden Baden Bundle, Bandoru Sotre, 2nd Street, Bargain Basement, Jalan Jalan Japan 등이 있다.
트리프트 숍(Best Bund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