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뉴노멀' 시대 속, 직장의 미래
- 코로나19가 싱가포르의 일하는 방식에 주는 변화 –
- ‘뉴노멀’ 시대 속에 직장의 미래, 싱가포르는 어디에서 어떻게 그리고 왜 일하는지 –
싱가포르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삶과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엔데믹 코로나19”모델을 제시했다. 이는 다른 말로 ‘뉴노멀’ 시대라고도 불린다. '뉴노멀' 시대는 코로나19 이전에 우리가 살았던 시대와 많은 공통점이 있겠지만, 어떤 것들은 부득이하게 영구적으로 바뀔 수 있다. 이전보다 유연한 근무 방식이나 직원 복지에 더욱 초점으로 하는 등, ‘뉴노멀’ 시대에 우리의 근무 공간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몇 가지 동향은 다음과 같다.
어디에서 일하는지
앞으로 우리의 근무 환경의 범위가 더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택근무는 많은 회사에서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Twitter와 같은 몇몇 기업들은 이미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영구히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EngageRocket이 싱가포르 내 8개 업종에 근무하는 7,90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업무생산성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 원격 근무 환경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가장 높은 비중(77%)으로 긍정적으로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근무 환경의 직원들이 갖는 생산성에 대한 인식
자료: EngageRocket
또한, 직원들이 사무실보다 집에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더 많이 느낀다는 것으로 밝혔다. 원격 근무자의 75%가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이는 사무실이나 하이브리드 근무자보다 높은 수치다.
다른 근무 환경의 직원들이 갖는 자원 접근성에 대한 인식
자료: EngageRocket
싱가포르의 직원들은 다양한 환경에서 근무를 경험하면서 향후 사무실에서 무엇을 제공받고 싶은 지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싱가포르 직원 300명을 대상으로 한 Jones Lang LaSalle(JLL) 설문조사에 따르면, COVID19 이후에도 여전히 중요하게 생각하게 될 근무 루틴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응답자들은 사무실의 밀도를 낮추고 회사에 더 많은 물리적 분리를 원하며, 일부는 책상을 공유하기를 원하지 않다고 답했다.
미래 사무실에 대한 직원의 새로운 기대
자료: JLL Research
재택근무는 몇몇의 직장인들에게 이미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었다. 일부 직장인의 경우, 재택근무는 공사 소음, 가족과의 생활환경, 공간 제약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생산성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최근 대체 원격 작업 공간에 대한 수요로 인해 많은 운영자가 원격 작업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추세다.
현지 대체 원격 작업 일부 공간 예시
장소 |
상세 정보 |
가격 (단위: 싱가포르달러) |
이미지 |
공립 도서관 |
영업 시간: 매일 10:00~21:00
편의 시설: 책상, 무료 와이파이, 회의실 |
무료
회의실: 시간당 S$48 3시간 패키지 S$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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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작업 공간 (Co-working spaces) |
예: Hive
영업 시간: 평일 08:00~18:30
편의 시설: 책상(hot desk), 공중전화 부스, 회의실, 무료 커피, 샤워실 등 |
1일권: S$30+
10일 패키지: S$250+
월간 패키지: S$4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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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
예: Furama River Front
영업 시간: 매일 09:00~22:30
편의 시설: 무료 커피, 식사권, 요가 수업 등 |
1일권: S$28
한달 정기권: S$3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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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아파트 |
예: Fraser Suites
편의 시설: 일일 하우스키핑, 무료 와이파이 및 주차 |
1박: Studio Deluxe apartment (S$1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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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
예: Genius Central Singapore
영업 시간: 매일 08:00~20:00
편의 시설: 책상(hot desk), 무료 와이파이, 회의실, 식사권 |
1일권: S$35
회의실: S$250+ (4시간) |
자료: Straits Times, Genius Central Singapore
원격 근무가 일상화되기는 하지만, 사무실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뉴노멀’ 시대의 사무실은 앞으로도 사회적 자본 구축, 연결 및 협업 업무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동 작업 공간 운영자인 The Great Room의 창업자 Jaelle Ang은 “근무는 더 이상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하는 것이 아니다. 근무는 다른 형태와 형식을 취할 수 있으며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협업해 아이디어를 내놓을 때일 수도 있다”라고 언급했다. 향후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을 용이하게 하는 유연 근무 공간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 DBS은행은 물리적 환경과 가상 환경의 최적 구성을 혼합한 5,000평방피트 규모의 Living Lab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DBS 직원의 80%가 토론과 팀 간 아이디어를 촉진하기 위해 열린 협업 공간을 더 많이 선호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협업 및 아이디어 교환을 용이하게 하는 유연 근무 공간의 예시
출처: DBS Bank
어떻게 일하는지
재택근무의 도입으로 일과 삶은 점점 더 얽히게 되어, 업무의 개념과 직원과 회사 간의 전통적인 계약 접근 방식이 발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Microsoft Singapore에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하는 개념이 없다. Microsoft가 표방하는 개념은 “필요할 때 일하라”다. 따라서 직원들은 낮에 개인 활동을 하고 밤에 일을 할 수 있으며, 주말에 업무상의 전화를 받기도 한다.
반면에, DBS는 업무 배치에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DBS는 유연한 업무 배치가 필요한 직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1인의 정규직 역할과 책임을 2인으로 분담하는 공식 직무분담 제도를 구현했다. 또한 EngageRocket의 조사결과에서 업무량이 많으면 번아웃(burnout)이 발생하는 확률이 3배 더 큰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직무 분담은 과로 위험이라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
업무량과 번아웃의 관계
자료: EngageRocket
Microsoft Singapore 인사부 부장 Lynn Dang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Microsoft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하면서 생산성은 증가했지만 번아웃 또는 과로 증상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와 함께, 기업들이 직원들의 정신적 및 감정적 웰빙에 더 중점을 두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이는 직원들이 업무로 스트레스를 받고 번아웃이 오면 지속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원격 근무가 증가함에 따라, 우리의 근무 환경은 더욱 다양하고 혁신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이는 원격 근무가 기업들이 세계 어디에 있든 간에 글로벌 인재를 쉽게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향후 기술 발전으로 직원들이 분산된 근무지에서 직원들 간의 상호연계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예를 들어, 볼류메트릭 비디오(volumetric video)를 사용해 마치 사람이 테이블 바로 맞은편에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 이는 다른 위치에 있는 사람의 3D 이미지와 상호 작용할 수 있어 직원들 간의 상호연계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 중 하나다. 또한, 세계화된 작업팀은 다양한 목소리와 의견을 들을 수 있어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솔루션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왜 일하는지
코로나19는 경제적 변동, 개인적 불안과 예측할 수 없는 변화의 시기를 초래했다. 이로 인해 직원 애사심이 약해질 수도 있다. EngageRocket의 설문 조사는 연령에 따른 애사심 또는 충성도 추세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줬다. 젊은 직원들(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은 이직에 관심이 높으며, 이들의 67%만이 내년 1년간 현재 회사에 계속 일할 생각이 있는 것으로 밝혔다. 이에 비해 X세대의 80%, 부머세대의 78%가 회사에 남을 생각이라고 응답하여, 젊은 직원들보다 애사심이 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직원 애사심/충성도 조사결과
자료: EngageRocket
밀레니얼 세대는 노동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어, 직원의 애사심 또는 충성도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Deloitte의 연구에 따르면 직원들은 개인적인 야망을 지지하고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회사에 더 충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의 직장에서 개개인의 일하는 목적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직장에서 목적을 찾으면 일에 대한 애착과 동기부여가 생겨 직장생활을 더 성공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직원들이 직장에서 목적을 찾도록 기여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사회적 목적이 강한 기업은 궁극적으로 미래를 형성하고 업계가 나아가는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업이 될 것이다. Deloitte Millenial Survey에서는, 사회적 목적을 효과적으로 직원들에게 전달하고 필요한 신뢰를 쌓은 회사에서 직원들이 직장에서 개개인의 일하는 목적을 찾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향후 기업들은 사회 목적 및 직원들과 신뢰를 쌓는 것에 더욱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는 싱가포르에서의 근무 방식에 많은 변화를 주었고, 다가올 미래의 근무형태를 빠르게 다양화했다. 예를 들어, 분산된 작업이나 근무를 위해 기술을 활용하고 작업 유연성을 향상하는 것은 향후 우리 근무 방식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근무환경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변화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근무 방식의 관점에서 싱가포르 직원들의 다양한 선호도를 고려해보면, ‘뉴노멀’ 시대에서 업무 배치를 하기 위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 직원의 선호도 역시 검토요소가 될 수 있다.
현재 싱가포르는 전체인구의 4분의 3이상이 백신접종을 완료한 상황에서도 거리두기에 해당하는 post-circuit breaker를 2단계로 적용하고 직원의 절반수준이 재택근무를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싱가포르 정부에서는 고용주가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하도록 발표하였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재택근무가 전 세계에서 임시로 적용되고 있으나, 앞서 살펴본 여러 상황과 근무자들의 긍정적인 피드백들로 미루어 보아 싱가포르에서는 다양한 근무형태가 앞으로도 활용될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Microsoft Singapore 인사부 부장 Lynn Dang은 DBS 팟캐스트에서 “기업들이 다양한 작업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과 과거에는 보지 못했던 포괄적인 근무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직장의 미래를 매우 낙관적으로본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이제는 코로나19 이후에 근무환경에 불어온 변화의 바람으로 인해 싱가포르 직장문화 역시 ‘새로운 표준’에도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싱가포르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이라면 이러한 근무 형태 전환에 따라 나타나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파생되는 트렌드들을 잘 포착할 필요가 있다.
자료: Tatlerasia.com, straitstimes.com, EngageRocket State of Employee Experience 2021 report, dbs.com, Deloitte Millenial Survey, JLL Research, gov.sg, businesstimes.com.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