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부동산 시장 동향
- 도쿄 중심으로 수도권 아파트 거래 건수 5년 전에 비해 3배 증가 -
- 저금리 기조 유지될 시 도쿄 올림픽 종료 이후에도 주택 가격 상승세 예측 -
- 코로나19로 주택시장은 ‘맑음’, 오피스 시장은 ‘흐림’ -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 상승
부동산조사회사 도쿄칸테이가 10월 21일 발표한 9월 일본 수도권 아파트 평균가격은 4305만 엔으로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중고 아파트 거래는 주로 준공된지 10~20년 된 매물이 판매되는 경향이 강한데, 최근에는 준공된지 50년 이상된 물건도 1억엔 대에 매매가 이루어지는 등 주택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건축법상 내진설계가 강화*된 1981년 5월 이전 준공된 아파트도 판매되는 등 도쿄를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 건수는 5년 전에 비해 약 3배 증가했다.
* 주 : 1981년 6월 건축기준법 개정을 통해 진도 6~7도 지진에 붕괴되지 않도록 의무화한 신규 내진설계
도쿄 도내 23구 중고 아파트의 최근 5년간 가격과 전년 대비 가격 증감률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구에서 급격히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중고 아파트의 공급은 줄어든데 비해 수요가 확대되면서 높은 가격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2001년 이후 지어진 도쿄 23구 중고 아파트의 2017~2021년 상반기 계약 평단가 추이
(금액 단위 : 엔)
자료 : 맨션리서치주식회사
도쿄 올림픽 폐막, 그 이후의 부동산 가격 영향은?
일본 주요 도시 부동산 가격은 도쿄올림픽 개최 결정과 아베 전 총리의 금융완화정책 개시 등 여러 부동산 호재요인으로 2013년 이후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택 가격 지수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 지수
국토교통성 자료에 따르면2010년(평균=100)을 기준으로 2020년 4월 시점 부동산 가격지수는 152.7로 약 1.5배 상승했다. 그러나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되어 2021년 개최되었고 폐막 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일부 견해도 있었다. 패럴림픽이 종료된 9월 5일 이후, 현재까지는 표면적으로 들어난 주택가격 악재 요인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정부의 금융완화 정책이 일정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시중은행 금리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가 주택 구매 수요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4월 기준 주택 대출 은행금리(35년 고정금리 기준)는 1.37%였는데 지난 9월은 1.28%로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또한 일본 정부는 연말 소득공제 시 주택 대출잔액의 최대 1%를 소득세나 주민세에서 공제하는 공제기간을 10년에서 13년으로 연장할 계획으로 이 또한 주택구입 수요를 뒷받침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외부 요인도 있겠으나,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융완화 정책이 계속된다면 주택 가격 하방 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주택시장은 “맑음”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4~9월 일본 수도권(도쿄도, 카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치바현) 신축 아파트 공급 호수는 전년 동기 대비 44.7% 증가한 1만 2809호였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작년 신축 아파트 공급 수 급감, 부동산 영업 제약 등으로 판매가 저조했던 것에 대한 반등 효과도 증가율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8월 수도권 신축 아파트의 1호 당 평균가격은 7452만엔*(1m² 당 단가는 117.8만엔)으로 지난 해 같은 달과 비교하여 평균가격은 1441만엔(24.0%) 증가하였으며 평방미터 당 단가는 24.5만엔(26.3%)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 주 : 8월 한달 간 수도권 신규 분양 아파트 수는 1,940호로, 이 중 3LDK가 1,147호(59.1%), 2LDK가 420호(21.6%), 1LDK가 277호(14.2%)였음. 평균가격은 원룸부터 4LDK 까지 모든 면적과 무관한 1호당의 평균 가격임.
재택근무가 일반적인 근무 형태로 자리 잡으며 수도권 내에서 신축 아파트를 구입하는 사람이 증가한 것이 또 다른 가격상승의 요인이 되었으며 평균 부동산가격 7452만엔은 버블시대* 이후 최고가이며 계약률 또한 판매 호조의 기준이 되는 70%를 넘겼다.
* 주 : 일본 버블 전성기였던 1990년 신축 아파트 평균 가격은 수도권 기준 6123만엔
분양현황 및 계약률
(단위: 만 호, 만 엔, %)
수도권 외 주요 대도시 또한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토교통성이 발표한 2021년 토지가격조사(7월 1일 시점)에 따르면 나고야 1m² 당 주택지 공시지가 평균가격은 194,100엔으로 최근 10년간 27.8% 상승했다. 공시지가 평균가격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적극적인 개인 투자가가 늘어나고 중부지역 지방은행의 주택자금 대출이 이러한 자금조달을 지원했기 때문인다. 중부지역 지방은행인 나고야은행 영업부장 A씨에 따르면 “주택 자금 대출 금액을 늘리는 이유는 중부지역은 제조공장이 집적해 있어 비교적 고용이 안정적이며 공실 리스크도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오피스 공실률 증가
반면, 오피스 건물의 공실률은 증가하고 있다. 오피스 빌딩 중개 기업 미키상사는 지난 9월 도쿄 도심부 5개구(치요다, 츄오, 미나토, 신주쿠, 시부야)의 공실률은 6.43%로 8월 대비 0.12 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공급과잉의 판단기준이 되는 공실률 5%를 웃도는 수치로 8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피스 임대 수요가 하락했고 특히 재택근무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기업이 집중적으로 소재해 있는 미나토구가 8.68%로 가장 높은 공실률을 기록했다. 오피스 임차료 또한 1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3.3m² 당 2만 858엔으로 8월 대비 0.34%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긴급사태가 종료된 10월 1일 이후에도 입주 수요는 늘고 있지 않다.
수도권 외 주요 도시 사정도 마찬가지다. 나고야시도 오피스 공실률이 증가하며 9월 4.92%를 기록하여 8월 대비 0.74포인트 상승하였다. 2017년 11월 이후 보이는 높은 공실률로 연말까지 신규 오피스 건물 공급이 늘어가는데 반해 오피스 입주 수요는 낮은 상태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도쿄, 오사카 등 주요 도시와 비교해 낮은 수준인 2% 대였던 나고야의 오피스 공실률은 2020년 1월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보이며 2021년 3월 4%를 넘었다.
오피스 공실률
(단위: %)
이러한 현상 역시 재택근무의 증가, 사용빈도가 줄어든 회의실을 정리하는 기업이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다만, 사무실 임차료에는 도시별 온도 차이가 있었다.
나고야의 경우 리니어고속철도 개통에 대한 기대감으로 토지가격과 임차료 모두 증가하고 있다. 나고야 오피스 평균 임차료는 9월 3.3m² 당 1만 1958엔으로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9월과 비교하면 약 4% 높은 수치이다. 지난 7월 1일에 공개된 토지가격조사 또한 나고야시 나카무라구와 나카구 등 상업지는 각각 5%, 7% 상승했다. 이는 10년 전 가격과 비교해 2.2~2.7배 증가한 수치이다.
오피스는 개인 투자자의 수요보다는 입주기업의 주가,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등 글로벌 경제 시장과의 연관성이 크다. 따라서 최근 헝다그룹 파산으로 인한 닛케이 지수 하락,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대책으로 펼친 금융완화 정책의 근시일 내 축소경향 등이 일본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유입되는 해외자금이 줄어들면 투자대상 선별도 어려워져 부동산 자금유입 동향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중국 헝다그룹 파산이 일본 주택가격 시장에 영향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
중국의 부동산 대기업 헝다그룹이 디폴트를 선언하며 한 차례 버블 붕괴를 겪었던 일본내에서는 현재 일본 수도권 신축 아파트 가격이 1990년 버블 전성기 시대 가격을 훌쩍 넘겨 해당 가격이 거품인지 여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지 부동산 전문가들의 견해는 주택 구입자가 실 거주 수요로 구매를 결정했기 때문에 버블시대의 높은 가격 형성과는 다른 양상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2020년 수도권 신축 아파트 계약자 동향조사
세대주 평균연령 |
37.7세 |
세대주 연 수입 (맞벌이인 경우 부부 소득 합산) |
985만 엔 |
평균 구입가격 |
5538만 엔 |
대출 총액 |
평균 4864만 엔 |
주택 구입의 주된 이유 |
자녀 및 가족을 위해(실거주 목적) |
자료 : 주식회사 리크루트 주거컴퍼니
상기 표와 같이 투자보다는 실제 자가목적으로 입주하는 가족이 주요 구매자이기 때문에 실제 부동산 가치보다 과도하게 높은 가치로 가격이 형성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중국의 경우 많은 도시에서 1세대 당 1주택을 소유하도록 규제하고 있어 위장 이혼 등이 늘어나는 등 ‘투기목적’이 많은데 비해 일본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분간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중고, 신축 아파트 가격 또한 상승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사점
한국에서는 일본의 부동산 시장이 버블이 끝난 30년 가까이 침체되어있다고 생각하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통계자료를 통해 수도권을 비롯한 일본 주요 대도시의 신축 아파트 분양가는 버블 시기 이후 최고가를 갱신하고 준공된지 50년 가까이 된 구축 아파트 또한 매매가 활발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도쿄 올림픽 폐막, 코로나19 장기화와 중국 헝다그룹 파산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의 금융완화정책 기조 유지와 부족한 아파트 공급 수 대비 실거주를 위한 주택 구매 수요가 맞물리며 내년까지도 현재의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개별 기업의 매출액과 주가, 글로벌 경기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의 부동산 시장 자금유입 증감에 따라 오피스 건물 등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과 임차료 등의 변동 리스크가 클 것으로 보인다.
자료 : 야후뉴스, 일본경제신문, 국토교통성, 도쿄칸테이, 테레토BIZ, KOTRA 나고야무역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