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43억 유로 규모의 전기차 제조업 지원 정책 발표
- 전기차 제조 생태계 조성 및 미래 모빌리티 인프라 구축 목표 -
- 2023년까지 197억 유로 민간투자 유치 및 신규 일자리 최대 14만 개 창출 기대 -
탄소 제로 목표 실현을 위한 유럽연합의 친환경 노력이 날로 더해가는 가운데, 스페인 정부는 경제 회복 및 미래 자동차 제조 경쟁력 확보를 목적으로 43억 유로 규모의 커넥티드 전기차 산업 육성 지원 사업을 발표했다. 전기차 또는 전기차 충전 관련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우리기업들도 동 정책을 통해 스페인 진출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전기차 제조업 육성 본격화
스페인 정부는 2021년 7월 13일 국무회의를 통해 커넥티드 전기차(이하 전기차) 산업 육성을 위한 PERTE(페르테, 경제 회복 및 전환을 위한 전략산업 육성 프로젝트) 지원 계획을 통과시켰다. 스페인 내에서 전기차 부품 생산부터 완성차 조립까지 모든 생산 공정을 완성할 수 있도록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하며, 이를 위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43억 유로의 예산을 투입하고자 한다.
전기차 PERTE는 크게 1) 제조 밸류체인 조성 지원과 2) 미래 모빌리티 인프라 구축 지원으로 나뉘어진다. 제조 밸류체인 조성 지원은 스페인이 전기차 생산에 있어 부품 제조에서부터 완성차 조립까지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 및 설비 확충, 기술 개발 등을 지원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그리고 미래 모빌리티 인프라 구축 지원을 통해 전기차 구매와 충전소 설치를 장려하고, 5G 네트워크를 확대하며, 관련 법적 사안을 재정비하는 등 전기차가 자국 모빌리티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스페인 전기차 PERTE 지원 방향
제조 밸류체인 조성 지원 |
미래 모빌리티 인프라 구축 지원 |
1. 전기차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통합 지원 2. 지속 가능한 자동차 기술 개발(PTAS) 3. 산업별 데이터 가상공간 구축 지원 4. 제조 공정 중 AI 도입 지원 |
1. 전기차 구매 및 충전 인프라 보조금 지급 2. 친환경 모빌리티 육성 및 기술 개발 프로젝트 지원 3. 법적 환경 개선: 기후변화법 제정, 전기차 충전 서비스 관련 법령 개정 4. 5G 네트워크 확대, 사이버보안 강화 등 5. 전문 인력 육성 |
자료: 스페인 정부
제조 밸류체인 조성 지원 정책에 이목 집중
현지 업계는 전기차 PERTE 계획 중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통합 지원 프로그램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체 예산의 70%에 달하는 약 30억 유로가 이를 위해 사용되기 때문이다.
우선, 동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선 최소 5개 기업 이상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중 중소기업 비율 40% 이상 필수, R&D 연구기관 포함 필수)이 구성되어야 하며, 해당 기업들은 최소 2개 이상의 자치주에 소재해야 한다. 이러한 요건을 갖춘 컨소시엄은 스페인 산업통상관광부에 전기차 밸류체인 구축 사업 의향서를 제출하며, 산업통상관광부는 심사를 통해 지원 컨소시엄 선정 및 지원 범위(사업 성격 및 규모에 따라 보조금 및 저금리 융자 패키지 제공)를 산정하게 된다.
해당 사업 의향서에는 1) 전기차 생산 및 조립 계획, 2) 전기배터리 또는 수소전지 제조 공장 설립, 3) 관련 부품 제조 공장 설립 계획이 반드시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이와는 별개로 1) 스마트카 관련 부품 제조, 2) 전기차 커넥티비티 관련 부품 개발 및 제조, 3) 충전 시스템 제조 중 최소 하나 이상을 택일해 의향서에 포함해야 한다. 그 밖에, 해당 사업이 순환경제와 산업의 디지털화, 인력 육성 및 일자리 창출에 어떠한 방식으로 기여할 지에 대한 계획도 포함되어야 한다. 스페인 정부는 금년 9월까지 관련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도록 기다린 뒤 10월부터 사업 의향서를 접수해, 2022년 2월에 최종 지원 대상 기업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스페인 정부는 과학혁신부 산하 산업기술개발센터(CDTI)를 통해 지속 가능한 자동차 기술 개발 지원 프로그램(PTAS)을 발표했다. 총 4천만 유로의 예산이 편성되었으며, 지원 프로젝트에 따라 5백만 유로에서 1천 2백만 유로의 보조금을 지급하고자 한다. 지원 분야는 1) 전기차/수소차 관련 부품 및 플랫폼 개발, 2) 자율주행 또는 커넥티드 모빌리티, 3) 전기차/수소차 관련 부품 제조에 필요한 스마트 솔루션 도입과 관련되어야 한다. 지원 신청 희망기업은 3~8개 기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하며, 이 중 최소 한 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CDTI는 금년 7월 13일부터 사업 의향서 접수를 시작했으며 9월 2일 마감될 예정이다.
그 밖에, 생산 과정 내 AI 기술 접목 지원 프로그램과 산업별 데이터 가상공간 구축 지원 프로그램은 각각 2022년 1분기, 2023년 4분기에 발표할 방침으로, 현재까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은 알려져 있지 않다.
전기차 PERTE 방안별 공공/민간 투자액
(단위: 백만 유로)
분야 |
방안 |
공공투자 |
민간투자 |
제조 밸류체인 조성 지원 |
전기차 밸류체인 구축 통합 지원 |
2,975 |
11,900 |
지속 가능한 자동차 기술 개발(PTAS) |
40 |
40 |
|
산업별 데이터 가상공간 구축 지원 |
100 |
100 |
|
제조 공정 중 AI 기술 접목 지원 |
45 |
45 |
|
소계 |
3,160 |
12,085 |
|
미래 모빌리티 인프라 구축 지원 |
전기차 구매, 전기충전소 설치, 전기모빌리티/그린수소 혁신 관련 인센티브 제공 |
1,100 |
7,608 |
5G 네트워크 확대, 기술 개발 및 혁신 |
14 |
21 |
|
전문 인력 육성 |
21 |
N/A |
|
소계 |
1,135 |
7,629 |
|
PERTE 합계 |
4,295 |
19,714 |
|
총 투자액 |
24,009 |
자료: 스페인 정부
* 주: 민간투자액은 스페인 정부 추정치임
전망 및 시사점
유럽은 친환경 모빌리티로의 대전환을 적극 추진 중에 있다. 최근 EU집행위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며, 전기 및 수소차 충전소 설치를 의무화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향후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럽 2위 자동차 생산국인 스페인이 미래 자동차 제조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첫 PERTE 지원 사업 대상으로 커넥티드 전기차를 선택한 것도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 육성과 경제 회복, 신규 일자리 창출 등과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스페인 정부는 동 지원 정책으로 통해 2023년까지 국내총생산 1~1.7% 성장과 신규 일자리 7~14만 개 창출을 기대하며, 25만 대의 전기차가 시장 내 보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지 자동차 제조업계는 이번 스페인 정부의 전기차 지원 계획을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스페인 자동차제조협회(ANFAC)는 전기차 PERTE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시 이미 진행 중이던 자동차 산업 전환이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모빌리티의 전기화에 있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지원도 확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전기차 PERTE 지원 사업은 스페인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들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 기업들은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전기차 부문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과의 파트너쉽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페인은 아직 전기차용 배터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해당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에 있는 우리 기업들이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전기모빌리티개발협회(AEDIVE)는 마드리드 무역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외에도 혁신적인 충전 솔루션이나 부품을 보유한 기업들에게 현지 시장 진출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전기차 보급 확대와 함께 전력 공급망이 닿지 않는 외딴 지역에서의 전기차 충전을 가능케 하는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시장도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자료원: 스페인 정부, 스페인 자동차제조협회(ANFAC), 스페인 전기모빌리티개발협회(AEDIVE), 현지 언론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