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포 구매사업을 추진 중인 영국
- 기존 AS-90 자주포를 대체할 신형 자주포 구매 추진-
- 사업 참여를 위해서는 현지 주요 방산기업과의 협업이 필요-
영국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AS-90 자주포를 대체할 수 있는 신형 자주포 구매사업을 이동화력 플랫폼(Mobile Fires Platform, MFP) 프로그램을 통해 추진 중이다. 영국은 1990년대 초에 AS-90 자주포를 도입하여 운영 중이다. 최초에는 179대를 도입하였으나 전체 운영 규모는 110대로 축소되었다. AS-90은 현재로서는 2030년까지 운영을 할 계획이다.
신형 자주포 구매 프로그램의 총 예산 규모는 8억 파운드로 알려져 있다. 2032년까지 116대의 신형 자주포를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우선적으로 2029년에 18대를 먼저 도입하게 된다. 영국 정부는 MFP를 통해 조달할 자주포의 형태가 바퀴형이 될지, 궤도형이 될지 아직 확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사업 여건에 따라 AS-90을 계량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은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영국이 신형 자주포를 도입하고자 한다는 움직임은 2018년도부터 있었다. 2018년 10월 일부 언론에 영국이 자주포를 구매하고자 하며 우리나라의 자주포 K9도 후보군으로 검토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영국 국방부가 희망하는 신형 자주포의 성능
2019년 4월 영국 국방부는 155mm 자주포 (Self-propelled Howitzer)에 대한 RFI(Request for Information)를 최초로 작성하였다. RFI는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업체들에 대한 회사소개, 제품소개, 시장동향등을 제공받아 진행하고자 하는 업무에 대한 정보를 미리 수집하고 비교 분석하는 준비단계에서 작성하는 자료이다. 당시 영국 정부에서 희망하는 자주포의 역량은 육군의 전개 가능한 전투 사단을 지원하기 위한 전천후, 주야간, 24시간 간접 화력 역량과 기갑보병 및 타격작적을 지원하기 위한 증가된 사거리와 기동성으로 정의되었다. (all-weather, day and night, 24/7 indirect fire capability, enabling "kinetic effect" at extended range in support of the British Army's deployable warfighting division, as well as increased range and mobility for supporting Strike and armoured infantry operations)
이후에도 수차례 RFI가 진행이 되었으며 2020년 1월에는 MFP 프로그램에 대한 핵심 사용자 요구 사항(Key User Requirements)이 발표되었다. 여기에는 모든 기후조건에서 비보조 탄약(Unassisted Ammunition)의 사거리 30km, 목표 사거리(Objective Range) 40km가 포함되었다. 이는 초기 RFI의 사정거리 80km에서 축소된 것이다. 또한 첫 발사 후 4.5분 이내에 재배치 요건이 있는데 4.5분에는 사격을 위한 2분과 55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포함되어 있다. 영국의 스트라이크 여단과 복서(Boxer) 및 아약스(Ajax) 장갑 전투차량을 지원하기 위한 요구사항도 포함되어 있는데 자체적으로 비포장 도로 30km를 포함하여 24시간 동안 최대 520km를 이동하는 사항도 포함되어 있다. 업계에서는 RFI 대비 사용자 요구사항이 변경된 것은 제한된 예산내에서 사업을 추진해야하는 현실적인 고려와 기동성을 높이고자 하는 영국 국방부의 희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육상 방위산업 장비 동향 ①: 자국내 생산 장비 구매 추진
영국의 방위산업에서는 완성품 장비에 있어서는 자국산 사용, 소위 바이 브리튼(Buy Britain) 요구가 크다. 최근의 영국 육상전투 장비의 경우 대부분 영국내 생산기반을 운영 중인 기업들이 장비를 공급하였다.
예를 들어 복서의 경우 2023년부터 영국에서 대량 생산하게 된다. 복서는 다용도 병력 수송 8륜 장갑차로서 영국은 지휘통제, 병력수송, 야전병원, 전문수송 등의 형태(Variant)로 영국이 500대 이상을 발주하였다. 복서는 현재 영국의 주력 장갑차인 워리어가 2025년에 퇴역하면 이를 대신하여 영국의 주력 장갑차로 사용될 예정이다.
복서 장갑차
자료: 무역관 촬영
복서 발주는 2019년 11월이 이루어졌으며 독일 KMW와 라인메탈의 합작사인 ARTECH Gmbh가 납품을 진행한다. 영국군에 대한 인도는 2022년말 이전에 이루어질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 KMW와 라인메탈의 합작법인이 납품하는 만큼 물량도 각사에 50%씩 배분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생산도 스톡크포트(Stockport) 공장과 텔포드(Telford) 공장 등 2곳에서 이루어진다. 스토크포트 공장은 독일 KMW의 자회사인 WFEL이 소유하고 있고 텔포트 공장은 영국의 BAE와 독일의 라인메털의 합작회사인 Rheinmetall BAE Systems Land (RBSL)에서 소유하고 있다.
또한 궤도형 장갑차 아약스 역시 영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아약스 장갑차는 제너럴 다이나믹스(General Dynamics) 영국법인이 생산하고 있다. 영국은 55억 파운드 예산으로 총 589대의 아약스 장갑차를 미국 방산기업인 제너럴 다이나믹스에 발주하였다. 2010년 3월 파일럿 장갑차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제너럴 다이나믹스가 선정된 이후 2014년 9월에는 589대를 생산하는 계약이 체결되었다. 납품은 2025년까지 계속될 계획이다.
아약스 장갑차는 사우스 웨일즈(South Wales)에 위치한 머시르 타이드필(Merthyr Tydfil) 제너럴 다이나믹스 공장에서 최종 조립과 테스트가 진행된다. 록히드마틴 영국법인도 아약스 생산에 참여하고 있는데 아약스에 탑재될 포탑(Turret)을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 영국법인이 생산한다. 생산시설은 64에이커 규모로 암틸(Ampthill)에 위치하고 있다.
2021년 5월에는 영국의 주력 전차인 챌린저 2(Challenger 2)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수주 기업으로 RBSL로 결정되었다. 업그레이드 작업은 복서가 생산되는 텔포드 공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2030년까지 업그레이드 작업이 진행된다. 업그레이드 작업에는 디지털화된 포탑, 개선된 조준경, 탑승자 보호 등이 포함된다.
AJAX 장갑차
자료: 무역관 촬영
영국 육상 방위산업 장비 동향 ②: 자국내 공급사슬 경쟁력 유지
영국이 이 같이 자국 생산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자국내 방위산업 장비에 부품과 모듈을 납품할 수 있는 기업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자국산 부품 및 모듈 사용을 가능한 늘려 자국 공급선(Supply Chain)의 경쟁력을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영국의 방위산업 장비 부품소재 기업으로는 Periscope designs에 전문성을 보유한 Kent Periscopes, Track에 특화된 Cook Defence Systems, Composite armour material을 전문으로 하는 Permali Gloucester, Chemical agent detector 분야에 강점을 갖고있는 Smiths Detection, LED light System으로 유명한 Oxley Group 등이 있다.
영국기업 B사의 디렉터 I씨에 따르면 대부분의 나라는 방위장비 구매 추진시 자국기업 참여를 확대하고자 한다고 한다. 이에 B사도 해외사업을 추진할 때는 사업 추진 대상 국가에서 같이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는 역량있는 중소기업을 발굴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시사점
최근 영국 전투 육상 장비는 해외에 있는 특정기업에 단독으로 발주하기 보다는 영국-해외합작법인나 영국에 있는 생산거점이 있는 외국인투자기업에 발주한 경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해외에서 장비를 수입하여 사용하기보다는 영국내에서 생산을 할 수 있도록 하여 관련 산업 공급사슬에 있는 자국기업들을 역량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영국의 이동 화력 플랫폼 사업을 통해 자주포 납품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영국의 육상전투 장비 납품의 형태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K-9 자주포를 생산하고 있는 한화디펜스 역시 현지 파트너 발굴을 통한 사업 참여를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위해 영국의 대표적인 방위산업 전시회인 DSEI(Defense and Security Equipment International)에 참가하여 제품 홍보와 마케팅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였다.
K-9 자주포
자료: 한화디펜스
한화디펜스는 MFP사업 참여를 위해 현지 방위산업체들과 팀 썬더(Team Thunder)를 결성한다. 금번 DSEI 전시회 기간 중 총 4개사와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였다. 협업 기업에는 영국업체 호스트만 디펜스(Horstman Defence), 피어슨 엔지니어링(Pearson Engineering), 레오나르도 유케이(Leonardo UK)와 캐나다 업체인 소시(Soucy)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록히드마틴 영국법인과도 사업 관련 협의를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는데 2021년 3월 영국 국방부가 Warrior 성능개량 사업을 취소하는 것으로 결정함에 따라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록히드 마틴은 MFP 사업 관련 협력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방위산업 관련 부품소재 기업들의 건전한 성장은 기업들이 소재하고 있는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이들 기업이 꾸준히 일자리를 유지하고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은 영국 지역 발전에 있어서도 중요한 일이다. 이에 육상전투장비로 영국시장에 진출할 경우 현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영국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사업 참여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자료: BBC, Janes 등 언론보도, 무역관 보유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