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의 인구위기와 비즈니스 기회
- 산아제한정책 완화에도 신생아 수 감소세 지속 -
- 생산가능 인구 급감, 급격한 고령화 등 인구구조 문제 날로 심각 -
-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실버산업, 싱글경제 등 위기 속의 기회를 잡아야 -
중국 인구위기
5월 11일 중국 정부가 제7차 전국 인구 센서스* 결과를 발표했다. 중국 총인구는 14억1178만 명, 2019년 말 기준 중국 인구는 14억5만 명으로 집계된 바 있으므로 1년 사이 1173만 명 늘어난 셈이다. 제6차 전국 인구 센서스를 진행했던 2010년 대비 5.38% 증가했다.
주*: 10년에 한 번씩 이뤄지는 전국 인구조사 작업
중국 총인구 추이
자료: 국가통계국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위기론'이 부상하고 있는 이유는 인구구조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1) 저출산
그 첫 번째는 ‘저출산’문제다. 중국 공안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출생등록인구 수는 전년대비 15% 감소한 1004만 명, 예년 출생등록인구 수와 실제 출생아 수의 비율 등에 따라 다수의 증권기관이 추정한 결과, 2020년 중국 출생아 수는 1200만 명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민생증권연구원 등 기관은 작년 출생아 수를 1250만 명 수준으로 추정하며 출생아 수 급감의 주요인은 가임여성, 특히 출산적령기(25~29세) 여성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으며 젊은 세대가 결혼·출산을 미루거나 외면하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사태도 출생아 수 급감에 일정하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산아제한 완화, 출산장려책 시행 등 정책적 노력이 이뤄지지 않으면 중국 출생아 수 감소세는 지속될 것이며 2033년부터 연간 1000만 명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 중국 25~29세 여성 인구 수: ('15) 6300만 명 → ('20) 4600만 명
2011~2020년 중국 출생아 수 추이
(단위: 만 명)
자료: 민생증권연구원(民生證券硏究院)
실제로 중국은 지난 10년간 산아제한정책을 완화하는 등 정책적 노력을 해왔다. '한 가정 한 자녀'의 계획출산을 기본국책으로 확립한 1980년대 말에도 중국 출생아 수는 2000만 명대를 유지했는데 2010년 1600만 명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1980~2019년 중국 출생아 수 추이
자료: 국가통계국
2011년 11월, 정부는 산아제한정책을 손보기 시작했다. 당국은 "부부가 모두 독자(獨子)"인 가정에 대해서만 두 번째 아이 출산 가능토록 산아정책을 완화했으며 2년 후인 2013년 11월에는 "부부 중 한 명이 독자"인 가정에까지 확대했다. 2015년 말 "두자녀 정책 전면 실시"를 골자로 하는 '인구 및 계획출산법' 수정안이 심의 통과되면서 35년 지속돼온 '한 가정, 한 자녀'정책이 종언을 고했다.
중국 산아제한 정책 연혁
시행시기 |
주요 내용 |
1980년 9월 |
공산당 중앙위원회 1가정 1자녀 출산 제창 |
1982년 9월 |
부부의 “계획출산” 의무 헌법에 등재 |
1984년 4월 |
부부 모두 농촌 호적, 첫아이가 딸인 경우 둘째 출산 가능 |
2001년 1월 |
「인구 및 계획출산법」 시행 |
2011년 11월 |
(雙獨二孩) 부부 모두 독자인 경우, 둘째 아이 출산 가능 |
2013년 11월 |
(單獨二孩) 부부 중 한 명이 독자인 경우, 둘째 아이 출산 가능 |
2016년1월 |
(全面二孩) 모든 부부, 둘째 아이 출산 가능 |
자료: KOTRA 베이징 무역관 정리
하지만 정책은 중국 출생아 수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생아 수 추이를 살펴보면 전면 두 자녀 정책 시행한 첫해인 2016년에만 다시 1700만 명대로 반등했다. 다음해인 2018년 출생아 수는 전년대비 200만 명 격감, 1961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그 후 해마다 최저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2) 생산가능 인구 감소
출생인구의 가파른 하락세는 중국 생산가능 인구 급감 및 급격한 고령화 등 인구구조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15~64세의 생산가능 인구수는 2013년 10억582만 명으로 정점 찍은 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생산가능 인구 비중도 2010년 최고치 74.5%에서 2020년 70%를 밑도는 수준이다.
2000~2020년 중국 생산가능 인구수(15~64세) 및 비중 추이
자료: 국가통계국
3) 고령화
중국의 고령화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중국 65세 이상 인구수는 2005년 1억 명 돌파 이래 계속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증가폭도 확대되고 있다. 2020년 65세 이상 인구 1억9100만 명, 중국 총인구에서의 비중은 13.5%에 달했다. 중신(中信)증권 등 다수의 연구기관은 2025년 이전 중국이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퉁(海通)증권의 애널리스트 량중화(梁中华)는 향후 중국의 고령화는 한층 심화될 것이며 중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 고령인구 비중 7% 이상 고령화사회, 14% 이상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
2004~2020년 중국 65세 이상 인구 수 및 비중
자료: 국가통계국
4) 남초(남성 인구 > 여성 인구)현상
이번 인구 센서스 결과에서 보여준 또하나의 심각한 인구구조 문제는 남초현상이다. 중국 남성 인구는 7 2334만 명, 여성은 6억8844만 명, 남성이 여성보다 3490만 명 많아 남초 현상이 여전하다. 남녀 인구 비율은 남성이 51.24%, 여성이 48.76%, 성비(여성 100명당 남성 인구)는 105.07로 나타났다.
5) 소가족화
중국의 소가족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조사결과에서 중국 평균 가구당 평균 구성원 수가 10년 전보다 0.48명이 감소한 2.62명으로 나왔다. 현지 전문가들은 중국이 단기간에 소가속화를 넘어 1인가구 시대로 나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기관들은 인구감소가 곧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영 싱크탱크 사회과학원은 중국 총인구가 2027년 14억4000만 명을 정점으로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광다(光大)증권은 이보다 1년 앞선 2026년 14억1900만 명으로 정점 찍고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주목해야 할 산업
1)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중국의 인구위기 속에도 기회는 숨어있다. 그 첫 번째로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에 따른 관련 제품 및 시장수요 확대를 꼽을 수 있다. 중국도 최근 인구고령화, 노동인력 감소세 등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화를 통한 산업혁신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산업용 로봇, 서비스 로봇 등 관련 제품 및 부품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9년 중국 서비스로봇 시장규모는 전년대비 19.6% 성장한 22억 달러로 세계 서비스로봇시장의 25%를 차지했다. 중국의 2015~2019년 5년간 연평균복합성장률은 28%로 세계 평균치(21.9%)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시장수요가 증가하면서 2021년 40억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중국 서비스로봇 시장 규모
자료: IFR, 중국전자학회 등
산업용 로봇도 올 연초부터 생산량 급증세를 보이며 호조를 예고했다. 올해 첫 두 달 중국 내 산업용 로봇 생산량 4만 5400대, 전년 동기비 117.6%,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같은 기간 대비 126.7% 급증했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제조기업의 생산현장 자동화·스마트화에 가속도가 붙으며 지난해 산업용 로봇 생산량 두 자릿수 반등한 바 있다. 올해 경기회복세, 정부 산업고도화 지원책에 힘입어 호황을 이어갈 전망이다.
중국 산업용 로봇 생산량 추이
자료: 국가통계국
2) 실버산업
급격한 고령화에 따라 실버산업은 '뜨는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실버시장 규모는 2020년 8조 위안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며 2024년까지 13.1%의 연평균 복합성장률로 14조 위안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주*: 실버 서비스, 실버 부동산, 실버 금융, 실버용품 등 전 품목 포함
중국 실버시장규모
자료: 첸잔산업연구원(前瞻産業硏究院)
온라인 쇼핑에 익숙하며 패셔너블하고 시니어층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바 향후 중국 실버시장은 액티브 시니어,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황금기를 맞이할 것이다. 액티브 시니어는 ‘건강하고 활동적’을 의미하는 액티브(Active)와 ‘연장자’를 의미하는 시니어(Senior)가 합쳐진 신조어이다. 실버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는 현재 중국의 50대 후반 시니어층은 의식주 기본 수요에만 만족하던 기존 노인인구들과 달리 품질과 유행에 민감한 세대이다. 기존 고령세대의 경우 노후 준비에 대한 인식이 낮고 상대적으로 빈곤한 삶을 영위해 왔으며 사회주의 사상의 영향으로 ‘사치를 수치’로 여기는 세대였다면 50대는 스스로 부양할 능력뿐만 아니라 문화, 오락 등 소비할 여력이 높으며 개혁개방을 이끌던 세대로 외국상품, 온라인 쇼핑에 익숙하다. CNNIC(중국인터넷정보센터)에 따르면 중국 60세 이상 인구 중 20%가 인터넷 사용자이며 액티브 시니어층들은 온라인 쇼핑에도 익숙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실버세대와 달리 다양한 소비수요가 있으며 상품 품질, 디자인, 혁신제품에 대한 요구도 까다로운 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실버시장의 다양화, 고급화 추세를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3) 프리미엄 엔젤상품
한편 출생아 수 감소세에도 중국의 엔젤시장에는 아직 기회가 있다는 평가이다. 단, 시장수요는 프리미엄 제품, 온라인 교육 등 새로운 서비스가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지 업계는 “출생아 수 감소세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흐름”으로 보고 있다. 까다롭고 개성을 추구하는 신세대 부모를 사로잡으려면 신 특성, 개성, 프리미엄화를 강조해야 한다고 바이어들은 입을 모았다. 징둥닷컴의 한 관계자는 "한국 중소기업의 경우, 전통 품목보다는 아이디어 제품이나 서비스 분야를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중국내 분유, 기저귀 등 전통 품목은 글로벌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가 진입문턱을 높이고 시장정비를 강화하는 과정에 많은 중소기업이 도태된 데 반해 다국적 기업의 브랜드 파워는 오히려 강화됐다. 이러한 글로벌 강자들과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에서 정면 승부를 하기보다는 혁신 제품으로, 신 분야에서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편이는 낫다는 것이다.
4) 싱글경제
중국이 빠르게 ‘1인가구 시대’에 들어서며 ‘싱글경제’가 소비시장의 키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 민정국에 따르면 중국 싱글 성인 수는 2018년 2억4000만 명에 도달했으며 그중 5000만 명 이상은 고향을 떠나 외지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20~39세의 젊은 청년들이다. 젊은 소비층, 1인 세대의 소비 수요와 특성에 포커스를 맞춘 1인용 외식업, 소형 가전, 1인 가구 인테리어 등이 각광받고 있다.
전망 및 시사점
중국 정부와 사회는 인구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올 양회기간 일부 지역(예컨대 동북3성)에서 셋째를 갖도록 허용하는 '세 자녀 정책' 시범시행을 적극 논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은 단기 내 출생아 수 반등을 이뤄내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연구기관에 따라 1~2년 차이는 있지만 중국 인구정점 시기가 2030년 전에 다가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중국 인구감소 추세 및 이에 따른 인구구조 문제는 우리 기업의 중국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추세를 면밀히 검토하고 중국진출 전략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한편, 중국의 인구위기에서 기회도 모색해야 한다. 생산인구 감소세 따라 기업의 디지털화에 가속도가 붙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관련 지원폭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급격한 고령화, 1인가구화에 따라 중국 실버시장, 싱글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바 중국 시니어층, 1인세대의 기호와 소비패턴에 적합한 제품 기획과 마케팅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자료: 국가통계국, 민생증권연구원(民生證券硏究院), 둥싱(東興)증권연구소 등 KOTRA 베이징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