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 Global

독일 핀테크 산업 규모, 4년 만에 23배 성장

- 결제서비스 기업이 가장 많으며,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급성장 -

- 한국 기업의 유럽 진출 시 독일 기업 협업 가능성 모색 필요 -

 

 

 

독일에서 금융산업은 가장 보수적인 산업 중 하나이며, 현금을 선호하고 금융 기술에 대한 의심이 깊은 독일인의 성향 때문에 기술과 금융 기술이 결합한 핀테크 산업 활성화가 더딘 편이었다. 그러나 2015년부터 독일에 스타트업 붐이 불면서 핀테크 기업 수가 크게 늘어남과 동시에 시장 규모도 2015 23억 유로에서 2019 523억 유로 규모로 약 23배 성장했다. 결재서비스 관련 기업이 가장 많은 반면, 로보어드바이저 산업이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독일 핀테크 기업 현황

 

2020년 상반기 기준 독일에는 핀테크 기업 694개가 소재하며, 이 중 결제서비스(147), 검색 엔진 및 비교 포털(92), 금융 기술, IT 및 인프라(78) 기업이 가장 많다.

 

독일 핀테크 기업 분야별 분류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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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독일 2020년 핀테크 시장(Der deutsche FinTech-Markt im Jahr 2020)

 

2015년 이후 디지털 기기 및 애플리케이션 활용이 익숙하고 수수료를 절감하고 싶은 젊은 세대의 핀테크 기업 활용이 증가하면서 핀테크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다. 2019년 시장 규모는 523억 유로로 증가했으며, 이는 최근 5년간 연간 약 120%의 성장을 의미한다.

 

 독일 핀테크 시장 규모

(단위: 억 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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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독일 2020년 핀테크 시장(Der deutsche FinTech-Markt im Jahr 2020)

 

코로나19 시대의 수혜산업, 디지털 결제서비스

 

독일 대부분 산업은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큰 손실을 보았으나 핀테크 기업은 오히려 수혜자가 되었다. 독일인들이 코로나 감염 위험 때문에 현금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카드, 온라인 등 접촉이 필요 없는 디지털 결제 서비스 방법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컨설팅기업 EY2020년 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은행 거래를 대부분 온라인으로 한다는 답변이 75%에 달했다. 또한 코로나19 사태 이후 설문 응답자 중 25%직불 및 신용카드를 더 자주 쓴다라고 답했으며, 16%현금 소비가 줄었다”, 14%“’인터넷 주문의 빈도가 늘었다고 답하는 등 디지털 금융 사용 빈도가 증가했으며, 18~29세 응답자의 경우 이 비율이 더 높았다.

 

독일에서는 111000만 유로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맘부(Mambu)가 화제가 되었다. 투자자들은 맘부의 가치를 17억 유로로 측정해 맘부는 유니콘기업 지위를 획득함과 동시에 독일 온라인 은행 N26를 뒤를 이어 독일에서 두 번째로 가치가 높은 스타트업이 되었다.

    주*: 유니콘: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는 스타트업

 

2011년에 설립된 맘부는 각국 은행들이 자체 디지털 뱅킹 플랫폼을 개발할 수 있도록 소트프웨어를 판매하는 업체다. 스페인 국적의 글로벌 은행 산탄데르, 네덜란드 ABN 암로은행, 독일 모바일 은행 N26, 영국 최초 클라우드 기반 은행 오크노스, 핀란드 국적 모바일 금융업체 페라텀 등이 이 회사의 주요 고객이자 전략적 제휴 파트너이다.

맘부는 신규 조달 자금으로 브라질, 일본, 미국 등 입지 확대에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이 회사는 미국 내 뉴욕·마이애미·오스틴·아틀란타를 비롯해 시드니, 런던, 두바이, 암스테르담 등 각국에 20개 이상의 지사를 운영 중이다. 맘부 핵심 관계자는 현재 500명 수준의 고용 인력을 올해 안에 두 배 수준인 1000명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


맘부 사무실 / 맘부의 공동 CEO 다닐키스(Eugene Danil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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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맘부 홈페이지

 

가장 성장이 빠른 분야는 로보어드바이저, 운용자산 연평균 318.5% 증가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는 로봇과 어드바이저의 합성어로 자체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투자 아이디어 제안을 하거나 직접 자산을 운용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은 2013년만 해도 거의 전무했으나 최근 몇 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했으며,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금융거래가 확대됨에 따라 높은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2017~2024년 독일 로보어드바이저 운용 자산 규모

(단위: 백만 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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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Statista

 

독일에는 현재 30여 개의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이 경쟁하고 있으며, VC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과 기존 금융 기관이 만든 자회사로 구분된다. 최근 유럽 최대 금융기관인 도이치뱅크(Deutsche Bank)도 최근 ROBIN이라는 로보어드바이저를 상용화하는 계획을 밝혀 이슈가 됐다.


그러나 아직 독일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걸음마 단계에 있다. 독일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이 운용하는 자산은 2017년 대비 거의 10배 수준으로 증가했고 유럽에서는 영국 다음으로 규모가 큰 시장이나 독일 펀드 자산인 33000억 유로에 비교하면 아직도 0.25%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가장 규모가 큰 기업이 운용하는 금액도 30억 유로에 불과하고 5억 유로 이상 운용하는 기업도 5개밖에 없으며, 독일 최대 10대 기업 중 2013년 전 설립된 기업은 없다.


2000년대부터 산업이 발달한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이 총 6000억 유로를 운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독일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매우 높다.

 

독일 최대 로보어드바이저 규모 및 창립 연도

(단위: 억 유로)

순위

회사명

운용자산

설립연도

1

Scalable Capital

30

2016

2

Visualvest

10

2016

3

Raisin Invest

8

2016

3

Cominvest

8

2017

5

Liqid

7.5

2018

6

Quirion

6.3

2014

자료: Extra Magazin(2020년 말 기준)

 

독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스케일레블 캐피털(Scalable Capital)의 경우, 2014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며 뮌헨과 런던에 직원 1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최소 투자자산 1만 유로부터 고객이 될 수 있으며 최초 투자금액, 매월 적립 금액 및 리스크 한도만 정하면 스케일레블의 AI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투자자산 선정, 거래 및 리스크 관리를 한다. 연 보수는 총 자산의 0.75%이다. 34개의 맞춤형 투자전략을 제공하며 17ETF에 투자하는 비중을 조절해 투자자가 원하는 리스크 성향을 반영한다. 대면 고객상담은 제공하지 않지만 콜센터를 운영하며 온라인채팅, SNS로 고객들과 소통한다.


스케일레블 캐피털 창업자/홈페이지 첫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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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스케일레블 캐피털


독일 보험의 혁신도 핀테크가 주도

 

독일인들은 리스크 회피적인 성향이 강해서 보험에 많이 가입하는 편이다. 2020년 말 기준 독일 국민의 수는 8300만 명인데 독일 보험 계약 수는 4억4900만 개이다. 독일 보험 산업 규모는 2020년 2209억 유로 규모이며 이는 GDP의 7% 수준이다. 거의 대부분의 독일인들은 국가가 제공하는 의료보험, 연금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요양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나 추가로 생명보험, 차량보험, 사고보험, 책임보험, 법률보험 등에 가입한 경우가 많다. 보험산업의 규모가 큰 만큼 530개의 보험사가 경쟁을 하고 있는데, 보험 상품 조건과 서비스가 천차만별이라 보험 상품 선택 관련 애로사항이 많다.

 

독일 최초의 디지털 보험 중개 핀테크 스타트업 클라크(Clark)는 올해 중국 텐센트(Tencent)에서 6900만 유로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이는 20211~4월 맘부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투자유치 금액이다. AI와 머신러닝을 이용한다는 점에서는 타 디지털 보험 중개사와 비슷한 서비스인 것 같지만 고객의 기존 보험 상품까지 분석, 평가해 독일 내 160개 이상의 보험 회사 상품 중 고객의 개별 상황에 가장 적합한 보험 상품을 추천한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단순히 하나의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여러 보험 회사의 보험 상품을 한 눈에 파악하고 비교할 수 있고 클라크가 보험 회사로부터 받는 수수료까지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고객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특히 ING-DiBa N26과 같은 디지털 은행과 제휴해 자사 플랫폼에서 제휴사의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제휴사의 플랫폼에서 자사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확장하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독일에는 국내 핀테크 기업이 진출한 사례가 거의 없는데, AI 기반의 보험 상품 설계 등의 서비스로 B2B 솔루션을 제공하는 인슈어테크 기업인 마이크로프로텍트는 독일에도 진출해 B2C 영업을 진행하고 있고, 유럽 기반 보험사와 협업을 통해 보험 상품을 개발 중이다.

 

핀테크 관련 규제 및 우회 방법


독일은 은행, 금융서비스 및 결제서비스는 독일 금융감독원(Bafin) 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영업 허가가 필요하다. 핀테크 기업을 운영할 경우 이런 영업 허가가 필요한지, 아니면 비즈니스 모델을 변경해 영업 허가를 피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영업 허가의 경우 비즈니스 플랜, 조직도, 사업 범위, 충분한 자본 및 전산 설비, 기업 대표 및 주요 임직원의 전문성 등 제출할 서류의 난이도가 매우 까다로운 편이다. 특히 독일 금융업 규제는 최근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추세이다. 독일 은행법(KWG)2019, 2020년 각 6회나 변경되었으며 특히 EU 차원에서도 새로운 규제가 수시로 추가되고 있어서 독일 법에도 반영되고 있다. 이러한 금융 관련 규제를 놓치는 경우 상당한 수준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프랑크푸르트 A로펌의 금융 전문 변호사 B씨는 “EU 차원에서 금융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수시로 새로운 법 및 규정을 숙지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벌금뿐만 아니라 기업의 존재 자체를 위협받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따라서 이러한 영업 허가 및 금융 규제를 피하기 위해 영업 허가가 필요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거나 이미 관련 라이선스를 보유한 은행 또는 금융기관에서 라이선스를 빌리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솔라리스뱅크(Solaris Bank)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솔라리스뱅크는 은행업자체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규제, 자본금 등을 고려할 때 새로운 은행을 설립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데, 은행 라이선스가 있는 기존 은행이 은행의 특정 서비스를 API로 연동해 적은 비용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든다면 특정 분야에 특화된 전문 은행이 탄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솔라리스가 제공하는 이런 서비스는 BaaS(Banking as a Service)라 불린다. 솔라리스뱅크는 ‘은행업 라이선스를 가진 기술 기업’을 자칭하며 계좌 관리, 카드, 결제 등의 금융 서비스 API를 다른 금융 서비스 기업에 제공한다. 솔라리스는 202010월 삼성전자와 손을 잡고 독일에서 삼성페이를 출시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 산하 삼성카탈리스트펀드는 솔라리스뱅크의 6,000만 유로 규모의 시리즈C라운드에 참여하기도 했다.

 

독일 시장 진입 전망 및 시사점

 

독일 핀테크 시장 규모는 2020523억 유로로, 2015년 대비 23배 규모로 성장했으며 독일 정부는 2035년 핀테크 시장이 1,500억 유로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독일 기존 핀테크 기업의 규모도 크지 않은 바, 한국 기업의 참가 여지가 높다. 또한 유로를 쓰는 국가는 금융시스템이 한 나라처럼 연결돼 있어서 독일 진출에 성공했을 경우 유럽 다른 국가에 진출하기가 매우 용이하다아직은 한국 핀테크 기업의 독일 진출 또는 독일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이 많지는 않으나 삼성페이, 마이크로프로텍트 등 진출 사례가 생기고 있다. 국내 기업이 독일 진출 전 유의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독일은 금융기관 규제가 까다로운 편이라 영업 허가 절차가 오래 걸릴 수 있다. 독일 금융감독원 Bafin이 요구하는 서류 및 조치는 매우 다양하며 특히 고객정보, KYC 인증(돈세탁을 방지하기 위한 고객 실명 인증) 및 자산 보안에 철저해야 한다. 특히 독일 금융 규제는 강화되고 있으므로 신규 규제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 독일 금융 소비자들의 성향은 미국과 영국은 물론이며 한국보다도 보수적인 편이다. 현금을 선호하고 금융과 기술의 접목에 약한 편이라 이를 고려해야 할 것이며, 교육자료를 통해 고객과 친해질 필요가 있다.

 

세 번째, 맞춤형 고객서비스는 매우 중요하고 한국 기업이 차별화를 할 수 있는 분야이다. 독일 금융기업의 고객서비스는 친절한 편은 아니며, 특히 담당자 또는 고객상담자와 유선 통화를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한국적인 서비스마인드로 고객에게 접근해 적극적으로 유선 상담 및 온라인 상담 기회를 제공하고 고객 신뢰를 구축하면 기존 업체들보다도 앞서 나갈 수 있다.

 

 

자료: 독일 2020 핀테크 시장 보고서, 맘부 홈페이지, 스케일레블 홈페이지, 클라크 홈페이지, Finance(주간지), Handelsblatt, FAZ, A로펌 인터뷰 및 프랑크푸르트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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